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가 허물을 벗는, 점액질의 시간을 빠져나오는, 서서히 몸 하나를 버리고, 몸 하나를 얻는, 살갗이 찢어지고 벗겨지는 순간, 그 날개에 번갯불의 섬광이 새겨지고, 개망초의 꽃무늬가 내려앉고, 생살 긁히듯 뜯기듯, 끈끈하고 미끄럽게, 몸이 몸을 뚫고 나와, 몸 하나를 지우고 몸 하나를 살려내는, 발소리도 죽이고 숨소리도 죽이는, 여기에 고요히 내 숨결을 얹어 보는, 난생처음 두 눈 뜨고, 진흙을 빠져나오는 진흙처럼 - 오정국 시집 ‘파묻힌 얼굴’/2011/민음사 시인은 재생을 꿈꾸는 모양이다. 진흙 속에 피는 연꽃에 까지 읽는 이를 이끌어 가고 있다. ‘몸 하나를 죽이고 몸 하나를 살려내는’ 숨 막히는 고요가 팽팽하다. 이 세상 진흙탕을 건너며 흙 묻지 않을 사람 하나 없을 것이다. 그래도 시인은 포기하지 않는다. 매미가 벗는 허물처럼 우리에게도 삶을 건너며 벗어놓을 허물이 있다며. /조길성 시인
2012 피스컵 수원 국제클럽 축구대회가 오늘(7월 19일)부터 22일까지 수원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다. 수원시, 선문 평화축구재단이 주최하고 피스컵 조직위원회가 주관하는 이 대회는 축구를 통해 국가 간의 이념과 사상을 극복하고, 피부색과 문화의 장벽을 넘어 평화를 실현하자는 차원에서 2003년 창설된 클럽축구대항전이다. 2003년부터 2년 주기로 대회가 열렸으며 이 대회가 성공하자 2006년부터 국제 여자 축구 대회인 피스퀸컵(Peace Queen Cup)도 개최되고 있다. 2012년 피스컵 수원은 제5회 피스컵 대회로, 2009년 피스컵 이후 3년 만에 부활했지만 종전 12팀에서 4팀으로 출전팀이 축소됐다. 하지만 유럽 클럽에서 뛰고 있는 대한민국 선수들의 기량을 보여주기 위해 우리나라 선수들이 머물고 있는 유럽 클럽 3개 팀을 초대해 축구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번 대회엔 국내 프로축구 K리그의 성남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선덜랜드, 독일 분데스리가의 함부르크, 네덜란드 에레디비시(1부 리그)의 흐로닝언 등 네 팀이 출전해 총 4경기를 치른다. 2012 런던올림픽 축구대표팀에 뽑힌 지동원(21·선덜랜드)이 빠져 다소 아쉽긴 하지만 손흥민(20·함
해거름 들녘으로 나선다. 일본 먼 해상을 지나고 있다는 태풍의 영향인지 바람이 제법 있다. 헝클어지는 머리를 뒤로 젖히며 기분 좋은 산책을 한다. 툭 건들기만 해도 푸른 물을 뚝뚝 흘릴 것 같은 논엔 백로 두엇 한가롭고 멀지 않은 곳의 개구리 합창이 논두렁을 기어올라 달맞이꽃을 밝히는지 노란 잎들이 한결 싱그럽다. 밤에만 꽃이 피어 달맞이 꽃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다는 꽃, 친구는 달맞이꽃을 좋아했다. 달빛 좋은 날 그 꽃을 한 아름 안겨주면서 ‘달맞이꽃을 보면 네가 보고 싶어’ 하면서 수줍어하던 친구였다. 오랜 세월이 흐른 지금 생각해보면 그 친구는 달맞이꽃을 닮았다. 화려하지 않으면서 단아하고 눈에 잘 띄지는 않지만 사람을 사로잡는 힘이 있어 그와 함께 있으면 긍정적인 생각을 하게 되고 근심을 잊게 되고 웃을 수 있게 해주는 비타민 같은 친구다. 풀을 보고 있으면 풀빛이 너무 고와서 눈물이 난다며 흥얼거린 노래 한 소절로 나를 꼼짝 못하게 만들던 그 친구가 보고 싶다. 가로등에 줄을 내린 거미를 보면서 위대한 건축가라고 호들갑을 떨기도 하고 캔 커피 하나 들고 몇 시간씩 인생에 대해 삶에 대해, 그리고 문학에 대해 열띤 주장을 하면서도
우리나라 경제계에서 ‘왕(王)회장’이라는 명칭은 보통명사가 아니라 특정인을 지칭하는 고유명사다. ‘현대’라는 대한민국 최고의 기업을 일군 ‘고(故) 정주영 회장’이 주인공임은 불문가지다. 왕 회장은 대한민국 경제부흥사의 주역으로 현대가(家)를 이루기까지 수많은 공과와 함께 신화를 남겼다. 거북선이 그려진 지폐를 들고 차관을 얻어와 대한민국 조선업계를 세계 최강으로 끌어올린 일은 대표적 신화다. 그런 왕 회장에게도 생전에 이루지 못한 꿈이 몇 가지 있었다고 전해진다. 위험한줄 알면서도 대통령선거에 출마했던 것, 말년에 소떼를 몰고 북한을 방문했던 것 등은 아마도 그 꿈을 좇는 일이었으리라. 현대자동차는 기업의 모태인 현대건설과 함께 오늘날의 현대를 만든 주역이다. 현대자동차의 질주가 시작된 후 왕 회장은 일관제철소를 갖는 소원을 자주 이야기했다고 한다. 철을 만들고, 그 철로 자동차를 생산하는 시스템을 꿈꾼 것이다. 하지만 생전에 왕 회장은 정부정책과 경제현실에 밀려 꿈을 이루지 못했다. 이러한 왕 회장의 뜻은 맏아들인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에게 고스란히 이어졌다. 현대그룹의 후계자에서는 밀렸지만 아버지의 유지 계승을 강력히 소망했던 MK(정몽구 회장)는…
새삼 프로야구 10구단이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것처럼 수원과 전북의 대결로 압축되던 프로야구 10구단 창단 움직임에 엉뚱하게도 이웃사촌 화성시가 끼어들었기 때문이다. 프로야구의 인기가 최고조에 달해 있으니 프로야구 창단에 대한 욕심 자체를 나무랄 생각은 없다. 하지만 국민들이 사랑하는 스포츠인 야구를 가지고 장난은 치지 말아야 한다. 화성시는 지난해 2천200억원을 들여 향남읍에 화성종합경기타운을 건설하였지만 개장 이후 10개월 동안 이곳에서 올림픽 국가대표 축구팀 평가전 한 게임만이 열린, 수입은 없고 운영비만 연간 25억원이 소요되는 혈세만을 낭비한 대표적 사례로 전락한 상태다. 이러한 화성시가 이번엔 4천억원을 들여 동탄에 돔구장을 짓겠다고 한다. 거기에 10구단 유치를 위해 시장이 전국을 돌면서 홍보를 하시겠다고 한다. 이것은 채인석 시장이 지난 선거에서 확실한 정치적 지지기반이었던 동탄지역의 민심이 당초 공약사항인 3개시 통합 무산으로 잃어가자 돔구장 설치로 그 지지세를 만회하고자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문제는 지금 채인석 시장이 하고 있는 삿된 짓이다. 누구나 다 아는 것처럼 채인석 시장은 지난 단체장 선거에서 화성과 오산, 수
지난 6월 이천시의 한 공원에서 고교생들이 이유없이 술 취해 잠든 노숙인을 폭행해 숨지게 한 사건이 있었다. 시민 휴식처인 공원이 우범화되는 현실이 너무나 안타깝다. 경기지방경찰청 조사 결과 도내 2천 461개 공원에서 724개가 주민 불안감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이중에서 85%(615개소)가 청소년 우범지대화 돼 주민불안을 불러온다는 것이다. 도내 전체 공원에서 CCTV가 설치된 곳은 37.9%(934개소)에 불과하고 관리사무소가 있는 곳도 5.6%(140개소)에 불과하다. 이는 해외 선진국과 사뭇 다른 점으로 아쉬움을 주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범죄예방 위한 환경설계(CPTED) 기법을 공원 설계 단계부터 도입하고 있다. 야간시간대 어두운 곳을 없애기 위한 가로등 설치, 울창한 나무덤불 정리, 범죄 사각지대 최소화 위한 CCTV 설치 등에 적극 나선 다는 것이다. 분당경찰서는 7월부터 공원치안 종합대책을 적용, 관내 139개 공원에 학교폭력 근절 등 안전한 공원 확보, 사회적 인식 공유 등을 꾀하고 있다. 그 골자는 공원 환경정비 TF팀 구성과 CPTED(셉테드) 관점으로 단계별 환경 정비, 청소년 선도 활동 강화 및 갈취폭력 등 위해요소 제거등이다. 이
삼성경제 연구소가 CEO회원 370명을 대상으로 ‘경영을 하면서 가장 경계하는 마음’에 대해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었다 .그 결과 전체 응답자 중 가장 많은 18%가 자만심을 꼽았다고 한다. 자만심이 생기면 현 상태에 안주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시대의 흐름에 발 빠르게 대처하지 못해 다른 기업과의 경쟁에서 뒤처지기 때문으로 풀이 됐다. 다음으로는 분수에 넘치게 이름을 널리 드러내고 싶어 하는 공명심(功名心)을 가장 경계해야 한다고 응답했으며, 노심(怒心) 소심(小心), 그리고 의심과 방심, 기업과 조직의 유익보다 사익을 먼저 채우려고 하는 사심(私心) 순 이었다. 공명심(公明心)과 공명심(功名心)은 분명히 다르다. 전자는 사사로움이나 치우침이 없이 공정하고 명백한 자기의 이름을 널리 드러내려는 마음이다. 역사에 보면 이 공명심(功名心) 때문에 실패한 인물들이 부지기수이다. 사람이 자신의 이름을 만방에 떨치고 싶어 하는 욕망이야 누구에게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지나친 공명심(功名心)은 화를 불러온다. 공자는 공명심을 도둑질이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공자의 제자 중 자공은 수제자 안연과 더불어 손꼽히는 공자의 초기 제자로서 탁월한 웅변가이며…
5대 폭력 척결 통해 국민 안전 확보와 경기경찰 대한 신뢰 회복 됐으면 ‘인간(人間)’이라는 한자는 ‘사람들 사이’를 의미한다. 즉 인간은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가는 존재지만 인간관계를 병들게 만드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폭력이다. 강경량 경기청장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폭력을 척결하기 위해 ‘5대 폭력으로부터 안전한 사회 만들기’를 최우선 목표로 선정했다. 폭력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자 언론 등 여론도 우리 사회에 만연된 폭력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고 이에 대한 경찰의 적극적인 대처를 주문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동안 우리 사회는 사소한 싸움이나 폭력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으로 치부해 관대하게 넘겨버렸다. 하지만 폭력이 이제는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병폐로 깊숙이 뿌리 내렸다. 지난해 동안 발생한 폭력범죄만 하더라도 약 31만 건으로, 5대 범죄(살인·강도·강간·절도·폭력) 발생건수의 50.4%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수치는 상대적으로 범죄 발생률이 높다고 평가되는 미국과 비교해도 2배 이상 높고 일본의 12배에 달하는 것이다. 또
노키아(Nokia)는 핀란드의 삼성이다. 아니 그 이상이다. 핀란드 경제를 책임졌을 뿐 아니라 핀란드인들의 영혼까지 떠맡은 휴대전화부문 세계 1위 기업이다. 아니 1위 기업이었다. 1865년 창업돼 통신분야에 집중하더니 세계 휴대폰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휴대폰 하나로 태양을 향해 치솟더니 낙하하는 속도도 엄청났다. 지난 9일 현재 노키아의 주가는 1주당 1.84달러로 16년내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비극적인 것은 이것이 바닥이 아니라는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어려움을 겪으면서 핀란드의 자존심이라는 명예를 버리고 대량 해고와 구조조정을 통해 살 길을 찾고 있지만 국제신용평가사들은 노키아의 신용등급을 투기등급(Junk)으로 분류하는 냉정함을 보였다. 지난 5년간 노키아의 시가총액 94%가 공중으로 사라져 버렸다. 한때 노키아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세계 1위에 오른 경제교과서의 모범이었다. 1992년 잘나가던 제재, 타이어, 고무 등 그룹산하 24개 계열사를 모두 통폐합해 ‘휴대폰’에 올인하더니 드디어 1997년 모토롤라를 물리치고 세계 정상에 올랐다. 이때만 해도 모든 경제관계자와 매체들은 ‘노키아 찬가’를 불렀고, 핀란드 국민들은 노키아 상표를 국
이익이 되는 벗(益者三友)은 정직한 사람을 벗하고(友直) 성실하고 신의가 있는 사람을 벗하며(友諒) 박학하고 견문이 많은 사람을 벗하면 유익하다(友多聞 益矣). 손해가 되는 벗(損者三友)은 겉치레만 하고 곧지 못한 사람을 벗하고(友便僻) 남의 비위나 잘 맞추고 아첨 떨며 굽신거리는 사람을 벗하고(友善柔) 말만 반질하게 잘하는 사람을 벗하면 손해가 된다. 공자는 좋은 친구와 함께 하면 향기로운 지초와 난초가 있는 방안에 들어간 것과 같아서 오래도록 그 냄새를 맡지 않더라도 곧 더불어 그 향기에 동화되고(與善人居如入芝蘭之室久而不聞其香卽與之化矣), 착하지 못한 사람과 같이 있으면 생선가게에 들어간 것과 같아서 오래 그 나쁜 냄새를 맡지 않더라도 또한 더불어 동화되나니 붉은 것을 지니고 있으면 붉어지고 옻을 가지고 있으면 검어진다. 그러므로 군자는 반드시 그 있는 곳을 삼가할 줄 알아야한다(與不善人居如入鮑魚之肆久而不聞其臭亦與之化矣丹之所藏者赤漆之所藏者黑是以君子必愼其所與處者焉, 여불선인거여입포어지사구이불문기취역여지화의단지소장자적칠지소장자흑시이군자필신기소여처자언). 고대의 가훈에도 학문을 좋아하는 사람과 동행한다면 마치 안개 속을 가는 것과 같아서 비록 옷은 적시지 않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