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30 (수)

  • 구름많음동두천 31.2℃
  • 구름많음강릉 30.1℃
  • 구름많음서울 33.4℃
  • 구름조금대전 33.1℃
  • 구름조금대구 31.8℃
  • 구름조금울산 31.3℃
  • 구름조금광주 31.5℃
  • 맑음부산 31.8℃
  • 맑음고창 33.2℃
  • 구름많음제주 30.4℃
  • 구름많음강화 30.5℃
  • 맑음보은 30.3℃
  • 맑음금산 31.1℃
  • 맑음강진군 31.7℃
  • 구름조금경주시 32.5℃
  • 맑음거제 29.8℃
기상청 제공

[현대사회 밑줄 긋기] 진짜 세상은 알고리즘 밖에 있다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케이팝 데몬 헌터스’ 애니메이션이 41개국에서 1위를 차지하며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애니메이션의 인기와 함께 수록곡도 빌보드 글로벌 차트에서 1위를 기록하고, 이에 관한 인터넷 밈 또한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각 플랫폼이 도입한 개인화 알고리즘 덕분이다.

 

알고리즘이란 한정된 단계 안에서 문제의 해답을 산출하도록 짜여 있는 체계적 절차를 의미한다. 알고리즘에도 다양한 종류가 있지만, 간략히 설명하자면 개인화 알고리즘은 머신 러닝을 기반으로 한 추천 프로그램이다. 먼저 성향이 비슷한 이용자를 통해 추천할 콘텐츠 후보를 생성한다. 이후 해당 이용자의 클릭률·시청시간·만족도 등을 기준으로 점수를 매겨 후보 간의 순위를 정한 뒤 콘텐츠를 추천한다. 이후 이용자가 ‘좋아요/싫어요’ 등의 피드백을 전달하면 이를 학습한 뒤, 가중치를 조정하여 다시 추천하는 단계를 반복한다.

 

현대인들은 개인화 알고리즘의 편리함을 느끼며 살아간다. 포브스코리아가 선정한 ‘2024 한국인이 사랑한 모바일 앱 200’ 중 상위 10개 앱에는 유튜브, 카카오톡, 쿠팡, 인스타그램 등 총 8개 앱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들 모두는 개인화 알고리즘을 도입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렇듯 알고리즘은 우리의 삶 가장 가까운 곳에서 원하는 것을 빠르게 찾아주고, 때론 새로운 취향을 발견하게도 해 준다. 어떤 때는 우리 자신보다 우리를 더 잘 알고 있다는 생각마저 든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개인화 알고리즘에 과하게 의존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생긴다.

 

개인화 알고리즘은 우리의 취향만을 반영하면서, 점차 다른 관점을 차단한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따라서 지난 7월 21일 유튜브는 ‘인기 급상승 동영상’ 차트의 운영을 중단한다고 발표하였다. 단일 차트 운영을 중단하고 세분화한 카테고리의 페이지는 그대로 유지한다는 것이다. 더 이상 단일 인기 목록으로는 트렌드를 포착하기 어렵다는 점이 유튜브 측의 이유다. 이제 대중이 트렌드보다 자신만의 취향을 추구하는 초개인화 시대가 도래했음을 알리는 하나의 신호탄으로 볼 수 있다. 이로써 다른 관점을 찾아보는 것이 더욱 어려워졌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러나 관심 있는 콘텐츠만 반복적으로 학습하고 다른 관점을 바라보지 않는다면, 우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편향된 정보의 울타리에 갇히게 될 것이다. ‘에코 챔버(echo chamber)’ 현상처럼 말이다. 에코 챔버란 소리가 밖으로 나가지 않고 메아리처럼 울리게 만든 공간을 의미한다. 이러한 공간처럼 이용자의 신념과 일치하는 정보만 반복적으로 접하여 외부와 단절되게 된다. 알고리즘이 강화시킨 편향은 사회의 분열을 초래할 수 있으며, 다양성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우리가 에코 챔버 현상에 갇히지 않으려면 귀찮더라도 다양한 관점을 바라보며 수용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관심 밖의 분야의 영상이나 글을 때때로 찾아보고, 다른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새로운 시각을 받아들이는 등 다양한 관점에서 사고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편리함을 쫓다 편향 속에 빠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열린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습관이야말로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디지털 리터러시의 핵심이다. 기술이 아무리 정교해지더라도 세상을 움직이는 것은 바로 우리들이다. 알고리즘 너머의 세상을 우리 스스로 찾아보는 태도야말로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시민들의 임무일 것이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