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 투여 없이 초음파의 기계적 에너지만으로 알츠하이머 치매의 원인 물질을 분쇄하고 제거하는 기술이 제시됐다.
김재호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신경과 교수팀은 '알츠하이머병 마우스 모델에서 집속초음파를 이용한 아밀로이드 플라크 제거' 연구를 통해 이 같은 성과를 거뒀다.
이번 연구는 김형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바이오닉스연구센터 박사, 김영수 연세대학교 교수팀과 공동으로 진행됐다.
알츠하이머병은 '아밀로이드 베타(Aβ)’라는 단백질이 뇌에 과도하게 축적돼 발생한다.
이 단백질은 서로 뭉쳐 ‘응집체’를 형성한 뒤 점차 딱딱하게 굳어 신경세포의 신호 전달을 방해하고 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아밀로이드 플라크’로 발전한다.
현재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는 ‘레카네맙’과 ‘도나네맙’ 등이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약물은 면역 단백질을 활용해 치매의 원인 물질인 Aβ에 결합함으로써 면역세포가 이를 제거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임상적 효과는 입증됐지만, 높은 치료 비용과 뇌부종·뇌출혈 등 부작용 위험이 보고되면서 한계도 함께 지적되고 있다.
이에 연구팀은 약물 대신 '저강도 집속 초음파' 치료 방식에 주목했다.
'저강도 집속 초음파'는 초음파 에너지를 뇌의 특정 부위에 집중시켜 발생한 진동 에너지로 뭉쳐진 단백질 결합을 물리적으로 깨뜨린다.
연구팀은 배양된 세포와 쥐 실험을 이용해 효능을 검증했다. 시험관 실험에서 응집된 Aβ를 특수 배양 접시에 담고 초음파를 조사한 결과, 단단한 아밀로이드 섬유 구조가 최대 60% 감소했다.
또 신경 독성이 가장 강한 올리고머 역시 65%까지 줄어드는 효과를 확인했다.
이후 연구팀은 아밀로이드 응집체를 인간 유래 신경모세포주 SH-SY5Y에 투여해 독성 변화를 관찰했다.
실험 결과, 일반 아밀로이드 응집체 투여 시 32%였던 세포 생존률이 90%까지 증가했다. 이는 초음파가 단백질 덩어리를 물리적으로 분쇄하며 독성을 완화했음을 보여준다.
김재호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초음파의 기계적 에너지만으로 뇌 내 병리적 단백질 제거 가능성을 입증했다"며 "이 기술은 알츠하이머병 외에도 파킨스녕 등 다양한 퇴행성 뇌질환 치료의 핵심 기술로 응용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 성과는 SCIE급 국제 저명 학술지 '테라노스틱스' 2026년 1월 호에 게재될 예정이며 연구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한국을 빛낸 사람들'에도 이름을 올렸다.
[ 경기신문 = 서혜주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