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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진칼럼] ‘극장판 체인소 맨 : 레제편’이 1위라니?!

 

극장가에 돌연변이 흥행물들이 이어지고 있다. 이건 그다지 좋은 시그널이 아니다. 일본 애니메이션들이 흥행 돌풍을 연달아 일으키고 있다.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이하 귀멸)은 그렇다고 치자, 분위기이다. 그건 그래도 서사(스토리)라는 것이 있고 등장인물들의 행동 동기가 비교적 뚜렷하며 캐릭터 간의 관계가 그나마 개연성이 있기 때문이다. ‘귀멸’은 10월 23일 현재 600만 명 안팎의 관객을 모으며 기염을 토하고 있다. 문제는 두 편의 일본 애니메이션이며, 일부 평론가들은 이를 ‘저패니메이션’의 범주에 넣을 수 있을지 망설이게 된다고 말하고 있다. 지브리 애니메이션이라 명명되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들하고 작품의 분위기나 정서가 확연히 다르다는 것이다. 다르다가 아니라 무엇인지 개념화하기가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예컨대 ‘극장판 체인소 맨: 레제편’(이하 체인소 맨)이란 애니가 있다. 제목만 들어서는 도무지 어떤 내용인지 알 수가 없다. 주인공 머리에서 전기톱이 튀어나온다는 건데, 그래서 주인공이 ‘체인소 맨’이라는 이름을 얻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판타지에 국내 젊은 관객들이 현재 230만 명이나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건 대체 무슨 트렌드인가. ‘체인소 맨’은 아마도 할리우드의 안티히어로물인 ‘베놈’ 시리즈를 일본식으로 모방한 작품으로 보인다. 주인공이 전기톱 악마견 ‘포치타’와의 계약으로 신체가 합치된 것은 ‘베놈’에서 주인공 기자 에디(톰 하디)가 외계 생물체 ‘심비오트’와 몸이 섞이는 것과 유사하다.

 

어찌 됐든 관객 230만은 다른 현상으로 보인다. ‘어쩔수가없다’의 관객 수를 따라잡고 있으며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는 아예 언감생심의 수치이다. 이건 볼 영화가 없어서가 아니라 젊은 관객의 취향이 기성세대와 완전히 다른 쪽으로 궤도 이탈한 케이스이다. 심지어 애니메이션의 목소리 연기를 한 다소 낯선 연기자들이 내한 행사를 열어도 젊은 층들이 몰릴 정도다. 지난 16일에 개봉해 상영 2주차를 맞고 있는 ‘극장판 주술회전: 회옥·옥절’도 심상치가 않다. 벌써 15만을 넘어서고 있다. 지금 한국의 극장가는 일본 애니 세 편이 장악하고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정도이다.

 

일각에서는 한국 극장가가 일본화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고 겁을 먹고 있다. 일본 영화산업은 애니메이션과 로맨틱 코미디가 주류를 형성하고 있으며 극영화 상당수는 크게 위축됐거나 TV 쪽에서 생존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 처해 있다. 만약 극장이 일본 애니와 임영웅 콘서트 유의 트로트 실황 중계, 프로야구 시청 중계 등으로 채워진다면 한국 극장가는 완전히 다른 구역으로, 돌연변이 공간으로 변신할 가능성이 크다. 이건 다분히 제어해야 할 신호들이다.

 

OTT 환경에서 극장 스크린 수는 어쩔 수 없이 줄어드는 것이 대세이겠으나 채워지는 콘텐츠는 영화여야 한다. 극장용 영화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 일단 양을 늘려야 한다. 한번은 승부를 봐야 한다. 정부가 힘을 보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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