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의 계절이다. 바람이 찍히는 곳마다, 태양이 입맞춤을 하는 곳마다 꽃이 환하다. 꽃을 먼저 달고 봄맞이를 시작한 나무는 한차례 꽃비를 뿌리고서야 새순을 꺼내놓기 시작했다. 서둘러 봄을 불러냈던 냉이며 민들레는 벌써 씨앗을 만들기 시작했다. 낮은 곳에서 봄을 충전하는 전령사들이다. 보도블록 틈에서 무성한 잡초더미 속에서 제 몫의 계절을 피워내는 것들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삶의 환희를 느낀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바람이 불면 잠시 꽃잎을 내주고 태양이 뜨거우면 잠시 숨죽이며 그렇게 자연에 동화되며 살아남는 법을 안다. 민주주의의 꽃이 선거라고 했던가. 선거가 끝나자 요란했던 거리가 조용해졌다. 누군가는 당선의 기쁨을 알리기도 하고 어떤 후보는 아쉬움과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할 것이다. 국회위원 당선자는 국민이 왜 자신의 정당을 지지하고 자신을 뽑아줬는지 잊지 말아야할 것이다. 선거 운동하는 후보자에게 내가 주문한 것은 선거 때만 표를 얻기 위해 필요한 국민이 아니라 당선된 후에 국민을 섬기고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 일하는 사람이 되어달라는 부탁을 했다. 후보자는 여부가 있겠느냐며 내 손이 아프도록 꼭 잡고 잘하겠으니 꼭 밀어달라고 간곡히 청했다. 유권자의 한
2011년 1월, 대한민국 부모라면 피해갈 수없는 연년생 딸과 아들의 대학 입시 뒷바라지 5년을 끝내고, 바로 이어 준비해서 다녀온 프랑스 전시 이후, 몸과 마음이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지쳐서 삶의 의욕이 없었다. 그때 오랫동안 경기도자원봉사협의회를 이끌어 온 최정숙선생님이 아프리카 가나에 친정 사업체가 있다는 이유로, 가나 현지의 숙소 제공과 길안내를 부탁하였다. 오랜 망설임 끝에 청년봉사단원 겸 통역으로 대학 1학년인 아들 조현을 앞장 세우고, 염태영수원시장님의 임명장을 가지고 5명의 봉사단원은 아프리카 가나로 출발 하였다. 새벽 6시, 두바이공항에서 가나 아크라행 비행기로 갈아타기 위해 사하라사막에서 불어오는 하마탄을 맞을 때 부터 가슴이 서서히 열리는 것이 느껴지기 시작 하였다. 피카소를 비롯한 20세기 현대미술가들에게 영감을 준 아프리카 붉은 흙을 밟는 순간, 그들이 즐겨쓰던 색과 그림이 이해될 정도로 강렬한 태양과 색채는 눈이 부셨으나, 마음 한편으로는 ‘FORYOU COMPANY’를 이끄는 큰언니 장혜숙의 마치 한국의 60년대와 같은 아프리카에서의 고군분투가 다가오며, 나에게 주어진 한국에서의 삶을 뒤돌아 보게 하였다. 수
백성의 환호와 갈채를 한 몸에 받던 위정자일지라도, 처음의 뜻을 잊어버리고, 자신이 옳다는 독선과 자만에 빠져 백성의 요구를 묵살하면 백성으로부터 외면 당하고 권좌에서 쫓겨나게 된다는 것은 동서고금을 관통하는 보편의 상식이다. 재주복주(載舟覆舟)는 이같은 상식을 가장 잘 대변하는 사자성어다.“임금은 배이며, 백성은 물이다.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또한 물은 배를 엎어버리기도 한다” 순자(荀子)의 저서 왕제(王制) 편에 나오는 말이다. 순자는 그러면서 다음과 같이 강조 했다. “'임금이 이로써 위태로움을 미리 생각한다면 장차의 위태로움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20대 총선의 결과를 보는 국민들의 마음이 꼭 이와 같지 않을까. 여당이 야당에게 제1당 자리까지 내주는, 헌정 사상 유례가 없는 정치상황을 보며 ‘낭패(狼狽)’란 말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옥편에 ‘낭(狼)’과 ‘패(狽)’ 모두를 ‘이리’라는 동물로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낭’은 뒷다리 두 개가 없고, ‘패’는 앞다리 두 개가 없는 가상의 동물이다. 따라서 ‘낭’과 ‘패’가 걸을 때에는 ‘패’가 늘 ‘낭’의 등에 앞다리를 걸쳐야 한다. ‘낭’과 ‘패’가 합쳐져야만 걸을 수 있지, 둘
소 /최기순 제 그림자를 보고도 뿔 세우고 덤벼들던 암소가 마두금 곡조에 눈매가 차분해지더니 굵은 눈물방울을 툭 떨어뜨린다 모든 사나움은 슬픔에 주둥이를 대고 있다 새끼와 생이별에 간을 베었던 것 우우우 몰려간 고깃집 성급하게 식욕을 돋우던 아름다운 치맛살은 말 못하는 몸의 곡진한 감정 결은 아니었을가 네 슬픔을 내가 몰라보듯 이번 생에서 우리는 엇갈렸을 뿐 우연히 마주치는 불행의 요철들을 나 또한 얼마나 피하고 싶었는지 - 최기순 시집 ‘음표들의 집’ / 푸른사상 송아지를 라디오로 바꾸던 날, 울부짖던 어미소의 울음을 기억한다. 그토록 신기하던 라디오 속 세상이 하나도 신기하지 않던. 곡진한 울음에 어린 귀를 열고 함께 밤을 지새던. 아주 오래 전의 일이 지금도 선명하다. 한계를 넘는 슬픔은 어디로 향할까. 슬픔과 사나움의 관계는 형제처럼 가깝다. 그래서 때로는 동시에 발생한다. 슬픔이 버거워 타인에게 전가하려 한다. 훨씬 무거운 슬픔으로 대체하려한다. 작은 슬픔이 버거워 더 큰 슬픔이 보이지 않는다. 슬픔과 슬픔이 교환된다. /이미산 시인
3월 어느 날 야심한 시간임에도 이천소방서 2층 서장 집무실 커튼 사이로 작은 불빛이 새어 나오는 것을 목격한 나는 귀가중인 발길을 다시 돌려 확인해 보기로 했다. 서장을 포함 몇 명의 과장과 팀장들께서 ‘골든타임’이라는 주제 하에 심도 깊은 토론을 이어나가고 있었던 것이었다. 골든타임이란 긴박한 사고 현장에서 인명을 구조하기 위한 초기의 금쪽같은 시간을 뜻하는 것으로 심장이 멈췄을 때 5분 이내에 심폐소생술을 해야만 목숨을 살릴 가능성이 생기며, 불이 났을 때 5분이 지나면 연소 확산 속도가 빨라지고 피해 면적도 급격히 늘어나기 때문에 그전에 진화하여야 하는, 모든 소방활동에 있어 초기 5분을 말한다. 그래서 소방대원들에겐 출동과정에서의 1분 1초가 너무나 아쉬운 것이며, 아무리 빨리 출동해도 정체된 도로에선 소방차가 하늘로 날아다니지 않은 이상 시민들의 배려와 양보는 필수인 것이다. 국민안전처 2015년 통계자료에 따르면 전국 전체 화재, 구조, 구급 등 긴급출동건의 40%정도가 소방활동의 성패를 좌지할 골든타임을 넘기고 있는 것으로 발표되었고 그래서 지난 3월15일 낮 2시를 기해 전국 205개 소방서가 일제히 ‘소방차…
조은화 허다윤 남현철 박영인 고창석 양승진 이영숙 권재근 권혁규…. 이 이름을 기억하는 국민들이 몇 명이나 될까? 이들은 2년 전 전 국민을 충격과 슬픔으로 몰아넣었던 세월호 참사의 실종자들이다. 아직 시신조차 찾지 못한 9명의 이름은 이제 국민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고 있다. 차가운 바다 속에 사랑하는 가족을 묻은 이들의 고통을 잊고 있다. 오는 16일이 세월호 참사 2주기가 되는 날이지만 세상에는 온통 여소야대로 결판난 4·13 국회의원 선거 얘기뿐이다. 아니, 그 고통스러운 기억을 망각하고 싶어서 일부러 그러는지도 모른다. 우리나라는 ‘사고 공화국’이란 자조적 한탄이 나올만큼 대형사고가 줄을 잇고 있다. 세월호 참사와 함께 대구 지하철 참사나 경주 마우나리조트 붕괴사고 등이 거듭되고 있다. 그러나 그때마다 정부는 소 잃고 외양간도 제대로 고치지 못하는 허울뿐인 대책만을 남발했다. 국민들은 또 어디서 무슨 사고가 발생할지 몰라 불안해하고 있다. 그러나 다시 그런 대형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잊지 말아야 한다. 망각은 또 다른 참사를 부른다. 그래서 도내 곳곳에서 추모행사가 열리고 분향소가 설치됐다. 단원고 학생 등 희생자들이 가장 많은 안산에
푸른 숲은 맑은 공기와 살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준다. 우리나라는 전국에 녹음이 욱어져서 산하가 푸르다. 경제가 어려운 많은 후진국은 아직도 황폐한 산야가 환경을 열악하게 만들고 있다. 푸른 나무를 심고 가꾸어가야 한다. 사막지대 몽골인의 자연적 피해는 매우 심각하다. 몇 년 전부터 우리나라의 일부지자체와 NGO에서 나무심기 봉사활동을 해오고 있다. 그런데 황사 발원지인 몽골의 사막화를 막기 위한 인천시의 숲 조성 해외 협력 사업이 예산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다. 최근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 희망의 숲’의 조성 예산이 재정난으로 2013년 2억 원에서 2015년에 1억800만원이 되었고 금년에는 1억 원으로 대폭 줄었다. 사업비가 3년 사이 절반으로 감소하면서 올해 숲 조성면적도 예년 절반 수준에 불과한 5㏊에 식재 수목 수는 5천300주에 그칠 예정이다. 2014년과 2015년에는 각각 10㏊ 면적에 1만3천주와 7천주를 심었다. 삭막한 몽골의 사막은 푸른 꿈의 위기를 맞고 있어 안타깝다. 숲 조성 면적 감소와 나무를 키우는 데 필요한 관정시설·저수조·물탱크·전기시설 확충도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사업추진에 따른 예산확보가 어렵기 때문이다. 올해 사업을 위해
성난 민심이 오만한 여당을 심판했다. 국민 무서운 줄 모르고 막장 공천의 모습을 보였던 새누리당은 그 댓가로 원내 제1당의 자리를 더민주에 내주게 되었다. 야권이 분열되어 있는데 설마하는 자만에 빠져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민심은 그런 생각을 하는 여당을 심판하는 방법까지 찾아내어 교차투표에도 적극 나섰다. 자업자득의 결과였다. 돌아보면 새누리당의 선거를 망친 것은 야당이 아니라, 공천개입에 나선 대통령과 친박계, 그리고 그것을 제대로 막아내지 못한 김무성 대표였다. 극도의 혐오증을 유발하는 그런 광경을 국민에게 보이고도, 선거운동 때 잠시 무릎 꿇는 모습을 보이면 덮어버릴 수 있다고 믿었던 것일까. 그러나 여당이 텃밭이라던 대구, 부산, 서울 강남에서조차 야당 후보들이 승리했던 것은 여당 지지층까지도 성이 날대로 나버린 상황이었음을 말해준다. 민심은 그러한 오만에 냉정하게 심판을 내린 것이다. 새누리당은 과연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새 길을 찾아갈 수 있을까. 새누리당내의 누구도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에 새누리당의 앞길은 간단하지 않아 보인다. 친박-비박의 계파싸움이 재연된다면 민심은 완전히 등을 돌릴 것이다. 누구보다 박근혜 대통령이 그동안의 일방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