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3일 22시 30분경 윤석열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유가 무엇이든, 대통령의 이런 행위는 많은 국민들을 공포 분위기로 몰아넣기에 충분했다.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자, 국회의원들은 국회에 모여들기 시작했고, 결국 4일 새벽 1시경 대한민국 국회는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을 재석 의원의 100% 찬성으로 가결했다. 같은 날 민주당을 비롯한 야 6당은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본회의에 상정했다. 얼마 전까지 정치권에서 주목했던 것은 김 여사 특검법 재표결에서 얼마나 많은 이탈표가 나올 것인가 하는 문제였는데, 이제는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과연 국회를 통과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주목거리다. 4일 오전 국민의힘은 의원 총회를 열고 대통령의 탈당에 대해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내각 총사퇴와 국방장관 해임 그리고 윤 대통령 탈당을 요구했지만, 탈당 문제는 이견이 있어, 현재 한덕수 총리에게 탈당 요구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런데, 대통령 탄핵은 국민의힘 전체가 반대하고 있다. 이렇듯 탈당은 요구하지만, 탄핵에는 반대하는 이유는, 표면적으로는 무정부 상태를 방치할
‘법적 영역’과 ‘인식의 영역’ 사이에는 현격한 차이가 있다. 법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더라도 ‘인식의 영역’에서는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보자.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현장을 다수의 국민들은 두 눈으로 확인했었다. 이것이 법적으로 불기소될 수 있는 사안이라는 것은 틀린 법적 판단은 아닐 수 있지만, 국민의 ‘인식의 영역’에서는 불기소 처분을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역시 검찰은 불기소 처분을 내렸지만, 이런 검찰의 판단 역시 국민들이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그런데 이번에 또 다른 사건이 터졌다. 바로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이었던 시절 명태균 씨와 통화했던 녹취가 공개됐다는 것인데, 이번 녹취에서 드러난 사안만 놓고 보면, 탄핵 사유가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많은 국민들은, 아무리 당선인 시절이었다고 해도 당선인의 이런 발언을 ‘좋게 말한 것’으로 받아들이기는 힘들 것이다. 또한, 대통령은 명태균 씨와의 관계를 경선 이후에는 끊었다고 말했는데, 통화 시점이 대통령 취임 바로 전날인 2022년 5월 9일이었다고 한다면, 국민들은 이를 두고도 대통령이 거짓말을 했다고 생각할 것이
미국 싱크탱크인 스팀슨 센터의 로버트 매닝 선임연구원은 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FP)의 기고문에서, "한반도에서 전쟁이라는 최악의 상황이 조만간 발생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라면서도 "북한이 향후 6개월에서 18개월 사이에 극적인 행동에 나설 가능성을 키웠다"라고 분석했다. 북한이 대한민국을 적대 국가로 규정하고, 북한 헌법에서 영토 조항을 수정한 것으로 보이는 등,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는 것이다. 이런 예상을 증명하려는 듯, 지난 11일 북한의 김여정은 북한 외무성의 중대 성명 발표에서 “한국 무인기가 다시 발견되는 순간 끔찍한 참변 일어날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한은 우리의 무인기가 자신들의 영공을 침해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북한 외무성은 11일 중대 성명을 내고 “한국은 지난 3일과 9일에 이어 10일에도 심야 시간을 노려 무인기를 평양시 상공에 침범시켜 수많은 반공화국 정치모략 선동 삐라(대북전단)를 살포하는 천인공노할 만행을 감행했다”라고 주장했는데, 김여정의 위협은 바로 이런 주장의 연장선에 있는 것이다. 북한의 이런 협박을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 북한이 자신의 방공망이 뚫렸음을 자인하면서까지 이런 주장을 하는 이유를 면밀히 분석해 봐야 한
민주주의의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존재는 바로 ‘협상’이다. 협상을 통해서만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합의를 위해서는 타인의 양보를 받아내고 자신도 양보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다. 그래서 민주주의는 효율적인 제도가 아닌 것이다. 하지만 민주주의는 가장 효과적인 제도를 만들어낸다. 협상 과정에서 상대방과 자신의 입장을 충분히 개진할 수 있어, 합의에 다다르면 협의 당사자들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협상에는 일단 응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원리에 충실한 행동인 것이다.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작금의 의정 갈등의 출구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의대 정원 확대 문제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대통령실과 정부가 보여준 모습은 실망스러웠다. 주무 부서 장·차관의 대응 능력도 문제지만, 불과 두 주 전에는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을 재논의할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가, 이번에는 원점 재논의가 가능하다는 식으로 입장을 180도 선회한 대통령실도 문제다. 그럼에도 어쨌든, 대통령실이 뒤로 물러섰으니, 협상의 상대방인 의사들도 한발 양보해야 하는 것은 상식이다. 그 첫발은, ‘여야의정’ 협의 기구에
이번 민주당 전당대회 투표율을 보면, 지난 4일 기준으로 온라인 투표율은 당 대표 선거가 26.47%, 최고위원 선거 투표율은 27.12%였다. 호남의 온라인 투표율을 살펴보면, 전남 지역이 23.17%, 전북은 20.28%, 광주는 25.29%였다. 민주당은, 이런 호남지역 투표율이 지난 2년 전 전당대회 당시보다는 높아진 것이라고 말한다. 물론 그럴 수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호남에서의 권리당원 투표율이 전국 평균을 밑돈다는 점이다. 여기서 여론조사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난 8월 8일 공개된 전국 지표조사(NBS)(8월 5일부터 7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나타난 호남지역에서의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37%였다. 일반적으로 특정 정당의 지역 기반이라고 부른다면 60% 이상의 지지율은 나와야 한다. 그런데 호남 지지율이 37%에 머물 뿐 아니라, 호남의 투표율도 저조하니, 민주당은 내심 고민에 휩싸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호남은 민주당에게 단순한 지역 기반만을 제공하는 곳은 아니다. 호남은, ‘광주 민주항쟁’이라는
국민의힘과 민주당 모두는 전당대회 시즌인데, 한쪽은 비난과 비방이 난무하고, 다른 한쪽은 지나친 칭송만이 넘쳐 흐르고 있다, 언론은 속성상, ‘칭송’보다는 ‘비난’이 난무하는 곳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상황이 이러니, 민주당 전당대회는 언론의 관심에서 벗어날 수밖에 없다. 김두관 전 의원이 민주당 전당대회에 출마하겠다고 해도, 현재까지는 언론의 관심을 받기에 역부족이다. 이런 상황이 민주당에게 긍정적이라고 볼 수는 없다.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일단 관심을 끌어야 흥행 가능성이 생기고, 흥행에 성공해야 당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생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민주당 전당대회 결과가 극적인 모멘텀을 만들 수 있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예를 들어, ‘어대명(어차피 당대표는 이재명)’이 깨지면 상황은 달라진다는 것이다. 과연 그럴 수 있을까? 김두관 전 의원이 전당대회에 출마하기로 결심한 것은, 당의 입장에서는 ‘고마운’ 일이다. 민주당의 지지율은 도무지 오를 생각을 하지 않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그나마 김두관 전 의원의 출마로 흥행의 가능성이 아주 조금이나마 생겼기 때문이다. 지난 7월 5일 발표된 한국 갤럽의 정례여론조사(7월 2일부터 4일까지 전국 1
김정숙 여사의 인도 방문을 둘러싼 논쟁이 한창이다. 해당 논란의 발단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회고록이 제공했다. 문 전 대통령이 자신의 회고록에서 김정숙 여사의 인도 방문이 ‘최초의 영부인 단독 외교’라고 언급한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시작된 것이다. 여기서는 누가 옳은지를 논하려는 것이 아니다. 단지, 해당 논란에 대한 국민의힘의 대응은 합리적인지, 민주당 지도부는 왜 조용한지 하는 부분을 생각해 보고자 한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은 김정숙 여사 특검을 발의했다. 그런데 정작 국민의힘 의원들 상당수는 이를 반기는 것 같지는 않다. 그 이유를 생각해 보면 이렇다. 그동안 국민의힘은 김건희 여사 특검 주장에 대해, 일단 수사를 지켜보는 것이 순서라고 주장했다. 즉, 김건희 여사에 대한 수사 결과를 보고, 특검 실시 여부를 결정하자는 것이었다. 그런 국민의힘이 김정숙 여사 특검을 주장하면, 자신들의 논리 구조를 스스로 붕괴시키는 셈이 된다. 김정숙 여사 관련해서 지난해 12월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회 의원이 이미 고소했기 때문에, 해당 수사 결과를 보고 그 이후 특검을 주장해야 논리적 타당성을 가진다는 것이다. 만일 자신들은 김정숙 여사에 대한 특검을 주장하면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총선이 2주 이상 지난 시점에서도, 20%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일 발표된 NBS 조사(4월 29일부터 5월 1일까지 3일간, 전국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 면접조사, 응답률 14.6%,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p.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나타난 윤 대통령 지지율은, 직전 조사와 마찬가지로 27%였다. 이런 조사 결과는, 이번 영수 회담이 대통령 지지율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이번 영수 회담은 정권 출범 이후 처음 열린 회담이어서, 성과와 관계없이 충분히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호재였음에도 지지율이 20%대에 머문다는 사실은, 현 정권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를 짐작케 한다. 상황이 이래서 그런지 몰라도, 야당은 21대 국회 마지막임에도 각종 특검을 들고나오며 여권을 압박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국회를 마무리하는 시기에는 조용히 넘어가는 것이 ‘관례’였는데, 21대 국회 막판까지 야당이 여권에 대한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는 것을 보면, 정권의 기를 확실히 누르려고 하는 것 같다. 이런 ‘이례적 상황’이 연
여론조사! 선거 결과를 어느 정도 맞출까? 이제 총선이 시작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사전 투표도 끝났고, 이제 본 투표만 남았기 때문이다. 지금은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되는 이른바 ‘깜깜이’ 기간이지만, ‘깜깜이’ 기간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각종 여론조사가 쏟아져 나왔었다. 이런 여론조사들의 결과에 따라, 각 정당들은 일희일비했다. 그런데 각 정당이 일희일비할 정도로 여론조사가 정확할까는 의문이다. 대선 당시, 여론조사는 비교적 정확히 결과를 예측했었다. 그런데 문제는, 총선 관련 여론조사의 경우, 총선 결과를 정확히 맞추는 경우는 드물었다는 데 있다. 지난 2012년 19대 총선 당시를 돌이켜보면, 이명박 정권 5년 차이었기 때문에 대통령 지지율은 24% 정도였고(한국갤럽 기준),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타나는 정권심판론의 기세는 엄청났었다. 당시 여론조사 상당수는 야당 과반 의석을 점쳤었다. 그런데 결과는 새누리당 152석이었다. 2016년 총선은 정반대 상황이었다. 당시 새정치민주연합의 분열로, 각종 여론조사 지표는 새누리당의 압승을 가리켰다, 새누리당 180석 이상의 결과를 예상한 여론조사들이 다수 있었다. 하지만 결과는 야권의 승리였다. 21대 총선 당시에도
이제 무소속이 된 홍영표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기 직전에 문재인 전 대통령의 자택을 방문했었다. 이를 두고 문 전 대통령의 의중이 홍영표 의원의 탈당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왔다. 홍영표 의원 뿐 아니라, 다른 야당 정치인들도 심심치 않게 평산 마을을 방문하고, 문 전 대통령과 사진을 찍는다. 이런 모습을 보면, 퇴임한 이후에도 문 전 대통령은 상당한 파워를 가진 듯 보인다. 아마도 많은 이들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율을 유지했기 때문에, 다른 퇴임한 대통령들과는 달리 현재도 정치적 영향력을 유지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은 맞지 않을 수 있다. 그 이유는 이렇다. 우선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재임 기간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율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문 전 대통령이 업무 수행을 잘해서라기보다는, 코로나 영향력이 컸기 때문이라는 점을 들 수 있다. 코로나 팬데믹은 전 세계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초유의 사태였다. 이런 초유의 위기 상황이 발생하면, 국기결집 효과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국기결집 효과란, 국가적 위기 상황이 발생하면 국민들은 불안한 나머지 정부와 집권 세력에게 의지하려고 하는데,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