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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 신한주 치과의사 겸 사진작가, 랜즈로 바라본 보이지 않는 세계

치유의 손끝에서 예술의 셔터로… 신한주 작가의 두 번째 삶

 

 

‘40년 치과의사 & 20년 사진작가’

 

의사의 길은 사람의 몸을 치유하는 길이고, 예술가는 마음을 어루만지는 사람이다. 이 두 길을 모두 걸어온 사람이 있다.

 

바로 신한주 작가다. 그는 40년 동안 치과의사로 환자들을 만나왔고, 지난 20년은 사진이라는 렌즈를 통해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기 시작했다.

 

치과 의사로서 환자들을 치료하는 낮과, 휴일에는 사진작가로서 세상을 관찰하는 신한주 작가를 잠시 만났다.

 

그의 작품은 순간의 흐름 속에서도 흔적을 남기는 ‘멈춤’을 포착하는 데 초점을 맞춘 정지된 시간(時間)과 공간(空間)이 잡혀 있다.

 

한 컷 한 컷 세상을 보는 신한주 사진작가의 시선은 매우 섬세하다. 단순한 기록을 넘어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연상시킨다.

 

그의 사진 인생은 20년 전으로 돌아간다. 우연히 구입하게 된 똑딱이 IXY 디카가 지금까지 사진을 하게 한 계기였다.

 

작가는 치과 생업에 종사하면서도 20년 간 시간이 나면 카메라를 둘러메고 시간과 공간 속에 숨어 있는 세계를 틈틈이 카메라 렌즈에 담았다.

 

그의 작품은 버려진 건물의 창문, 고요한 새벽의 거리, 햇살이 부서지는 좁은 골목 등, 평범하지만 쉽게 지나칠 수 있는 공간들이 카메라를 통해 몽환적이고 서정적인 장면으로 재탄생한다.

 

진료실에서의 섬세한 손놀림과 카메라를 들고 걷는 시간 모두, 그에게는 ‘멈춘 순간’을 포착하는 연장선이다.

 

그의 사진 속에는 눈앞에 그림처럼 펼쳐진 정지된 세계를 경험한다. 그리고 일상에서 놓치기 쉬운 시간과 공간의 아름다움을 새롭게 발견하게 된다.

 

사진의 대상은 흐릿한 유리창, 오래된 건물벽, 낡은 철판과 버려진 비닐, 떨어진 꽃잎과 식물, 어딘가에 놓인 장식물, 사각의 공간과 그 속에 비쳐진 대상들은 평범하지만 사라지기 쉬운 공간들을 카메라 렌즈로 담았다.

 

그는 작품은 시간을 베어내고 흔적을 포착해 의미를 만들고 미래의 관찰자와 대화하는 작업이 되고 시간과 공간을 미적분(微積分)하는 과정으로 전개되는 과정이다.

 

또 시간이 할퀴고 간 평면에 남긴 흔적을 찾아 쪼개어 프레임에 담는 작업을 통해 흐르는 선(線) 위에 있는 시간을 점(點)으로 정지시킨다.

 

신한주 작가는 “치과 의사로서 환자들의 작은 변화와 표정을 관찰하듯, 카메라를 통해 일상 속에서 사라져가는 순간을 기록하고 싶었다”며 “사진 속 공간과 빛은 마치 정지된 시간 속에서 숨 쉬는 생명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신 작가의 사진은 단순한 시각적 경험을 넘어, 우리가 놓치고 지나치는 순간들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 매혹적인 초대장이다.

 

[ 경기신문 = 최순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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