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하면 터져 나오는 소리가 ‘지방의회 무용론’과 ‘지방의원 자질론’이다. 땅 투기, 뇌물착복, 성추행, 폭행, 공무원에 대한 갑질과 인사청탁 등 온갖 추태와 비리가 줄기차게 드러나 자질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최근엔 충북도의회 의원 4명이 물난리가 났는데도 해외연수를 떠나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게다가 김학철 도의원은 국외연수를 비판하는 국민을 ‘레밍(lemming)’에 비유했다. “세월호부터도 그렇고, 국민들이 이상한, 제가 봤을 때는 뭐 레밍 같다는 생각이 든다”는 망언까지 한 것이다. 레밍은 ‘집단 자살 나그네쥐’로, 우두머리 쥐를 따라 맹목적으로 달리는 습성이 있어 우두머리 쥐가 절벽으로 떨어져도 함께 뛰어내린다는 것이다. 국민들의 분노에 휘발유를 들이부은 것이다. 김 의원과 함께 박한범·박봉순 도의원은 자유한국당에서 제명됐다. 이들은 억울하다며 한국당 윤리위원회에 재심을 요구했다. 연수를 갔던 4명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소속 최병윤 도의원만이 스스로 의원직을 사퇴했다. 김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외국에 나간 국회의원들은 왜 솜방망이 처벌만 하느냐고 볼멘소리도 했다. 뭘 잘한 게 있다고 남들까지 끌고 들어가느냐는 비난을 받고 있지만 아주 틀린 소리만은…
가끔 만나 반주를 한 잔씩 하는 지인에게 독일로 건너간 가족이야기를 들었다. 그래서였을까? 늘 오가며 마주한 박물관에서 그동안 눈에 띄지 않던 이 특별전이 눈에 들어왔다. 어쩌면 무심코 들었던 이야기가 은연중에 뇌리 속에 인연 아닌 인연으로 자리매김했을지도 모르겠다. 운명처럼 다가온 작은 전시회. 오늘은 국경을 넘어 독일로 간 그녀들의 이야기를 찾아 서울역사박물관으로 여행을 떠나보자. 서울역사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는 ‘국경을 넘어, 경계를 넘어’라는 주제로 독일로 간 한국 간호 여성들의 이야기를 전시하고 있다. 그리 크지 않은 전시실이지만 그녀들이 사용했던 생활용품과 그 속에 담긴 사연들, 독일에서의 생활들을 고스란히 들여다볼 수 있는 의미있는 전시이다. 전시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비행기에 탑승하는 여성들과 손을 흔들어 배웅하는 가족들의 모습이 한가득 들어온다. 공항에서 들을 수 있는 비행기 소음도 마치 이 곳이 전시장이 아닌 김포공항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그녀들이 집단으로 독일로 가기 시작한 것은 1966년 해외개발공사의 모집에 의해서이다. 그녀들은 바로 ‘파독간호사’이다. 지구촌이라고 불릴만큼 전 세계가 가까워진 지금도 머나먼 이국땅으로 취업을…
노자는 도가의 창시자로 공자와 더불어 중국철학의 쌍벽을 이루는 인물이다. 그의 사상이 도교와 얼마만큼 연관이 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적어도 인류사상에 끼친 영향은 적지 않았다. 우리가 익히 들은 무위자연(無爲自然)이나 상선약수(上善若水) 등과 같은 내용은 그의 사상에서 유래된 것들이다. 노자의 생애에 관해서는 정통으로 알려진 바는 없다. 다만 사마천이 지은 역사서 ‘사기’에 노자와 공자의 만남에 대한 기록이 남아있는 것으로 보아 공자보다 다소 앞선 시대에 산 것으로 추측된다. 사기에 의하면, 노자가 주나라에 머무를 때 한 젊은이가 찾아와 ‘예’에 관해 질문하였다. 노자는 답하기를, “옛 성인들은 모두 사라지고 지금은 그들의 가르침만 남아 있다. 군자는 때를 잘 타고 나면 귀한 몸이 되지만, 그렇지 못할 때는 산야에 묻힌다. 훌륭한 장사꾼은 물건을 깊숙이 보관하여 겉으로는 빈약해 보일지라도 내실은 강화한다. 마찬가지로 군자도 덕을 몸에 지녀도 겉으로 보기에는 어리석은 것처럼 해야 한다. 당신이 가지고 있는 교만, 욕심, 위선, 지식 등을 버려야 한다. 이런 것들은 아무 도움이 되지 못한다.”라고 하였다. 이때 가르침을 받은 젊은이가 공자였다. 훗날 공자는 제
영어의 로봇이란 말은 체코어로 ‘일한다’ ‘노예’라는 뜻을 가진 로보타(robota)에서 유래했다. 로보타라는 말은 한 체코 극작가의 작품에서 로봇으로 바뀐다. 1921년 초연된 체코의 카렐 차펙의 희곡 ‘로숨의 유니버설 로봇’에서 처음 등장했기 때문이다. 스토리는 대략 이렇다. 극중 주인공 로숨은 해양생물학자인데, 여러연구를 하던 중 로봇을 만들게 된다. 로봇은 주인의 명령대로 고분고분 일을 잘한다. 그러다가 지능이 점점 발달해 마침내는 인간을 노예로 삼는다는 내용이다. ‘아이 로봇’을 쓴 SF작가 아이작 아시모프는 로봇소설의 대가다. 그는 로봇 삼원칙을 제시한 사람으로도 유명하다. 로봇은 “인간에게 해를 끼치지 않아야 하고, 인간의 명령에 복종해야 하며, 한편으로 자신을 보호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이러한 원칙은 물론 로봇에 건네는 철칙이 아니지만 로봇 관련 업종에선 로봇 설계자와 제작자 운영자들이 알아야 할 주요 원칙과 덕목으로 통한다. 사전적 의미로 로봇은 다음과 같이 풀이된다. 어떤 작업이나 조작을 자동적으로 하는 기계 장치가 첫째다. 산업용 자동화 기기가 여기에 속한다. 그리고 사람 닮은 로봇이다. 인간과 비슷한 형태로 만들어져 두 발로 걷고 말도
여행 /권이화 팔레스트리나를 들으며 장례미사가 끝났을 때 천사의 신발과 옷으로 갈아입고 밖으로 나왔다 이제 기대하는 여행이 시작되었다 새들은 백지에서 어떻게 길을 찾을까, 그때 유성이 떨어지는 행간으로 달이 지나가고 있었다 아침을 맞으러 나간 새들은 아직 돌아오지 않는다 고요한 새벽길을 달려가는 차량의 헤드라이트는 기도처럼 아름답고 나는 마리아도 없이 하늘로 올라가고 있다 작은언니는 어디까지 갔을까 사랑하는 사람들이 어느 날 돌아올 수 없는 먼 길을 떠나버린 일은 견디기 힘든 고통일 것이다. 삶은 여행이라고 한다. 어쩌면 죽음도 또 다른 삶이 시작되는 새로운 여행인지 모른다. 그러나 레테의 강을 건너간 사람은 볼 수도, 만져볼 수도 없기에 간절하게 그리워지는 것이리라. 죽음보다 더 긴 문장은 없다고 어느 시인은 말했다. 아름다워서 눈물 나는 삶. 오늘을 더 뜨겁게 살아야 하는 이유다. 시인 자신을 부안한 형식이 자리하면서도 긴장감이 있다. 이러한 시를 만나는 것도 읽는 것도 즐거운일이다. /박병두 문학평론가
지난 주말은 나에게 아주 보람있는 시간이었다. 안성시 선비마을 대학생 농촌봉사활동에 참여한 것이다. 이날 행사는 직장새마을운동경기도협의회와 Y-SMU포럼에서 개최한 농촌봉사활동으로 올해로 6회째를 맞는다. 회관에 모인 어르신들은 학생들이 해주는 마사지와 염색으로 10년은 젊어졌다며 웃음꽃을 피웠고 학생들의 활동으로 칙칙했던 마을의 담장은 알록달록 단장을 했다. 학생들과 회원들은 1박2일간 마을 어르신들께 염색과 마사지를 해드리고, 마을회관 주변 울타리 설치와 화단조성, 벽화그리기와 마을의 주 농작물인 오이 수확을 돕는 등으로 보람있는 시간을 보냈다. 1970∼1980년대 대학생이라면 농활은 꼭 다녀와야 할 필수 코스였다. 농활기간동안 학생들은 농촌지역에서 부족한 일손을 거들면서 노동의 의미와 농촌의 실정을 이해할 수 있었으며, 교과서를 통해 배우던 농촌의 삶을 직접 경험할 수 있었다. 하지만 요즘 대학생들은 학업은 물론, 봉사활동과 토익준비, 어학연수 등 다양한 스펙 쌓기에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그 중 취업활동에 도움되는 해외봉사 활동 등은 면접을 봐야할 정도로 경쟁률이 높지만 그렇지 않는 봉사는 ‘찬밥’이 되기 일쑤다. 대학생
영화 ‘군함도’에 이어 ‘택시운전사’가 화제다. 전자는 일제강점기 일본 군함도(하시마, 군함 모양을 닮아 군함도라 불림)에 강제 징용된 후 목숨을 걸고 탈출을 시도하는 400여 명의 조선인들 이야기이고, 후자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현장취재를 통해 광주의 참상을 해외에 알린 외신기자인 위르겐 힌츠페터와 그를 도운 택시운전사 그리고 광주시민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런데 영화 ‘군함도’의 경우 스크린 독점 문제와 함께 역사왜곡의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사실 군함도는 소설가 한수산의 2003년에 나온 5부작 ‘까마귀’와 이를 개작해 2010년에 펴낸 ‘군함도’ 그리고 KBS1TV의 역사스페셜 ‘지옥의 땅, 군함도(2010.8.7.)’와 역사저널 그날 ‘군함도의 두 얼굴(2015.6.25.)’ 등에서도 다루어진 바 있다. ‘택시운전사’와 마찬가지로 ‘군함도’도 역사를 소재로 한 역사영화, 문화콘텐츠다. 문화와 콘텐츠의 합성어인 ‘문화콘텐츠&r
유비무환(有備無患)이라는 한자성어가 있다. ‘준비가 있으면 근심할 것이 없다’라는 뜻이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8월, 하계휴가가 절정에 달했을 때 실시하는 을지훈련 또한 앞서 언급한 사자성어의 의미를 되새기는 훈련이다. 을지훈련의 명칭은 살수대첩으로 유명한 을지문덕 장군의 업적을 깊이 되새기는 데 있다. 을지훈련은 1968년 1월21일 북한 무장공비 청와대 기습사건을 계기로 1968년 5월11일 당시 박정희 대통령의 지시 하에 그 해 7월, ‘태극훈련’이란 명칭으로 처음으로 실시됐다. ‘을지훈련’이란 명칭은 1969년부터 사용됐다. 그 후 군(軍)의 ‘프리덤가디언연습’과 통합하여 2008년부터 ‘을지프리덤가디언연습’으로 명칭을 변경하였다. 이 을지훈련은 국가비상사태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정부차원에서 매년 1회 종합적으로 비상대비업무를 수행하는 훈련으로 민간, 관청, 군인이 적의 침략에 대비하여 전국 단위로 해마다 실시하는 훈련이다. 올해로 50번째를 맞는 2017년 을지연습은 8월21일부터 24일까지 3박4일간 전국 시·군&midd
대통령 취임 100일을 맞은 문재인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매우 파격적이었다. 사전에 기자들에 대한 질문을 받아 기자회견을 한 것이 아니라 즉석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아 대답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헌정 사상 처음있는 일로 평가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2차례밖에 하지 않았고, 사전에 준비된 원고만을 읽고 기자들의 질문을 일체 받지 않았던 것과 달리 문재인 대통령은 5분간 원고를 읽고 나머지 50분을 기자들의 질문을 받는 것으로 진행한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파격이자 신선한 모습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특히 이번 기자회견에서 특이한 것은 영빈관으로 기자회견 장소를 정한 것이다. 영빈관은 새 정부 100대 국정과제 보고대회, 국가재정전략회의, 독립유공자·유족 오찬을 열었던 장소로 최근에는 세월호 참사 유가족 200여 명을 초청해 간담회를 진행했던 곳이다. 따라서 청와대가 이곳으로 기자회견 장소를 정한 것은 문재인 정부가 국민과 소통하겠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본다. 기자회견 자리배치도 기대 이상이었다. 대통령과 기자단의 자리를 반원형으로 만든 것인데 이는 기자들과 대통령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이러한 모습은 이전 정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