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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에도 고향은 있다"

사람한테만 고향이 있는 게 아니다.
문학에도 고향은 있다.
'춘향전'의 고향은 남원이고, 민요 '아리랑'의 고향은 한민족의 마음이다.
고향은 물리적 땅에만 국한되는 게 아니라, 민족의 정서와 문화와 사상이 살아 숨쉬는 심상공간(心象空間)이 바로 문학의 고향인 셈이다.

'문학지리ㆍ한국인의 심상공간-상ㆍ중ㆍ하'(국내편1, 국내편2, 국외편)는 문학의 배경으로 등장하는 지역을 다룬 글로 묶은 책이다.
동국대 명예교수인 김태준 박사의 정년퇴임에 맞춰 이를 기념해 간행된 것으로 4개국 84명의 필자가 한국 문학의 '자리(空間)'와 지리를 살핀 78편의 글을 담겨있다.
16세기 문화지리학의 대표 서적으로 꼽을 수 있는 '동국여지승람'과 '택리지' 등의뒤를 잇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국내 곳곳은 물론 세계 여러 지역의 문학과 그 고향의 모습을 다루고 있는 이 책에서 1부 서울.경기도를 다룬 부분이 눈에 띈다.
특히 도내 지역으로는 여주의 이천과 수원의 화성, 인천의 강화를 소개하고 있다.

- '여강의 뉘누리(물살, 소용돌이의 옛말)와 부악의 정기-여주,이천'
잠시나마 강원도와 충청도에 속한 적이 있었을 정도로 경기도 최동남쪽에 위치한 여주.
이곳의 한복판을 동서로 가로질러 흐르는 남한강을 여강이라 한다.
이 여강은 여주의 풍광과 인물, 그리고 작품과 삶, 역사를 품은 채 오늘도 말없이 흐르고 있다.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우리나라 전체 강 마을에서 살기 좋은 세 곳 가운데 여주를 꼽기도 했다.
이 책에서는 여강을 따라 원효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여강 상류 봉미산 기슭에 위치한 신륵사, 수많은 시인 묵객이 머물며 여강의 아름다움을 노래했던 누각 영월과 청심 등 여주 팔경 등을 볼 수 있다.

- '왕도의 성곽을 지나 마음의 고향으로-수원,화성'
'왕도의 성곽을 지나 마음의 고향으로'라는 제목으로 허병식이 저술한 이 부분에선수원의 대표적 문화유산 화성과 도시 수원의 탄생부터 경기도의 중심지로의 변화를 다루고 있다.
특히 고서와 현대 작가들이 수원에 대해 저술한 부분을 인용하고, 화성과 수원 곳곳의 사진을 첨부해 설명하고 있어 쉽게 눈에 들어온다.
작가 김훈은 수원 기행문에서 화성 성곽은 현대 도시 수원의 도심부를 둘러싸면서 옛 왕도의 궤적을 그린다고 적었다.
또, 나혜석 거리에 대해 소개하며 나혜석이 지은 시 '인형의 가'의 전문을 실었다.

- '이규보 문학에 그려진 풍경-인천,강화'
황해로 나가는 관문으로 일찍이 사람의 내왕이 작은 곳이 바로 인천이다.
예로부터 중국과 정치와 무역, 문화 교류를 하던 곳이자 가장 먼저 서양 세력과 맞닥뜨리며 병인양요(1866)와 신미양요(1871)를 겪었던 곳이기도 하다.
이처럼 외부 세계로 열린 인천에서 배출된 문인도 많으며, 고려 시대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시화집인 '파한집'을 남긴 이인로와 '동국이상국집'을 남긴 이규보가 이곳 강화도에서 벼슬살이를 하며 많은 시문을 남겼다.
그가 남긴 많은 시문에서 인천과 강화의 옛 모습이 살아 숨 쉬고 있는 한편, 당시 시대상이 엿보인다.
전 3권으로 이뤄진 이 책에서는 이처럼 문학과 그 고향 지역에 대해 다양한 정보를 다루고 있어 독자 개인과 관련 있는 곳을 찾아보는 재미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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