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강남여우] [18] 거꾸로 흐르는 강
… “…처음이야?” “…네.” “그런 줄 몰랐어. 윤희 씨가 워낙 조숙해서…. 미안해서 어쩌지?” 최현규의 미안하다는 말이 마음에 걸렸다. 그가 문득 낯설게 느껴졌다. 왜 미안하다고 했을까. … 기간이 짧았지만, 공연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막을 올린 일주일간 윤희는 세상에 태어나서 가장 분주하고도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신문에도 커다란 사진이 났다. ‘혜성 같이 나타난 연극계의 기대주…’ 김도숙 기자가 쓴 주간 스타 스토리 기사 말고도 여러 신문 문화면에 비슷한 타이틀이 걸렸다. 두 사람이 보여준 진짜 입맞춤 연기에 관해서도 호평 일색이었다. ‘연극을 위해 혼신을 불사른 정열…’이라는 칭찬도 있었다. 김도숙 기자는 연극의 제목을 ‘윤심덕 in 나폴리’로 정하고도 윤심덕과 김우진이 이탈리아로 도피한 이야기를 마지막 장면에서 독백처럼 살짝 노출한 것도 절묘한 연출이었다고 평가했다. 공연이 끝난 날 두물머리 수련장에서 쫑파티가 열렸다. 백두 단장은 오지 않았다. 이민지도 참석하지 않았다. 즐거워야 할 회식이었으나 무거운 분위기에서 시작됐다. 그래서였던지, 술판이 벌어지자 배우들은 많은 술을 마셨다. 윤희도 제법 여러 잔의 소주를 마셨다. 연극 ‘윤심덕 in 나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