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세상 밖 벼랑으로 떨어질 때마다 그가 거대한 파충류처럼 웅크리고 앉아 나를 받아주지만 그에게서 유일하게 위안을 받기도 하지만 그는 만져지지 않는 공기 같은 거 그가 있어도 나는 늘 외롭다 그도 나를 어쩔 순 없다 - 신옥철 시집 ‘뚜껑을 열어보고싶다’ /1999년/도서출판 대한 사람에게서 받은 상처는 사람으로서만 치유 된다고 한다. 몸 부딪치고 소통하는 일이 어려울 때 신을 찾는다지만 사람의 등가물은 사람이다. 그렇지만 또 모든 물질이 그러하듯 넘치면 넘쳐서 괴롭고 부족하면 부족해서 애가 마른다. 그런 부조리한 물질들이 서로 만나서 공존하는 일이니 만나서 희희낙락하기도 하고 벼랑 밖으로 내쳐지기도 하기에 모든 생명체들은 불안하고 서로 외롭다. 인간들의 비명소리에 연민을 느껴 파충류처럼 웅크리고 앉아 있던 신이 거대한 몸을 일으켜 팔 벌려 받아준다 해도 인간이기 때문에 겪는 지극히 인간적인 외로움은 신으로서도 참 어쩔수 없는 일이겠다./최기순 시인
이승만 대통령·이시영 부통령 취임식 우리나라 초대 정·부통령이 1948년 오늘 취임한다. 이승만 대통령과 이시영 부통령의 취임식은 서울 중앙청 앞 광장에서 주한 미군 사령관 하지 중장을 비롯한 많은 국내외 귀빈들이 참석한 가운데 거행된다. 이승만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조국을 만년 반석 위에 올려놓겠다고 다짐한다. 이시영 부통령은 건국흥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신을 밝힌다. 타이거 우즈, 최연소 그랜드슬램 달성 2000년 오늘 스코틀랜드의 세인트 앤드루스 올드코스에서 열린 제129회 브리티시오픈 최종 4라운드! 타이거 우즈가 3언더파 69타를 쳐, 합계 19언더파 269타로 최고의 메이저 골프대회 챔피언 자리에 오른다. 트로피와 상금 50만파운드를 품에 안은 우즈는 이로써 최연소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피랍 일본 여객기 탑승자 석방 후 폭파 1973년 오늘 아프리카 리비아의 벵가지(Benghazi) 공항. 일본인 두 명과 아랍인 세 명으로 구성된 친(親)팔레스타인 게릴라들이 일본항공 소속 보잉 747점보여객기를 폭파시킨다. 이들이 나흘 전 납치한 여객기다. 납치범들은 폭파에 앞서 승객과 승무원 등 탑승자 137명을 모두 석방했다. 이들…
어제가 대서(大暑)였다. 대서란 말 그대로 이제부터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인 때라고 해야겠다. 삼복도 소서를 지나 대서를 전후로 지내게 돼 그늘에 가만히 앉아 있어도 땀이 나는 시절이다. 그러나 요즘은 더위도 그다지 극성을 부리지 못한다. 이상기온으로 겨울이 길다가 갑자기 여름으로 닥쳐 봄을 느껴야 할 때 더워 더워하다 정작 복지경이 되니 장마에 한풀 꺾인 더위가 제대로 행세를 못하는 바람에 그래도 지금까지는 수월하게 지나간 편이다. 게다가 요즘은 가정에서도 단열도 잘 된 집에 에어컨으로 시원한 여름을 보낸다. 그러나 앞으로 어떤 국면에 접어들지 예측할 수는 없다. 무분별한 에너지 사용과 이에 따른 탄소배출로 인한 환경 파괴는 우리를 가로막는 어쩌면 더위보다 피하기 힘든 과제이다. 예전에는 여름이면 의례히 땀을 흘리며 더위를 견디느라 부채를 들고 살았고 선풍기 한 대를 놓고 온 가족이 서로 자기에게 바람이 오도록 하려고 눈치작전을 펴기도 하고 어른이 계신 집에서는 곁에 바짝 붙어 앉기도 했다. 그래도 밤이면 쑥으로 모깃불을 피우고 토실토실한 옥수수를 먹으며 하모니카 부는 흉내를 내기도 하면서 별구경을 하다 영롱하게 빛나는 별이 와수수 소리를 내며 쏟아지는 시원
남양주시의회가 감투 다툼으로 보름이 넘도록 공전하면서 기초의회 무용론과 공천 폐지론이 시민들 사이에서 새롭게 거론되고 있다. 남양주시의회는 의장 선출 결과를 두고 여야 의원들이 서로 자신들의 입장을 주장하며 개점 휴업하고 있다. 이와관련,남양주시의정감시단에서는 ‘식물 의회’를 계속해 고집할 경우, 그 원인을 제공하고 있는 시의원들에 대한 세비반납 서명운동을 통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 했다. 또 전임 시의원들의 모임인 남양주시의정회에서도 “60만 시민을 우롱하고 무시하는 처사”라며 성명서를 통해 속개를 강력히 촉구했으나 마이동풍(馬耳東風)이다. 이같은 남양주시의회의 행태를 보면서 기초의회 무용론을 들고 나오는 시민들이 많다. 개회 후 보름이 넘도록 공전하는 초유의 사태가 이어지고 있는데도 시의원들은 저녁 노을 만도 못한 하찮은 감투와 세를 위해 다투고 있기 때문이다. 극단적으로 기초의회가 없다고 해서 집행부 견제와 감시가 안되는 것은 아니다.행정정보 공개 청구 요건을 대폭 완화하고 시민단체와 지역 언론을 육성하고 그들이 활발히 활동한다면 얼마든지 기초의회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국가적으로 엄청난 예산
‘라슬로 사타리’, 남성으로 나이 97세의 고령이다. 헝가리인으로 제2차 세계대전 중 발생한 유대인 학살에 가담한 혐의로 1943년 궐석재판에서 사형이 선고되자 해외로 도망, 67년이나 숨어 살다가 붙잡혔다. 그는 전쟁당시 슬로바키아의 고위경찰로 1만5천700여명의 유대인을 아우슈비츠 등의 수용소로 보냈으며 유대인들을 고문하고 도망자는 사살한 혐의를 받고 있다. 100세에 가까운 자연연령으로 미루어 여생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범죄에 대한 책임을 피해갈 수는 없어 보인다. 헝가리 검찰에 사타리의 행적을 알린 것은 ‘시몬 비젠탈 센터(Simon Wiesenthal Center)’다. 대외적 업무는 유대인 학살 관련 자료 센터 정도로 표현되지만 실상은 전 세계에 흩어져 도망중인 나치 전범을 추적하는 ‘나치 사냥꾼’이다. 제2차 세계대전 종료후 유대인 학살 범죄자를 추적하는데 혁혁한 공로를 세운 ‘시몬 비젠탈’의 이름에서 유래된 센터는 1977년 이스라엘 정부가 건립했는데 나치 범죄자들에게는 저승사자다. 알려진 대로 이스라엘정부는 유대인학살 범죄자에 대해 집요하고 치밀하며 지속적으로 단죄해 왔다. 심지어 외국에 숨어있는 범죄자를 체포하거나 살해하는 과정에서 외교적…
청춘은 인생의 황금 시대다. 우리는 이 황금 시대의 가치를 충분히 발휘하기 위하여, 이 황금 시대를 영원히 붙잡아 두기 위하여, 힘차게 노래하며 힘차게 약동하자!(민태원 ‘청춘예찬’ 중) ‘청춘은 인생의 황금시대다’ 이말에 이의를 다는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이 황금시대를 우리나라 젊은이들은 병역이라는 두 글자와 함께 하게 된다. 청소년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보호받고 있다가 고등학교 졸업과 함께 청춘이라는 찬란한 이름표와 병역이라는 무거운 짐을 그들의 어깨에 얹게 되는 것이다. 병역에 대한 끊임없는 논란은 아마도 이런 아이러니에서 발생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아직은 많은 면에서 서투르고 부족할수 밖에 없는 시기의 청춘들에게 병역이라는 막중한 책임을 지워야만 하는 현실과 그 현실을 좋건 싫건 간에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우리의 젊은이들이 인생의 황금기와 병역의무 사이에서 갈등을 겪는 것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또한 이들을 바라보는 인식의 차이도 굉장히 크다. 아들의 병역 문제를 문의하는 부모중 자기 아들을 ‘우리 아기’라고 부르는 경우가 있다. 나이 스무살 먹은 아들을 아직도 아기라고 칭하
장마가 연일 이어지는 가운데 빗소리를 자장가 삼아 잠들었던 밤이었다. 새벽잠을 깨우는 전화벨이 요란하게 울렸다. 주일인 데다 휴식을 취하고자 했지만 부고 소식이었다. 아프가니스탄에 파견 나간 경찰관 경호원 최경민의 부친상이었다. 후배가 아프가니스탄에 간 지 벌써 2년이 지났다. 가족들을 남겨둔 그는 뜻한 바 있어 위험한 지역으로 달려가려 했다. 그래서 필자는 그런 후배를 만류했지만 그의 고집을 꺾을 수는 없었다. 그 일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2년이 되었다. 팀장, 파출소장을 하면서 필자는 후배를 끔찍하게 사랑했고, 그 또한 필자를 정겨운 형처럼 온몸을 다해 대해주었다. 그와 같이 일했을 때, 역전에 불량배며 폭력사건 등 끊임없이 일어나는 사건사고를 수습하다 보면 아침이 오고 지칠 만도 한데 그는 주어진 책임을 완수했다. 그런 그는 누가 봐도 철인처럼 느껴지곤 했으니, 아마도 그의 철인 근성은 건장한 체력관리와 정신력 때문이 아닌가 싶다. 경찰특공대에서 오래 근무한 그는 경찰경호원으로 또 현장 경찰관으로 열심히 살아왔다. 문학을 하는 필자는 늘 현실에 부족함이 따랐고 법보다는 사람을 중시하는 터라 적지 않은 갈등도 했었다. 그런 필자는 치안정책을 기획할 때 늘
펀치력 좋고, 기술도 뛰어난 선수와 복싱게임이 붙었다. 한참이나 싸우고 난후 심판판정이 내려졌다. 이겼다고 손을 들어주니 좋아해야 하는데, 마음이 찜찜하다. 졌다는 상대가 부은 얼굴로 웃고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승리한 내 얼굴이 상대선수의 얼굴보다 더욱 일그러져 있어서만도 아니다. 심판이 이겼다고 내 손을 들어주면서 날린 멘트가 문제다. 시합에서 진 상대선수에게 “너는 시합에서 졌다고 공식인정해야 한다”면서도 “너는 우수한데 실력없는 애하고 싸웠다”고 판정한 기분이 든다. 지금 삼성전자의 기분이 이럴 것 같다. 애플사와 9개국에서 30여건의 소송전쟁을 치루고 있는 삼성이 지난 주말 영국법원에서 의미있는 승리를 거뒀다. 영국법원은 삼성전자의 ‘갤럭시 탭’관련 재판에서 “삼성측이 애플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요지의 판결을 내놓았다. 이어 법원은 애플 측에게 “삼성전자가 갤럭시 탭을 만드는 과정에서 애플의 아이패드 디자인을 모방하지 않았다는 판결 내용을 홈페이지와 영국 신문매체 공지란 등을 통해 대중에게 알려야한다”고 명령했다. 어찌 보면 삼성의 완벽한 승리같이 보이는 이 판결의 찜찜함은 판결문 후미에 붙은 “삼성제품이 쿨(Cool)하지 못하다”는 표현이…
옷이 새 것을 거치지 않고 어찌 헌 옷이 될 까닭이 있느냐의 뜻으로 헌 옷도 새 것이었을 때가 있었다는 말이다. 옛 것도 새로울 때가 있는 것이다. 어느 스님 법문에 한 마리의 나비가 날개를 달고 하늘을 날기까지는 여러 번의 과정을 거친다. 알에서 애벌레로 태어나 고치가 되고 그 다음 하늘을 날게 된다. 나비가 되기까지 알에서 부화하기 전에 죽는 것도 있고 고치에서 죽는 것도 있고 나비가 돼도 사람이나 새 그리고 거미줄에 걸려 죽는 것도 있다. 그래도 나비는 날기 위해 끊임없이 반복한다. 인생도 이와 같다. 자신이 세운 목표를 향해 포기하지 않고 닥쳐오는 변화에 순응하며 노력하는 사람은 성공하고 중도에서 포기하는 사람은 결국 실패한다. 사람의 일생을 呼吸之間(호흡지간)이라 한다. 숨쉬는 동안이 인생의 삶이고 숨을 멎으면 인새의 끝인 것이다. 지금 호흡하고 있는 이 순간이 새로우면 당연히 과거도 새롭고 미래 또한 새로울 것이니, 이 말은 현재 자신이 처해 있는 현실을 직시하라는 것이다. 현재가 없는 과거는 존재할 수 없는 것이니 나비가 처한 현실에 순응해 새롭게 변화하듯 사람도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항상 새롭게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늘은 바로 나의 과거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