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싱크홀 등 지반침하에 대한 위험이 10여 년 전부터 제기됐지만 이에 대한 대책이 미흡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는 사이 수원시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지반침하가 일어나기도 해 시민들의 불안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14년 8월 5일 서울 송파구 석촌지하차도 인근 도로에서 가로 1m, 세로 1.5m, 깊이 3m 가량의 싱크홀이 발생했다. 서울시는 흙을 부어 구멍을 매웠지만 곧 같은 지점에서 깊이 4~5m 길이 80m의 거대 동공이 발견되면서 전국적으로 싱크홀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모아졌다.
하지만 싱크홀을 포함한 지반침하에 대한 지자체 차원의 관심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원시는 팔달구 등 구도심이 있어 상수도관 등 기반시설이 노후화된 곳이 많아 싱크홀에 대한 위험이 높다고 지적되지만 정작 행정감사 등에선 특별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실제 지난해 7월 11일과 20일 수원시청역 사거리에서 싱크홀이 잇따라 발생했다. 또 2022년 매탄권선역 앞 도로, 2021년 수원시청역과 장안구 연무동의 한 이면도로 등 3곳, 2016년에서 영통구 원천동의 한 도로 등 4곳 등 싱크홀 피해가 주기적으로 발생하고 있지만 특별한 대책은 없는 실정이다.
수원시는 오는 2027년까지 지표투과레이더(GPR) 장비를 동원해 싱크홀 우려 지역을 탐지하는 등 예방에 나설 방침이다. 다만 장비를 보유하고 있지 않아 GPR 탐사 용역 업체를 통해 탐사를 이어가고 있는데, 해당 업체는 경기도 전역에 단 3곳만이 있어 신속한 대처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러던 중 지난 3월 25일 장안구 정자동 동신2차아파트단지 앞 주자창에서도 깊이 2m의 싱크홀이 발생했다. 싱크홀은 도로에서 주로 나타나지만 이 사건의 경우 입주민들의 왕래가 잦은 아파트 단지 내에서 발생해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당시 한 아파트 주민은 "아이들도 많은 곳인데 싱크홀아 발생하면 부상을 당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며 "상수도관 노후화로 싱크홀이 발생했다고 들었다. 여기처럼 수원시에는 오래된 아파트들이 많은데 사실상 잠재적 싱크홀 위험 지역이라 봐도 무방하지 않나"고 토로했다.
이러한 우려는 현재 수원시에서 진행되는 각종 지하철 공사 현장 인근에 거주하는 시민들에게서도 나온다. 영통구 원천동에 거주하는 한 시민은 "최근 갑자기 거주하는 집 벽에 금이 가는 현상이 발생했는데, 이는 싱크홀 전조증상이라 들었다"며 "집 바로 앞에서 지하철 공사가 진행 중인데 자칫하면 싱크홀이 발생할 것 같아 걱정된다"고 전했다.
한 건축 분야 전문가는 "수원시는 다수의 구도심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 다수의 지하 공사가 이뤄지고 있어 싱크홀로부터 안전한 지역이라 보긴 힘들다"며 "외부가 아닌, 직접 GPR 장비를 보유해 체계적인 대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수원시 관계자는 "수원시 지하에는 단단한 암반이 많아 비교적 싱크홀이 나기 어려운 구조"라며 "다만 큰 규모의 싱크홀이 아니더라도 시민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탐사와 시민들의 신고 접수를 통해 미연에 사고를 방지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박진석 기자·김영민 인턴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