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20일)는 ‘제45회 장애인의 날’이었다. 국민들이 장애인을 깊이 이해하고, 장애인의 재활 의욕을 높여주기 위해 제정된 기념일이다. 1972년부터 민간단체에서 개최해 오던 ‘재활의 날’을 이어, 1981년부터 정부에서 ‘장애인의 날’로 정하고 기념행사를 해 왔다. 1991년부터는 ‘장애인의 날’이 법정기념일로 공식 지정됐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들은 ‘차별 없이 일상을 누리고, 누구나 존중받으며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장벽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하고 있다. 그러나 장애인이 살아가기에 불편한 일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많은 국민들은 아직도 장애인들을 ‘동정’하거나, ‘도움을 베풀어야 할 대상’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17일 전북도청 앞에서 열린 ‘전북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 출범대회’에서 전북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비장애 중심주의를 철폐하고 이동권과 노동권 등 장애인이 누리지 못하는 권리 전반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생업을 구하기 어려운 장애인들은 장애수당으로만 살아야 하기 때문에 자존감을 떨어트리고 성장을 막는다는 호소에 가슴이 아프다. 장애인들은 특별교통수단 도입과 시외 이동권 등 장애인 이동권을 강화해야 한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중증 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를 확대하는 등 노동권을 보장하고, 장애인 평생교육 확대, 자립생활권 등도 요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화성특례시가 눈에 띄는 장애인 정책을 펼치고 있다. 장애인 복지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어 관심을 끈다. 전국 최초 장애인 로봇재활훈련을 도입해 장애인 복지의 새로운 이정표를 만든 것이다. 뿐 만 아니라 AI를 기반으로 하는 교통약자 이동서비스 실증사업을 통해 장애인 이동권 확대 정책을 선도하고 있다.
시는 관내 장애인복지관 2개소에 전국 장애인복지관 최초로 로봇재활 서비스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19년부터 △고정형 보행로봇 △웨어러블 보행보조로봇 △상지재활로봇 등을 활용해 장애인의 재활훈련을 지원해왔는데 기존 물리치료보다 회복 속도가 빠르고 비용 부담도 적다. 당연히 선호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엔젤슈트 H10(Angel Suit H10)’도 도입했다. AI 기반 웨어러블 보행보조로봇으로써 고성능 센서와 AI 기술이 탑재돼 있어 사용자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상황에 따라 최적의 보조력을 자동으로 제공, 재활 훈련 효과가 높다고 한다. 뇌병변 및 지체장애인에게 로봇 재활기기 사용법에 대한 교육을 진행한 뒤 기기를 빌려주고 재활 과정을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로봇 홈재활(HomeCare)’ 사업도 인기를 끌고 있단다.
AI를 기반으로 한 ‘교통약자 이동서비스’도 장애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4월 1일부터 8월 29일까지 5개월간 동탄신도시에서 특수개조 차량을 활용한 교통약자 이동서비스 실증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중증장애인이 교통약자 전용 앱 ‘셔클’에 등록한 뒤, 특수개조 차량을 호출해 목적지까지 이동하고 결제를 완료하는 전 과정을 검증”하는 단계라고 설명한다. 교통약자 이동서비스에 투입되는 차량은 옆문(2열 측면) 탑승 방식을 적용했다. 장애인이 옆문으로 탑승할 수 있고 보호자가 바로 옆 좌석에 앉아 보살필 수 있다.
시는 로봇과 AI로 복지행정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열의를 보인다. 첨단 기술을 행정에 실질적으로 접목해 복지정책을 한 단계 진보시키겠다는 것이다. 시의 설명처럼 “로봇과 AI가 시의 장애인 복지정책에 적극 활용되면서, 장애인의 상태와 필요에 맞춘 맞춤형 재활치료와 이동지원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재활과 교통약자 이동서비스에 이르기까지 로봇과 AI 기술을 기반으로 펼치는 화성시의 장애인 복지행정의 앞날이 기대된다.
“단 한 사람의 불편함도 놓치지 않는 도시를 만들겠다는 마음으로 장애인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정명근 시장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