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02 (금)

  • 흐림동두천 28.9℃
  • 구름많음강릉 36.5℃
  • 흐림서울 29.8℃
  • 구름많음대전 32.1℃
  • 구름많음대구 33.8℃
  • 맑음울산 34.7℃
  • 흐림광주 31.1℃
  • 맑음부산 32.4℃
  • 구름많음고창 32.0℃
  • 맑음제주 32.7℃
  • 흐림강화 28.3℃
  • 구름많음보은 30.7℃
  • 구름많음금산 ℃
  • 구름많음강진군 31.3℃
  • 맑음경주시 36.6℃
  • 맑음거제 32.2℃
기상청 제공

"주부들이 파업(?)을 선언했다"

김포 주부극단 '여우' 내달 2일 연극 '산국' 공연

최근 하루가 멀다 하고 여기저기서 '전면파업'을 외친다.
그러나 파업, 파업해도 주부 총파업보다 더 무서운 파업은 없을 것이다.
주부파업에는 대체인력이 없기 때문.
지금까지 주부파업이 일어나지 않는 이유는 바로 '날을 못 잡아서'다.
오늘은 김장을 담그느라, 내일은 제사가 있어서, 모레는 애들 시험이라, 주부는 자신의 의무를 다하느라 D데이에 합의를 볼 수 없다.
그러나 오는 6월 김포의 주부들이 파업(?)을 선언하고 무대로 오른다.

김포의 주부 극단 '여우'가 다음달 2일(오후7시)과 3일(오후4시/7시) 김포 여성회관에서 연극' 산국'을 공연한다.
김포 연극 협회 주최로 공연되는 산국은 황석영 작품을 노영화씨가 연출한 것이다.
극단 여우는 김포에 사는 주부들로 구성돼 눈길을 끈다.
'여우'는 지난 98년 결성돼 99년 어린이와 장애우를 위한 자선공연 '판타스틱'을 무대에 올린 이후 지금까지 30대 후반의 주부 10여명이 계속해서 극단을 이끌고 있다.
결성 이후 일년에 최소한 4번씩은 자선 공연 및 연극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에는 아마추어가 하기에는 조금 어렵게 느껴지는 황석영 선생의 작품을 선택했다.
중도 포기 없이 끝내 무대에 올리는 것도 그들이 아줌마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일지도 모른다.
이 역시 '주부'에 대한 편견인가.
이번 작품은 극단 '여우'의 대표 박미애를 비롯해 박연배와 황미숙, 황정화, 김용현 유진영 등 주부 5명이 준비했다.
연출가 노영화는 "아마추어라고 해서 쉬운 연극만 하란 법 있나"라고 반문하며 "연극적인, 정말로 연극적인 것에 초점을 맞추었다"고 연출의도를 밝혔다.
그는 또, 극의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 김포 양곡고등학교에 재학하고 있는 학생 두 명을 극의 소년과 종년 역으로 투입해 생동감 있는 무대를 만들고자 했다"고 말했다.
연극 '산국'은 1907년 10월 하순 한국과 일본의 합방이 있기 전에 벌어진 사건을 그렸다.
한반도 전역에서 일어난 의병을 진압하기 위해 일본군대가 출동하는 한편, 양반댁 할머니와 며느리는 피난을 가던 중 남편과 아이들을 잃는다.
이제 남은 사람들은 가족을 잃은 슬픔을 묻어둔 채 일본의 침략을 알리겠다는 일념으로 봉화를 올리게 된다.
일본의 망언과 더불어 독도 문제가 대두하는 요즘 지난 역사의 시간 속에서 격동의 세월을 살아왔던 우리 민족의 발자취를 되짚어볼 수 있는 내용이다.
그 속에서 주부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찾을 수도 있다.
한편 극단 '여우' 대표 박미애씨는 "주부로 구성된 극단인 만큼 서로 시간을 맞춰 연습을 하기가 어려웠다"며 "그렇지만 어린이와 장애우를 위한 무료 자선 공연을 할 때 관객이 즐거워하는 모습 때문에 힘들어도 연극을 계속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세상으로 나선 주부들에게 연극이 마약과 같은 존재가 되어버린 것인가.
세상이여, 주목하라 주부가 나섰다!
문의)031-982-5333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