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깊다. 거리의 풍경이 바뀌듯 사람들의 행보에도 가을이 묻어난다. 누군가는 가을의 정취에 빠져든 듯 낙엽처럼 걷고 누군가는 옷섶을 여미며 바람처럼 간다. 딱히 가을만의 정서라고 말할 수 없지만 은행잎 하나 주워들고 지난 계절의 길을 거기서 찾는다. 직립의 서정을 제멋대로 연출하며 노랗게 물든 잎들 속에서 화석이 될 시간을 헤아려본다. 유난히도 춥던 지난겨울의 끝 연둣빛 작은 몸짓으로 햇살을 불러들이며 거리를 환하게 밝히던 새순들이며 그 잎이 무성해지기도 전 하루가 멀다고 쏟아지던 폭우에 꺾이고 부러진 가지를 추슬러 이젠 은행나무만의 내력으로 가을을 물들인다. 은행잎 덮인 거리를 걸으며 그리움의 단서를 찾는다. 가끔은 위조지폐처럼 끼어들어 당혹스럽게 하기도 하고 가끔은 목마른 그리움으로 가슴 깊은 곳 애써 봉인한 기억을 들추기도 한다. 무심히 넘기던 책갈피에서 찾아낸 그런 그리움과는 다른 바람에 날리는 풀씨 한 줌에도 걸음이 멈춰지고 꽃 순을 머금은 채 서리에 젖은 푸성귀에 햇살을 뿌려주고 싶은 그런 가을이다. 계절이 깊다는 건 가슴에 담아야 할 사연이 많기 때문이다. 노란 현기증에 발목이 잡힌다는 건 그만큼 사랑했다는 증거다. 유리문 안으로 몰려드는 햇
마쯔시다그룹을 탄생시킨 ‘마쯔시다 고노스케’는 아버지의 사업실패로 초등학교 4학년을 중퇴한 이후 이곳저곳을 전전하며 고생하던 중 오사카에 2평 남짓한 전기용품 가게를 차리게 된다. 어느 날 전기 수리를 위해 한 가정을 방문한 고노스케는 소켓 하나를 두고 자매가 서로 사용하겠다고 다투는 장면을 목격하게 되는데,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어 두 사람이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쌍소켓을 제작하게 된다. 쌍소켓의 히트로 2평짜리 가게는 1년 사이 ‘마쯔시다전기회사’로 바꿨고, 지속적인 아이디어 발굴과 사업화로 일본 최대 전기회사로 발전하는 토대를 마련하게 된다. 1965년 예일대 학생이었던 프레드릭 스미스는 특송서비스 아이디어를 기말 과제로 제출했다가 C학점을 받는다. 8년 뒤인 1973년 그는 형편없는 아이디어로 취급받았던 이 아이디어로 페더럴 익스프레스(Federal Express)를 설립하고 사업을 시작한다. 이 회사가 바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특송회사인 페덱스(Fedex)다. 꾸준한 서비스 개선과 고객 기반 확대를 통해 70년대 말 고속 성장을 이뤘으며, 2010년에는 월스트리트저널 아시아가 선정한 가장 존경받는 200대 기업 중 20위에 오르기도 했다. 위에 언
인천경찰들이 화가 났다. 그동안 들끓는 여론으로 인해 안으로 삭이기만 했던 울분을 토해내기 시작한 것이다. 인천경찰은 그동안 지난주 인천의 한 장례식장에서 발생한 조직폭력배들의 난투극을 미온적으로 대처했다는 여론의 뭇매를 맞으며 어쩔줄 몰라 했다. 여기에 경찰수뇌부가 남동경찰서장을 직위해제하는 것을 시작으로 관계자들을 줄줄이 징계하자 이제는 불만을 숨기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인천경찰들은 여론은 몰라줘도 같은 식구인 경찰의 높은 분들은 그래도 일선 경찰의 입장을 이해할 것으로 믿었는데 오산이었다는 불만이다. 현장에 있던 남동경찰서 강력팀장이 경찰들의 여론을 수렴해 올린 내부통신망의 글에 이같은 불만이 켜켜이 쌓여있다. 그동안 언론을 도배하다시피 한 ‘꽁무니 뺐던 인천경찰’의 모습과 상당한 거리가 있는 내용이어서 주목된다. 글에 따르면 출동한 형사기동대 차량 뒤쪽에서 흉기를 들고 뛰어오던 조직폭력배들을 경찰들이 제압했으며 상대 조직원을 상해한 행동대원은 전기충격기로 체포했다는 것이다. 특히 조직폭력배를 장례식장 옆 화단에서 체포할 당시 조폭들과 대치하는 상황이 벌어졌으나 현장에 출동한 경찰들은 목숨을 걸고 임무를 수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저는 결코
세계적으로도 기후변화 등 위기의 지구환경에 대한 산림의 역할이 중요시되기에 UN은 2011년을 세계 산림의 해로 지정했다. 산림당국은 현재 산림비전을 사람과 숲이 어우러진 풍요로운 산림복지국가에 두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과거 헐벗은 산야로부터 국민적 노력에 의해 녹화에는 국제적으로도 성공했으나, 나무 형질이 불량한 숲 등 자원의 활용가치가 낮은 산림이 아직 전국적으로 많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다. 산림자원으로서 효용과 가치가 높은 숲을 만들기 위해서는 숲의 조성에 필요한 종자의 공급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산림사업육종과 공급을 위해 우량종자를 생산 공급하는 채종원(採種園)을 조성해 관리하고 있다. 먼저 대상 수종이 자생하는 전국의 분포지로부터 자람새, 모양 등 형질이 우수한 나무(수형목)들을 선발하는데, 이 수형목들은 복제(무성번식)한 개체들을 일정한 장소에 심어놓은 인공림으로서 일종의 산림종자생산용 과수원이다. 여기서 대량 생산 보급되는 개량종자는 산지조림용 우량 묘목의 번식 씨앗으로 쓰여진다. 즉, 채종원은 풍요로운 산림을 위한 녹색 터전이 되는 것이다. 산이 우거져 목재를 생산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는데(30~70년), 이때 통직하고 품질좋은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민심의 흐름을 표로 확인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 10.26 재·보궐선거가 막을 내렸다. 최대 승부처인 서울시장 보선에서 민심은 기존의 정치질서 대신 시민정치란 새로운 변화를 선택했다. 여야와 시민사회세력이 한데 엉켜 사생결단식 대결을 벌인 선거에서 시민단체 출신의 야권 단일후보인 무소속 박원순 후보가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를 꺾은 것이다. 시민단체 후보가 여야 후보를 차례로 제치고 서울시장에 당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로써 기성 정치지형이 재편되고 내년 총선과 대선의 구도도 달라지는 등 메가톤급 후폭풍이 몰아칠 전망이다. 한국정치가 대전환기의 초입에 들어선 것이다. 박 후보의 승리는 시민사회세력이 기존 정치권을 대신할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또 기존 정치권에 대한 실망과 염증에서 비롯된 ‘안철수 바람’(안풍)이 더 거세질 것임도 예고한다. 안철수 서울대 교수는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로서의 입지를 굳힐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당 이름으로 후보조차 내지 못한 민주당으로선 박 후보의 승리에 마냥 환호할 수만도 없는 어정쩡한 처지다. 특히 안 교수가 기존 정치권의 대안으로 떠올랐기 때문에 그를 중심으로 한 제3정당이 출현할 것이란 관측
언젠가는 이룩해야 할 민족의 숙원인 남북의 통일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자주 만나는 일 밖에 없다. 현재는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망사건, 천안함 사건, 연평도 포격사건 등 북측이 저지른 도발에다가 이명박 정부의 경색된 대북 정책으로 관계가 악화돼 있지만 민족사적 관점에서 보면 이런 악재들을 극복하고 반드시 통일을 이루어 강성한 국가를 만들어야 한다는데 이의를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따라서 남북이 자주 만나는 일은 아주 중요하다.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사업이 중요한 것은 이 때문이다. 이런 시기에 남북 접경지역에 국제적 경제자유구역인 ‘DMZ 경제특구’를 만들어 평화통일의 발판을 마련하자는 주장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경기개발연구원 통일동북아연구센터 김동성 센터장이 ‘이슈&진단’ 23호에 발표한 ‘DMZ 경제특구 구상’은 한반도 통일을 위한 남북경제협력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DMZ 경제특구’를 제안하고 있다. 현재 정부는 남북경제협력을 위해 개성공단과 연계되는 산업단지를 남측 접경지역에 건설하려는 이른바 ‘통일경제특구’를 구상 중이다. 이 계획은 경기서북부와 인천 일부지역에 개성공단과 연계된 통일경제특구를 세우고 궁극적으로 개성공단과 특구를 통합하
올 들어 금융전산망과 국가전산망, 포털사이트를 가리지 않고 곳곳에서 해킹사건이 끊임없이 터지고 있다. 지난 4월 현대캐피탈 해킹사고로 175만 명의 고객정보가 유출됐고, 곧이어 금융전산망 전체가 마비된 사상 초유의농협사건이 터졌다. 7월에는 SK컴즈 해킹사고로 3천56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이후 계속해서 보이스피싱, 메신저피싱, 신용카드 무단발급 등 2, 3차 피해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정부와 금융기관들이 24시간 보안체계를 운영하고 다단계 인증단계를 두는 등 나름대로 보안체계를 강화해 왔음에도 해킹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진 것은 보안시스템이 갈수록 지능화되고 있는 해킹 수법을 쫓아가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난 행정안전부 국정감사에서 ‘모의 해킹시연’을 통해 정부·포털·금융사이트 등이 쉽게 해킹되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개인정보유출 등 피해의 심각성을 알리고 철저한 정부 대응을 주문했다. 해킹이라는 것이 드러난 것보다 드러나지 않은 것들이 더 많다. 이미 드러난 해킹은 그야말로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세계적 인터넷보안업체인 시만텍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새로 발견한 보안 위협은 2억8천600만개
병원 밖에서의 사회적인 관계에서 사람들을 만날 경우 필자가 정신과 의사인 것을 알게 됐을 때 상대방들이 보이는 공통된 반응 중 하나는 ‘나한테 정신적인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니 상담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말한 사람들 중 아직까지 아무도 나의 진료실에 따로 찾아오는 사람은 없었던 걸 보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 모두가 이런 저런 심리적인 문제들을 안고 있으면서도 선뜻 정신과 의사를 찾아가기는 쉽지 않은 모양이다. 게다가 정신과 상담 중에는 너무나도 사적인 이야기들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마련이므로 사실 개인적으로 잘 아는 정신과 의사를 찾아가는 데에는 부담이 있기 마련이다. 나의 진료실에 들어서는 사람들의 각가지 사연들을 듣다보면 세상엔 참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한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많구나 하고 느끼게 된다. 두통을 주 증상으로 찾아왔던 삼십대 후반의 남자는 결혼 7년이 지나도록 부부간의 성생활이 없었다 하고, 손 씻기 결벽증이 있는 돈 만지는 직업의 이십대 은행원 아가씨는 병원에 오기 얼마 전에 자신을 기르고 키운 어머니가 생모가 아닌 걸 알게 됐다. 또 여자 친구와 헤어지고 나서 서둘러 결혼한 신부에게 성충동이 일어
박영석은 산을 오르는 산악인이다. 그것도 세계 최초, 국내 최초 등의 수식어를 몰고 다니는 스타 산악인이다. 그는 히말라야 8천m급 14좌를 세계 최단 기간내 등정했다. 그 가운데는 1년동안 8천m급 봉우리 6개를 정복해 기네스북에 등재된 기록도 있다. 또 아시아 최고이자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8천848m)를 비롯 남미 아콩카구아(6천962m), 북미 매킨리(6천194m), 아프리카 킬리만자로(5천895m), 유럽 엘브루즈(5천642m), 오세아니아 칼스테츠(4천884m), 남극 빈슨매시프(4천897m) 등 7대륙 최고봉에도 차례로 오르는 전인미답의 기록을 세웠다. 세계 3극점이라는 에베레스트산에 이어 남극과 북극을 찾는 일은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이었고 역시 성공했다. 2005년 박영석은 인류최초로 ‘산악그랜드슬럼’을 달성해 기네스북에 등재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이로써 모든 것을 이루었다”는 세간의 평가에도 그의 도전은 계속됐다. 이듬해 그는 단일팀 세계최초 에베레스트 횡단등반에 도전해 성공을 이루었으며 2009년에는 이미 올랐던 에베레스트산의 남서벽 코리안 신(新)루트를 개척했다. 이제는 멈출만도 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