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느 누군가가 ‘너의 의무를 다하고 그리고 나머지는 신께 맡겨라’라고 했다. 사람의 삶과 죽음의 중심에 있는 나에게는 다시 한 번 가슴에 깊이 새기 된 글귀이다. 지난 5월 9일 늦은 밤 다시 출동 벨이 울렸다. 출동장소는 금정119안전센터 뒤 아파트로 환자상태는 노인성 전신쇠약이라고 무전이 나왔다. 보호자의 안내를 받아 방안으로 들어가서 보니, 마른체구의 노인이 하얗게 질린 얼굴로 힘없이 침대에 누워 있었다. 즉시 환자 곁으로 가서 생체징후를 체크했다. 혈압을 체크하기 위해 환자의 손을 잡는 순간 차갑고 축축한 싸늘함이 나의 뇌신경까지 전달됐다. 보호자들이 단순하게 생각하는 노인성 전신쇠약 증세가 아니었다. 환자에 대한 최대한 많은 정보를 보호자에게서 끌어내어야 한다라는 생각에 이것저것 질문들을 하면서 우선 들것에 옮겼다. 환자는 식도암 환자로 체력저하로 인해 방사선 치료를 중단하고 있었다는 말이 내 귓가에 전해졌다. 환자는 암 환자였다. 그것도 중중 암환자. 구급차에 옮겨진 후에도 환자의 의식은 점점 떨어지고 있었으며, 호흡과 맥박이 빨라지고 있었다. 기본 생체징후가 정상 범위를 벗어나 흔들리고 있었다. 이대로 간다면 심정지가 올 수 있는 급박한 상황
지난 여름 태국에 100일 이상 지속된 강수로 전 국토의 3분의 1일이 잠기는 대홍수가 발생해 아직도 그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호우와 관련된 이슈가 증가하고 국내 4대강 사업 추진에 따라 하천 및 물자원 관리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추세를 따라 최근 수문분야 연구가 활발해지고 있는데 이와 더불어 레이더자료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레이더는 한반도 전역을 10분 간격으로 관측해 강수량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정량적인 강수량자료를 활용하는데 탁월하다. 초기에 레이더는 전투기나 군함의 움직임을 추적하는데 이용됐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레이더가 강수현상을 탐지할 수 있다는 점을 발견하고 위험기상을 감시하는데 큰 역할을 하기 시작했는데 최근에는 다양한 분야로 그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달 개최한 ‘제12회 기상레이더 워크숍’에는 기상청과 국토해양부, 공군 등 정부부처 관계자와 레이더 및 수문분야 대학, 기상 및 장비 산업 전문가 등 약 150여명이 참석해 그 다양성을 보여줬다. 이번 워크숍에는 기상, 수문, 항공, 레이더 제작 분야에서 총 37편의 주제발표를 가졌다. 현재 진행 중
인간은 고대부터 초자연적 존재에게 소원을 담아 제사를 지내며 축복했다. 자연이 주는 이로움을 즐기고 나누기 위해 일정한 내용과 형식을 만들어 공동체 의식을 형성하는 등 서로 간의 소통의례로 축제를 만들어 즐겨왔다. 과거 우리 선조들은 명절과 24절기의 농사력에 맞춰 마을 공동의 기원인 풍년과 수확을 위한 관례로 행해지는 세시풍속을 즐겨왔다. 즉, 오랜 전통과 구체적 삶의 방식이 내포돼 있는 놀이로 역사를 반영한 축제를 즐겨온 것이다. 오늘 날 축제는 어떠한가? 이름과 지역만 바뀌었을 뿐 역사성과 뚜렷한 주제가 없는 비슷한 프로그램의 축제가 지자체마다 주민의 문화욕구 충족, 관광객 유치, 지역홍보를 위해 축제를 경쟁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지난 1995년 이전 350여 건이던 지역축제가 민선자치제 이후 그 숫자가 계속 늘어 현재는 매년 1천여 건에 이르고 있다. 가히 대한민국은 축제공화국이라 불릴 만큼 축제가 봇물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양적으로 늘어난 축제는 지역브랜드 상승, 국내관광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한 긍정적 측면도 있었다. 그러나 지자체간 과도한 경쟁으로 인한 유사축제 중복, 축제운영 부실, 예산낭비 등 지속적으로 문제가 제기됐다. 특히 안
우리 농업은 오랜기간 인구문제, 고령화, 농산물 경쟁력 약화, 시장 개방 확대 등으로 어려움이 늘어나고 있다. 농가소득과 부채 문제 이에 더해 농지가격 하락과 유휴농지 증가 등 농지시장의 불안정까지 걱정되는 상황이며, 이 어려운 상황에 대비해 농지의 활용을 극대화시키고 농가의 소득을 보전하기 위해 탄생한 것이 바로 ‘농지은행’ 제도이다. 농지은행에서는 농지에 대한 종합적 역할 담당을 위해 지난해부터 이농(離農)이나 전업(轉業) 또는 고령으로 은퇴하는 농업인의 농지를 매입해 전업농 등에게 장기임대해 농업경영의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는 ‘지매입비축사업’, 올해 1월부터는 고령농업인이 농지를 농지은행에 담보로 제공하고 평생 동안 매월 연금을 지급 받을 수 있는 ‘농지연금사업’이 도입돼 1년만에 가입자수 1천명을 돌파했다. 올해 첫 선을 보인 ‘농지연금’은 농지 외에 별도의 소득원이 부족하고 영농규모도 작아 노후생활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촌 거주 고령 농업인을 대상으로 고령농가가 소유하고 있는 농지를 담보로 제공하고 해당 농지에 계속 영농을 하면서 평생 동안 매월 일정 금액을 연금으로 지급받는 일종의 역모기지 제도로서 농지연금에 가입하고자 하는 농업인의 자격요
지난 11월 12일 뉴세븐 원더스재단은 제주도를 ‘세계 7대 자연경관’에 선정한다고 발표했다. 며칠 전, 경제일간지의 한 글귀가 눈길을 끌었다. “제주도는 중국 바오젠 그룹 관광객 1만명 유치에 힘입어 지난 12월 16일 외국인 관광객 100만 명 목표를 달성했다. 외국인 관광수입도 1조3천500억원으로 지난해 7천억원의 2배를 나타냈다.” 이러한 결과는 성산일출봉 등 천혜의 자연이 이끌어 냈겠지만 제주도 곳곳이 청결하고 제주 시민과 상인들의 친절함이 한 몫을 거들었을 것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바당올레 횟집을 경영하는 성호경 제주 9코스 올레지기는 “제주도는 섬이다 보니 사람들 말씨가 투박한데 말끝에 ‘요’를 붙이자는 것을 시작했습니다. 왜? 보다는 왜요? 가 조금 더 외지인들에게 친절한 느낌을 줄 수 있다”고 설명하며 제조 곳곳이 어떻게 해서 깨끗하게 됐느냐는 필자의 질문에 그는 “동네 주민과 봉사단체가 정기적으로 청소를 하고 있다”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1994년 12월 옹진군에서 안산시로 편입된 대부도. 대부 해솔길을 만들기 위해 대부도를 다녀보면 곳곳에 쓰레기가 쌓여있다. 집 앞을 청소하자는 필자에게 본인이 버린 쓰레기가 아니라고 강변을 하고 일부
최근 인기 코메디 프로그램에서 대한민국이 아름다운 이유는 우리들만의 보이지 않는 약속을 정해놓고 지키기 때문이라 말한다. 소방차와 구급차량이 지나가면 길을 양보하는 것도 이런 것들 중 하나일 것이다. 하지만 아름다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많은 소방관들의 지속적인 노력에도 우리사회는 긴급차량에 대한 이해와 양보가 부족해 크고 작은 문제들이 많이 발생했다. 결국 지난 6월 긴급차량에 대한 양보운전이 법으로 정해져 이달부터 시행됨에 따라 긴급자동차에게 양보운전을 하지 않는 운전자에게는 과태료가 부과되게 된다. 개정된 도로교통법 제29조에 따르면 긴급자동차가 접근할 경우 모든 운전자는 도로 가장자리로 피해 차량을 일시 정지시키거나 양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법을 개정해 긴급차량에 대한 양보운전을 강제한다고 해도 시민들의 의식이 성숙하지 않는 한 소방차와 구급차의 앞을 막는 차량은 언제나 존재할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사이렌을 켜고 달려가는 소방차의 앞을 가로막고 있는 운전자가 있을 것이다. 이들은 ‘위급한 상황이 자신의 일은 아니다’라는 안일한 생각을 가지고 있겠지만 위급한 사람이 자신의 가족과 이웃이 될 수 있음을…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 17일 사망 사실을 보도한 것과 관련해 우리 정부의 외교·안보라인은 사전에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북한이 보도매체를 통해 이날 정오 특별방송을 예고했을 때도 정부 부처는 북핵 6자 회담과 관련된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 통일부의 한 당국자는 특별방송이 예고된 정오에 기자들과 북한 TV를 모니터하다가 북한 아나운서가 검은 옷을 입고 나오자 얼굴이 사색이 돼 곧바로 장관실로 직행했다고 한다. 외교부 고위 공직자들은 김 위원장의 사망이 발표되자 뒤늦게 점심식사를 중단하고 속속 사무실로 복귀했다고 한다. 국방장관과 합참의장도 사전에 이 사실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안보라인에 적지 않은 충격을 주며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본다. 김관진 국방부장관은 발표가 나올 당시 국방개혁법안 처리 협조를 구하기 위해 여야 원내대표 면담차 여의도 국회에 가 있었다고 한다. 이후 김정일 사망 소식을 듣고 낮 12시20분쯤 국방부 상황실로 와서 북한군의 동향과 우리 군의 경계태세를 점검한 뒤 바로 국가안전보장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부터 전
안산시는 안산추모공원 후보지를 선정하면서 직접지와 법정동·행정동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찬성률에 따라 점수를 부여하고, 주민의견을 반영하는 수용도 평가 점수 35점과 거주자가 없을 경우 4점, 10세대 미만일 경우 2.5점, 10세대 이상일 경우 1점을 부여하는 ‘거주현황’과 ‘시설현황’, ‘지형지세’ 등 19개 항목을 세부적으로 평가하기로 했으며, 이렇게 산정되는 기술평가 점수 65점을 합산해 점수가 높은 지역을 후보지로 선정하기로 했다. 그런데도 안산시는 직접지와 간접지만을 구분한 수용도 평가 집계표를 평가위원들에게 제공했는가 하면, 그나마 평가표를 세분한 일부 평가위원은 행정동 여론 조사 결과 용틀임길(77.3%)이 양상동(75.3%) 보다 찬성률이 높은데도 G 위원의 경우 용틀임길 3.5점, 서락골 3.7점을, A 위원은 용틀임길 3.5점, 서락골 3.6점 등 서락골에 더 높은 점수를 부여했다. 심지어 한 평가위원은 찬성률에 근거 하지 않고 “본인의 전문성에 80%의 비중을 두고 평가했다”고 의회 행정사무 조사 특위에서 진술하는 등 정말 어이 없이 제멋대로 평가했다. 기술 평가에 있어서도 대부분의 평가 위원들이 스스로 정한 평가표의 세부 기준을…
출판도시는 출판, 인쇄, 영상, 소프트웨어 등 지식 정보 산업이 모두 모여 있는 세계적 클러스터입니다. 그러나 문화콘텐츠의 집적지임에도 생산단지로만 인식돼 방문객에게는 불편하고 폐쇄적이었습니다. 그동안 출판도시를 찾는 방문객들은 안내 받을만한 센터도 없고, 어디를 가야 들어갈 수 있는 있는지 조차 알 길이 없었습니다. 멀리서 출판도시라는 이름만 듣고 찾아왔던 많은 사람들은 멋진 건축물 앞에 주눅이 든 채 쉬어갈 만한 휴게 공간 하나 없는 출판도시에서 길을 잃고 돌아가곤 했습니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누구나에게 열려 있는 책방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주로 어린이 책방이었습니다. 주말이면 부모와 함께 손을 잡고 커다란 책가방을 들고 책방나들이를 하는 어린이들이 있었습니다. 도서관처럼 생긴 열람 공간에서 하루 종일 책도 보고 가끔식 작가와 만남의 시간, 책 만들기 체험도 하면서 때때로 열리는 공연과 콘서트를 즐기기도 했습니다. 출판사에서 자발적으로 시작했던 책방 행사들은 언론에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했고, 파주시와 경기도는 공적 지원을 통해 이런 활동들을 확대해 출판도시를 방문객 친화형 도시로 만들고자 했습니다. 책방거리 사업은 각 출판사의 특성을 살린 책방을 만
국가보훈처에는 보훈대상자들이 고령화 됨에 따라 늘어가는 노후복지 수요에 적극적이고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이동보훈복지팀을 구성해 활동하고 있다. 본인이 이동보훈(Bovis)팀 업무를 수행한 지는 어느덧 8개월이 다 돼 간다. 처음에는 사무실에서만 근무하다 외지로 매일 출장을 다니는 일이 챙길 것이 많아 번거롭게 느껴져 잘 적응이 되지 않았다. 또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을 계속 만난다는 두려움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차츰 업무를 익히면서 65세 이상의 고령 보훈대상자로 각종 노인성질환과 노쇠함, 거동불편 등으로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영위하기가 곤란하고 가족들로부터 적절한 수발보호를 받지 못한 분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현실을 체감하게 됐고, 국가유공자를 찾아가 민원을 도와드리는 이동보훈팀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게 됐다. 특히 의정부보훈지청은 경기북부지역 11개 시·군을 담당하고 있어 관할 범위가 넓고, 보훈대상자 대부분이 연세가 많거나 거동이 불편해 의정부까지 와 민원업무를 처리하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때문에 보훈대상자를 찾아가는 이동보훈 서비스의 역할이 중요하다. 찾아가는 이동보훈 서비스는 크게 보훈섬기미의 가사·간병 등 재가복지서비스, 지역사회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