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나흘째인 19일, 안산 단원고교는 실종자들의 무사 귀환을 소망하고 사고로 목숨을 잃은 학생들을 추모하는 주민들의 행렬이 잇따랐다. 23일까지 휴교령이 내려졌지만 교복을 입은 1ㆍ3학년 학생들이 교내 길목마다 서서 “안녕하세요, 고맙습니다”라는 인사를 건네며 주민들을 안내했다. 2학년 교실이 있는 건물 2층과 3층은 실종 학생들에게 보내는 메모지가 빼곡했고, 방문객이 기원을 적어낼 수 있도록 한 교실 앞에는 종이와 테이프, 펜이 준비돼 있었다. “기적은 반드시 있을 거야”, “무사히 돌아올 거라고 믿어” 등 간절한 마음을 담은 메모는 물론 인근 학교에서는 반 학우들의 기원을 적어넣은 전지를 곳곳에 붙여 넣기도 했다. 사망자가 발생한 교실 앞에는 국화꽃다발과 물병, 음료수캔 등이 놓여 있었고 굳게 잠긴 텅 빈 교실 안의 책상 위에는 쌓아둔 교과서와 반쯤 빈 물병, 방석 등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연신 깊은 탄식이 쏟아지는 가운데 중년 여성은 교실 뒷문을 부여잡고 흐느끼기도 했다. 트레이닝복과 실내화, 세면용품을 한가득 실은 트럭 등 구호품도 속속 도착했다. 같은 시간, 안산 단원고 학생 6명의 시신이 안치된 고대 안산병원은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세월호 침몰 희생자인 최모 교사(25)의 발인식이 19일 안산제일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이날 발인에는 유가족과 친지, 최씨의 동료교사와 제자들이 참석해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달리한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세월호 침몰 나흘째인 이날 여객선 사고 희생자 가운데 처음 실시된 최 교사의 발인식에는 유족과 제자, 동문 등 100여명이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모습을 지켜보며 통곡했다. 발인식은 시종 숙연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지만, 최 교사의 남동생이 영정과 위패를 앞세우고 빈소를 떠나 영구차로 향하자 어머니가 자리에 주저앉아 딸의 이름을 부르며 “안 돼…가면 안 돼”라고 오열했다. 앞서 최 교사의 유족들은 가족장으로 장례식을 치루겠다는 뜻을 밝혔으며 이날 발인을 진행한 뒤 운구버스를 이용해 수원 연화장으로 향했다. 수원으로 운구된 고인은 오전 10시30분쯤 수원시연화장에서 화장장으로 치러졌다. 고인의 화장이 진행되자 유족들은 오열했고, 차마 들어가지 못하고 화장장 뒤편에서 고인을 배웅한 이들은 참았던 눈물을 다시 쏟아냈다. 최씨의 고모는 혹여 최씨의 어머니가 탈진이라도 할까 연신 입가에 물을 묻혀주면서도 복받쳐 오르는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최씨의 동료교사와
수학여행을 떠났던 학생과 교사 339명이 탄 ‘세월호’가 좌초된지 이튿날인 17일에도 안산 단원고등학교에는 학생과 학부모, 학교 관계자 등 300여명이 모여 침울한 분위기 속에서도 이들의 무사귀환만을 바라는 마음만은 간절했다. 선·후배와 친구의 생사조차 모르는 학생들은 2학년 교실을 찾아 칠판과 책상에 ‘무사히 돌아와라.’, ‘꼭 살아서 와야한다.’ 등 절절한 마음을 글로 적어 놓기도 했다. 4층 강당 ‘단원관’에서 연일 뉴스화면을 보다 답답한 마음에 진도로 내려가는 버스에 올라타는 학부모 등도 눈에 띄었다. 하지만 이날 오전 방송을 통해 생존자가 아닌 사망자가 늘었다는 소식을 접하자 도저히 믿을 수 없다며 일부는 오열을 쏟아내기도 했다. 그럼에도 오후에는 2학년 3반 박지윤(17)양의 할머니 김옥영(74)씨에게 진도에 있는 박양의 아버지로부터 선체 내부에 박양 등 14명이 생존해 있다는 전화가 오는 등 실종자 생환 가능성을 알리는 문자 등에 한 순간 강당안은 환희의 눈물이 흐르기도 했다. 제자들과 친구, 선·후배에 대한 걱정으로 극도로 예민해진 일부 학생들과 교직원은 취재진과 언성을 높이며 다툼을 벌이기도 했다. 학교 운동장에서는 이날 오후 8시부터 이 학
검찰은 17일 진도 여객선 침몰 사고와 관련, 신속하고 정확한 진상 규명을 위해 광주지검(검사장 변찬우)이 총괄하는 수사대책본부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광주지검은 산하 목포지청에 수사대책본부를 설치해 이성윤 목포지청장이 본부장을, 광주지검의 박재억 강력부장을 수사팀장으로, 윤대진 형사2부장을 수사지원팀장으로 각각 임명하고 광주지검 검사 7명과 목포지청 검사 2명 등 총 13명의 검사를 대책본부에 배치했다. 검찰은 전날 사고가 발생하자 해남지청장 등 검사 2명과 수사관을 현장에 급파한데 이어 광주지검 강력부장과 검사 3명을 목포지청에 배치해 1차 수사를 맡은 해양경찰을 지휘해왔다. 대검은 “수사대책본부는 해양경찰 등 유관 기관과 긴밀히 협조해 사고 수습과 피해자 구조에 최선을 다하고, 그 과정에서 피해자 및 그 가족들의 편의가 최대한 제공되도록 할 것”이라며 “향후 해양선박 관련 학계, 실무계, 유관기관을 포함한 감정단을 구성해 사고 원인을 규명함은 물론 사고 발생 후 구조과정 등에 문제점은 없었는지까지도 철저히 조사해 책임 소재를 밝혀내겠다”고 강조했다. 구본선 대검 대변인은 “김진태 검찰총장을 비롯한 검찰 구성원 모두는 실종자들의 무사 귀환을 간절히 기원한다
수원지검 강력부(부장검사 김옥환)는 16일 법정 이자율(39%)의 2.5~10배가 넘는 고리를 적용, 수억원 규모의 무등록 대부업을 한 혐의(대부업법 위반)로 이모(55)씨와 이씨의 부탁으로 불법 채권추심을 한 혐의(공갈 등)로 조직폭력배 최모(47)씨 등 2명을 각각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대부업 신고도 하지않은 이씨는 지난 2010년 9월부터 이듬해 10월까지 음식점, 주유소, 학원 등을 운영하는 6명에게 100~400%의 이자율로 5억5천700만원을 빌려주는 등 무등록 대부업을 한 혐의다. 검찰 조사결과 이씨는 건축업에 종사하는 C씨에게 9천800여만원을 빌려주면서 400%의 이자율을 적용했으며 또 다른 피해자들에게는 106%의 이자율로 3천여만원이나 2억여원 등을 빌려줬던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지난해 100~1천%의 고리로 7억을 대부하고 이를 받아내기 위해 폭행·협박한 조폭을 구속 기소했다”며 “앞으로도 조폭과 결탁한 무등록 사채업자, 조폭의 무등록 대부행위 등을 지속적으로 단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규원기자 ykw@
수원지법 제12형사부(부장판사 오상용)는 16일 운전면허 시험 불학격에 화가 나 교육을 받았던 운전면허학원 차량에 불을 지른 혐의(일반자동차방화)로 기소된 박모(48)씨에 대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우울증, 음주 등으로 인해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 있었다고는 보이지 않는다”며 “죄질이 가볍지 않지만 자백하면서 반성하고 있는 점, 원만히 합의해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고 있는 점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해 형을 정한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박씨는 지난 1월5일 용인시 자신의 집에서 술을 마시다 1종 대형면허를 따기 위해 고액의 수강료를 지불했음에도 10여일전 시험에 불합격한 것에 화가나 자신의 오토바이에 있던 휘발유를 들고 수원시 권선구 소재 N자동차학원을 찾아간 뒤 주차돼 있던 1천92만원 상당의 운전연습용 승용차 2대에 불을 지른 혐의로 기소됐다. /양규원기자 ykw@
수원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나상용)는 15일 자신이 근무하는 금속업체에 거래처 물품 구입 대금을 결제하도록 한 뒤 거래처에는 거래가 취소됐다며 수억원의 대금을 반납받아 가로챈 혐의(특경가법 상 사기)로 기소된 정모(42)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회사의 금속 매입 업무 담당 영업사원의 직책을 이용해 비철매입대금을 편취한 점, 이 범행으로 회사의 자금사정이 악화돼 업무가 상당기간 중단된 점 등을 비춰보면 죄가 가볍지 않다”며 “자백과 함께 합의금 지급 등 피해회복이 상당부분 이뤄진 점 등 참작했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정씨는 근무하던 A금속 경리직원에게 비철을 매입한다고 속여 지난해 10월11일 6차례 걸쳐 거래처인 B금속 대표 Y씨 명의의 통장으로 5억9천748만여원을 입금하도록 한 뒤 Y씨에게는 “다음에 매입할테니 대금은 내가 현금으로 반환하겠다”고 말해 곧장 5억9천500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됐다. /양규원기자 ykw@
최근 부동산 실수요자들이 싼 값에 아파트·주택·토지 등을 구입하기 위해 경매시장으로 몰리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내에 ‘우후죽순’으로 늘어난 경매업체의 ‘상술’에 소비자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15일 수원지역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경매 물건 중 수원, 용인, 성남 등 아파트 낙찰률은 이미 지난해 11월 처음으로 50%를 넘어 51.6%를 나타내는 등 올해까지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낙찰가도 감정가의 90%선을 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경매에 몰려드는 사람과 낙찰가 상승에 따른 수수료 상승바람을 타고 수원지역 경매업체들도 꾸준히 증가, 수원지법 인근에선 이미 법무사 사무실보다도 많은 실정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경매업체들은 직원 수급을 위해 자격이 미흡한 직원들을 업무에 투입하고 있는데다 기형적 구조로 운영하고 있어 이를 모르고 업체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종종 낭패를 보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실제 경매업체에서는 직원들의 숙련도 등을 높게 평가하지만 늘어난 업체의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경매 물건을 소개하고 해당 물건의 투자가치, 입찰액 산정 등의 업무에 투입되는 컨설팅 담당 직원의 상당수는 기초적 교육만 받은 무자격자들인 것으로
수원지법 제15형사부(부장판사 이영한)는 15일 식당 여주인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강도살인)로 기소된 현모(47)씨에게 징역 1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가장 중요한 가치인 생명을 빼앗는 용납할 수 없는 범행을 저지르고 달아나 9년 동안이나 잠적한데다 체포 이후에도 범행을 부인해 중형 선고가 불가피하다”며 “돈을 훔치려다 발각돼 극도로 당황한 상태에서 범행한 것으로 보이는 점, 별다른 범죄전력이 없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현씨는 지난 2005년 2월 수원시 서둔동의 한 식당에 있는 금고에서 금품을 훔치려다 여주인 이모(당시 53세)씨에게 발각되자 주방에 있던 흉기로 이씨를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던 이 사건은 올해 초 경찰이 사건 현장에서 발견한 현씨의 쪽지문을 재검색, 수원역 인근 여인숙을 전전하던 현씨를 검거하면서 전모가 드러났다. /양규원기자 ykw@
대한변호사협회는 최근 법원 안에서 변호사 폭행 사건이 발생했다며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15일 변협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다단계 업체 관련 민사소송과 관련해 회사 측 소송 대리인이 일부 피해자들로부터 폭행을 당했다. 변협은 “피해자 20여명이 변호사 멱살을 잡고 얼굴과 머리를 수차례 폭행했다고 한다”며 “피해자들의 억울한 심정을 이해하더라도 명백한 범죄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변협은 “헌법상 보장된 변호사의 변론권을 보호하기 위해 법정 안팎의 안전보장 대책이 필요하다”며 “대법원, 법무부 등이 변협과 협의체를 구성해 이를 논의하길 바란다”고 제안했다. /양규원기자 yk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