‘남아수독오거서(男兒須讀五車書).’
시성(詩聖)이라 불리는 당나라 시인 두보의 시 ‘제백학사모옥(題柏學士茅屋)'의 마지막 구절이다. '남아라면 적어도 다섯 수레의 책을 읽어야 한다’는 뜻이다. 여기서 ‘남아’를 ‘인간’으로 확대 해석해도 무방하다. ‘오거서’는 죽간(竹簡)이나 목간(木簡)에 기록한 다섯 수레의 책을 말한다. 어떤 이는 300권, 다른 이는 3000권이라고 하는데 무튼, 어마어마한 양의 독서가 중요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만큼 독서는 인간이 살아가는데 중요한 요인이다. 독서를 대하는 인간의 자세는 삶을 대하는 태도와 무관하지 않다. 그러면 독서를 대하는 용인특례시의 자세는 어떨까. 도서관 정책을 살펴보면 그 깊이와 넓이를 알 수 있겠다.
2025년 용인특례시 도서관 정책은 ‘스마트 도서관 이용 편리 서비스 강화’와 ‘다양한 독서문화행사 운영’에 집중된다. 이 두 날개의 힘으로 ‘책의 도시 용인’을 비상(飛上)시키겠다는 의지다. 책이 손에서 놓지 않는 시민들이 증가하는 용인. 상상만으로도 ‘미소 가득’이다.

◇스마트 도서관 13곳 ‘인기 몰이’...2026년까지 4곳 더
용인특례시는 2024년 1월 상호대차‧통합반납 서비스를 도입한 이후 스마트 도서관에 이용자가 급증하는 등 호응을 얻고 있다.
이 서비스는 시민들이 공공도서관 20곳에서 소장하고 있는 도서를 가까운 스마트도서관에서 빌릴 수 있고, 다른 도서관의 책을 스마트도서관에 반납할 수 있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2024년 1년 동안 스마트 도서관 이용 대출 권수는 3만 9579권으로 2003년도 대비 44% 증가했으며, 대출자 수는 1만 3013명으로 29% 증가했다.


현재 용인시 스마트 도서관은 ▲용인시청 ▲기흥역 ▲죽전역 ▲용인중앙시장역 ▲성복역 ▲보정·신봉·동천·기흥·상갈‧역북동 행정복지센터, 원삼면 행정복지센, 유림동 유방어린이공원 등 13곳이다.
시는 올해 상반기 중 마북동과 상하동 행정복지센터 입구에 스마트 도서관을 오픈하고, 내년은 2곳을 추가해 지역 내 17개의 스마트 도서관을 운영할 계획이다.
또한, 2024년 1월 21일부터 스마트 도서관 패널 및 도서관 내 DID 모니터를 통해 시정 주요 정책을 병행해 홍보하고 있다.
용인 소식지 및 구독 큐알, 도서관 홍보자료 디스플레이 표출로 도서를 빌리면서 자연스럽게 시정 정보와 뉴스를 알게 되는 ‘일거양득(一擧兩得)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와께 용인시도서관 채널(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내 ‘톡(talk)서(書) 산책’ 2월호부터 시정소식도 제공한다.





◇용인시 도서관 독서문화행사 연간 운영 계획 수립
시 도서관사업소는 시민 독서진흥과 도서관 이용 활성화를 위해 2025년 용인시 도서관 독서문화행사 연간 운영 계획을 수립했다. 여기에는 용인시 도서관 19개소에서 북페스티벌, 독서마라톤 등 독서진흥사업, 인문학, 계기별, 생애주기별, 재능기부, 독서동아리 등 7개 분야 1300여 개의 독서문화행사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내용이 담겼다. 사업비는 6억6700만 원.
책을 읽지 않거나 읽지 못하는 비독자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사업들이 추가 됐고, 영유아부터 노년기까지 생애주기에 맞는 독서문화 프로그램들을 촘촘하게 구성했다. 각 도서관 특화 주제와 연계한 북 큐레이션을 강화하고 특화 주제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하면서 많은 시민들이 도서관을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책을 읽는 분위기를 만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4월, 공원에서 즐기는 도서관 운영
도서관 주간 행사로 시민 곁으로 찾아가는 '공원에서 즐기는 도서관'이 운영된다. 도서관 인근 공원에 독서공간을 조성하고 자발적으로 즐길 수 있는 독서 챌린지, 북크닉 등의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이를 통해 도서관에 오지 않는 시민들에게도 도서관을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운영일정은 도서관의 날인 4월 12일부터 13일까지 기흥도서관 옆 만골근린공원으로 예정돼 있다.
또 4월에는 도서관 주간을 마련해 용인시 모든 도서관에서 강연, 공연, 전시, 체험 등 50여 개의 프로그램이 계획돼 있다. 독서피크닉 세트를 대여해 야외 독서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북크닉'은 기흥·보라·흥덕·영덕도서관에서 연중 운영한다.
◇ 도서관 견학과 특성화 프로그램 '도서관 견문록'
'도서관 견문록'은 수지·남사·영덕·동천도서관 견학과 특성화 주제 프로그램을 함께 체험하는 프로그램이다. 용인시 도서관은 원예(남사), 여행(영덕) 등 도서관별 특화 주제에 맞는 도서 구입과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다양성, 전문성을 강화하고 있다. 수지도서관 리모델링과 동천도서관 개관 등 새롭게 단장하거나 선보이는 도서관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높은 편으로 해당 도서관을 자세히 알고 싶어하는 시민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독서마라톤 등 '범시민 독서진흥사업' 지속 추진
책 읽기를 마라톤에 빗대 자신이 목표한 코스를 완주하는 '독서마라톤 대회'를 1월부터 진행하고 있으며, 3월에는 '2025년 용인특례시 올해의 책'을 선정해 함께 읽기 운동을 추진하고, 4월 도서관 주간 행사 운영, 9월 독서의 달 행사와 올해의 책에 대한 우수 독서감상문을 선정, 배포하는 '제32회 전국 독서감상문 대회'를 운영한다. 이어 10월에는 지난 해 1만4000여 명 시민의 참여를 이끌었던 '제7회 용인 북페스티벌'을 운영해 범시민 독서진흥사업들을 계속해서 추진하고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해피 버스(HAPPY BIRTH) 용인 북스타트' 등 활성화
'해피 버스(HAPPY BIRTH) 용인 북스타트'는 지역 내 출생아 전원에게 출생 신고 때 책꾸러미를 선물하고, 도서관 이용을 안내하는 것을 시작으로 연령에 따른 단계별로 책꾸러미를 지원한다. 도서관에서는 북스타트 연계 독서프로그램을 운영해 영유아 어린이들의 도서관 방문을 유도한다. 올해 양지해밀, 이동꿈틀 도서관에서 독서활동 꾸러미를 대출하는 '무지개 책가방'과 책놀이 문해력 향상 프로그램 '유아문센' 운영을 계획하고 있다.
'독서동아리'는 초등학생부터 성인까지 다양한 연령을 대상으로 회원을 모집, 회원들 끼리 함께 읽을 책을 정하고 독서토론 등 다양한 활동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초등부는 도서관 사서가 직접 운영하고, 성인부는 자율 운영 방식이다. 도서관에서는 도서와 모임 장소 등을 지원해 지역 주민이 책으로 만나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다. 회원은 상/하반기 연 2회 모집하며, 올해 85개 동아리 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문해력 향상'은 최근 도서관에 던져진 숙제다. 시 도서관에서는 책을 중심으로 운영하는 프로그램의 비율을 높이고, 실제로 책을 읽고 독서의 가치를 알 수 있는 내용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한다. 어린이/청소년 독서토론, 성인 글쓰기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디지털 시대에 익숙하지 않는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도서관 앱 이용 교육 등을 실시하여 도서관 자료 이용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 문해력 향상을 도모할 계획이다.
'북큐레이션'은 책 선택에 어려움을 느끼는 시민들에게 특정한 주제와 상황에 맞는 책을 선별하여 추천하고 전시해 독서를 유도하는 프로그램이다. 사서, 시민, 독서동아리 등 추천자, 주제 등을 달리하는 다양한 북큐레이션은 올해 200여 개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상일 시장은 "도서관이 시민의 일상을 풍요롭게 만드는 독서 여가와 교류의 공간으로 자리잡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올해 다양한 독서문화행사 프로그램을 마련했다“며 "이와함께 경기도에서 가장 많은 스마트도서관을 보유한 도시로서 시민들이 책과 가까워지고 더 편리하게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서비스들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최정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