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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한 기획으로 추진된 ‘남동산단 태양광’ 사업… 입주기업들 ‘외면’

허종식 의원 “시작부터 잘못된 국가사업”

 

“보시다시피 부지도 좁은데 태양광 설치가 가당키나 하겠습니까?”

 

15일 오전 11시쯤 인천 남동구 논현동 남동국가산업단지의 한 기업 출하장 부지에는 각종 제품을 적재한 5개 파레트가 놓이자 지게차가 움직일 공간 외 다른 공간은 보이지 않았다.

 

이조차도 파레트를 바싹 당겨 마련한 공간으로 지게차의 이동 폭은 상당히 제한적이었다. 때문에 단순히 5톤 트럭에 제품을 적재하는 간단한 일에도 상당한 신경을 써야하는 탓에 오랜 시간이 걸렸다.

 

기업 관계자는 “인천경제청으로부터 태양광 설치 사업 안내를 받았는데 전혀 와닿지 않았다”며 “우리는 물론 대부분 업체가 공간이 없어 난린데 어떻게 태양광 설치를 생각한건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지역의 한 경체 단체 관계자는 “태양광을 구축하는 RE100 사업을 두고 대부분의 기업이 모르고 있거나 알아도 관심을 갖지 않는다”며 “남동산단은 과밀지역이다. 이런 곳에 태양광을 설치하겠다고 하니 현실적이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국비를 포함해 모두 304억 원이 투입된 인천 남동산단 ‘태양광 구축사업’이 RE100(재생에너지 100%)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지만 입주기업들의 외면에 표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사업에도 지역 마케팅이 활성화하지 않았고, 특별한 혜택도 없는데다 과밀 산단으로 꼽히는 지역 특성 상 공간 부족 등을 이유로 대부분의 기업이 외면하는 탓이다.

 

15일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국회의원(인천 동구미추홀구갑)이 한국산업단지공단(산단공)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남동산단 입주기업 7700여 곳 중 태양광 설치에 참여한 기업은 단 9곳에 그쳐 민간 설치 용량이 1719㎾에 그쳤다.

 

공공의 경우 산단공 인천본부 옥상 등 2곳에 1280㎾를 설치했고, 오는 12월 700㎾가 추가 완공될 예정으로 목표치를 달성했다. 그래도 민간·공공 용량을 다 합쳐도 2999㎾에 그쳐 이 사업 목표 9300㎾의 32.2% 수준에 불과하다.

 

이 사업은 2023년 5월 산업통상자원부 주관 ‘에너지 자급자족 인프라 구축사업’ 공모에 최종 선정되면서 오는 12월까지 국비 200억 원, 시비 30억 원, 민자 74억 원 등 총 304억 원을 투입해 남동산단의 에너지 자급자족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목표로 시작했다.

 

사업 주관은 인천테크노파크가 맡았으며 인천스마트에너지(현대건설·JH에너지·원광에스앤티), KT, RMS플랫폼, 유호스트 등 공공기관과 대기업, 중소기업이 대거 참여했다.

 

문제는 인천테크노파크가 해당 사업과 관련, 홍보를 활성화하지 않은데다 과밀 지역으로 꼽히는 지역 특성상 차별화된 전략을 내놓지 못했다는 것이다. 기획 단계에서 입주기업들의 수요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사업 부진으로 국비 반납까지 우려되는 상황에 놓이자 인천테크노파크는 사업 기간을 다음 해까지 1년 연장하고 부족한 목표량(5596㎾)을 채우기 위해 사업 대상지를 주안·부평상단, 송도지식정보산업단지까지 확대키로 결정, 수요를 파악하고 있다.

 

허종식 의원은 “남동산단은 입주기업의 60% 이상이 전기를 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전력중심형 탄소저감 대표 산단”이라며 “태양광 수요예측에 실패한 것은 명백한 기획 부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업 실패를 덮기 위해 다른 산단으로 대상지를 넓히는 땜질식 처방이 이뤄져선 안된다”며 “문제가 되는 원인을 분석하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는 게 우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인천 = 지우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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