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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고학력 장기백수 폭증…고용 정책 새판짜기 시급

국내 대기업 투자·고용 약속, 서둘러 이행하길

  • 등록 2025.11.19 06:00:00
  • 13면

고학력 청년 장기 실업자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 경기 부진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대내외 환경 악화로 인해 고용시장 흐름 자체가 변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대졸 신규 취업 희망자들과 경력직을 원하는 대기업의 고용 방향 간의 미스매치 현상도 구조적 악화를 부채질하고 있다. 정부의 고용 정책은 변화된 환경에 맞도록 새판짜기에 들어가야 할 것이다. 대기업들이 서둘러 투자·고용 약속을 과감히, 선제적으로 이행하는 게 급선무다. 


지난달 전체 실업자(65만 8000명) 중 장기 실업자 비율은 18.1%였다. 같은 10월 예전 통계와 비교할 경우 1999년 통계 작성 시작 이래 최고 수준이다. 외환위기 여파가 계속되던 1999년 10월(17.7%)보다도 높았다. 통계상 호전되는 듯 보였던 청년층(15~29세) 고용률과 실업률마저 나빠지면서 청년 고용시장의 장기적 침체 우려마저 나온다. 4년제 대학교 졸업 이상 학력을 지닌 20∼30대 중 장기 실업자는 3만 5000명으로, 지난해 9월(3만 6000명) 이후 13개월 만에 가장 많다.


국가통계포털(KOSIS) 등에 따르면 구직활동을 6개월 이상 했는데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장기 실업자는 지난달 기준 11만 9000명으로, 2021년 10월(12만 8000명) 이후 가장 많았다. 장기 실업자는 코로나19 시절인 2020년 5월∼2021년 12월 계속해서 10만 명에 달했고, 이후 잠시 주춤했다가 지난달 급증했다. 


전체 장기 실업자 비율은 지난 4월 9.3%로 한 자릿수였지만, 5월 11.4%로 두 자릿수로 올라선 뒤 6개월 만에 2배 수준으로 높아졌다. 이러한 현상은 4년제 대학교 졸업 이상 학력을 지난 고학력 청년층 중 장기 실업자가 급속히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장기 실업자와 더불어 구직을 포기한 20, 30대 ‘그냥 쉬었음’ 인구가 가파르게 늘어 걱정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달 고용 동향을 보면 전체 취업자 수는 2904만 명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소폭(19만3000명·0.7%) 늘었으나 내용상 60세 이상의 고령 취업이 주도했다. 30대 ‘그냥 쉬었음’ 인구는 33만 명에 달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20대 ‘그냥 쉬었음’ 인구도 40만 2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 증가하면서 역대 최고를 찍었다. 


‘그냥 쉬었음’ 인구는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돼 실업률 통계에는 잡히지 않기 때문에 착시 현상을 일으킨다. 구직활동 자체를 포기한 ‘쉬었음’ 청년계층이 줄었음에도 고학력 청년 장기 실업자가 늘어나는 것은 ‘일자리 미스매치’ 현상이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다. 고학력 청년층이 대기업 문을 두드리지만, 정작 대기업은 경력직 채용을 원하는 소위 미스매치 현상이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얘기다. 


이 미스매치 현상이 길어지면 청년층 고용 한파가 일시적 취업난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 기회 상실로 고착화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우려스러운 것은 닥쳐오는 대미 3500억 달러 투자에 따른 고용 위축,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이 청년층 미스매치의 악화를 더 구조적으로 악화시킬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다. 


이 같은 변화들은 정책 당국이 급변하는 일자리 환경에 더 이상 소극적인 자세로 대응해서는 안 될 중대한 사유다. 구조적 변화를 읽어 내지 못한 채 단기적 구직난 해소에 급급하다는 세간의 비판을 허투루 들어서는 안 된다. 


두말할 필요도 없이 ‘좋은 일자리 창출’이 최선의 해법이다. 지난 16일 한미 관세협상 후속 민관 합동회의에서 삼성·SK·현대차·LG 등 주요 그룹은 향후 5년간 총 800조 원이 넘는 대규모 투자를 약속했다. 대기업들의 이 약속은 선언적 의미에 그치지 않고 반드시, 그리고 속도감 있게 이행되어야 한다. 정부와 기업의 시와 때와 장소에 맞는 적절한 대응만이 청년들을 절박한 실업 지옥에서 구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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