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 빗소리에 놀라 창문 밖 거리를 본다 기다림의 얼굴로 가로등은 발을 동동 구르고 있고 담벼락의 괴발개발 낙서들, 모집 날짜를 넘긴 구인 광고들 사립 밑의 쭈구려 앉은 쓰레기 봉지와 함께 울고 있다 가래침을 쓸며 허튼 발자국을 지우며 빗물은 비탈길을 터벅터벅 걸어오고 담 밖의 세상 그리운 덩굴 하나 삐죽 고개를 내미는데 세상은 무덤처럼 고요하다 이 한밤 사람 아닌 것들 저리 살아 온밤을 분주하구나 -이재무 시집 ‘온다던 사람 오지않고’ / 문학과 지성 빗물이 휩쓸고 가는 흔적들 속엔 많은 것들이 있다. 분주한 일상의 사연들, 구인 광고들은 많은데 구직을 하지 못한 사람들이 더 많은 삶의 아이러니. 한 때 누군가의 군것질거리이거나 일용한 양식이 담겼을 "봉지"들이 함부로 버려지는 풍경은 이제 흔한 일이 되었다. 사연들이 쓸려가고 쓸려오고 쓸려 다니는 비오는 날. 기왕에 내리는 비라면 가뭄 끝에 오는 단비였음 좋겠다. /시인 권오영
박근혜 새누리당 의원이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광장에서 19대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명박 정권의 가장 커다란 문제인 국민과의 불통(不通)과 차별화해 ‘소통’을 강조하기 위해 많은 사람이 오가는 광장을 출마선언 장소로 선택했다고 한다. 사회도 소통이 막히면 문제가 생기듯 인체도 기혈이 막히면 병들게 된다. 환자분들이 호소한다. 어깨가 아프다. 허리가 아프다. 배가 아프다. 그런데 ‘왜 아프냐?’ 이때 가장 흔하게 그리고 정확한 답이 되는 대답이 ‘피 순환이 안 돼서 그래요’이다. 두통이든 생리통이든 아픈 것은 그 부위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고,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아픈 부위를 잘 통하게 해서 좋은 기운과 피가 충분히 공급되고 나쁜 기운과 피를 제거하여 병이 낫도록 하는 것이다. 잘 통하게 하려면 아픈 부위를 따뜻하게 해야 한다. 뜸을 뜨는 것이 그러하다. 차가우면 수축하고 따뜻하면 확장한다. 답답한 1차선 도로를 확 뚫린 4차선으로 만들어 잘 통하게 하는 것이 따뜻하게 하는 것이다. 더위를 피하려고 과도하게 차고 시원한 것만을 찾아 여름병이 생긴다. 찬 냉장고 음식을 먹어 배가 냉해져
‘여기가 미국이여, 한국이여. 완전 자기네 집 안방으로 아는구먼.’ 평택에 주둔하는 미군이 한국인들을 수갑을 채워서 연행한 사건 이후 한 네티즌이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 중 일부다. 아마도 이 소식을 들은 모든 국민들은 이 말에 공감할 것이다. 그래서 걱정스럽다. 지난 5일 미군 헌병들이 경기 평택시 송탄의 주한미군 공군기지(K-55) 주변에서 주차 문제로 시비를 벌이던 주민 등 민간인 3명에게 수갑을 채운 채 강제로 부대로 끌고 가려다 40여분 만에 풀어준 사건이 있었다. 보도에 따르면 이 미군 헌병들은 ‘민간인들의 수갑을 풀라’는 한국 경찰의 요구도 무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들의 분노를 더욱 부추긴 사건이다. 이 소식을 들으면서 ‘이 나라에 주권이 있기는 한건가’라는 탄식이 절로 나온다. 이 사건을 접하면서 2002년도에 발생한 효순양과 미선양 사건이 떠오른다. 이 사건은 미국법과 한국법의 차이, 한·미 주둔군지위협정에 따른 특수성 등 많은 쟁점을 일으켰다. 이번 평택 사건도 그렇다. 다행히 주한미군사령관과 미7공군사령관이 공식 사과했고 양국의 정부당국이 재발방지를 위한 보완책을 모색하고 있다. 따라서 이 문제는 두 나라의 미래를 위해서 발전적인…
이 시대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누구나 내 아이를 잃어버리는 것에 대한 공포를 갖고 있다. 통상 실종아동이란 실종신고당시 14세 미만의아동을 말하며, 보호자가 찾고있는 아동을 ‘찾는실종아동’이라 하고, 보호자로부터 이탈해 경찰관서 등에서 보호하는 아동을 ‘보호실종아동’이라 한다. 실제 국내에서 1시간에 2명 이상의 실종아동이 발생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별다른 방안은 없었다. 이처럼 급증하는 실종아동을 줄이기 위해 경찰청에서는 다음달부터 아동 등 취약 대상을 지정해 사전등록제가 전국 경찰관서에서 시행된다. 구체적 대상으로는 14세 미만 아동과 정신장애인, 치매질환자 등으로 보호자가 가까운 경찰서 여성청소년계, 지구대·파출소나 인터넷 홈페이지 안전드림(www.safe182.go.kr)에서 신청하면 쉽게 등록 가능하다. 덧붙여 3세 미만 어린이는 얼굴사진과 인적사항만 등록하면 된다는 것도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 사전등록제를 잘 활용하면 실종자를 보다 빨리 찾을 수 있어 기존 구청이나 보호시설을 거치지 않고 바로 실종아동을 보호자에게 인계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며, 현행 실종신고도 돼 있지 않고 보호자도 찾지…
결혼이민 여성들의 이혼소송 이유는 남편의 폭력, 문화적 차이와 소통의 어려움 등 부당한 대우를 견디다 못한 경우가 대부분 이었다. 떠듬떠듬 한국말로 자신을 변론하기도 하고 이해시키려 노력하지만, 정작 듣는 이들은 정확한 갈등사안을 듣기 보다는 말하는 행간의 뜻을 미뤄 짐작하고 질문하는 것으로 마무리 하곤 했었다. 지난 법원의 조정은 다문화가족의 해체과정과 관련된 조정이었다. 조정위원 활동을 하며 동남아시아에서 결혼이민을 하게 된 여성들을 여러 차례 만날 기회가 있었다. 대부분의 여성들은 낯선 나라 남편의 폭력, 무능력, 문화적 차이와 소통의 어려움 등 부당한 대우를 견디다 못해 이혼소송을 제기하는 경우였다. 어떤 경우는 언어의 장벽에 의해 통역을 할 수 있는 자국의 사람을 대동해 혹여라도 언어장벽에서 오는 불이익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도 있었다. 그런 경우가 아니라면 대부분은 떠듬떠듬 한국말로 자신을 변론하기도 하고 이해시키려 노력하지만, 정작 듣는 이들은 정확한 갈등사안을 듣기 보다는 말하는 행간의 뜻을 미뤄 짐작하고 질문하는 것으로 마무리 하곤 했었다. 대체적으로 금전적인 이유에 의해 결혼이민의 과정을 겪게 됐고 개개인의 삶의 애환들이 절절히 묻어나
서부 웨스턴 영화를 좋아하는 올드팬들은 지금도 ‘존 웨인’, ‘헨리 폰다’, ‘게리 쿠퍼’ 등의 배우 이름을 기억한다. 권선징악의 깨끗한(?) 결말로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인기가 높았던 영화의 주인공들은 영웅이었다. 수십 명의 악당을 혼자서 처리해야 하는 능력과 태생적인 신사도, 그리고 잘 생긴 얼굴이 이들의 전형이다. 무엇보다 귀신을 곡하게 하는 빠른 총솜씨는 이들 영화의 주인공이 갖춰야 할 기본이다. 또 우리가 눈길이 주인공의 총부리에 쏠려서 그렇지 모자와 목이 긴 장화는 주인공 패션의 필요충분조건이다. 특히 박차가 달린 장화는 카우보이의 전유물에서 강한 남성성의 상징으로 진화했다. 한국인의 생활에서 장화는 레인 부츠(Rain boots)였다. 요즘 같은 장마철, 장화는 요긴했다. 포장도로가 많지 않던 도시에서나, 농사일을 하는 농촌에서 장화는 생활필수품이었다. 플라스틱계열의 화학제품으로 만들어진 장화의 특성상 진흙이 묻거나 뻘에 들어갔다 나와도 그저 물로 씻어내면 그만이었다. 따라서 집집마다 신발장이나 툇마루 한구석에는 검은색 혹은 흰색 위주의 장화가 1~2켤레 자리 잡고 있었다. 그랬던 장화가 급격한 도시화에 밀려 농촌 일부를 제외하고는 퇴락했다. 반면
경기도의 지역적 특성으로 신흥 원룸단지와 기존 주거단지가 혼재해 있다. 그러다보니 큰 골목과 작은 골목, 구세대와 신세대, 지역 토박이와 전입자들이 함께 어울려 살고 있는 상황이다. 새로 전입 온 주민들의 대부분은 경기도가 수도권에 가깝고, 교통의 발달로 출·퇴근이 용이한다는 점에 젊은 층과 맞벌이 부부들에게는 주거 지역으로 더없는 생활공간이 되고 있다. 이웃 간에는 소통이 갈수록 줄어들고 강력범죄는 이곳, 골목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다. 그래서 범죄예방의 해법이 골목에 있는 것이다. 그곳에서 삶의 터전을 잡고 살아가는 영세상인, 소규모 자영업자들이 안전하게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경기경찰에게 주어진 시대적인 사명인 것이다. 경찰청은 올 1월 17~10월 31일까지 재래시장을 비롯한 소규모 상가·유원지내 점포 등의 영세상인을 협박하여 돈을 갈취하는 이른바 ‘서민 상행위 침해사범’에 대한 일제단속을 벌인다고 밝혔다. 그동안 영세상인들은 술 취해 소란피우거나 음식값 지불을 거부하는 영업방해범, 자릿세란 명목으로 금품을 갈취를 일삼는 등 일정한 지역안에 머물면서, 폭력을 행사하는 ‘골목 폭력배&rsq
고대 BC 8세기에서 BC 3세기에 이르는 춘추전국시대에‘일진’이 등장한다. 삼국지에서 조조의 일진이 야습에서 나아갔다 물러났다 일진일퇴(一進一退) 장면을 상상해 본다. 일진회(一陣會) 어원은 일본에서 유래한 단체로 모리타 마사노리의 만화《비바! 블루스》에 나온다. 그들은 폭력의 우열로 수순을 정해 놓고 일진(一陣), 이진(二陣), 삼진(三陳) 으로 우선 순위를 나타낸다. 그런데 일본 학교에서는 잘 통용되지 않지만 한국에서는 이 만화가 학교폭력의 원인이 되었다는 시각도 있다. 1980년대 후반까지 싸움 잘하는‘불량학생’이라는 인식이 지배했다. 이러한 용어들은 1990년대 ‘캠퍼스 블루스’, ‘진짜 사나이’, ‘파워클럽’,‘타이어의 대모험’, ‘캠퍼스 파이터’, ‘일진회’, ‘남자의 바다’ 등으로 쓰였다. 최근에는 공부, 노래, 운동, 얼짱, 몸짱, 싸움 잘하는 팔방미인들이 일진회에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가입하는 추세다. 그 중에서 가장 잘 나가는 학생을 ‘일
고종 강제퇴위 1907년 오늘, 조선 제26대 왕 고종이 일본의 계략에 의해 강제퇴위당한다. 일제 통감 이토 히로부미는 고종이 헤이그 밀사 사건에 책임을 져야한다며 왕위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했다. 이완용, 송병준 등 친일파들은 이토 히로부미와 함께 고종을 협박해 고종의 퇴위를 선언하는 ‘양위조칙’을 승인하도록 강제했다. 결국 이날 날조된 ‘양위조칙’이 발표되고 순종이 고종의 뒤를 이어 대한제국의 황제로 즉위한다. 일제는 이어서 같은 달 24일 한일신협약(韓日新協約)을 강제로 체결시켜 국정 전반을 일본 통감이 간섭할 수 있게 하고, 정부 각부의 차관을 일본인으로 임명하는 이른바 차관정치를 시작한다. 이승만 전 대통령 사망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을 지낸 우남 이승만! 1965년 오늘, 망명지 하와이에서 아흔 살을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4.19혁명으로 대통령직에서 하야해 한국을 떠난 지 5년 만이다. 그의 유해는 타계한 지 나흘 만인 7월 23일 미국 공군수송기에 실려 김포공항으로 들어왔다. 박정희 대통령과 이효상 국회의장 등 3부 요인과 외교사절 등이 유해를 맞이했다. 그의 유해는 3군 의장대에 의해 세종로를 거쳐 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