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치가 막힌다는 느낌과 두통으로 내원한 그녀는 다양한 자율신경 이상 증상을 가지고 있었다. 잠이 잘 들지 않고 밤에 소변 때문에 잠이 깨기도 하였다 가끔 피곤하면 이명이 있고 가슴이 답답하고 두근거리는 증상도 함께 있었다. 자주 더부룩하고 아랫배에 가스가 잘 차고 대변이 시원치 않다.
수년 전 과로로 쓰러진 적이 있었는데 그때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인 하시모토 갑상선염 진단을 받았고 갑상선 기능저하증으로 호르몬 보충제를 먹고 있었다. 수개월 전부터 증상이 심해져 다른 병원에서 자율신경실조증으로 치료를 받기도 했다는데 조금 괜찮았지만 다시 나빠져서 한의학으로 치유하고 싶어서 내원했다.
증상이 심해진 시점에 어떤 일상의 변화가 있었는지를 확인해보니 인사이동으로 상사가 바뀌었는데 업무지시가 일방적으로 이거 해 라고 하는 고압적인 방식에다가 체계 없이 오더를 던지능 상황에 중간 관리자로서 조율하는 과정에서 많이 힘들었다고 하였다. 소통이 안되는 상황을 견디는 시간이 6개월 정도 지나며 그때쯤부터 몸의 증상이 하나 둘 나타났다.
그녀에게 한약을 비롯한 통합 한방치료와 함께 한의학의 경혈학과 심리요법이 결합한 치료법인 감정자유기법(Emotional FreedomTechnic ;이하EFT)의 수용 확언을 알려주었다. 치료로 몸의 증상이 호전이 되더라도 몸과 마음은 하나와 같기에. 스트레스 관리가 되지 않으면 재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EFT에서 잠재의식 속에 있어서 인식할 수 없는 자기 파괴적이고 부정적인 생각은 치유를 방해하는데 이를 심리적 역전이라고 한다. 전구가 극성에 맞지 않게 잘못 끼워져 있으면 전류가 흐르지 않듯이 부정적인 생각은 경락의 흐름을 방해한다. 경혈을 두드리며 ‘나는 비록 ( ) 하지만, 나는 나 자신을 깊이 받아들인다.’라는 형식의 수용 확언은 심리적 역전을 교정하고 자신을 온전히 수용하는 데 도움을 준다. 그녀에게 수용 확언을 하는 법을 알려주며 불편한 상황에서 수시로 해보라고 하였다.
다음 내원 일에 해 보셨는지 그리고 어땠는지에 대해서 그녀의 반응을 물었다.
“감정이 올라올 때마다 소리를 내어 혹은 마음속으로 수용 확언을 말하면서 두드리니 명치 막히는 느낌이 내려가더라고요. 신기하네요” 한다.
EFT는 기존의 약물, 상담 치료 등에 반응을 보이지 않거나 호전이 없었던 베트남 참전군인들의 전쟁 후유증으로 인한 고통스러운 증상들 즉, 악몽, 우울, 공포, 두통, 불면, 불안 발작 등으로 표현되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치료하면서 임상효과의 근거를 인정받은 치료법이다. 한의학에서 우리 신체를 관통하는 기간 흐르는 14가지 통로를 14 경락이라고 하는데 EFT에서는 14 경락의 경혈점을 손으로 두드리면서 자신이 당면한 감정적 증상이나 육체적 증상을 말로 되뇐다. 이를 통해 경락이 흐름이 원활해지면서 이름처럼 부정적 감정과 이와 연관된 증상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가진다.
수용 자체도 강력한 치유 효과를 발휘한다. 수용의 상태에서 파충류의 뇌로 불리는 편도체는 안정되며 인간답게 만드는 조절 기능의 전전두피질은 활성화하여 자율신경 조절력이 좋아진다.
수용의 개념을 대중화한 타라브랙은 책(받아들임)에서 수용을 마음챙김과 자기자비의 두가지 요소로 개념화 한다.자비명상에 대한 에모리 대학의 연구는 하루 한 번 5-10분 자비 명상을 하면, 6주 후 자율신경 안정화에 중요한 미주신경이 두 배로 활성화된다고 보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