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 없던 호우 피해로 복구 작업이 늦어지고 있는데, 또 비가 온다하니 탄식만 나옵니다.” 30일 광주 남한산성면 검복리 주민들은 폐허로 변한 집 주변을 배회하며 연신 한숨을 내쉬었다. 이 지역은 지난 8일부터 이어진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어 여전히 복구 작업 중이었다. 마을 입구에 들어서니 한국국토정보공사(LX) 직원들이 마을에 유실된 도로를 찾기 위해 지적측량을 진행 중이었다. 토사를 걷어낸 현장은 그날의 상흔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저지대에 거주하는 정귀례(78) 씨는 산에서 또 다시 흙탕물이 쏟아질까 불안에 떨었다. 산사태에 떠내려 온 흙더미는 여전히 집 앞에 쌓여 배수구를 막고 있었다. 고인 빗물은 도로를 타고 그대로 정 씨 집 앞까지 흘러내렸다. 바로 앞 버스정류장 주변은 정리가 되지 않아 주민들이 통행에 불편을 겪었다. 검복리 주민들은 복구 작업이 더디다고 지적했다. 피해 실상에 걸맞게 정부와 지자체가 유연성을 발휘해 작업에 더욱 속도를 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 씨는 “공무원들이 밤낮없이 고생하는 건 알지만 절차에 얽매여 복구 속도가 늦어지고 있다”면서 “하수구를 덮은 흙더미만 치워줘도 괜찮겠는데 일손이 부족해 치우질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바깥세상은 별 문제없는 것처럼 돌아가지만, 요양병원 상황은 확실히 다릅니다. 외부와의 괴리가 큽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노약자 등 취약계층에 대한 안전망 확대가 더욱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8일(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가 17만 8574명 늘어 누적 2186만1296명이 됐다고 밝혔다. 광복절 연휴로 급증했던 전날(18만 803명)보다 줄었지만, 이틀째 10만명대를 유지했으며, 위중증 환자는 전날보다 1명 많은 470명으로 역시 이틀째 400명대를 기록했다. 이날 도내 확진자는 4만 2435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상황의 심각성은 노인층이 많이 모여 있는 요양시설에서 먼저 감지되고 있다. 18일 방문한 수원시립노인전문요양원은 방문객에 대한 철저한 출입제한이 이뤄지고 있었다. 해당 요양원은 지난 3월 1일부터 42일 동안 코호트 격리를 진행한 바 있다. 당시 어르신들 중 30%가 감염됐다. 이후 2달 반 정도 소강상태였다가 7월 중순부터 8월초까지 재확산 되어 그 기간 동안 직원 포함 17명이 확진됐다. 요양원 관계자는 “최근 또다시 코로나19가 많이 확산되는 추세다. 도내 다른 요양시설에도 확진자가 계속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임시대피소에서 쪽잠 자는 것도 서러운데 코로나19까지 퍼지니 서럽다 느꼈죠.” 지난 8일부터 시작된 폭우로 침수피해를 입은 안양 만안구 안양7동 빌라촌의 반지하층 주민들은 최근 임시대피소에서 퍼진 코로나19로 인해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앞서 지난 12일부터 안양의 이재민 임시대피소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 16일 기준 센터 내 임시주거시설에서 총 4명(남성 2명, 여성 2명)이 격리 시설로 이동했다. 이로 인해 기존 8가구 18명이 머물던 임시대피소에는 현재 5가구 10명만이 남아있다. 안양7동 행정복지센터에 마련된 임시대피소 이재민 중 최고령인 채정애(83) 할머니는 “처음에 임시대피소에 코로나19가 돌다보니 이곳으로 피난 온 이재민들도 어디로 가야 하나 걱정이 많았다”면서 “그래도 동장과 행정복지센터 직원들이 이재민들을 위해 신속하게 방역 대응에 나섰고, 필요 물품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주니 ‘그래도 믿어보자’는 의견이 많아 아직들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재민 성기준(58) 씨는 낮에는 하루종일 집을 복구하고 저녁부터 아침까지는 임시주거시설에서 시간을 보낸다고 했다. 성 씨는 “여기 주민들의 상실감이 크다”며 “그래도 살아야 하니 무너지는 가슴 부여
“200만원으로는 택도 없다. 탁상공론만 할 게 아니라 한 번이라도 현장을 찾고 실질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16일 수원 고색동 주민들은 집중호우로 인한 복구 작업에 한창이었다. 애써 마음을 추스르며 집기류들을 정리하고 있지만, 여기저기서 한숨이 터져 나왔다. 주민들은 이번 피해가 명확한 ‘인재(人災)’라며 한 목소리를 냈다. 반지하 주택에 살고 있는 진복남(51) 씨는 고색동 일대의 반지하 주택 침수는 20여 년 전부터 반복된 ‘인재’라고 지적했다. 진 씨는 “지대가 낮아 인근 서호천이 범람·역류할 때마다 상습적으로 침수됐다”며 “지자체나 의회 등에서 10여 년 넘게 논의했지만 제대로 된 대책이 없다보니 이제 침수는 연례행사”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국가에서 수해지역을 신속히 긴급재난지역으로 지정해 대대적인 지원을 해야 하는데, 침수될 때마다 ‘자신들 일이 아니다’라는 식으로 외면해 답답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고색동 고현로 11번길 주민들은 옷가지·가구류·가전제품 등 대부분을 폐기해야 하는 상황이다. 고색동에서 30년을 넘게 살았다는 목진분(65) 씨 집도 아수라장이 됐다. 목 씨는 “지난 11일 시의회 의원들이 복구를 도왔지만, 워낙 비
“연휴 내내 작업했는데도 아직 손도 못 댄 곳이 많아요. 치워도 치워도 끝이 없습니다. 저녁부터 또 비가 온다는데 참 막막하네요.” 15일 광주 남한산성면 검복리 마을회관(임시대피소)에 모인 이재민들은 잠시도 쉴 틈이 없었다. 현재 검복리 마을 이재민은 50여명. 점심식사가 끝나자마자 곧바로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작업에 나서는 등 복구에 안간힘을 쏟았다. 마을로 들어가는 길목을 확보하기 위해 포크레인과 트럭 수십 대가 연신 토사를 나르면 곳곳에서 묻혀있던 차들이 앙상한 뼈대를 드러냈다. 전용여(65) 검복리마을 부녀회장은 “산사태로 폐차 차량도 많고 주민들 피해가 상당하다. 여기가 카페·식당 등 장사하는 집들이 많다. 주말연휴에 말복까지 겹쳐 평소 같았으면, 사람들로 북적일 텐데 복구 작업 때문에 통행에 불편이 많다”며 “통신은 엊그제부터 들어오기 시작했다. 다음 주쯤 복구 작업이 끝난다는데 아직 전기·수도·가스가 안 들어오는 곳이 많다”고 토로했다. 광주시·광주경찰서 자율방범연합대원 30여명도 이날 복구 작업에 여념이 없었다. 지난 14일부터 주민들과 합심해 도로를 정비하고 있다고 했다. 박영길(64) 자율방범대장은 “아직 작업할 데가 많다. 산에서 쓸려 내
지난 8일부터 중부지방에 쏟아졌던 기록적인 폭우가 10일 새벽 들어 대부분 그치면서 경기도 전역에 발령 중이던 호우특보가 모두 해제됐다. 경기도 발표에 따르면 10일 현재 도내 인명피해는 총 10명(괄호 안 9일 발표수치, 9명)으로 사망 4명(4명), 실종 3명(2명), 부상 3명(3명)이며, 이재민 176세대 311명(129세대 232명), 일시대피 220세대 433명(185세대 309명)이 발생했다. 인명·재산 피해가 속출했던 전날보다 비 피해가 적었지만, 지난 밤 일시적으로 비가 집중된 곳에서 실종자가 추가로 발생했다. 9일 오후 11시 10분쯤 남양주시 화도읍 마석우천에서 돌다리를 건너다 물에 빠진 10대 A양이 실종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실종 지점을 중심으로 A양을 찾고 있다. 이로써 이번 집중호우로 인한 실종자는 3명으로 늘었다. 이는 종전 9일 발표된 피해현황보다 증가한 수치다. 공공시설 피해는 총 38건으로 하천제방 8건, 도로유실 3건, 토사유출 18건, 산사태 6건, 저수지 1건, 사면유실 2건 등이다. 사유시설 피해는 총 172건으로 주택상가 침수 120건, 차량침수 37대, 토사유출 13건, 옹벽붕괴 2건 등으로 집계됐다. 현재까지
8일과 9일 연이틀 중부지방에 내린 기록적인 폭우로 경기지역 곳곳에 인명사고가 잇따랐다. 지금껏 4명이 사망하고 2명이 실종됐다. 9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경기 화성시 정남면에서 이날 오전 4시 27분경 일어난 산사태로 컨테이너가 매몰되면서 중국 국적의 40대 외국인 노동자 1명이 사망했으며, 다른 한 명은 부상을 입고 화성중앙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이날 오전 11시 현장에는 참혹했던 상황이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직원기숙사로 쓰이던 현장에는 각종 집기류가 어지럽게 쌓여 있었고, 컨테이너 박스가 정리된 곳에는 희생된 노동자를 위한 조졸한 조화만이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현장에 있던 사장 유 모(52) 씨는 “어제까지 함께 동고동락한 직원이 목숨 잃으니 비통하다”며 “1년 반 전 이사 왔을 때도 울타리 등이 없어 불안 했었다”고 울먹였다. 직원 강 모(47) 씨는 “외부에서 살며 출퇴근하는 노동자인데 소식 듣고 회사에 와보니 너무도 처참했다”며 “이곳 공장에서 1년 동안 일했던 동료가 허무하게 목숨을 잃으니 뭐라 말 할 수 없는 비참함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인근 B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 모(57) 씨는 “뉴스에서나 보던 자연재해현장이 우리 옆 공장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