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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고립·은둔 청소년 지원사업 확대 바람직

수원시청소년청년재단 일상 회복·사회복귀 본격 지원

  • 등록 2025.05.20 06:00:00
  • 13면

수원시청소년청년재단이 고립·은둔 청소년의 일상 회복과 사회복귀를 지원하는 ‘고립·은둔 청소년 원스톱 패키지 지원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청년재단에 따르면 이번 사업은 심리적 어려움과 사회적 관계 단절로 고립된 청소년과 그 가족을 대상으로 상담·학습·체험·사후관리 등 전 과정 통합 지원을 골자로 한다. 고립·은둔 청소년은 잠시도 방치돼서는 안 될 존재다. 국가사회의 현재와 미래가 건강하기 위해서는 이들에 대한 지원 확대가 바람직하다. 


수원시청소년청년재단은 일단 청소년에게 활동 프로그램을 지원하면서 부모에게는 자녀 이해를 돕는 교육과 자조 모임 참여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사례 관리 중심의 맞춤형 서비스를 통해 발굴부터 사후관리까지 전담 상담 인력이 지속적으로 개입하는 체계적인 방식으로 운영된다. 재단은 전담인력 4명을 중심으로 대상자 발굴과 맞춤형 지원을 강화하고 장기적인 지원체계 구축 및 유관기관 연계를 통한 고립·은둔 청소년의 지속적인 사회복귀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고립·은둔 청소년이란 고립 또는 은둔 기간이 최소 3개월 이상이며, 지적장애가 없으면서 대부분 자신의 방이나 집안에만 칩거하고, 학업 또는 사회·경제적 활동이 거의 없으며, 가족 이외의 관계가 거의 없는 9세에서 24세 연령의 청소년을 말한다. 


여성가족부와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지난 3월 발표한 ‘2024 고립·은둔 청소년 실태조사’ 결과는 충격적이다. 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 1만9160명 가운데 고립·은둔 청소년은 각 2412명, 2972명으로 전체의 28.1%(5484명)로 확인됐다. 외출 빈도에 따라 ‘은둔’ 상태를 판단하고, 가족·학교 등 사회적 관계의 양과 질을 점수로 측정해 ‘고립’ 상태로 분류했다. ‘방에서도 안 나온다’고 응답한 초고위험군도 395명(2.1%)에 달했다. 


고립·은둔 상태인 청소년의 ‘삶의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4.76점으로, 비고립·은둔 청소년의 삶의 만족도 7.35점보다 훨씬 낮았다. 과거 고립·은둔 상태를 경험한 뒤 다시 고립·은둔 생활을 시작하게 됐다는 응답도 39.7%에 달했다. 사회적 관계가 사실상 끊어진 채 지내는 고립·은둔 청소년 10명 중 6명이 죽고 싶다고 생각한 적 있다는 조사 결과는 소름이 끼친다. 


고립·은둔 청소년의 70.1%가 현재 생활을 벗어나고 싶다고 느낀 적이 있고, 55.8%는 실제 공부나 취미 활동을 통해 고립·은둔 생활을 벗어나려고 시도한 적이 있었다는 조사 결과에 해법의 실마리가 있다. 아이들은 눈치 보지 않고 들러서 머물 수 있는 공간(79.5%), 경제적 지원(77.7%), 혼자 하는 취미·문화·체육활동 지원(77.4%), 진로활동 지원(75.1%) 등을 당장 필요한 도움으로 꼽았다.


고립·은둔 청소년이 발생하는 직접적인 원인으로는 ‘학교폭력 등 온라인상 집단 괴롭힘의 심화’와 ‘경쟁적인 교육환경’ 등이다. 물론 가정환경이나 개인적 기질 등도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그렇다면 문제의 해법도 발생 원인을 근본적으로 제거하고 보완하는 방식으로 추구돼야 할 것이다. 문제 학생들을 별나라의 존재로 인식하고 그 안에서 해결을 시도하는 것만으로는 불가능하다는 의미도 된다. 


수원시청소년청년재단의 ‘고립·은둔 청소년 원스톱 패키지 지원사업’을 신호탄으로 우리 사회가 이 문제 해결을 위한 좀 더 종합적인 대책 마련에 나설 필요가 있다. ‘외로운 늑대’로 변질될 우려가 있는 청소년의 고립·은둔을 방치하는 것은 국가의 미래를 책임질 세대의 가능성을 사장(死藏)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어리석은 방관이다. 사회생활 실패자로 전락할 개연성이 높은 아이들을 구출하기 위한 온 사회의 정성이 필요하다. 나아가 학교폭력과 성적 만능주의에 찌든 교육환경을 혁신하는 일로 확대돼야 한다. 어른들의 무관심과 근시안적인 정책들이 멀쩡한 아이들을 나락으로 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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