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윈스턴 처칠 수상이 전용차를 타고 의사당을 향하던 중 회의시간이 임박하여 신호위반을 했다. 순간 교통경찰은 처칠이 탄 차를 정차시켰고 이에 처칠의 운전사는 “지금 이 차에 수상 각하가 타고 계신다네, 회의시간이 임박해서 그러니 어서 보내주게”라고 말했다. 하지만 교통경찰은 “설혹 수상 각하가 타고 있는 차라 해도 교통신호를 위반했으면 딱지를 떼어야지 예외는 있을 수 없습니다”라고 말하며 규정대로 교통스티커를 발부했다. 처칠은 그날 런던 경시청장에게 그 교통경찰의 이야기를 하며 특진을 지시했지만 경시청장은 “교통법규를 위반한 사람에게 딱지를 뗀 교통경찰을 특진시켜 주라는 조항은 없습니다”라며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이것이 선진국의 법에 대한 인식이다. 법은 만인에게 평등하고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누구나 지켜야 하는 사회적 약속인 것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지금 법에 대하여 얼마나 엄중한가? 사소한 법질서가 확립되지 않는 사회는 모래 위에 쌓은 성과도 같다. 기초질서나 교통질서가 지켜지고 집회시위가 법의 테두리 안에서 합법적으로 이뤄지는 사회야말로 가장 이상적이고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하는 이
군청 앞 500년 수령의 느티나무도 서서히 누런 단풍이 들기 시작했다. 토요일 아침 옥상에 올라 멀리 연인산 명지산 화악산 등 높은 영봉이 이어져 있는 북쪽하늘을 바라다보니 쪽빛하늘에 뭉게구름 몇점 떠간다. 참으로 한가하고 청명한 가평의 하늘이다. 선인들은 가을을 독서의 계절이라고 했지만 이런 날은 서늘한 바람과 시원한 계곡물 벗 삼아 산책을 하거나 등산을 하고픈 마음이 굴뚝같다. 이런 계절적 특성 때문에 가을이 여름이나 겨울보다 독서하기에 더 장애가 많은 듯하다. 운동이나 등산이 몸의 양식이라면 독서는 마음의 양식이라 했던가. 나들이 하고픈 마음을 꾹 참고 옥상에서 내려와 마음의 양식을 택한다. 책상 앞에 앉아 이 가을에 무슨 책을 읽을까 궁리하다가 마음의 양식이라면 역시 톨스토이 작품이 아닌가 생각한다. 중학교 시절 읽었던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와 <부활>을 다시 꺼내든다. 특별히 톨스토이를 택한 이유는 50대 장년으로서 삶을 한번 되돌아보고 새로운 좌표를 찾아 나의 행로가 삐뚤어져 있다면 나의 길을 바로잡고 싶어서이다. 읽었던 책이지만 기억이 희미하다. 여자주인공 나타샤나 카츄사가 어느 작품에 나왔는지도 헷갈리고 남자주인공들의…
11월11일은 ‘빼빼로 데이’. 그러나 이것만은 기억하자. 64년 전 6·25전쟁 당시 3일 만에 서울이 함락되고 한 달도 채 안 돼 대구 낙동강까지 밀려 내려가면서 자칫하면 지구상에서 영원히 없어질 뻔 했던 대한민국…. 어렵게 그 위기를 벗어나 현재 풍요로움 속에서 옛일을 잊고 사는 우리들이다. 우리가 어떻게 그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벗어나게 되었는지, 누구의 도움으로 현재의 우리가 존재하고 있는 것인지 이날만큼은 되새겨보자. 6·25 당시 국군장병들과 미국을 비롯한 21개 UN참전용사들의 희생과 공헌으로 지금의 우리가 있게 되었다는 것은 모르는 이가 없을 터. 우리 국군장병은 자기 나라를 지키기 위해 싸웠지만 이역만리 타국에서 꽃다운 나이에 영문도 모른 채 싸우다 전사한 UN참전용사들의 희생은 그야말로 세계평화와 자유를 지키기 위한 숭고한 희생과 공헌이었기에 그 의미가 더하다. 이때 희생하신 각국의 참전용사를 모신 곳이 바로 부산에 있는 UN기념공원이다. 매년 10월24일은 유엔의 날이고, 11월11일은 UN군 6·25전사자를 추모하는 날이다. ‘Turn Toward Busa
조선시대 청백리는 관직수행 능력과 청렴, 근검, 도덕성, 경효, 인의 덕목을 두루 갖춘 관료를 가리킨다. 청백리로 선정되면 후손들까지 벼슬길에 나갈 수 있는 특권이 내려졌으니 청렴을 얼마나 강조했는지 알 수 있다.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탐욕이 없음을 뜻하는 청렴(淸廉)은 예부터 공직자는 물론 누구나 지켜야 할 첫 번째 덕목으로 생활 속에서 늘 강조되어 왔다. 부패는 정치, 사상, 의식 따위가 타락함을 뜻하는 말로서 쉽게 생각나는 사자성어로 견물생심(見物生心)이란 말이 떠오른다. 인간이 사물을 접하게 되면 드러나는 자연스런 감정인 희(喜)·노(怒)·애(哀)·구(懼)·애(愛)·오(惡)·욕(欲)의 총칭인 칠정(七情) 중 하나로써 물건을 보고 탐하는 마음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이를 경계하라는 의미로 만들어진 사자성어로 예부터 지혜 깊은 선비는 청렴을 교훈삼고 탐욕을 경계하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고 합니다. 며칠 전 TV를 통해 10년 전에 방영됐던 대장금이란 드라마가 아직도 세계 여러 나라에서 대단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가수 싸이 등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K-P
어느덧 11월이다. 형형색색의 단풍을 찾아 가까운 산을 찾지만,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기온에 두툼해진 옷차림이 이제는 겨울이 성큼 다가왔음을 알려준다. 다음주부터 초겨울 날씨가 예상된다는 기상대 예보도 있다. 나는 내 아이에게 국가 기념일에 대해 잘 설명해주는 편이다. 지난 10월은 우리 역사에서 소중한 기념적인 날들이 많은 달이었다. 국군의 날(10·1), 개천절(10·3), 한글날(10·9) 등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정부기념일을 비롯, 대한민국 국기 제정(10·15), 청산리대첩(10·21), 안중근 의사 의거(10·26) 등 그 의미가 큼에도 언제 일어난 일인지 우리가 잘 기억하지 못하는 사건이 10월에 일어났다. 특히 아이들에게 안중근 의사에 대한 이야기는 자주 해준다. 우리 아이들이 안중근 의사의 기개와 굳은 신념을 배웠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서다. 안중근 의사는 이토 히로부미가 사찰을 명목으로 러시아의 대장 대신 코코프체프와 회견하기 위해 만주 하얼빈에 기차 편으로 도착한다는 정보를 입수한 후 일본인으로 가장해 하얼빈 역에 잠입했고, 바로 그 곳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했다.…
고양경찰서가 운영 중인 힐링케어클래스는 학교폭력 가해 학생 대상의 선도 프로그램으로 반드시 부모를 동반하여 교육을 받아야만 수료가 가능하다. 그런데 H(중3)양은 학교폭력이 아닌 잦은 음주와 흡연을 사유로 입교신청을 했지만 부모 대신 참석한 외할머니에게 음주와 흡연은 기호나 성향 또는 습성의 문제이므로 우리 프로그램으로는 교정이 어려우니 입교해도 별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상담을 하던 중 할머니의 팔과 손에 남아 있는 상처를 본 순간 이상하게도 계속 신경에 거슬리는 것이었다. 나는 오랜 경찰관생활의 경험으로 느낌이 예사롭지 않아 여러 차례 물어본 결과 망설이던 할머니는 손녀 H로부터 머리채를 잡히고 머리카락이 뽑히는 등 수년에 걸쳐 지속적으로 폭행을 당하고 있으며 최근 들어 할아버지의 뺨을 두 대 때리고 뒤로 밀쳐 병원 치료를 받게 한 일도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H의 부모는 오래 전 이혼하여 친부와는 연락이 두절되었고, 친모는 재혼하여 지방에 살고 있으며 딸의 행위를 알게 된 친모는 오히려 할머니에게 손녀를 포기할 것을 종용 했다. 그러나 할머니는 세살 때부터 키워온 소녀를 어떻게 해서든 중학교 졸업만이라고 시켜야 한다는 책임감에 참고 견디고 있다며 울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첫 국정감사는 민생 현안보다 해묵은 이슈로 정치권은 연일 대결과 파행으로 이어졌다. 더욱 더 실망스러운 것은 대선 초기부터 제기된 댓글공방의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는 점이다. 하지만 윤석열 국정원 정치·대선개입 의혹 전 특별수사팀장의 서울중앙지검에 대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국감장 직원수사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쟁점에서 사실과 다른 것으로 밝혀졌다. 첫째, 국정원 원장의 ‘진술거부 지시공문’에 대한 윤 전 팀장의 증언은 ‘허위 또는 착각’으로 판명됐다. 윤 전 팀장은 “국정원이 원장의 진술거부 지시공문을 체포된 직원들에게 전달해 달라고 해서 검사가 전달하면 범죄행위라고 생각해 변호인들이 와서 전달하라”고 했다. 그러나 지난 17일 국정원은 “검찰이 국정원직원법을 위배해 사전 통보 없이 직원을 체포했고, 직원들이 직무상 비밀을 진술하는데 있어 원장의 진술허가도 받지 않은 상태라 조사 중지 및 석방이 필요하다”는 공문만 검찰에 보냈다. 즉 국정원은 원장의 진술허가가 없었다는 취지를 직원들에게 전달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검찰은 전달할 의무가 없
벌써 경찰에 임관한 지 6년 남짓이 되었다. 새 정부가 들어서자 4대악 근절이 정부의 중점 추진사안이 되면서 언론을 통한 홍보 등으로 사회적 이슈가 됐고, 경찰의 업무 또한 4대악 근절에 중점을 두고 노력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 9월 현재 가정폭력 사범 검거건수는 1만2천94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천601건보다 6천345건(96.1%) 증가했다. 가정폭력이란 법률상, 사실상 혼인관계에 있는 부부 등 구성원 사이의 신체적 정신적 재산상 피해를 동반한 범죄를 말하는 것으로, 남의 문제가 아니다. 지구대에 근무하며 가정폭력 현장출동에 임하면, 피해자가 피해상황을 말하지 않고 울기만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피해자 및 주변 사람들에게 여러 가지 질문을 하다 보면 오히려 가정사에 깊숙이 관여할 수 없는 문제라며 협조하기를 꺼려한다. 가정폭력은 사건처리와 신속한 피해자 구조도 경찰의 최우선 과제이지만, 범죄예방을 위한 순찰활동처럼 가정폭력이 일어나기 이전의 예방활동을 위하여 노력하는 대책에 대하여 생각해본다. 가정폭력 당사자들을 분석하고 상담하여, 1회성 처방으로 끝나지 않고 지속적으로 구축되어 있는 여러 시스템에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무엇보
누구나 한번쯤은 ‘청백리’라는 말을 들어보았을 것이다. 이는 조선시대 선정을 위해 청렴결백한 관리를 양성하기 위해 실시한 표창제도를 말한다. 청백리 제도는 과거부터 ‘청렴’에 대한 관심과 그것을 지키기 위한 노력들이 많았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사회가 다원화되고 그 구조가 복잡해지면서 도덕불감증의 그늘 아래 청렴의 가치는 퇴색되어 왔다. 최근 들어 온갖 뇌물과 비리에 대한 뉴스를 접하는 국민들이야말로 이를 잘 알 것이다. 이런 현실 속에서 우리는 청렴의 가치를 강조하고 대내외적으로 교육하며, 투명한 정부를 만들기 위한 각종 제도를 만들어 이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과연 이 모든 것들이 ‘진정한 청렴’을 위한 것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물론 청렴이 탐욕이 없어 뇌물 등을 수수하지 않는 것을 일컫는 것은 맞다. 실제로 다수의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이는 다소 물질적인 측면에 국한된 인식이라고 본다. 청렴은 곧 자세다. 자신의 임무를 직시하고 객관적 기준에 따라 공정하게 그것에 임하는 것이다. 이는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아는 데에서 출발한다. 공직자의 경
본격적인 단풍놀이 계절이 시작됐다. 10월 들어 등산객과 단풍놀이 등 야외활동이 잦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고속도로에서는 수학여행 및 단체 여행객들을 태운 관광버스를 많이 볼 수 있다. 최근 3년간 교통사고 통계를 보면 가을 행락철인 10∼11월에는 대형버스 사고가 평월대비 17.4% 증가했다. 행락철 버스사고는 주로 졸음운전이나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 등 전방주시 태만과 차량결함 등이 주된 이유다. 그 중에서도 단체로 운행하는 관광버스들이 안전거리조차 확보하지 않은 채 한꺼번에 이동하는 이른바 ‘새떼 이동’으로 다른 운전자들의 안전운행까지 위협하고 있다. 대부분의 관광버스들이 중간에 다른 차량들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바짝바짝 붙어서 운행하고 있다. 특히 단체 관광버스 운전자들은 전방 시야가 제한되고 행렬에서 이탈하면 안 된다는 강박관념에 앞 차와의 거리를 무리하게 좁혀 운행함으로써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추돌사고를 피할 수 없게 되고 대형 인명피해를 불러오게 된다. 이러한 연쇄 추돌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운전자들은 전방주시를 철저히 하고 차간거리를 충분하게 유지하는 등 안전운행을 해야 한다. 승객들은 안전띠를 착용하고 음주가무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