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여성가족부(여가부) 폐지’ 방침에 대한 반발 민심이 심상치 않다. 전 정부에서 여가부가 정치적 시빗거리로 등장한 일은 뼈아픈 대목이지만, 대선 공약이라는 이유만으로 폐지론에 갇혀서 선택지를 좁히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윤 대통령도 “여성·가족·아동·사회적 약자의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하는 만큼 대선 초반의 최초 공약대로 ‘성평등가족부’로 개편하는 쪽으로 선회하여 극심해지는 젠더 갈등을 끝내는 게 현명할 것이다. 행정안전부가 여성가족부를 폐지하고 관련 기능을 보건복지부 산하 조직으로 이관하는 방안을 뼈대로 하는 정부 조직개편안을 밝히자 야당과 여성단체 등을 필두로 반대 목소리가 거칠게 쏟아져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당론으로 개편안을 반대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민간단체들도 일제히 반기를 들고 있다. 전국 195개 여성·시민·노동단체가 공동 주최한 집회에서는 정부가 여가부 폐지를 밀어붙이면 ‘정권 퇴진 운동을 시작할 것’이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지난 정권에서 여가부가 본래의 기능에서 벗어나 자진하여 정쟁거리가 된 허물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정권 인사들의 잇따른 성범죄 사건에서 ‘피해 호소인’이라는 해괴한 용어를 창조해 2차 가해를…
어떠한 사람이라도 자기 속에 하느님을 의식하는 것은 가능하다. 이 의식의 눈뜸이야말로 복음서가 부활이라고 부르고 있는 바로 그것이다. 열매가 익으면 꽃잎은 진다. 네 속에 신의 의식이 자라기 시작하면 너의 약점이 사라지기 시작한다. 비록 천년에 걸쳐 어둠이 천지를 뒤덮고 있었다 해도 빛이 그것을 뚫으면 이내 환해진다. 네 영혼도 마찬가지이다. 그것이 아무리 오랫동안 어둠 속에 갇혀 있었다 해도 신이 그 속에서 눈을 뜨면 당장 환하게 밝아진다. (바라문의 잠언) 자존심이라는 것은 우리가 자신의 마음속에서 신을 보는 데서 생긴다. 그러므로 자존심의 근원은 종교 안에 있다. 그 가장 좋은 예는 겸허함 속의 위대함이다. 어떠한 귀족도 황후도 자존심이란 의미에서는 성자와 비교될 수 없다. 성자가 겸허한 것은 자신의 내부에서 그가 느끼는 신에게 의지함으로써 겸허해지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에머슨) 사람을 아는 지자(知者)이지만 자기 자신을 아는 자는 진정한 현자(賢者)이다. 자기 자신을 아는 자는 신도 알게 된다. (동양의 지혜) 신은 네 가까이 있다. 하느님은 너와 함께, 그리고 네 속에 있다. 신의 영혼은 우리 속에 있고, 언제나 우리의 선한 행위와 악한 행위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너의 샴푸 향이 느껴진 거야. 장범준이 부른 “멜로가 체질”의 OST 다. 나영석 PD가 “신서유기” 후속으로 새로 기획한 ”뿅뿅 지구 오락실” 이 방송되자마자 화제다. “신서유기”도 튀었지만 이번 출연자는 래퍼 이영지가 2002년생, 아이돌 그룹 바이브의 안유진이 2003년생 등 M세대의 막내 1명과 Z세대의 3명으로 구성되었다. 영지와 나PD 간에 벌어지는 티티카카는 X세대와(나영석) Z세대의 차이를 절로 느끼게 한다. 영지에게 놀림받느라 영석이 형 매우 고달프다. “지금 몇 년 차인데 그래… 옛날 사람이구나” 독일 사회학자 만하임이 말한 존재의 사유 구속성이란 개념이 있다. 인간의 사유방식은 그 사람이 놓여 있는 시공간적 구조, 경제구조 등에 의해 지배받는다는 말이다. 세대가 다르면 각 세대별 존재형태가 다르기 때문에 사유도 달라진다. 우리나라에서 처음 만든 샴푸는 럭키화학이 1976년 발매한 “유니나”다. 그 이후 나온 허벌 샴푸, 창포 샴푸, 홍삼 리앤 샴푸 등 모두 자연의 향을 담기 바빴다. 그런데 웬걸? 꽃들 속에 너의 샴푸 향이 느껴진대. 베이비부머 세대와 X세대는 자연의 향을 제품에 옮겨오는데 열중하고 거기에 가치를 부여
‘심심한 사과’라는 말이 한글날 즈음에 논란이 됐다. 사과는 ‘잘못했다고 용서를 비는 것’이다. 심심하면, 당연히 아니 된다. 마음 전해지도록 진해야 하고, 간간해야 한다. 따분하고 맛없으면 되겠는가. (언어) 전문가들도 걱정한다. ‘심심한 사과’는 문해력 결핍의 상징과도 같다는 얘기들이 무성하다. 그런데 이런 걱정을 한자교육의 필요성을 (슬그머니) 내미는 계기로 삼지 말라는 ‘경고성’ 칼럼도 눈에 띄었다. 그 칼럼의 한 대목 ‘한자 없이 한글만으로도 얼마든지 의사소통이 가능하니 (사회 일각에서는) 딴 생각 말라.’는 취지의 주장이 쟁쟁하다. 이런 논의는 이집트상형문자나 갑골문 같은 어원 공부에 관심이 있는 필자에게 좀 불편하다. 결론부터 얘기하자. 한국어의 어휘와 시민의 어휘(능)력을 망가뜨리지 말자는 것이다. 한자교육은 그 다음의 주제다. 그 논설의 ‘한글만으로도 얼마든지’라는 대목을 거푸 읽는다. 이런 생각에 부응하는 연구와 성과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읽힌다.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가지고 있다는 ‘선언’일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계속된다. 이번 경우, ‘심심하다’에 ‘맥없고 맛없다.’는 뜻 말고도, ‘마음의 드러냄(표현)이 깊고 간절하다.’는 뜻도 있음
1. 그의 이야기 "검고 긴 머리를 늘어뜨렸어요. 핏기 없이 희고 창백한 얼굴이었죠. 신비로웠어요." 일본 농부라 자신을 소개한 그는 그녀를 회상했다. 네팔 게스트하우스에서 우연히 만난 한국 여자에게 묘한 떨림을 느꼈다 했다. 히말라야 안나푸르나가 보이는 숙소에서 시작된 한일 간 운명적 러브스토리였다. 차마 고백할 용기가 없던 그에게 먼저 말을 걸어온 건 뜻밖에 그녀였다. 여자는 일본 지인에게 편지를 쓰는 일을 도와 달라 부탁했다. 그녀가 불러주는 안부를 일본어로 옮기면서 심장은 쿵쾅거리고 손은 떨렸다고 했다. 두 사람은 서로의 밤을 붙잡으며 새벽녘까지 대화를 나누었다. 그렇게 사랑이 시작되었지만 다음날 그녀는 사라졌다. 이른 아침 체크 아웃을 하고 게스트하우스를 떠났다고 했다. 절망감에 그는 사라진 그녀를 찾아 다녔다. 강기슭을 따라 정처 없이 걷고 있을 때 기적처럼 그녀를 발견했다. 강가에 쪼그리고 앉아 그 검고 긴 머리를 늘어뜨리며 빨래를 하고 있었다. 그녀 주변에 몰려든 네팔 꼬마 아이들과 뒤섞여 노는 모습은 눈부시게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재회했다. 그는 내게 이국땅에서 운명처럼 만난 신비한 사랑에 대해 비밀을 속삭이듯 털어놓곤 다시
벌거벗은 무지한 왕이여, 그대가 말하는 그 어떤 자유도 평화가 없이는 불가능하다. 남과 북이 손을 잡고 우리끼리 분단을 넘어 한 걸음을 떼어놓던 때가 있었다. 그 기뻤던 한 걸음부터 겨우 여기까지 온 백성을 도발하지 말라.
대한민국은 제조업과 무역으로 성공한 나라다. 지난 30년 성공의 토대는 제조업 생태계의 통합, 즉 세계화였다. 그러나 최근 진영화와 고립주의로 인하여 제조업 생태계가 진동·분열하고 있다. 근본적인 이유는 선진 자본주의 국가들이 세계화에서 얻을 수 있는 이익보다 손실이 더 크기 때문이다. 산업혁명 이후 자본주의는 제국주의, 무역 자유화, 세계화 등 외부화 전략을 앞세워 발전을 거듭하였다. 현재의 분열 양상이 자본주의의 반동적 내부화인지 아니면 새로운 외부화인지 모르지만, 한국경제에 차원이 다른 새로운 도전의 지평이 열리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우리는 현재 세계시장 규모의 축소라는 치명적인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등 첨단 기술을 앞세워 이 파고를 헤쳐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이 또한 뒤쫓아오는 다른 추격자에게 추월당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추격자 전략’에서 ‘선도자 전략’으로 전환하고 과학 기술의 연구개발 투자에 자원을 집중한 지도 상당한 시간이 흘렀으나, 이것만으로 충분한 것 같지 않다. 선도자는 첨단 기술의 발전을 선도함에 그치지 않고 그것을 토대로 경제 및 사회의 변화·발전을 주도해 나가는 주체적 존재이기 때문이다.
지난 2018년 2월 28일 국토부가 ‘수원·인천발 KTX 직결사업 기본계획’을 고시함으로써 고속철 노선 신설·정비 사업이 확정됐다. 본보는 ‘수원·인천발 KTX 2021년 개통 차질 없길’(2018.3.4.)이라는 사설을 통해 지역주민들과 기쁨을 함께 했다. 지금까지 인천시민은 KTX를 이용할 수 없었다. KTX를 타려면 서울이나 광명까지 가야했다. 수원엔 KTX가 서긴 했지만 승객들이 주로 이용하는 하행선은 하루 겨우 4회만 운행됐다. 총사업비 2702억원이 소요되는 ‘수원발 KTX 직결사업’의 기점은 수원역이고, 종점은 평택시 지제역이다. 경부선 서정리역~수서고속철 지제역 사이 9.45㎞ 구간에 연결선을 신설하게 된다. 아울러 이 구간에 있는 수원역, 서정리역, 지제역 등 3개 역에 대한 개량 사업도 실시된다. 수원발 KTX 사업이 완료되면 기존 일일 왕복 8회에서 36회로 확대 운행되는데 연간 이용 인원은 330만 명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총사업비 3936억원이 들어가는 인천발 KTX 직결사업은 수인선 송도역부터 화성시 봉담읍 내리 경부고속철도 본선까지 철로를 연결하는 사업이다. 수인선 송도역∼어천역 간 34.9㎞는 신호개량을 하고 어천역∼경부고
한국 최고의 프로야구 선수 이대호가 지난 8일 은퇴했다. 매 시즌 타율 3할, 20홈런, 100타점 달성의 목표를 세운 그는 3할3푼1리와 23홈런, 101타점을 기록하며 야구 인생의 마지막 해인 올해를 장식했다. 타격 7관왕으로 롯데 자이언츠의 두 번째 영구 결번의 주인공이 된 그의 은퇴는 남다른 감동을 안겨준다. 그가 불우한 어린 시절에 닥친 갖은 역경에도 이를 극복하고 최고의 선수로 성장해 명예롭게 은퇴했기 때문이다. 3살 때 아버지를 여읜 그는 어머니마저 집을 나가 할머니 손에서 컸다. 인터뷰에서 그는 “야구용품을 살 돈이 없어 할머니 쌍가락지를 전당포에 맡기고 다시 찾아오기를 20번도 넘게 했다. 내가 잘 돼야 할머니의 희생에 보답할 길을 찾을 수 있으리라 믿었다”고 회고했다. 할머니는 시장에 나가 된장을 바른 콩잎을 팔아 대호 형제의 생계를 이어갔다고 한다. 출생이 자신의 선택의 결과가 아닌 것처럼 성장기에 겪은 어려움도 개인의 잘못과는 무관하게 사람을 힘들게 한다. 하지만 이런 변수들이 이대호를 빗나가게 하거나 좌절시키지는 못했다. 그는 어린 마음에도 반드시 훌륭한 야구 선수로 커서 할머니의 그 큰 은혜에 보답하겠다는 다짐을 마음속에 새겼다.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