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질환을 주로 치료하는 나는 환자들을 진료하다 보면 운동습관에 대해서 항상 질문하게 된다. “운동을 어떻게 하세요? 어떤 운동을 얼마나 하세요.?” 가 주 내용인 물음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환자들은 말한다. “ 운동을 해야 하는데 요즘 바빠서 잘 못했어요.” 또는 “제가 운동하는 것을 별로 안 좋아해요.” 또는 “운동을 하고 싶은데 발, 또는 무릎이 아파서 못해요.”이다. 운동을 좋아하고 또 해야 한다는 것도 아는데 바빠서 못했어요.라고 하는 분들의 경우는 이야기하다 보면 헬스장을 끊어놓고 가야 하는데 시간이 안돼서 못 갔다던지 등 특별히 시간을 내어서 하는 활동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운동을 싫어하는 분들의 경우도 그렇다. 운동이 건강을 위해서 필요한 것은 아는데 당최 몸을 움직이는 것이 즐겁지 않다. 이런 경우들에서 절충안으로 나는 “특별한 운동이 필요한 게 아니라 그냥 걷기만 하셔도 좋아요.”라고 말한다. “그래요?"라고 반문하며 걷는 건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하는 분들이 꽤 많다. 걷는 것이 좋다는 것은 알지만 자신이 지금 고통받고 있는 아토피 피부염이나 자궁질환, 만성위장병, 두통, 불면에 치료에 직접적인 효과가 있는지 때로는 어떤 약보다 효과
“벌에 쏘여 본 적 있으세요?” 한의원에서 봉약침 시술을 하는 경우가 있기에 혹시 알레르기 반응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종종 하던 질문이다. 예전에는 이 질문이 유효했지만 최근에 특히 도시에서만 생활하는 젊은 층에는 의미가 없다. 당최 도시에는 벌에 쏘일만한 일이 없기도 하거니와 벌의 개체수도 많이 감소했기 때문이리라. 나는 임상에서 꿀벌의 도움을 자주 받는다. 한의원에서 만성 통증치료에 적용하는 봉약침 요법은 자연상태의 벌(Honey Bee)이 가지고 있는 독을 추출, 정제하여 치료에 유관한 경혈에 주입함으로써 인체의 면역기능을 활성화시켜 질병을 치료하는 요법이다. 한의학에서는 이독치병(以毒治病)이라 하여, 약물이 가지고 있는 독성을 잘 이용하여 질병을 치료하는데 봉약침 요법 또한 이에 해당된다. 벌의 독은 약 40가지의 성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진통과 소염 효과가 뛰어나고 면역기능을 증진시켜 준다. 꿀벌이 생산하는 꿀은 예로부터 한약재로 쓰였다. 한약재명은 봉밀이다. 동의보감에서는 봉밀의 효능을 다음과 같이 말한다. ‘성질이 평하고 맛이 달며 독이 없다. 5장을 편안하게 하고 기를 도우며 비위를 보하고 아픈 것을 멎게 하며 독을 푼다. 여러 가지 병을
기억을 소환해본다, 퐁당퐁당 당직- 2일에 1번 당직을 이렇게 말했었다.-으로 집은 잠시 들르는 곳일 뿐 병원에서 거의 살다시피 한 꼬꼬마 한의사 인턴 시절의 한 장면이다. 그날도 당직이었는데 밤늦은 시간에 간호사실에서 호출하는 삐삐가 울렸다. 전화를 해보니 뇌경색이 발생해서 입원한 70대의 여성 환자분이 잠을 이룰 수 없다고 해서 호출을 하였다한다. 피곤한데 잠이 들지 않아 야간에 간호사실에 잠 좀 자게 해달라고 여러 번 요청한 모양이었다. 늦은 밤 조용한 병실에서 그녀는 조금씩 호전되고는 있었지만 뇌경색으로 인해서 팔다리 근력이 저하되고 경직되는 편마비가 되어 달라진 자신의 모습에 많이 의기소침해하고 있었다. 게다가 며칠 잠을 잘 못 자서 기분은 더 좋지 않았고 힘들다는 그녀의 말은 ‘이런 모습으로 더 이상 살고 싶지 않아요.’ 어조로 마무리되었다. 의욕 가득했던 나는 그 한밤에 어떻게 하면 도와줄 수 있을지 방법을 찾았던 듯하다. 그러다 문득 학교 다닐 때 배운 기공요법에서의 호흡과 함께 그녀가 긍정적인 것으로 주의를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이 떠올랐다. 그래서 ‘살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언제셨어요? ’라고 물었다. 그녀는 다행히 어린 시절에
‘ 어떤 음식을 먹으면 좋아요? 더 가릴 음식은 없는가요?’ 그녀가 물었다. 마흔 넘어 결혼을 하고 임신을 위해 한 시험관시술에 다섯번 실패한 후 빠른 회복이 절실한 마음이리라, 열심히 했는데 심신이 지쳐버린 그녀다. 나는 “돼지고기와 밀가루, 튀김, 인스턴트, 화학첨가물이 든 음식을 피하고 한식위주로 담백하게 골고루 식사하라는 큰 원칙만 지키면 되어요.” 하고 대답하니 그녀는 자세히 알려달라고 재차 졸랐다. 마지못해 나는 좀 더 자세하게 알려주었다. 한약을 복용하면서 한의원에서 치료를 받던 어느날 그녀는 나에게 조심스럽게 묻는다. “원장님. 회를 조금 먹어도 괜찮나요.” 바닷가 동네인 고향 부모님댁에 갈 때면 비추천 음식인 회종류를 많이 차려주시는데 안먹는 게 스트레스라고 했다. 나는 “그렇게 스트레스받으면서 참는 것보다 신선하고 좋은걸로 조금씩 먹는게 나아요. 먹을 때 마늘이나 생강, 된장 등을 같이 먹으면 도움이 될 거예요.“라고 했다. 폐경이후에 기운이 너무 없어 내원한 그녀다. 오랫동안 갑상선기능저하증이었다가 작년에 폐경이 된 이후 홍조, 두근거림, 불면, 질의 건조감과 통증뿐만 아니라 소화도 잘 안되고 너무 불안하고 두근거린다. 기운이 하나도 없다
그녀는 거의 10년동안 머리가 아플 때마다 진통제를 먹었다. 그러다가 4개월 전 사업상 스트레스를 크게 받은 후 원래 복용하던 진통제가 듣지 않았고 방문한 병원에서 향정신병 약을 비롯한 몇가지 약이 추가되었다. 그런데 내원 열흘 전쯤부터는 그 약들을 회수를 늘려 복용해도 듣지 않았고 염려하던 중 친정엄마의 권유로 한의원을 찾게 되었다. 치료를 시작하며 그녀에게 섭취한 음식을 기록해오라고 했는데 3일간 먹은 음식리스트를 본 나는 너무 놀랐다. 빵 한 조각, 비스킷 하나, 케이크 한 조각, 이렇게 이어지는 음식에 제대로 식사라고 할 만한 게 별로 없었다. 손발이 시리다는 그녀는 아침에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빠지지 않았다. ‘아이고 이렇게 먹으면 기운이 나요?’ 하는 말이 절로 나왔다. 치료와 함께 습관으로 굳어진 음식들을 조절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다행히 6개월여의 한약, 침, 뜸, 명상 등의 통합한방치료와 운동과 식이관리 등 일상생활 관리로 그녀는 두통뿐 아니라 소화, 대변, 불면, 불안 등이 호전되어 신체의 활력을 회복할 수 있었다. 그는 10년 넘게 두통으로 진통제를 일주일에 한두 번 곧잘 복용했던 이력이 있다. 최근 몇 년은 일반적으로 처방받는 진통제는
어릴 때 나는 아침마다 밥 먹기가 힘들었다. 어머니는 그런 나에게 정성껏 차린 건강음식을 강력하게 압박해 먹이셨다. 아침식사 끝에는 노란콩을 갓 삶아 식혀서 믹서에 갈아주시는 두유, 생토마토를 금방 간 토마토 주스가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머니는 인스턴트, 화학첨가물이든 재료는 전혀 사용하지 않으셨다. 뇌와 장건강에 좋은 천연재료의 한식으로 가득 채워 밥상을 차려주셨다. 그 영양 가득한 음식들이 몸의 건강뿐만 아니라 마음을 든든하게 지탱해 준 것을 그때의 나는 전혀 몰랐다. 맛있는 라면이나 화려한 기름진 빵과 과자들이 장바구니에 없다고 서운해하며 입이 쑥 나왔을 따름이었다. 거의 그 후 30년이 지난 지금 나는 진료실에서 그때의 나와 같은 이들을 만난다. 그 아이는 빵을 좋아하기도 하고 멋진 빵을 곧잘 만든다. 라면을 좋아하는 불닭볶음면 마니아기도 하다. 식사는 코로나 19가 시작되고는 배달음식을 자주 시켜 먹는다. 과일과 야채는 거의 안 먹는다. 아이는 몇 년 전에 친한 친구가 함부로 대해서 속상한 것을 혼자서 견디다가 힘들어 죽고 싶어졌다. 우울증 진단을 받고 학교를 그만두었고 양약치료와 상담치료를 시작하였다, 많이 호전되어 최근 복학했는데 친구들과
현대인의 불가피한 모습 중의 하나가 수면장애, 불면이 아닐까 한다. 실제로 성인의 40%가 정도가 겪는 불면은 삶의 급격한 변화와 고통에 대한 몸의 표현일 수 있고 또는 다양한 신체적 불편과 이상으로 인해 발생할 수도 있는데 해결되지 않고 지속될 때는 건강의 적신호가 된다. 연일 뉴스에서는 코로나 19의 확진자 수의 증가, 백신의 부작용과 백신패스에 대한 보도로 긴장이 이어진다. 마스크를 끼는 게 더 편하고 사람 사이에도 아크릴판이 있으면 더 편안함을 느낀다는 이야기도 종종 듣는다. 마음의 평화와도 거리두기다. 불안, 불면을 호소하는 분들을 많이 만난다. 이럴때일수록 잠을 잘 챙겨서 나의 든든한 지원군인 면역이 잘 기능하게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겠다. 불면환자분들에게 한약과 침 치료와 함께 호흡 명상 수면위생 등 비약물요법을 함께 진행하는 한방통합치료는 매우 효과적이다. 이러한 통합치료를 한의원에서 진행하면서 반드시 꼭 안내하는 것 중 하나가 이완요법이다. 이완요법을 (한의임상진료지침)에서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육체와 정신의 이완반응을 유도하는 일종의 자기조절방법으로 교감신경의 과도한 각성을 낮추고, 질병의 원인, 발생요인, 질병의 회복을 지연시키는 스트
원장님 저 왔어요. 그녀의 목소리다. 워낙에 개원초부터 불편한 증상이 있으면 한의원에 가장 먼저 내원해 치료를 받는 그녀는 협심증이 있고 고혈압으로 양약을 복용 중이다, 오늘 신경을 좀 썼더니 가슴이 뻐근하고 답답하며 소화가 안되어 들렀다 한다, 지난 8월 말 화이자 백신 2차 접종 후에 가슴통증, 소화불량을 비롯한 허리와 무릎통증 등 증상이 심해지면서 아프고 힘들어 일상생활이 불가능해서 내원했었는데 그때 침 치료받고 한약복용하고 해서 덕분에 다시 일을 하러 나갈 수 있게 되었다고 고마움을 전한다. 다만 아직도 가슴이 답답한 증상은 남아 있는데 치료받을 시간이 없어서 내원하지 못했는데 오늘 백신 부스터샷 접종을 하러 가려다가 지난번에 나와 나눴던 이야기가 생각나서 몸의 면역을 먼저 챙겨야겠다는 싶어 내원했다 한다. 2022년 1월 한의원의 풍경이다. 원래의 치료에 더해서 지난해 여름부터는 전신 또는 몸의 여러 부위의 통증, 저림, 무기력, 마비 등등 다양한 백신접종 후 이상반응들을 마주하고 치료한다. 한의약을 적용하는 나라들의 풍경이 다양하다. 대략 90%에 가까운 양의사들이 한약을 직접 처방할 정도로 한약에 대한 선호도·신뢰도가 높은 일본에서 공개된 ‘키타
그녀의 아버지는 이 한 단어로 결코 그 고통을 담아낼 수 없겠지만 폭력적이었다.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어린시절 가족에게 다양하게 때리거나 물건을 던지거나 방식으로 폭력을 휘두르던 아버지가 무서워 떨고 있는 아이가 생생히 느껴졌다. 엄마와 삼남매 모두 그 폭력을 견디며 살아왔던 시간이었다고 한다. 특히 가장 어렸던 그 아이는 아버지가 집에 들어오는 것이 무서워 대문소리만 나도 벌벌 떨었다. 그렇게 지속된 긴장과 함께 어린시절부터 심한 아토피와 함께 몸이 약했다. 소화가 안되어 체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거리를 가다가 쓰러지기도 했고 대변이 막혀 응급실을 가기도 했다고 한다. 한의원에서 마주한 그녀는 잠을 잘 못자는 것은 물론이고 오랜시간 해결되지 않은 증상이 한보따리다. 하고 싶었던 많은 일들을 몸이 약해 포기해야 했던 그녀는 그 과정속에 몸과 마음의 고통을 치료하기 위해서 공부를 하면서 관련 직업을 가지게 되었고. 사랑하는 사람도 생겼다. 그녀는 “이제 건강해지기만 하면 되는데”라고 말하지만 어린시절의 기억과 고통에서 자유롭지 않다. 오랜시간 과민해진 몸은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거나 조금만 인스턴트. 화학조미료가 든 것을 먹거나 혹은 그렇지 않더라도 자극
한의원 대기실이 시끄럽다. 알고 보니 한 환자가 이사회 회의하다 말고 너무 아파왔다고 하며 빨리 치료받고 가야 한다며 간호사를 재촉하였고 이런 과정에서 큰 소리가 난 모양이었다. 처음 내원하면 하는 잠깐의 예진 시간에도 마음이 쫓기는 말쑥한 양복차림의 그는 붉은 얼굴과 크고 짜증이 가득한 목소리로 급하게 들어온 진료실에서도 목이 아파 움직일 수 없는데 중간에 나온 이사회 회의 걱정이 먼저이다. 목과 어깨 근육이 긴장으로 전체적으로 돌처럼 단단하게 굳어있었고 아니나 다를까 고혈압으로 혈압약도 복용 중이다. 그녀는 프리랜서 작가이다. 마감에 항상 쫓긴다. 예민한 성격인데 완벽하게 일하길 원하고 또 그 시간에 쫓기는 마음이 지속되니 몸이 영향을 받는다. 혼자서 일하다 보니 입맛이 없을 때도 있고 귀찮기도 해서 식사시간이 들쭉날쭉이다. 입맛도 없고 해서 밀가루와 간식 위주의 배달음식으로 식사를 대충대충 때우기 일쑤다. 언택트 시기에는 더 심해졌다. 이러한 생활이 누적이 되니 소화도 잘 안되고 야간에 잠을 자주 깨고 소변을 자주 보러 간다. 불안하다, 가슴이 두근거린다. 잘 놀란다. 한의원에서 만나는 풍경들이다. 바쁜 일상은 호흡조차 여유롭지 않다., 오징어게임속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