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개봉되어 나름 흥행에 성공한 남한산성이라는 영화는 조선 병자호란 때, 남한산성에 갇힌 인조임금과 신하들의 복잡한 심경과 내·외부 상황을 그린 작품이었다. 영화는 특히 최명길과 김상헌이라는 두 인물을 대비하며 스토리를 전개하였다. 역사 소재의 영화는 언제나 그렇듯 사실과 허구를 동반한 면이 있다. 남한산성이라는 영화도 그런 트랜드를 완전히 탈피하지는 못한 듯 하였다. 그러나 여기에서 영화의 작품성은 차치하고라도, 두 인물을 통해 본 명분과 실리는 작금의 정치상황에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 궁금하였다. 일단 영화 속 두 인물을 살펴보면, 먼저 최명길은 임금의 의중을 꿰뚫어 보면서 최대한 실리를 추구하는 작전을 구사한다. 반면 김상헌은 성리학적 명분론과 의외의 요행수에 기대하는 모습을 보인다. 적어도 필자는 두 사람을 그렇게 보았다. 전란이 터지자, 최명길은 임금에게 병란 초기 호미로 막을 방책을 조심스럽게 진언한다. 청나라 장수 용골대의 요구대로 왕자를 인질로 보내고 서둘러 큰 전란을 막자는 주장을 하였다. 그러나 임금은 자식을 보내는 일에 주저하고, 어떻게든 요행적인 일을 기대하였다. 임금도 김상헌도 갖고 있던 요행수라는 것은, 명나라가 청나라 뒤퉁수를 쳐주
개에게는 오덕(五德)의 품성이 있다고 한다. 오로지 주인만 따르는 ‘의리’에선 세상에 따를 자가 없고. 주인의 신분이 미천할지라도 그를 최고로 여기고 깔보는 법도 없다. 동서고금을 통틀어 개가 주인을 배신했다는 얘기는 어디에도 없다. 개는 ‘겸손’의 상징이기도 하다.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주인의 관심에 오감을 총동원한다. 그러면서 주인의 눈빛만으로도 무엇을 원하는지 금세 알아챈다. 개는 ‘사랑’의 화신이다. 멀리서 주인의 발소리만 들려도 꼬리를 흔들며 온 몸으로 애정을표한다. ‘희생’의 덕목도 지녔다. 지구상에 다른 종족을 위해 목숨을 내놓는 존재는 오로지 개밖에 없다는 이야기도 그래서 나왔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실렸던 ‘오수의 개’이야기다. 고려시대 최자가 지은 ‘보한집(補閑集)’에 근거를 둔 실화의 줄거리는 이렇다. “전북 임실에 사는 김개인은 이웃 동네 잔칫집에서 술을 마시고 돌아오던 길에 풀숲에 쓰러져 잠이 들었다. 마침 들불이 번져 주인의 목숨이 위태로워지자, 개는 냇물로 내려가 온몸에 물을 묻혀 주위를 축축하게 적시었다. 사력을 다해 물가를 오가던 개는 지쳐 죽었다. 뒤늦게 깨어난 주인은 감동한 나머지, 장사를 지내고 지팡이를
아버지 밭 /장인수 아버지가 건강한 밭이라면 실뿌리 주변마다 꿈틀거리는 지렁이들이 살고 지렁이를 잡아먹는 두더지가 살고 아랫도리로 독사가 스슥스슥 지나가고 성질 사나운 불개미들이 생사를 건 사투를 벌일 게다 아버지가 건강한 감자밭이라면 아버지의 푸른 팔뚝에서 사마귀가 사마귀를 잎사귀처럼 뜯어먹을 것이다 아버지가 건강한 풀밭이라면 아버지를 뜯어먹는 것들과의 야생의 동거는 조용한 날이 없을 게다 - 장인수의 시집 ‘적멸에 앉다’ 中에서 아버지가 건강한 밭이라면 지렁이가 꿈틀거리고 두더지가 굴을 파듯이 나도 나의 새끼들과 함께 울기도 웃기도 하면서 건강한 하루를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이때에는 독을 품은 독사도 성질 사나운 불개미들도 아버지의 푸른 팔뚝에서 사마귀를 뜯어먹는 사마귀도 화사한 생명력으로 빛이 날 것이다. 반대로 내가 아버지를 뜯어 먹지 못하고 내 새끼들도 나를 뜯어 먹지 못하여 죽은 듯 조용하기만 한 병든 시간들이라면 얼마나 끔찍한 일인가. 조용할 날 없는 야생의 동거를 하고 있다면, 홀랑 벗고 춤이라도 출 일이다, 생명을 즐길 일이다. /김명철 시인
절망을 딛고 일서서는 희망이 되자 /박병두 푸르른 날 마음의 고향과 시골 보리밭 흙의 땅에서 넓은 하늘 속으로 기운을 찾아가네, 역사가 숨을 쉬네, 삶과 정신이 사유를 만날 때 살갗을 에는 바람들은 말을 하네, 슬픔이 슬픔으로 일어나는 일들이 외로움이 외로움들로 일어나는 일들이 뉘 집 연기처럼 기침하다가 봄(春), 여름(夏), 가을(秋), 겨울(冬)을 맞네, 사계(四季) 날들의 울음소리 그치고 사람냄새 나는 푸른 하늘이었으면 좋겠네, 고독을 담고, 자유를 담아서 풀어놓은 일들이 우리가 슬픔을 슬픔으로 외로움을 외로움으로 가슴의 눈물을 희망으로 동행 할 사람을 찾았네, 새해 무술년(戊戌年) 정직한 아침으로 일어나 저녁을 맞으리, 주름 깊은 이웃을 살피고 흔적 없이 빠져가는 머리카락을 바라보며 절제된 복지와 문화의 힘들을 모아서 땅과 하늘을 보고 정론(正論)의 직필(直筆)사명을 담아서 사색(思索)과 성찰(省察)을 노래하세 희망이어라, 또 희망이어라 무술년(戊戌年) 아침이여 ■ 박병두 1964년 전남 해남출생. 한신대 문예창작학과 졸업. 아주대학원 국문학과, 원광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5년 TV방송 드라마 대본을 쓰면서 창작 활동을 시작했으며, 1997년
지난해 11월 열린 ‘2017 아시아미래포럼’에서 노동경제학의 대가인 하버드대학교 리처드 프리먼 석좌교수가 기조강연을 했는데, 그는 로봇이 거의 모든 인간의 분야에 진출할 것이며 가격이 저렴해질 거라고 했다. 그 역시 빌 게이츠처럼 로봇세를 언급했지만 빌 게이츠와는 달랐고, 필자가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자문위원일 때 주장했던 방향과는 같았다. 그동안 필자는 여러 권의 책을 통해서 인류의 미래를 예측했는데, 이번 리처드 프리먼의 기조강연은 필자가 2010년부터 8년간 허공에 변화를 외쳤음에도 산이 너무 멀어서 늦게 되돌아온 메아리처럼 반가웠다. 또한 필자가 가끔 뵙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이번 포럼에서 “기술변화가 행복한 일상으로 이어질 법적 제도적 변화를 논의해야 한다”고 기조연설을 했는데, 과연 우리나라의 법과 제도는 어떻게 바뀌어서 국민의 관점을 행동하는 해법인문학으로 변모시킬까? 필자는 2년 전 “한국의 로봇세는 생존에 급급한 한국 기업들에게 이중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로봇 도입으로 생존하려는 기업을 괴롭히지 말고, 로봇산업의 역량을 장애인 고령인구 보조로봇 연구에 온힘을 써야 희망이
우리나라의 산업현장 등에서 용접작업 현장의 안전불감증에 오는 단순 부주의가 대형화재 등으로 이어져 돌이킬 수 없는 국가 사회적 손실이 발생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지난 2월 4일 경기도 화성시 동탄메타폴리스 상가에서 용접부주의에 의한 화재사고로 18명(사망4, 부상14)의 사상자를 냈고 12월 25일 수원시 영통구 소재 SK건설 공사현장 화재는 15명(사망1, 부상14)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경기도 통계에 의하면 지난 3년간 용접 또는 용단작업 중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가 지속적으로 발생 6명 사망과 64명 부상, 214억1천700만 원의 재산피해로 이어졌다. 공사장 용접부주의 원인을 살펴보면 무자격자의 용접작업, 관계자 등의 화기취급현장 감독소홀, 작업현장에 소화기 등 미비치, 가연물질 제거조치 미 이행과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점은 용접작업자 스스로가 위험성을 인식하지 못하는데 있다. 용접작업 중 화재예방 안전수칙은 작업 전 사전교육으로 작업자에게 주변의 위험상황 등의 교육을 실시하고 작업 중에는 작업장 주변에 인화물질을 제거해야 한다. 또 밀폐된 공간에서 작업 시 환기 등 안전조치, 화재감시자 배치, 소화기, 소화전 등 필요한 소화설비를 최단…
2017년에는 정권교체 및 새로운 대통령의 선출을 필두로 하여 우리나라에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변화가 있었다. 국가보훈처 또한 차관급에서 장관급 부처로 승격되면서 국가유공자에 대한 예우를 강화하기로 한 후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리고 국가보훈처에서 그 변화들을 모아 만들어낸 총체적인 결과물이 바로 ‘따뜻한 보훈’이라고 생각한다. ‘따뜻한 보훈’을 핵심 업무과제로 내건 후, 전국의 보훈지(방)청들은 그것을 통한 활동들로 하여금 유공자분들이 피부로 직접 느낄 수 있도록 많은 노력들을 해오고 있다. 지금 인천보훈지청 보상과는 하루 종일 전화 또는 방문을 통한 문의가 폭주하고 있다. 이유는 국가보훈처가 2018년부터 독립유공자 후손들의 영예로운 생활보장을 위해 보상금을 받지 않는 분들 중 생활이 어려운 분들에게 생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끊임없는 전화 및 방문 민원으로 인해 직원들은 퇴근할 때가 되면 녹초가 되지만 소외된 보훈가족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릴 수 있다는 생각에 다들 힘을 내고 있다. 또한, 인천보훈지청은 최근 고령 보훈가족의 건강한 노후생활을 위한 ‘뇌 튼튼 제빵교실’ 체
일자리 창출 문제는 정부나 지자체나 너도나도 추진하는 최대의 과제다. 각종 선거에서도 이 문제는 후보자들의 공약이며 화두였다. 문재인 대통령도 취임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대통령 직속의 일자리위원회와 집무실에 일자리상황판을 설치했을 정도다. 일자리 문제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중에서도 청년실업률은 가장 큰 문제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직장을 잡지 못하고 헤매는 청년들을 보면 안쓰럽기 그지 없다. 정부와 지자체의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고용시장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올해부터 대폭 오른 최저임금 여파로 고용시장은 더 얼어붙기만 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전국의 실업자수는 100만 명을 기준으로 계속 늘고 있는데다 취업자 수 증가폭도 크게 둔화되는 취업지표의 이중고를 겪고 있다. 특히 15~29세 청년층 실업자 수는 41만7천명에 달해 청년 실업률이 9.4%로 1999년 8월 10.7%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다. 우리의 희망인 청년들이 취업할 곳이 마땅치 않아 실의에 빠져 있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청년들은 공무원시험에 목표를 둔다.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이른바 ‘공시족’이 수 십만 명이다. 국가 인재양성의 왜곡현상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다. 새해에는 청
국민들이 갖고 있는 공무원들의 나쁜 인상 중 하나는 복지부동(伏地不動)이다. 땅에 납작 엎드려 움직이지 않는다는 말이다. 요즘 이보다 한걸음 더 나간 우스갯소리로는 ‘복지안동(伏地眼動)’이란 말도 있다. 즉 바닥에 엎드려 눈만 굴린다는 것이다. 예전에 군대에 다녀온 사람들이 가장 많이 들었던 말 중의 하나가 ‘중간만 해라’였다. 앞장서다가 높은 사람들 눈에 띄어봤자 좋은 일이 없다는 것이다. 공직세계도 별로 다르지 않았다. 남보다 의욕적으로 일을 해봤자 돌아오는 것은 동료의 눈총과 윗사람들의 미움일 뿐이다. 게다가 세상사 모든 일이 그렇듯이 의욕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다보면 과실도 발생하기 마련이다. 그렇게 되면 책임까지 져야 한다. 징계를 받으면 진급에서 누락되거나 감봉되기도 한다. 심한 경우는 옷을 벗어야 한다. 일반 회사도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공무원들의 가장 큰 소망은 진급이다. 9급으로 인용돼 십 수 년이 지나야 6급이 된다. 적체가 심한 지자체에서는 20년이 넘는다. 기초 지자체에서 간부급이라고 할 수 있는 5급 사무관으로 승진하기까지 30년이 넘는 경우가 흔하다. 6급으로 정년퇴직을 하는 공직자들도 허다하다. 이처럼 승진경쟁이 매우 치열할 수밖에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