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시 사람의 마음을 언어로 표현했지만 21세기 20년 마음을 기계가 설계한다 설치한다 마음을 약물이 조율한다 조정한다 산만한 아이를 침착하게 죽고 싶도록 괴로운 사람을 푹 자게 술을 주지 않고도 흥분할 수 있게 기계가 그림을 그리고 작곡을 하고 공상과학소설을 쓰고 시간여행을 하고 마침내 시상을 떠올려 시를 쓸 수 있다고 하니 내 마음 숨을 곳 찾아서 어디로 가나 언제부터인가 시는 마음의 프로젝트 이제부터는 언어의 조합과 배열 내가 즐겨 쓰는 시어와 시의 리듬을 아는 인공지능 내 시의 독자도 이제는 기계? 약력 중앙일보(1984) 신춘문예 시 당선 시집 [우리들의 유토피아] [뼈아픈 별을 찾아서] [생애를 낭송하다] [예수·폭력] 등 현재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
동료와 상사에게 어떤 들은 이야기를 전할 때 정보인지 첩보인가를 구분해서 명확하게 말해야 한다. 너한테만 하는 이야기는 첩보다. 통장님의 말씀을 들으니 어제 시청 국장님이 오셔서 이곳에 도로공사를 한다고 한다면 이는 누구나 알 수 있고 알아야 하는 정보, 공보사항이다. 상사는 주변의 후배들이 첩보와 정보를 흥부 박씨 처럼 물어다주면 매번 '김 주무관 아니었으면 중요한 정보를 놓칠 뻔 했군!'하면서 리액션을 해야한다. 선배는 후배가 전해주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크게 반응해야 한다는 말이다. 어렵게 얻어낸 정보를 전하는데 '이 사람아 그 정도는 다 알고 있었네!'하고 무시해 버리면 보고가 소원해져서 정말로 중요한 첩보를 놓칠 수 있기에 모든 정보를 받아들이는 적극적인 자세를 유지해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과거 관선 시장님의 하루 일정, 내일의 계획을 아는 공무원은 수십명 이내였다. 이 정보를 아는 것이 곧 힘이고 권력이기도 했다. 과거 모든 사무실에는 2개의 불빛이 있었다. 하나는 시장님 전구이고 다른 하나는 부시장의 것이다. 두개의 불이 켜있으면 두 분이 청내에 계신 것이고 꺼진 燈은 출장을 가셨거나 다른 용무로 사무실에 안게시므로 결재나 보고가 안 된다는 뜻이
경기도는 대한민국의 심장이다. 서울보다 16.8배나 넓다. 인구도 1378만여 명으로 서울 976만여 명 보다 많다. 첨단 제조업도 경기도에 제일 많이 입지하고 있다. 더 이상 경기도는 서울에 종속된 도시가 아니다. 신축년 새해에 경기도는 전국 최대 지방정부의 위상과 미래 비전을 반영한 새로운 얼굴을 들어냈다. 이제껏 16년여에 걸쳐 사용하던 대표상징물과 영문슬로건, 경기도 노래를 새롭게 내놓았다. 경기도가 새로운 상징물과 노래를 선보이며 소띠 해 새로운 출발을 알린다. 상서로운 기운이 넘친다. 새로운 GI(Government Identity)는 경기도 이름의 한글 초성‘ㄱ,ㄱ,ㄷ’을 초록과 파랑색으로 표현했다. 초록은 자연, 공존, 친환경, 평화를 나타내고 파랑은 신뢰, 에너지, 미래가치를 뜻한다. 첫 인상이 깔끔한 느낌을 준다. 영문슬로건 ‘Go Great, Gyeonggi’는 대한민국 대표 지방정부로서의 위상을 굳건히 하며 도민과 함께 번영해 나가는 경기도를 의미한다. 이전까지는 ‘Global inspiration (세계 속의 경기도)’였다. 도민 40%,전문가 자문위원회 40%,디자인 평가단 20% 투표로 집계해 최종 선정했다고 밝혔다. 온·오프라인…
현재 어르신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환은 암, 심장질환, 뇌졸중과 더불어 신경퇴행성 뇌질환인‘치매’를 꼽을 수 있다. 치매에는 여러 종류가 있으나 대표적인 치매 유형은 알츠하이머 치매이다. 알츠하이머 치매는 손예진과 정우성이 주연한 영화 내머리속의 지우개에서 보듯이 젊어서 발생하는 조발성 알츠하이머 치매와 65세 이상의 노인에게서 발생하는 후발성 알츠하이머 치매로 크게 구분된다. 알츠하이머 치매는 뇌에 베타아밀로이드라는 독성 단백질이 침적되어 뇌세포가 파괴되는 것이 원인으로 대표적인 증상은 실인증, 실어증과 실행증이다. 초기에는 최근 기억력이 감소하다 단계가 진행될수록 언어구사력, 지남력, 및 판단력 저하와 함께 일상생활도 불가능해져 가족에게도 고통과 부담을 주고 결국 죽음에 이른다. 현재 알츠하이머 치매를 완치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다만 약물·비약물 치료가 증상의 완화에 도움은 될 수 있다. 따라서 치매의 발병을 예방하거나 줄이기 위한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알츠하이머 치매 예방에 가장 좋은 방법 중 한 가지는 운동이다. 즉 뇌와 심장에 혈액을 원활히 공급하여 뇌·심혈관계 질환을 감소시키는데 효과적인 유산소 운동과 근 감소증을 예방하는데 도움을 주
현관문 열리면 제일 먼저 보이도록 맞은편 가득히 늘어놓았다, 슬리퍼까지 항상 벗어두던 그 자리에다 남은 자를 걱정하는 떠난 자의 갸륵한 배려 죽음과 삶의 동거방법이구나 날마다 이 구두로 나갔다가 돌아와 제자리에 벗어둔다고 뭔지도 모르는 온갖 상상공포에서 독거(獨居)를 지켜주는 친숙한 발 냄새. 저자 약력 안동출생 서울대학교 사범대학졸 [현대문학] 3회 추천완료 [거짓말로 참말하기] 등 14권의 신작시집 [지란지교를 꿈꾸며] 등 다수의 수필집 정지용문학상, 소월문학상특별상, 월탄문학상, 구상문학상 등 현재 서울대명예교수
경렴정 편액 정(亭)자의 꼬리의 상처는 일제강점기에 꼬리를 잘라내면서 난 상처이다. 일제강점기 소수서원에 흐르는 민족의 정기를 끊어놓기 위해 일본인들은 청룡의 꼬리를 잘라냈고, 해방 후에 잘려나간 용의 꼬리를 다시 이어놓았다. 꼬리를 다시 이어놓기는 했지만 잘려나갔던 흔적이 지금의 상처로 남아 있는 것이다. 경렴정에 앉아 그 상처를 눈으로 쓰다듬어 마음으로 메워본다. 경렴정 바로 앞에는 생단이 자리해 있다. ‘성생단’이라고도 한다. 작은 흙더미의 모습인데 사방에 철제 울타리를 둘렀다. 생단은 제향에 올릴 고기를 검사하고 잡던 곳이다. 그래서 보통은 사당 근처에 자리하는데 소수서원은 정문 바로 앞 서원 입구에 자리해 있다. 생단과 경렴정 사이의 진입로를 통해 정문인 지도문으로 오른다. 서원의 정문은 보통 3칸 정문인데 소수서원은 맞배지붕에 한 칸짜리 정문이다. 판문에는 태극문양이 그려져 있다. 지도문을 들어서면 강학공간에 해당하는 명륜당이 자리해 있다. 지도문과 명륜당 사이에는 작은 마당이 자리하고 있고, 마당을 가로질러 지도문과 명륜당을 진입로가 이어주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지도문에서 출발한 진입로는 명륜당의 중앙이 아닌 오른쪽 칸과 이어진다는 점이다. 대
“검사는 그 직무를 수행할 때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 헌법과 법률에 따라 국민의 인권을 보호하고 적법절차를 준수하며,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고 주어진 권한을 남용하여서는 아니 된다.” ‘검찰청법’이 검사의 직무를 규정하는 방식이다. 검창청법은 검사에게 ‘국민의 봉사자’, ‘인권의 수호자’ 그리고 ‘정치적 중립자’가 될 것을 요구한다. 형태는 세 가지이나 이들은 하나로 수렴한다. ‘정치적 중립’이다. 국민 전체에게 봉사하라는 것은 국민을 받들어 모시라는 뜻이 아니다. 국민의 뜻에 따라 판단하고 행동하는 것은 선출직 공직자, 즉 정치인들의 의무다. 검사는 법에 따라 판단하고 행동하면 된다. 조금 무리하게 표현하면 검사가 판단하고 행동함에 있어 국민의 뜻은 고려 대상이 아니다. 그것을 고려하는 순간 검사라는 신분 앞에 ‘정치’라는 수식어가 붙게 된다. 그럼에도 검찰청법이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국민을 차별하지 말라는 의미다. 모든 국민에게 봉사하는 자세에서 개개의 국민 한명, 한명을 차별 없이 동등하게 대하라는 명령이다. 인권의 수호자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수사권과 기소권에서 그치지 않고 영장청구권까지 독점한 검찰이 국민을…
왜 정치뉴스가 쏟아지는가? 이는 정치를 하는 사람이 누구인가를 보면 금방 이해할 수 있다. 다른 직종에는 대부분 라이센스 즉, 전문가 자격증이 있어야 위세를 할 수 있는 데 비해 정치영역만은 그 누구도 전문가 자격증이 없다. 세상에 모든 직종이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있고 그들은 나름의 전문영역으로 권위를 인정받는다. 그러나 이렇게 우리 주변에 홍수처럼 쏟아지는 정치뉴스 속에서 정작 정치전문가는 없는 셈이다. 실제로 정치인들의 대부분은 필자처럼 정치외교학을 전공한 정치전문가(?)가 아닌 사람들이다. 오히려 세칭 정치인들의 직업군을 보더라도 정치학을 전공한 사람보다 타 직종에서 일가를 이룬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왜 정치영역만은 정치학 전공자보다 타 직종의 전문가들(?)이 압도적으로 많은가. 이유는 간단하다. 정치는 누구나 해야 하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민주주의의 창시자인 BC. 5세기 희랍의 역사가 헤로도토스가 민주정치가 되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을 국민의 정치참여라고 했다. 정치는 어떠한 사회적 지위나 신분적 차별 나아가 학력의 유무 등을 따지지 않고 누구나 다 참여함을 전제로 성립하는 것이다. 다만 현대사회는 모든 사람이 정치현장에 나가기 어려우므로 각계각층의…
드디어 그녀가 2주간 3일을 빼고는 매일 걸었다는 표시가 된 체크리스트를 나에게 주었다. 시간도 기입하였는데 보행시간이 모두 30분은 넘고 1시간씩 되는 날도 몇 번 있었다. 치료 초기에는 위장기능이 극도로 저하되어 속도 쓰리고 잘 먹지도 못해서, 통증으로 움직이는 것조차 힘들어서, 두통이 심해서. 생리통이 심해서 등등의 이유로 계속 주저되었고 몸의 증상이 조금씩 호전이 되자 조금 활동이 느나 싶더니 곧, 비가 여러날 와서, 날씨가 추워지면서 나가기 싫어서. 김장을 하느라 며칠간 몸살이 나서, 또 나가서 걸으면 귀가 너무 시려서 라는 아주 다양한 이유로 주저되었던 걷기였다. 체크리스트를 나에게 건내면서 그녀는 계속 걸으니 소화가 좀 되고 장이 움직여서 그런지 식사량이 좀 늘었어요, 두끼가 먹어져요. 라고 덧붙인다. 몸도 더 가벼워지는 것 같단다. 과연 체크리스트를 비교해보니 30분씩이라도 걷기를 지속한 일주일이 지난 시점이 되니 식사가 한끼에서 두끼로 늘기 시작했다. 좋은 면역을 위한 영양섭취와 소화를 위해 움직임이 필요하고 최소한 하루에 30분정도의 걷기를 권했던 5개월만의 일이다. 그동안 위장통증, 설사를 비롯하여 불안장애도, 화병도, 대상포진도, 진통제
한해를 보내면서 진도 한춤을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있었다. 오판주 진도 문인협회 지부장을 통해서 였다. 학예사 문제로 만나 협의를 하던 중 갑자기 타이 가봐야 할 때가 있다면서 나를 끌고 나서는 거였다. 평소에 워낙 조용하신 분이라 무슨 일인가 싶어 따라 나설 수밖에 없었는데 찾아간 곳은 다름아닌 진도한춤 보존회였다. 대강당으로 꾸며진 곳에 김해숙 보존회장이 회원 한 분과 춤 동작을 하나씩 연마하고 있었다. 갑작스런 방문에 당황하셨는데 인사를 나누고는 이내 방문해주셔서 고맙다고 하시면서 차를 직접 끓여 오셨다. 진도는 삼별초의 항몽 유적지인데 이 삼별초의 유적지가 있는 군내면 용장사지와 지산면 안치 인근 마을 여성들의 춤사위를 채록한 춤이 바로 진도 한춤이라는 것이다. 이런 이유에서 진도한춤을 진도 유배지 춤이라고 하는 것은 십분 이해가 된다. 오선생의 간청으로 바로 그 자리에서 진도한춤의 시연을 볼 수 있는 영광을 얻게 되었다. 춤의 도입부는 완만하면서도 애처로움이 묻어났다. 힘들게 견뎌나가는 생활의 부분을 묘사하기 때문으로 생각되었다. 마음의 어지러움을 가라앉히고 손끝에 외로움을 풀어 허공에 흩기도 하다가, 뱅 돌면서 자신의 모습을 한탄하는 듯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