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스타트업들이 투자유치를 통해 사업화를 본격화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내원하는 환자와 앱으로 연결하여 원격진료를 한 후 처방 이행 여부를 확인하고 환자들의 건강상태를 주기적으로 파악하며 일상 속에서 건강관리를 자문해주는 시대가 빠른 속도로 다가오고 있다.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하여 체성분, 수면 등 개인의 일상기록자료를 기록하고 건강 미션을 제공하는 등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가 제공되기 시작했다. 전국민의 병원 데이터를 표준화해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함으로써 비대면 진료와 연계된 고령 친화적 만성질환 관리 솔루션이 개발되고 있으며 운동·수면·혈당 관리 등의 서비스를 개인 맞춤형으로 관리해 사용자에게 제공될 예정이다.현재는 법률상 전문 의료진만 의료행위가 포함된 건강관리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 의료행위가 한시적으로 허용되어 의료행위를 포함하는 비대면 건강관리서비스 사업에 제약이 따르지만 스타트업 기업들이 전문 의료진이 개입하는 건강관리서비스 플랫폼을 개발하기에는 절호의 기회일 수 있다. 그동안 건강관리서비스는 비의료 행위에 대해서만 사업화가 가능했으며 비의료 건강관리서비스는 그 수준이 높지 않아 동종 업체에서…
- 과학의 고독 지구 전체가 하나의 자율적 조직으로 움직이는 존재로 파악한 ‘가이아’의 개념은 애초에는 허무맹랑한 주장처럼 여겨졌다. 환경이 생명체를 지배하는 것이지 생명체가 환경을 바꾸어내기도 한다는 논리는 가당치도 않았던 것이다. 더군다나 ‘가이아’라는 신화에 등장하는 여신의 이름은 과학과는 거리가 먼 이미지를 주기에 적당하기 조차했다. 사실 이 명칭은 제임스 러브록과 이웃해 살고 있던 『파리대왕(Lord of the Flies)』의 작가 윌리엄 골딩(William Golding)이 지어준 것이었다. 골딩은 훗날 (1983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가 된다. 과학과 인문적 사유가 만나 ‘가이아’라는 이름이 생겨난 셈이었다. 제임스 러브록이 80세(2000년)를 막 넘기면서 출간한 자서전 『가이아에게 경의를 (Homage to Gaia)』에는 양자역학의 막스 플랑크(Max Planck)가 1936년에 했던 말을 인용해놓았다. 자신의 이론이 처음에는 거부되었다가 40년이 지나 책이 나온 당시에는 지구과학의 한 중심이론으로 수용된 것을 기뻐하면서 과학자가 겪어야 하는 고독에 대한 심정을 인용으로 대신 풀어놓은 것이었다. “새로운 과학적 사유는 아무리 조직이 잘 되
여름 휴가로 찾은 강원도 양양의 풍경은 이색적이었다. 서핑족들의 성지라는 정도는 알고 갔지만 그들이 문화를 바꿔놓은 줄은 몰랐다. 횟집이 즐비할 거리의 서핑숍과 패스트푸드점, 카페 등도 낮설었느데, 밤이 되자 바닷가를 조명과 음악, 춤으로 밝힌 비치클럽 청춘들의 모습은 흡사 외국 휴양지 느낌이다. 웃통 벗은 사내들의 문신, 칵테일 잔 들고 춤추는 비키니 차림 여성들의 분방한 모습이 나의 ‘촌스러운’ 20대 기억을 소환했다. 20세기에 청춘을 보낸 내게 ‘바닷가 청춘’을 상징하는 것은 기타와 모닥불, 새우깡 안주, 그리고 단골 레퍼토리 0순위였던 연가(戀歌). ‘비바람이 치던 바다/ 잔잔해져 오면/ 오늘 그대 오시려나/저 바다 넘어서/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 빛도 아름답지만/사랑스런 그대 눈은/ 더욱 아름다워라.....(후략)’ 새우깡을 건네며 스치는 손 끝에 가슴 떨려하면서도 쓴 소주에 사랑고백을 삼켰던 것이 내 청춘의 연가였다. 그 노래가 내 나라 노래가 아닌, 뉴질랜드 전통 민요라는 것을 알았을 때의 놀람은 양양의 밤 문화 이상이었다. 그 노래로 인해 그저 북유럽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복지천국, 낙농업 친환경 국가 정도로 알고 있던 뉴질랜드 역사의 그림자
2006년 5월, 북한에 밤나무 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을 협의하는 기독교계 단체와 동행하여 평양을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이 과장님, 불안하지 않아요?” 평양 양각도호텔 2층 식당에서 가진 아침식사시간, 일행 중 한 명인 원로 목사님이 질문을 던졌다. “왜요?” 아마도 북한의 종교정책, 6·25전쟁 때의 경험 등 평생 ‘공산당’에 대한 두려움 속에 살아 온, 여든을 바라보는 노(老) 목사님께선 평양에서의 잠자리가 영 불편했던 모양이다. “목사님, 여기 평양은요, 이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곳이라고 생각해도 돼요.” 남북간에 상대방 지역을 방문하는 인사들의 신변 안전은 물론 무사 귀환을 보장하는 약속이 잘 지켜진다는 사실을 아는 나로서는 북한에서 체류하는 것이 불안할 이유가 없지만, 처음 북한을 방문하는 목사님으로서는 몹시 불안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며 미소로 대답했다. 그리고 북쪽 사람들이 남쪽에 왔을 때 우리가 그들의 안전을 위해 하는 일 등 이런저런 사례를 들어 설명하자, 노 목사님은 조금은 안심이 되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날 저녁, 고려호텔 옆에 있는 단고기 식당에서 열린 만찬, 당연히 메뉴는 단고기(보신탕)였다. 남쪽 사람들이 평양을 방문할 때…
윤석열 대통령이 휴가를 마치고 복귀했지만 많은 난제들이 대기 중이다. 만 5세의 초등학교 조기 입학이라는 졸속 정책은 여론 수렴 뒤에 취소할 수 있다고 다급히 진화하였지만, 고물가와 무역수지 적자, 재산확산 되는 코로나에 대한 과학반응 타령에 대한 실망, 밀어붙인 경찰국 신설의 여진, 용산 대통령실에 이은 한남동 대통령 공관의 공사 건 등등 그야말로 산 넘어 산이다. 발등의 불은 국외에서 더욱 심각하다. 악화하는 미·중갈등에 어떻게 대처하느냐는 그대로 우리의 생존 문제이다. 지난주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방문으로 인한 중국의 반발과 이를 적극 옹호하는 미국 간의 갈등은 군사적 충돌 직전까지 갔다. 하나의 중국을 주장해 오던 중국은 환구시보를 통해 펠로시가 타고 오는 비행기를 격추해야 한다는 강경 주장을 하고, 실제로 8월 4일부터 7일까지 대만을 포위한 군사훈련을 전개하기까지 했다. 미국 역시 펠로시 의장을 무장한 관용기로 이동케 했으며 대만 체류시에는 인근에 최신예 항공모함을 3대나 출격시켰다. 미국과 중국 모두 강경 일변도로 나올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두 나라의 정치적 계산 때문이다. 11월 중간선거에서 여론에 크게 밀리고 있는 백악관은 중국을 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유행하며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10만 명을 넘나드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민들은 냉가슴을 앓고 있다. 정부가 국민 참여와 협조만 당부할 뿐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면서 국민들의 불안감은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보건의료를 총괄하는 보건복지부 장관마저 공석인 상태다. 정호영, 김승희 두 장관 후보자의 인사 참사로 윤석열 정부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못해 외면에 가깝다. 코로나19 재유행을 대처할 장수가 없다보니 정부 방역 정책에 대한 국민 신뢰도마저 역대 최저로 떨어진지 오래다. 대통령 지지율이 20%대로 곤두박질치고 있다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국민들의 불안감이 치솟는 상황에서 복지 수장을 비워두는 것은 국민들의 불안감에 기름을 붓는 격이다. 그런데도 윤 대통령은 복지 수장을 찾는데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국무위원 임명 기준으로 ‘전문성’을 강조하는데 검사 출신이어서 검사 출신 인사는 속전속결로 진행한 반면, 다른 전문성을 가진 각 부처의 인사는 지지부진하다. 급기야 일각에서는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을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임명해야 한다는 소리도 나온다. 사람이
서양 어느 나라의 한 도시에서 퇴근 길 러시 아워에 신호대기 중인 한 젊은 사내의 눈이 갑자기 멀어버린다. 그 상태는 흑암이 아니라, 우윳빛 바다와 같았다. 그를 도와 또 다른 사내가 그의 차를 대신 몰아 귀가시킨 뒤 그 차를 훔쳐 달아난다. 아내의 도움으로 안과의사를 찾는다. 아무 일도 아니라는 진단을 내린 의사부터 모두 전염으로 눈이 먼다. 그들은 오래된 폐쇄 정신병원에 수용된다. 거기서 유일하게 정상인 안과의사의 아내는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 탓에 멀쩡했던 선남선녀들이 참혹하게 망가지는 현상을 단계적으로 체험하고 목격한다. 최근 故 호세 사라마구(Jose Saramago.1922~2010. 포르투갈 출신)의 소설 『눈먼 자들의 도시』를 다시 읽었다. 21세기 대명천지에 온세상이 아직도 코로나-19 팬데믹을 앓고 있는 판국이라서 그 감회와 감정이입이 판이했다. 천재 예술가들은 '특급무당'의 팔자를 함께 타고나는가. 선생은 밑바닥 노동자 출신으로, 공산당에 가입했다. 그 인연으로 작은 신문에 긴 세월 칼럼을 썼다. '수도원의 비망록'이 1998년 노벨상을 안겨주었다. 영화는 2008년에 개봉되었다. 유투브에서 500원이다. '제2의 예수복음' 출간(1991)
프랑스인들의 추앙을 받는 오노레 드 발자크(Honoré de Balzac). 그는 문학의 거성이었다. 짧은 생애 동안 수려한 소설을 100편 넘게 썼고, 주인공이 2000여 명 넘게 등장하는 그의 방대한 ‘인간희극’은 불멸의 전설이 됐다. 하지만 그는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다갔다. 1799년 파리 남서부 뚜렌(Touraine)에서 태어난 오노레. 그의 아버지는 22사단 식량관리인 베르나르-프랑수아 발싸였고 어머니는 장식끈 제조업자의 딸 안 샤를롯트-로르였다. 샤를롯트-로르는 열여덟 살 때 스물다섯 살 연상인 발싸와 결혼해 오노레를 낳았다. 쉰이 넘어 아버지가 된 발싸이지만 이상하게 아들에게 애정을 주지 않았다. 아버지의 전근으로 오노레는 14살 때 파리로 왔다. 이때 발싸(Balssa)는 파리지엥(파리사람)이 되려고 성을 발자크(Balzac)로 바꿨다. ‘오노레 드 발자크’는 이런 경로로 탄생했다. 발자크는 법무사가 되려고 법과대학에 다녔다. 그러나 졸업 후 작가로 방향을 틀었다. 험난한 길이었다. 희곡을 쓰는 족족 실패했고 빚더미에 빠졌다. 꿋꿋하게 글을 써 내려갔고 쉬지 않고 원고를 다듬었다. 책이 나오기까지 열일곱 번이나 출판사와 원고를 주고받았다. 주옥
국민의힘도 마침내 비대위 체제로 갈 것 같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비상 상황”의 개념에 대한 논란과 “인위적 비상 상황의 야기”에 대한 적법성 논란, 그리고 비대위 출범 시 이준석 대표의 자동 해임 여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준석 대표가 취할 수 있는 대응 방법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로 정리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하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논란에 대한 법원의 판단을 구하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까지의 사법부의 태도를 보건데, 정당 내부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것 같지는 않다. 자칫 사법부가 정쟁의 한가운데에 서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대표의 입장에서, 가처분 신청을 낸다는 것은 정치적 모험에 가깝다. 기각이라도 되는 날엔, 정치적 타격이 엄청날 것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비대위가 수명을 다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차기 전당대회에 다시 출마하는 경우다. 이 대표도 현재 이 경우를 대비하고 있는 것 같다. 이 대표는 현재 전국 각지를 돌며 당원과 지지자들을 만나고 있는데, 이는 당내 기반이 약한 정치인들이 구사하는 전형적인 방식이다. 더불
오래전 법정에 나갔을 때였다. 방청석에서 순서를 기다리는데 음주운전 피의자가 재판 중이었다. 혈중알콜농도 0.24정도로 단속되었다는데 보아하니 워낙 음주운전 경력이 많아 정식재판까지 넘어온 터였다. 판사가 기가 막힌지 물었다. “술을 얼마나 마시면 이 수치가 나옵니까?” 당사자가 대답했다. “기억이 안납니다” 우문에 현답이었다. 학제개편 문제로 온 나라를 벌집 쑤셔버린 상태로 만든 박순애교육부장관은 과거 0.251%의 혈중알콜농도로 단속된 전설의 음주운전 경력자이다. 이 분이 더욱 전설이 된 이유는 그 수치에도 불구하고 선고유예라는 선처를 받은 유일한 경우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분은 논문표절로 학회로부터 두 차례나 투고금지 처분을 당한 사람이었다. 이런 사실로 논란이 끊이지 않자 윤석열 대통령은 “전 정권 인사 중에 그렇게 훌륭한 사람을 봤나?”며 임명을 강행했다. 이 분은 이렇게 교육부의 수장이 되었다. 열심히 일하는 것으로 보은을 하고팠을까? 교육부 업무보고에서 학제를 개편하겠다고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대통령은 “방안을 신속히 강구하라"는 교지를 내리셨다. 나라는 이렇게 발칵 뒤집어졌다. 나는 이걸두고 “대통령이 아이를 키워봤어야 사안의 심각함을 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