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갈등의 연속이며 세상은 크든 작든 갈등적 사건이 발생한다. ‘나’ 개인의 삶이 그렇고‘너’ 개인의 삶도 그렇다. 이러한 ‘나’와 ‘너’의 개인적 삶은 ‘나’와 ‘너’의 부딪침으로 사건화 된다. 온통 사건으로 뒤덮인 것이 우리 사회다. 그래서 우리 사회는 역동성이 있다고들 한다. 그렇기에 우리 사회엔 생명도 있고 죽음도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먼저 우리 사회의 지향점은 죽음이 아닌 생명에 있어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죽음으로 향하는 데 있다. 왜냐하면 그 사건 현상들을 잘 살펴보면 파멸의 밑바닥으로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보면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물론 복잡다단한 사회에서 발생할 수도 있는 사건들이기에 굳이 애써 외면할 수는 있다. 그렇지만 인간의 생명과 직결되는 사건들이라면 결코 가볍게 보아서는 안 된다. 우리는 인간 생명과 존엄성이 황금으로, 물질로 치환되는 사회에 살고 있다. 걱정도 되고 우울하기까지 하다. 지금 우리 사회는 ‘정의(正義)’가 머릿속에서…
존경하는 프란치스코 교황님, 교황님의 올 해 방한은 1984년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한국천주교 200주년 기념과 103위 시성식을 위해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하셨고, 1989년 제44차 세계성체대회를 위해 두 번째 방한한 후, 25년 만에 이루어진 세 번째가 되는 셈입니다. 이번 방한은 제6회 아시아 청년대회, 124위 시복시성이 주 목적이지만, 꽃동네를 방문하고 평화와 화해의 미사를 드리는 것도 계획되어 있습니다. 방한 그 자체도 큰 의미가 있지만 교황님의 이번 방한이 특별히 주목을 받는 이유는 교황님의 즉위 후 보여주시고 행동하신 파격적인 모습이 가톨릭교회의 울타리를 넘어 전 인류에게 큰 충격과 도전을 주었기 때문입니다. 자신은 황제가 아니니 교황이라고 부르지 말고 교종이라고 호칭할 것, 해방신학자 보프의 복권, 무슬림 소녀의 발을 씻어준 일, 사생아에게도 세례를 허용한 일, 동성애·이혼·낙태에 대해 교회가 자비를 베풀어야 한다는 발언, 시리아에 대한 군사개입 반대와 시리아를 위한 기도의 날 선포, 아르헨티나 신자들이 로마에서 열리는 즉위식에 오려고 하자 축하미사에 오는 대신 여행비를 자선단체에 기부해 달라고 당부한 일, 성 베
‘제로섬 게임’은 게임에 참가하는 양측 중 승자가 되는 쪽이 얻는 이득과 패자가 되는 쪽이 잃는 손실의 총합이 0(zero)이 되는 게임을 가리킨다. 즉, 내가 10을 얻으면 상대가 10을 잃고, 상대가 10을 얻으면 내가 10을 잃게 되는 게임이다. 이처럼 내가 얻는 만큼 상대가 잃고, 상대가 얻는 만큼 내가 잃는 승자독식의 게임인 만큼 치열한 대립과 경쟁을 불러일으킨다. 제로섬 게임이라는 용어는 경제이론으로부터 등장했다. 하지만 지금은 경제뿐만 아니라 정치·사회분야 등의 무한경쟁 상황에서 패자는 모든 것을 잃고 절대강자만 이득을 독식하는 현상을 설명할 때에도 자주 인용된다. 특히 참가자들이 모두 이득을 얻거나 손실을 입는 것이 불가능한, 항상 승자와 패자가 명확히 구분되는 ‘정치판의 선거’에서는 표현의 단골메뉴다. 선거에 있어서 한 자리를 다투는 수명의 후보자들 중 어느 한쪽의 후보자가 많은 표를 획득하면 그만큼 상대 후보자의 득표는 필연적으로 적어지기 때문에 제로섬 게임에 빗대 자주 인용되는 것이다. 제로섬과 반대개념은 코피티션(Coopetition)이다. 이 또한 경제용어로서 협동(cooperation)과 경쟁(competition)의 합성어이지만 최
수레질 찻잔 /白利雲 푸른 시간 위에 네 입술은 닿아 있다 꽃 피는 상처 위를 네 손은 짚고 있다 놓으렴, 재에 대한 명상 환하고 눈부시다. -시조집 ‘무명차를 마시다’(동방기획, 2011)에서 시간도 주눅이 들어 핏기 없이 파리합니다. 시인은 시간의 주검 앞에서 당신도 입술을 대고 마지막 인사를 나누라 넌지시 말합니다. 그러면 시간의 포로가 되어 아귀다툼하며 살아온 우리 삶의 상처 속에서 꽃이 피듯 새 살이 돋는 기적과 조우하리라 속삭입니다. “놓으렴.” 순간, 그동안 맺혔던 마음 응어리가 다 녹는 듯합니다. 시인은 어쩌면 이런 말을 할까요? 투박하고 소박한 찻잔이 우리의 입술과 마주대하기까지 불타오르는 시련의 시간을 견뎌야 했을 것입니다. 오톨도톨 흉터 진 찻잔을 감싸 안아 문지르기까지 종당엔 재가 되는 소멸의 시간을 지나왔을 것입니다. 이제 우리 고요히 죽음을 생각합시다. 아무 이유 없이 스러져간 목숨들을 깊이 명상합시다. 그러면 환하고 눈부신 부활을 매일 마시고 호흡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모든 상처를 서로 어루만지자고 시인은 말합니다. 아무 말 없이. /이민호 시인
2012년 이맘때쯤, 1930년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가 방영되고 있었다. 일제의 치하에서 고통 받고 억눌려 지내던 조선인들에게 ‘각시탈’을 쓴 영웅이 나타나, 위로와 희망을 준다는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였다. 나는 평소 드라마를 즐겨 보지도 않고 공부하는 수험생의 입장에서 일분일초가 아까울 때였지만, 때마침 방영되던 그 드라마는 보지 않을 수가 없었다. 영상을 통해 당시를 살았던 우리 선조들의 애환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고, 우리나라를 위해 일하고 싶다는 마음을 더욱더 키워갈 수 있었다. 우연이었을까. 보훈공무원이 되어서 내가 처음으로 맡은 업무 중에 하나가 바로 독립유공자와 그 유가족 분들을 예우하는 일이었다. 공무원으로서 어떤 일이든 중요하지 않은 일이 없겠지만, 나는 내가 맡은 일에 대해 자부심을 갖게 되었고 또한 그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에 무척 감사했다.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국민을 최고로 예우하는 것이야말로 그 공훈에 대한 보답을 하는 것, 즉 보훈이며 또한 그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애국심을 함양하는 데에도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국가보훈은 대한민국의 과거·현재&mid
몸의 유리2 /이기철 새처럼 깨끗한 내장으로 살 수 있다면 물고기처럼 투명한 몸으로 살 수 있다면 내 서슬 푸른 욕망 모두 베어내도 좋으리 나비처럼 가벼운 몸으로 꽃밭을 날 수 있다면 구름처럼 피었다 지는 생애에 자유로울 수 있다면 내 몸뚱이보다 더 큰 고뇌를 오늘에서 내일로 운반하지 않아도 좋으리 진실로 나무처럼 흙 위에서 싱싱해지는 삶일 수만 있다면 불빛처럼 어둠에서 차가운 몸 데울 수만 있다면 -이기철 시집 ‘유리의 나날’ / 문학과 지성사 명징해질 수 있다는 것은 깨끗하게 닦아내거나, 비워내는 행위 끝에 오는 것들이다. “서슬” 푸른 “욕망”은 베어내도 웃자라거나 베어낸 자리만큼의 면적으로 다시 메워진다. 욕망의 영토에서 토양이 되어주는 “오늘”이거나 “내일”이라는 시간들. 그 시간들은 단지 “나날”에 불과한 어떤 순간들이다. ‘유리’에 닿는다는 것은 경계를 허문다는 의미이자, 내부와 외부의 벽을 허물겠다는 의지이기도 하다. 자아를 반영하는 유리. 자신의 내부를 깊이 들여다 볼 수 있는 거울의 투명함.…
오늘은 제6회 6·4 지방선거의 날이다. 그동안 치열했던 보름간의 선거운동기간이 끝나고 올바른 후보자를 선택하는 유권자의 몫이 매우 중요한 시간이다. 20∼30대 젊은 층의 깊은 관심 속에 이들의 투표결과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하다. 이번 선거에는 유권자가 한 선거구에서 7명을 뽑게 된다. 간단한 후보자 홍보 팸플릿의 정보를 판단기준으로 삼게 되어 문제가 많다. 후보자 과거의 업적과 생활실태를 분석하고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파악하는 일이 중요하다. 이것은 오랫동안 지역사회를 위해서 쌓은 공로가 입증되어야 한다. 우리의 현실은 정당 공천제의 모순으로 진정한 주민들의 지지에 의한 추대가 외면된 채 정당권력에 의해서 좌우되기 때문에 이름도 모르는 사람이 갑자기 후보자로 등장하고 있다. 진정한 지방자치의 발전은 지역사회를 위해서 수십년 동안 봉사하고 헌신한 후보자를 선출할 수 있어야 된다. 선거홍보물에 명시된 후보자의 이력과 실천 가능한 공약을 분석하여 후보자를 결정해야 하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 이번 선거홍보에는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 전과를 명시하고 있다. 최소한으로 전과자를 뽑는 어리석은 일은 없어야 한다. 지역을 대표해서 공익의 복리를 위해…
경기도가 연천군 군남면 옥계3리 옥계마을을 생활환경복지마을로 최종 선정했다. 생활환경복지마을은 경기도가 추진하는 사업으로서 생활환경여건이 열악하고 신도시에 비해 낙후된 마을에 마을주민이 희망하는 사업을 공모, 지원하는 주민 주도 마을개선사업이다. 생활환경복지마을 사업은 2012년 안성 두루나눔마을에서 시작했다. 옥계마을은 ‘옥같이 맑은 냇물이 흐르는 곳’이라 하여 옥계리라 불렸다. 해방 후 38선 북쪽이 되어 북한 통치하에 놓이게 됐지만 한국전쟁 때 남한으로 행정권이 수복됐고 휴전되면서 DMZ에 포함됐다. DMZ에 속한 지역들이 대부분 그렇지만 이 마을 역시 출입이 통제된 상태에서 콩, 율무 농사로 생활하기 때문에 생활환경이 열악하다. 경제적으로는 풍요롭지 못하지만 환경적인 측면에서는 자연생태가 잘 보전돼 가치가 높은 지역이다. 개발이 제한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환경부는 이 지역을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옥계마을은 두루미 마을로도 잘 알려져 있다. 두루미는 멸종 위기종으로, 매년 10월 말부터 다음해 3월까지 옥계마을에서 월동기를 보낸다. 선녀 전설이 전해지는 옥녀봉과 임진강도 있다. 옥계마을에서는 매년 11월에 지역의 천연
수원여성회가 주관하는 2014년 수원여성영화제가 ‘여성의 몸 그리고 나이듦’이란 주제로 오는 6월20일과 21일에 수원영상미디어센터 마을극장 은하수홀에서 진행된다. 취지는 지역적, 시간적 한계로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여성영화를, 지역에 찾아가는 상영회를 통하여 여성주의적 관점으로 사회현안에 대해 공감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다. 더불어 여성이 만들고 여성이 주인공인 영화를 통해 지나온 삶과 현재 여성의 삶을 공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여성들이여, 카메라를 들자 1997년, 고전영화, 독립영화 등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았던 시절이다. 수원여성회에서는 영화보기가 즐거운 사람들이 모여 영화를 함께 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소모임 활동을 시작하였다. 이후 영화보기 활동을 기반으로 좋은 영상, 여성주의 영상물을 발굴하여 회원들, 그리고 수원지역 주민들과 함께 나누기 위한 ‘수원여성영화제’를 개최하였다.(1997년~2003년 총10회) ‘나는 날마다 내일을 꿈꾼다-당당한 여성의 홀로서기’, ‘모성은 없다’ 등의 영상을 통해 당시 여성의 삶에 대해 고민해 보고 대안을 마련하기
고대 중국에서 있었던 일이다. 扁鵲(편작)이라는 의사는 중국 천하를 두루 여행하면서 병든 사람들을 무수히 치료해 주어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고 할 정도였다. 어느 날 이웃 나라를 지나는데 그 나라의 태자가 새벽에 갑자기 죽었다는 소문을 듣고 궁에 들어가 태자를 살피고자 청했는데 왕이 받아들여 태자의 상태를 검사해보니 태자는 잠시 기절한 상태였고, 죽은 것이 아니었다. 편작은 왕에게 태자를 살릴 수 있다고 말하고, 태자의 몸에 몇 개의 침을 놓았다. 잠시 후 태자가 깨어나자, 처방을 해주고 그 처방대로 하여 건강이 회복됐다. 이러한 소문이 각지에 퍼지고 명성은 날이 갈수록 높아만 갔으며, 세상에 죽은 사람 살려낸 사람으로 불렸다. 하지만 편작은 조용하고 겸손한 태도로 ‘저는 사람을 살려 낼 수 없습니다. 이는 그가 정말로 죽은 게 아니라 살아 있었던 것이므로, 저는 단지 그를 일어나게만 하였다’라는 내용이다. 필자도 어릴 적에 어머님께서 갑자기 돌아가셔서 형제들과 함께 울면서 30분가량 기다리니 한의사이신 아버지께서 돌아오시더니 침착하게 몸을 만지시다가 침을 꺼내서 여기저기 놓으시니 숨이 돌아와 눈을 뜨신 일이 있었다. 죽었다가 살아난다는 것이 결국 이와 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