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는 기준이 되는 제목을 정하는 일은 물론이고 지명, 회사명, 기관명을 정하거나 바꾸는 것은 모두 다 신중해야 할 일이다. 한번 이름을 정하면 바꾸기가 쉽지 않고 어느 정도 자리잡은 기관의 경우 개명을 하게되면 부수적인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표권을 등록하고 홈페이지를 관리하며 법인을 설립하고자 하는 경우 유사명칭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공무원의 중요한 업무 중 하나인 것이다. 내무부연수원, 지방혁신인력개발원, 지방행정연수원, 지방자치인재개발원 등 여러번의 개명을 거친바 있는 내무부, 행정안전부의 연수원은 그래서 경기권에서는 “파장동연수원”이라 불렀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기관명을 바꾸게 되면 주변의 교통표지판이 따라가야 하고 우편번호부도 변경을 하게 된다. 교육생들도 그 명칭을 정확히 기억해야 하고 택배, 보험, 네비 등 사회기간망 프로그램도 수정해야 한다. 글을 쓰는 분들은 제목을 정하고 시작하는 분이 있고 글을 쓴 후에 작명을 하기도 하고 작문 중에 여러 번 제목을 바꾸기도 할 것이다. 글을 쓰고 하루 이틀 지나면 글이 다듬어지고 내용은 조금 더 채워진다. 그리고 200자 원고지 5매, 1000자의 글쓰기를 반복하다보니 모니터에 글씨가
2020년이 저물어간다. ‘저물다’라는 말의 뜻인 ‘다 지나서 끝나는 상태가 되다’라는 말 뜻 그대로, 우리를 아프고 곤하고 힘들게 했던 ‘코로나’를 비롯한 또 다른 불미스러운 일들도 저물었으면 좋겠다. 연초에는 그랬다. ‘한 해 동안 잘해야겠다!’고 힘주어 다짐했다. 연중 계획표를 펼쳐놓고 목표를 정하고 하나하나 차근차근 일을 이뤄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지는 해에 되돌아보니 많이 못 미치고 덜한 것투성이라 신음소리가 절로 나온다. 못 미치고 덜한 건 대체 무슨 까닭이었을까? 코로나 때문이라고 핑계대고 탓하면 당장은 속이 편할지 모르지만, 진짜 이런 일 때문에 한 해가 더디고 버벅대고, 문제였다면 백퍼센트 동의할 수 있을까? 사실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는 걸 너무 잘 알고 있다. 첫째는 앞만 보고 달려갔기 때문이다. 뒤도 돌아보고 좌우사방도 살피고 잠시 쉬기도 하고 생각도 하면서, ‘나는 왜 이럴까? 저 사람은 왜 저럴까? 우리는 왜 그럴까?’ 이렇게 듬성듬성이라도 되짚어봤다면 이렇게 후회가 남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고 남들보다 그리 앞서지도 못했다. 둘째는 아닌 척 하면서 제 것을 많이 챙겼기 때문이다. 구석구석 뭐가 있는지도 다 알 수 없을 만큼 넘쳐나는
그토록 우려하던 국가정보원의 대공수사권 무력화가 현실화되었다. 스스로 안보성곽을 허무는 자해를 목도하면서 “시일야 방성대곡 (是日也放聲大哭)”을 떠올렸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아는 ‘황성신문’ 주필 장지연이 1905년 11월 20일 을사조약의 부당함을 알리고 을사5적을 규탄한 내용이다. 장지연이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쓴 글이 무도한 시대의 흐름을 막지 못했듯이 국가를 사랑하고 나라의 미래를 걱정하는 사람들의 충심어린 반대가 모기소리 밖에 되지 않는 현실을 개탄하면서 대공수사권 폐지가 갖는 법률적인 문제점을 지적하기보다 역사에서 교훈을 찾고, 인간 심성 특히 공산주의자들의 심성 측면에 맞추어 모기소리라도 내고자 한다. 대공수사권 폐지는 간첩과 이적행위 등 반국가범죄 수사에 가능 유능한 기관을 사실상 없애는 것과 같다. 도대체 무슨 의도인지 이해하기 힘들다. 복수심 때문인가, 사적 원한 때문인가. 설사 과거 좋지 않은 감정과 경험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국가를 운영하고 책임지는 위치가 되었다면 생각이 바뀌어야 하는 것이 도리가 아닌가. 남아프리카 공화국 만델라 전 대통령이 이를 실천하지 않았나. 국정원법 개정안 처리과정에서 제대로 된 공청회나 토론회조차 거의 하지…
“불황에는 복고(復古)가 통하나” 올초부터 강타한 코로나 한파속에 트롯 열풍을 몰고온 한 종합채널의 ‘미스트롯’‘미스터트롯’이 시즌2를 가동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주에 첫 테이프를 끊은 ‘내일은 미스트롯2’는 시청률이 30%에 이르렀다. 동시간대 다른 방송사 프로그램을 압도했다. 첫 시즌 1회 시청율(미스트롯5.9%, 미스터트롯12.5%)과 비교해도 월등히 높은 수치다. 오랜 무명시절의 절벽에 갇혔던 송가인과 임영웅 등 많은 스타들을 세상의 전면으로 올려줬다. 다른 방송 유사 프로에서도 마찬 가지 현상이 나타났다. 일제 강점기를 거치며 우리나라 대중음악의 한 양식이 된 트로트는 6.25한국전쟁, 보릿고개 등 어려운 시절 우리 민족의 애환을 담으며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산업사회가 고도화되고 새로운 젊은 세대들이 등장하면서 트로트는 장년 이상의 장르로 치부되고 오랜 침체기를 겪기도 했다. 그런 트로트가 제2의 르네상스 시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미스터트롯’ 초대 우승자인 임영웅은 올해 동영상 누적 조회수가 3억7천만 뷰라는 대기록을 기록하며 온라인 부문에서 최고의 스타 자리에 올랐다. 세상 이치가 그렇지만 트로트가 오늘처럼 우리사회에 대세를 자리매김하
코로나에 걸리거나 밀접 접촉자가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직접 겪어보지 않았으니 언론에 보도된 내용이나 인터넷에 후기를 남겨준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어 보면서 어림짐작할 수밖에 없다. 확진자는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병원에 입원한다. 무증상이면 보건소서 정해준 시설로 들어간다. 접촉자라고 보건소에서 연락받았다면 코로나 검사 후 자가격리해야 한다. 어른들에게는 일련의 과정들이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확진이면 몸이 아플 수도 있으니 다른 차원의 이야기지만, 접촉자가 되어서 자가격리하는 거라면 생활하기에 조금 불편해도 못할 일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어른의 입장에서 봤을 때 그렇다. 우리 반 학생이 아니었다면 나는 아이들이 코로나로 어떤 일을 겪을 수 있지 끝까지 몰랐을 거다. 지난 달에 우리반 학생 A가 밀접 접촉자가 되었다는 연락을 받았다. 코로나 검사를 받았는데 다행스럽게 음성이라고 했다. 처음 학부모님의 전화를 받았을 때는 음성이니까 별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확진자와 학원 버스를 같이 탔는데 밀접 접촉이 되었다면 크게 걱정할 건 없을 거 같았다. 집에서 가족들이랑 생활하는 데 어려움이 있겠지만 온라인 수업에 참여하는 건 문제가 없겠지. 여기까지가 나의 상상력
올 늦가을부터 초겨울까지 문발작가협동조합 문화사업의 하나로 역사올레에 동참할 기회가 주어졌다. 나는 강의를 하는 주요강사가 아니라 보조강사로 참여했다. 주 강사들은 자신들이 맡은 2번의 기행에만 참석하지만 보조강사는 총 12번 모두 참석할 수 있는 권한 아닌 권한이 주어졌다. 그러다 보니 주강사들과 달리 나는 참가자들과 자연스럽게 가까워졌다. 8번째쯤 역사올레가 진행되자 흘려들은 아이들 이름도 알게 되었고 참가한 사람들 나름의 성향도 파악이 되었다.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는데 역사에 대해 알고자하는 열의가 대단했다는 점이었다. 신청받을 때부터 경쟁률이 높았던 편이라고 했다. 주말 나들이하는 셈치고 무료인데다 점심을 주고 역사까지 알게 되니 일석 삼조의 행사라지만 요즘 같은 세상에선 크게 재미난 일은 아닌 것이다. 더군다나 휴일이라면 집에서 쉬고 싶은 마음일 텐데 늘어지는 마음을 추스려 아침 일찍 버스를 타러 나오는 사람들을 보면서 새삼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다양하다는 걸 알았다. 1주일에 두 차례씩 6주에 걸쳐 매주 나가야 했지만 주강사와 달리 보조강사는 강의를 해야한다는 부담감이 없었다. 대신 여러 잡일들을 챙겨야 했다. 사진 찍을 때 쓸 플래카드 들고
BC 334년 원정길에 오른 알렉산더 대왕은 페르시아가 점령하고 있는 고르디온(터키 아타톨리아)에 이른다. 그리고 전차가 신전의 기둥에 묶여있는데, ‘이 매듭을 푸는 자가 아시아를 정복한다’는 전설의 ‘고르디우스 매듭’에 부닥친다. 수많은 영웅들이 여기에 도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그런데 알렉산더는 단번에 해결한다. 자신의 칼을 꺼내 매듭을 잘라버렸다.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일이다. “국민을 하늘처럼 두려워하며 공구수성(恐懼修省)의 자세로 자숙해야 마땅했으나, 반성과 성찰의 마음가짐 부족하였습니다. 과거의 잘못과 허물에 대해 통렬히 반성하며....”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15일 이명박.박근혜 전대통령의 구속사태, 탄핵 등과 관련해 대국민사과를 했다. 2016년 12월9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안이 국회에서 통과된지 4년만이다. 김 위원장은 당내 반발 등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사과를 감행했다. 예상대로 “이명박 전대통령 재임 중 어떠한 정경유착도 없었다”(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 “실컷 두들겨맞고 맞은 놈이 팬 놈에게 사과한다. 이런 배알도 없는 야당은 처음 본다”(무소속 홍준표 의원), “국민께 고개를 숙이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지난 15일, 경기 김포소재 어린이집에서 원아 9명을 학대한 혐의로 어린이집 교사 2명이 경찰에 입건되는 가슴 아픈 사건이 또다시 발생했다. 이들은 지난 3∼7월 경기도 김포시 한 어린이집에서 원아 9명을 여러 차례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는데 이들의 이 같은 행각은 피해원생 아버지가 지난 6월 아이의 목 부위에 멍 자국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어린이집 CCTV를 확인하며 드러났다. 조사 결과 이들은 원아를 강하게 밀치거나 때린 것으로 파악됐는데, 피해자 중에는 생후 20개월 된 원생도 있었다고 한다. 분명히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좀 더 편리한, 좀 더 나은 삶의 질을 얻기 위한 경쟁은 필수적이다. 그렇기에 이젠 전통적 사회질서와 다른 맞벌이가 일반적인 상황이 되었고, 이에 따른 육아는 가정의 몫이 아닌 사회의 몫이 되었다. 따라서 가정에서의 육아는 이제 거의 사라지고 이를 대신하는 ‘어린이집’과 ‘유치원’은 맞벌이 시대에 필수적 기관이 되었다. 그렇다면, 우리들의 자본주의 경제생활에 꼭 필요한 이 기관을 그만큼의 가치를 가지고 바라보고 있는가? 맞벌이 가정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보호받아야 하는 취약한 위치인 을(乙)임에도 불구하고
‘고독’은 다분히 문학적이다. 문학적인 단어 뒤에 죽음을 붙인다고 해서 그 죽음이 아름다워지진 않는다. 고독은 고독이고 죽음은 죽음일 뿐이다. 전혀 별개인 둘의 관계를 하나로 묶어 표현하는 것은 망자에 대한 결례다. 죽음을 부르는 것은 고립이지 고독이 아니다. 기억하자. ‘고립사(孤立死)’는 있어도 ‘고독사(孤獨死)’는 없다. 그의 주검을 처음 발견한 사람은 집주인이었다. 몇 달 째 월세가 밀리자 주인은 현관문을 따고 들어갔다. 빚 독촉에 시달리던 그는 일자리마저 끊기자 베란다에 목을 매고 죽었다. 시신은 바싹 말라붙어 미라 상태가 되어있었다. 주인은 출동한 경찰에게 “처음 봤을 때는 마네킹인 줄 알았다”고 진술했다. 유서는 없었다. 그는 방바닥에 앉은 체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피를 토한 비닐봉지와 포장이 뜯기지 않은 죽 한 그릇이 옆에 놓여있었다. 수저 대신 그가 손에 쥐고 있는 건 어린 남자아이의 사진이었다. 경찰 조사 결과, 이십년 전 이혼한 아내를 따라간 아들의 사진으로 밝혀졌다. 아들의 사진은 그의 침대 머리맡에도 붙어있었다. 유서는 없었다. 경찰이 출동했을 때, 그의 주검은 방 한 가운데 쓰러져 있었다. 번개탄으로 추정되는 연탄재가 자살을 입증하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에 따라“전 세계 관광산업의 직접 일자리는 1억~1억 2000만 개가 사라질 것”이며, “피해액은 9000억~1조2000억달러(약 977조~130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세계관광기구(UNWTO) 전문위원인 하비에르 루스카스의 전언이다. 국경봉쇄에 가까운 여행제한으로 해외 입국자의 급격한 감소를 주요 원인으로 분석했다. 11월 1일 기준으로 전세계 75% 국가가 여행제한령을 완화했지만, 25% 정도는 여전하다. 유럽보다는 아시아·태평양 국가에서 그 기조가 더 뚜렷하다고 전했다. 코로나19는 해외관광뿐만 아니라 국내여행에 대한 심리도 악화시켰다. 제약받은 여가활동은 국내여행 49.6%, 친구/동호회 모임 45.6%, 영화관람 44.6%의 순이었다. 최근에 이 같은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한 관광산업의 몸부림이 있다. 먼저 무착륙 해외관광이다. 국내 항공사들은 이달부터 잇달아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A380부터 LCC(저비용 항공사) 기종까지 다양하다. 하늘 위에서 한반도와 인근 해역을 관람하고 면세품까지 구매할 수 있다. 면세품은 1인당 600달러 한도로 오프라인과 온라인 면세점에서도 구매할 수 있다. 그동안 국토교통부 등 관련 부처와 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