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1천72일만에 마침내 시험 인양작업이 시작됐다. 인양에 성공해 세월호가 물 위로 떠오르길 누구보다 애타게 기다려온 건, '반드시 만날 수 있다'는 희망만으로 3년의 세월을 버텨온 9명의 미수습자 가족이다. 이들 미수습자 가족에겐 아직도 아들, 딸, 남편의 모습이 눈에 선하기만 하다. 사고 피해가 가장 컸던 단원고에선 희생 학생 4명과 교사 2명이 3년 가까운 긴 시간을 바닷속에서 기다려왔다. 수학을 유독 좋아했던 조은화(사고 당시 2학년 1반) 양은 학창시절 전교 1등을 도맡아 하던 우등생으로, 회계 분야를 담당하는 공무원이 꿈이었다. 등교할 때면 '버스에 탔다'고, '어디를 지났다'고, '학교에 도착했다'고 엄마에게 문자를 했고, 집에 돌아와서 씻을 땐 엄마를 변기에 앉게 하고 그날 있었던 일을 조목조목 얘기하는 살가운 딸이었다. 엄마 혼자 밥을 먹을 때면 앞에 앉아서 숟가락에 반찬을 얹어 주고, 아침에 학교 갈 때 엄마가 기분이 안 좋아 보이면 하굣길에 간식거리를 사와 건넬 정도로 정 많은 아이였다. 유치원 선생님이 꿈이었던 허다윤(2반) 양은 중학생 때부터 유치원이나 어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이 세월호 인양이 시도되는 22일 인양 성공을 기원하는 전 국민 호소문을 발표했다. 가족들은 이날 오전 전남 진도 팽목항에서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가족들은 "부모의 마음으로 세월호를 인양해주세요. 역사와 자라나는 아이들 앞에 부끄럽지 않도록 부디 함께 해주세요"라며 "내 가족이 세월호 속에 있다는 상상만으로도 아프고 끔찍하시겠지만, 세월호 인양은 미수습자 수습과 진실을 밝히는 증거물이며, 생존자가 아픔 없이 살아가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호소했다. 이어 "세월호 인양을 위해 기도해주세요. 미수습자 9명을 최우선으로 찾는데 함께 해주시길 바랍니다. 저희도 가족을 찾아서 집에 가고 싶습니다"라며 "그 바닷속에서 마지막에 불렀을 이름이 아마도 사랑하는 가족의 이름일 겁니다. 엄마라서 절대 사랑하는 가족을 포기할 수 없습니다. 두 번 다시 세월호 같은 아픔이 대한민국에서 일어나지 않도록 인양이 잘 마무리되고 사람의 생명이 최우선되는 세상이길 원합니다"고 밝혔다. 가족들은 "바닷속에서 목포신항으로 올라오고 가족을 찾을 때 인양
정부가 22일 기상 상황이 좋으면 세월호 시험인양을 시도하기로 하면서 막바지 준비 작업을 벌이고 있다. 정부는 본 인양을 시도할지 여부는 이날 오전 6시에 나오는 기상예보를 본 뒤 확정하기로 했다. 21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해수부와 인양업체인 상하이샐비지는 향후 수일치 기상 예보를 받아보면서 시험인양을 위한 막바지 준비를 하고 있다. 시험인양은 세월호를 사이에 둔 잭킹바지선 2척의 유압을 실제로 작동시켜 세월호 선체를 해저면에서 1∼2m 들어 올리고, 인양하는 데 문제가 없는지를 확인하는 작업이다. 당초 해수부는 지난 19일 시험인양을 하려 했으나 인양줄(와이어)이 꼬이는 문제가 발생, 20∼21일은 파고가 최대 1.7m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측돼 결국 22일까지 시험인양을 보류한 상태다. 해수부는 시험인양을 마치고 기상 여건이 적합하다고 판단하면 곧바로 세월호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적합한 기상 여건은 최소 사흘간 파고 1m·풍속 10㎧ 등 양호한 날씨가 최소 3일간 지속하는 상황을 가리킨다. 해수부는 잭킹바지선으로 선체를 끌어올려 반잠수식 선박에 싣기까지 총 3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국원기자 pkw09@
학교법인 단국대학이 1950년대 ‘구 농지개혁법’에 따라 정부가 강제 매수한 성남시 소재 2만여㎡의 토지소유권을 돌려달라며 성남시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판결이 주목된다. 21일 학교법인 단국대학과 성남시 등에 따르면 학교법인 단국대학은 지난해 7월 성남시와 개인 등 10개(명)를 상대로 소유권말소등기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1949년 6월 제정된 농지 국유화를 골자로 한 ‘구 농지개혁법’에 따라 단국대학이 1957년 2월 국가로 소유권을 넘긴 성남시 중원구 갈현동 10번지 일대 46필지 2만6㎡의 땅 소유권을 돌려달라는 것으로, 이 땅은 일제강점기 때 부동산갑부로 알려진 임종상씨가 대학에 증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국대학은 당시 정부가 정한 토지등급에 따라 원 토지가의 30%수준인 102만원 상당의 채권을 농지보상금으로 받고 소유권을 이전했다. 단국대학은 “구 농지개혁법상 토지 소유권 이전 3년 내에 농지대가상환 및 등기 미완료 농지에 대해 원소유자에게 돌려 주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갈현동 땅은 농민에게 분배 절차가 이뤄지지 않은 만큼 원소유자인 단국대학에 소유권을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단국대학은 지난 2002년 5월 대법원에서 ‘구 농지개
■ 소환조사 이뤄지기까지 21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검찰에 출석하기 전 박 전 대통령에게는 현직 신분으로 청와대 관내나 안가에서 조사받을 수 있었던 기회가 몇 차례 있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박 전 대통령이 헌법상 불소추 특권과 대통령으로서의 예우를 모두 확보한 상태에서의 대면조사 요청을 계속 거부하다가 결국 검찰청사 포토라인 앞에 서는 불명예를 자초했다는 평이 나온다. 앞서 지난해 11월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을 수사한 제1기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최씨를 구속기소하기 전 각종 의혹 확인을 위해 박 대통령 조사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하고 현직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 방침을 세웠다. 박 전 대통령도 작년 11월 4일 대국민 담화에서 “필요하다면 저 역시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할 각오이며 특별검사에 의한 수사까지도 수용하겠다”라는 의사를 밝혀 검찰과 박 전 대통령 측 간 대면조사 협의가 물살을 탔다. 당시 검찰은 조사 장소로 청와대 인근 안가 등 제삼의 장소를 제안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검찰이 최씨의 기소 시점을 염두에 두고 박 대통령 측에 시한을 바꿔가며 여러 차례 대면조사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대통령의 변호인으
박근혜 전 대통령은 검찰 출석 당일인 21일 오전 9시15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택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짙은 청색 외투를 걸친 박 전 대통령은 입가에 살짝 미소를 띤 채 문밖으로 나와 자택 앞에 대기하던 에쿠스 리무진에 말없이 올랐다. 리무진은 앞뒤를 지키는 경호차량과 함께 바로 출발했고, 자택 인근 골목을 메운 지지자들은 태극기를 흔들며 “대통령님, 힘 내세요”라고 외쳤다. 차량 옆에 붙은 경호원들은 연신 사방을 살피며 큰길까지 경호를 계속했다. 차량은 순찰차와 사이드카 호위를 받으며 지하철 9호선 선정릉역 사거리를 거쳐 직진하다 2호선 선릉역 사거리에서 우회전해 테헤란로에 올라탔다. 이어 르네상스호텔 사거리와 역삼역 사거리, 강남역 사거리, 법원·검찰청 사거리를 지나며 직진을 계속하다 마지막 교차로인 서초역 사거리에 닿았다. 서초역 사거리에서 우회전한 차량은 서울중앙지검 서문으로 진입해 오전 9시23분 검찰청사 앞에 닿았다. 자택을 출발한 지 8분, 이동 거리는 약 5.5㎞였다. 이날 일부 언론사 취재진은 오토바이로 이동로를 전력 질주하며 현장을 중계했다. 경찰 경호차량과 사이드카 사이를 앞서거니 뒤서거니 누비며 ‘칼치기’도 불사하는 아슬아슬한 모
검찰 출두 입장표명 시민 반응 21일 검찰에 출석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에 들어 가기에 앞서 남긴 짧은 입장표명을 두고 시민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이날 서울중앙지검 포토라인에서 박 전 대통령은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며 짧게 입장을 밝혔다. 지난 12일 청와대에서 삼성동 사저로 옮긴 후 9일만에 모습을 드러낸 박 전 대통령의 첫 육성 입장 표명에 관심을 모았던 시민들은 이 같은 박 전 대통령의 짧은 입장 표명에 실망감을 드러냈다. 이모(32)씨는 “여느 정치인들과 마찬가지로 형식적인 답변에 불과했다”고 평가하며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불만을 전했다. 또 황모(33)씨는 “어제 변호인단이 ‘메시지가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해 기대를 했는데, 그 메시지라는게 ‘송구스럽다’, ‘성실히 조사 받겠다’는 두 마디였던 거냐”며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에 더 화가 났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 시민들은 박 전 대통령의 입장표명에 대해 ‘이해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박모(64)씨는 “오히려 말을 많이 해봐야 논란거리만 더 생길수 밖에 없는 상황이니 할 수 있을 말이 없을 것 같았다”며 “어제 TV에서도 박
출근 시간 고속도로에서 화물차로 보복운전해 사고를 유발한 30대가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송경호)는 특수상해 등 혐의로 기소된 이모(32)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준법운전강의 40시간 수강을 명령했다고 21일 밝혔다. 재판부는 “차량 통행량이 적지 않은 아침 시간대 고속도로에서 이뤄져 자칫 다른 차량의 연쇄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기에 위험성이 매우 크고 죄질이 나쁘다”며 “다만 피해자의 다친 정도와 피해액이 비교적 크지 않고 피해자가 선처를 바라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이 사건 재판에서 배심원 7명 중 4명은 이씨의 특수상해 혐의에 대해 무죄 의견을 냈으나, 재판부는 이씨가 자신의 급제동으로 피해자가 상해를 입을 수 있다는 것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했다고 보고 배심원 다수 의견과 다르게 유죄를 선고했다. 이씨는 지난해 5월 30일 오전 6시 15분쯤 성남 분당구 판교톨게이트 부근 경부고속도로에서 화물차를 운전하던 중 앞서가던 화물차 운전자 A씨가 양보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추월한 뒤 급제동해 A씨가 자신의 화물차를 들이받아 전치 2주의 상해를 입게 한 혐의로 기
수원서부경찰서는 올해부터 서에서 운영중인 변호사 무료 법률 서비스를 확대 운영한다고 21일 밝혔다. 수원서부서는 이날 오전 경찰서 3층에서 무료 법률 상담 변호사 위촉식 및 간담회를 진행했다. 앞서 수원서부서는 2015년 3월부터 8명의 변호사들이 매주 3회 3시간씩 변호사 무료 법률 상담 서비스를 제공해왔으며, 올해 보다 많은 시민들에게 무료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상담 변호사 22명의 지원을 받아 확대 운영하기로 했다. 또 민사, 형사, 가사, 채권추심과 외국인 대상 전문변호사 등 각각의 변호사의 프로필을 게시해 시민들이 궁금한 분야의 전문 변호사를 선택해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무료 법률 서비스를 이용하고자 하는 시민은 토요일과 일요일, 공휴일을 제외한 평일 오후 2~5시 수원서부서 민원상담실을 방문하면 된다. 정방원 서장은 “변호사들이 시민들을 위해 무료 법률서비스 활동 참여해 준 것에 감사하다”며 “시민들께서도 이번에 확대 시행하는 변호사들과의 무료 법률 상담 서비스를 통해 고충을 해소하고, 치안만족도가 상향되기를 바란다”고 주민들의 많은 이용을 당부했다. /박국원기자 pkw09@
의정부시 가능동에는 봉사와 후원을 통해 이웃들에게 따뜻한 정을 전하며 든든한 지역사회 지킴이 역할을 하고 있는 음식점이 있다. 바로 ‘가재울식당’이 그 곳이다. 가재울식당 엄대현(56·사진) 사장은 매월 매출액의 일부를 지역사회에 있는 위기가정을 위해 기부하며 희망을 전파하고 있다. 평소 지역사회의 이웃을 위해 봉사하고 싶었던 엄 사장은 “개인적인 이득을 취하지 않고 진정한 봉사활동을 하는 적십자 활동에 매력을 느껴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됐다”며 “봉사활동을 오래 해 오다 보니 자연스레 어려운 이웃을 후원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겨났다”고 적십자를 통한 봉사와 후원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엄 사장은 적십자 봉사원으로서 2011년 동두천 수해와 2015년 의정부 화재사고 당시 봉사활동에도 나선 바 있다. 그는 “큰 재난이 발생했을 때 봉사원들이 함께 이웃을 돕기 위한 활동을 하다 보면 큰 소속감을 느낀다”고 했다. 이어 “나눔과 봉사란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보고, 이해하는 계기도 됐다”고 말했다. 엄 사장은 음식점을 운영하는 본인의 전문성을 살려 김치와 삼계탕, 짜장면 등을 만들어 이웃들과 나누는 봉사활동에도 나서고 있다. 그럴때면 무료로 제공하는 음식일지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