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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尹정부 ‘무속비선’ 건진법사 논란 사실이었나

인사·공천 개입, 다이아 목걸이에 이어 ‘거액 관봉권 뭉치’까지

  • 등록 2025.04.25 06:00:00
  • 13면

지난해 12월 검찰은 무속인 ‘건진법사’ 전성배씨의 자택과 은신처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당시 검찰은 현금 5만 원권 3천 300매, 1억 6500만 원을 증거물로 압수했다. 그런데 이 중 5000만 원 뭉치가 검찰의 주목을 끌었다고 한다. 전액 신권이었고 비닐로 포장돼 있었는데, 포장 겉면에는 한국은행 표기와 함께 기기번호, 담당자, 책임자, 일련번호, 비코드가 찍힌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또한 포장일시도 ‘2022-5-13 14:05:59’로 찍혀 있었다. 이 날은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식이 있은지 3일째 되는 날이다. 

 

한국은행 발권정보 스티커가 붙은 신권 뭉치는 ‘관봉 신권’이라고 해서 일반인은 구경도 할 수 없다. 한국은행이 일반 은행에 현금을 줄 때만 사용된다. 한국은행도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실 질의에 "해당 포장 상태는 금융기관으로 나가는 것"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전 씨는 대통령 부부와의 친분을 과시하며 각종 이권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휩싸여 있고, 일부는 검찰이 수사 중이다. 그러나 한국은행 관봉권 뭉치 소유는 부정한 자금 수수와는 전혀 다른 문제다. 일반인의 접근 자체가 불가능한 한국은행 관봉권 뭉치를 무속인 전씨가 어떻게 소유할 수 있었는지 의문이고, 권력기관 과의 관계를 배제하고는 설명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검찰은 누가 언제 어떤 사유로 전씨에게 5000만 원 한국은행 관봉권 뭉치을 전달했는지 조속히 밝혀햐 할 것이다.

 

또한 검찰은 전 씨가 통일교 전직 간부 윤 모씨로부터 거액의 부정한 자금을 수수하고, 김건희 여사에게 전달해 달라며 건낸 6000만 원 상당의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수령한 정황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전 씨는 윤 씨로부터 대통령 부부와의 만남을 주선해 달라는 청탁을 받았고, 그 대가로 금품을 수수한 의혹이 있다고 한다. 윤 씨가 2022년 3월 윤 전 대통령 당선인을 1시간 독대했다고 공개한 적이 있는데, 전 씨가 이를 주선했을 것으로 의심된다는 것이다. 목걸이 수수는 그 이후 시점이다. 2022년 6월 윤 전 대통령의 해외 순방 때 김 여사가 6000만 원대 목걸이를 착용해 논란이 되자 대통령실이 “빌린 것”이라고 했는데, 윤 씨가 전 씨에게 “빌리지 마시라”며 목걸이를 전해 달라고 했다는 것이다. 

 

전 씨는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받은 것은 인정하고 있으나, 잃어버렸다는 황당한 진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가의 목걸이를 분실했는데 경찰에 신고는 하지 않았다는 말을 누가 믿겠는가. 전 씨는 한국은행 관봉권 뭉치도 언제 누구에게 받았는지 기억나지 않는다고 버티고 있다. 

 

지난 대선 때부터 알려진 것처럼 전씨는 김 여사의 전시기획사 코바나컨텐츠의 고문 직함을 가지고 있었던 인물이다. ‘무속비선’ 논란이 불거져 조직이 해체됐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 캠프의 한 본부에서 고문으로 활동하며 실세로 불려지기도 했다. 대선 이후에도 국민의 힘 내부에서는 건진법사가 정권의 뇌관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올 정도로 대통령 부부와의 친분을 과시하며 각종 이권에 개입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그간 전 씨는 친윤 핵심 의원들에게 인사와 공천 청탁을 한 정황이 잇따라 확인됐을 뿐 아니라 그의 휴대전화엔 대통령실 행정관은 물론 공공기관 임원·검찰·경찰 인사 청탁 문자가 그대로 남아 있다고 한다. 또한 전 씨는 윤 전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 씨와 10차례 통화했는데, 12·3 비상계엄 이후에도 47분 간 통화한 기록이 확인되는 등 이른바 ‘법사폰’을 검찰이 복원한 뒤 터져 나오는 의혹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무속 비선’ 건진법사의 행적이 드러날수록 지난 3년간 도대체 누가 국정을 운영했는지 의아할 따름이다. 검찰은 현재 드러나고 있는 수 많은 건진법사 의혹들이 권력형 범죄에 해당한다는 본질을 놓쳐서는 안된다. 바닥까지 떨어진 검찰조직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조금이나마 회복할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하고 철저히 수사해서 관련자들을 엄벌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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