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시 시작하는 대한민국이다. 그동안 우리는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갈등의 시간을 보냈다. 이제 우리의 소중했던 일상으로 돌아가 이웃과 정을 나누는 따뜻한 민족으로 다시금 살아가야 한다.
맹자(孟子)는 우리에게 네 가지 마음, 사단(四端)이 있다고 했다. 다른 사람의 불행을 측은히 여기는 마음(측은지심, 惻隱之心), 자신의 잘못을 부끄러워하고, 악을 미워하는 마음(수오지심, 羞惡之心), 겸허하게 양보하는 마음(사양지심, 辭讓之心), 그리고 옳고 그름을 가릴 줄 아는 마음(시비지심, 是非之心)이다. 이 사단이 바로 인의예지(仁義禮智) 즉, 사덕(四德)으로 발전한다. 소통에 있어 인의예지는 매우 중요하다. 어진 인품으로 옳음을 쫓고, 예의를 지키며, 지혜로운 대화를 할 수 있다면 그 대화는 매우 풍성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상대방을 배려하고 예의를 담아 지혜롭게 소통하는 방법으로 쿠션어를 추천한다. 흔히 대화에 있어 사실을 전달한다고 해도 서로의 감정이 상할 수 있다. 이럴 때 쿠션어를 활용하면 좋다. 쿠션어는 우리가 늘 사용하는 푹신한 쿠션(Cushion)에 언어를 합친 말이다. 대화를 부드럽게 만들고, 상대방의 기분을 배려한 감정의 쿠션 역할을 한다는 뜻이다.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이 드러나 갈등을 줄이는 대화의 완충재라고 할 수 있다. 쿠션어는 무언가를 부탁하거나 다른 사람의 의견에 대한 반대 혹은 제안이나 요청에 대한 거절 등 부정적인 말을 하게 될 때 사용하면 좋다. ‘괜찮으시다면’,‘죄송하지만',‘번거로우시겠지만',‘바쁘시겠지만' 등의 표현이다. 이런 쿠션어를 활용하는 경우는 다음과 같다.
먼저, 상대에게 무엇인가 부탁하는 경우다. 예를 들어“바쁘시겠지만, 저를 좀 도와주실 수 있을까요?”, “혹시 시간이 괜찮으시면 이것 좀 부탁드려도 될까요?”, “갑작스럽게 말씀드려 죄송하지만, 이 문서를 좀 작성해 주실 수 있을까요?”라고 표현하면 매우 정중한 느낌을 전달할 수 있다.
다음으로, 어떤 사안에 대해 의사결정을 할 때 상대의 의견과 다른 경우 사용하면 좋다. “네, 맞습니다.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저는 좀 다르게도 생각해봤습니다.”, “그 의견에 동의합니다만 다른 관점에서 좀 더 생각해봐야 할 부분이 있지 않을까요?”처럼 말하면 대화의 긴장감을 낮출 수 있다.
마지막으로, 상대의 제안이나 요청을 거절해야 할 때는 “제안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만 아쉽게도 이번에는 제가 여력이 안 되네요.”,“좋은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만 이번에는 상황이 여의치 않아서 안타깝네요.” 등으로 예의를 갖춰 거절하는 것이 좋다.
앞서 맹자가 언급한 사단과 사덕으로 자신을 낮추고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으로 서로를 바라보면 어떨까! 일상에서든 비즈니스에서든 쿠션어로 시작하는 대화라면 갈등은 줄어들고 서로 간의 미소와 배려로 충만할 것이다. 다만, 상대와의 관계성에 따라 적절히 사용하기를 추천한다. 감정이 안 담긴 쿠션어는 상대에게 오히려 형식적이라는 느낌을 줄 수 있어 역효과가 생길 수 있다. 또한, 너무 많이 사용하면 지나치게 예의를 지키는 것으로 보여 인간관계에서 거리감을 생길 수 있다. 진심을 담아 적절히 쿠션어를 활용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