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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공원 가른 도로, 4년째 지연된 ‘용인포레’ 입주 준비

4년째 지연된 입주 해결 위해 임시 진입로 개설
공사비 증액·안전 우려…시민 “결국 피해는 우리 몫”


“이게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네요. 결국 용인시민만 손해 아닌가요.”

 

28일 기자가 찾은 용인시 처인구 삼가2지구 ‘힐스테이트 용인포레’는 입주를 앞둔 아파트라기보다 멈춘 시간 속에 놓인 듯 적막했다. 1980세대에 달하는 대단지는 깨끗이 비워져 있었고, 현장에는 안전모를 쓴 관계자 몇 명만 드나들었다. 단지 주변은 쥐죽은 듯 조용했으나, 그 앞에는 왕복 4차선 규모의 도로가 공원을 가로지르듯 놓여 있었다.

 

기자가 주변을 돌아본 결과, 정작 아파트의 정식 출입구는 전혀 다른 방향 북쪽 언덕에 있었다. 주차장 옆으로 출입구로 보이는 건축물이 있었으나, 언덕에 막혀 차량 진입이 불가능했다. 이 단지는 2021년 준공됐지만 진입로가 확보되지 않아 4년 넘게 입주가 지연됐다.

 

용인시는 당시 자연스럽게 진입로가 연결될 것으로 보고 사업을 승인했지만, 인근 역삼도시개발사업 구역의 진출입로 계획이 조합 내부 갈등으로 무산되면서 결국 ‘유령 아파트’로 전락했다.

 

 

2022년 취임한 이상일 용인시장은 입주 지연 해소를 위해 역북2근린공원 부지 한복판에 임시 진입로를 뚫는 방안을 결정했다. 시는 대체 진입로를 통해 우선 입주를 가능하게 한 뒤, 추후 본 도로를 다시 개설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공사비 증가로 인한 금전적 이익이 건설사로 돌아간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 설계사무소 관계자는 “대체 진입로 설치, 본 도로 개설, 이후 임시도로 철거까지 총 세 차례 공사가 이뤄져야 한다”며 “공사비 증액분은 결국 분양가에 반영될 수밖에 없다. 모든 비용은 입주민이 부담하지만 이익은 건설사가 가져간다”고 비판했다.

 

안전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시민 A씨는 “시민들이 이용할 공원 한가운데 도로가 생기면 보행자 사고 위험이 커진다”며 “입주가 시작되면 차량 통행량이 급증해 더 위험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수도 문제도 제기됐다. 한 관계자는 “단지 오수 시설의 배수관 구경이 계획보다 작아 용량이 부족하다”며 “비가 많이 오면 역류 위험이 있어 추가 공사가 필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용인시는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임시 진입로를 개설한 것”이라며 “본 도로 개설 시 교통·안전 대책을 보완하고 하수도 시설 문제도 점검할 것”이라고 밝혔다. 건설사 측은 “추가 공사비는 시와 협의해 부담할 계획이며 분양가 인상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해명했다.

 

[ 경기신문 = 박진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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