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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힘, 지방선거 목전인데 ‘탈장동혁’ 확산이라니

경기도 국회의원들은 독자선대위 구성 주장까지

  • 등록 2026.04.24 06:00:00
  • 15면

6·3 지방선거를 고작 40여 일 앞둔 시점,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자중지란에 빠져들고 있다. 선거 승리를 위해 온 당력을 집중해도 모자랄 판에, 당내에서는 ‘탈장동혁(脫張東赫)’이라는 조어가 공공연히 확산하며 지도부 불신론이 임계점을 넘어섰다. 이는 단순히 선거 전략상의 이견을 넘어, 현 지도부 하에서는 선거를 치를 수 없다는 사실상의 ‘사형 선고’나 다름없다. 제1야당의 사령탑이 후보들에게 힘이 되기는커녕 가장 큰 ‘정치적 짐’이 되고 있는 이 해괴한 상황은 도대체 누구의 책임인가.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장동혁 대표의 무책임한 정무 감각과 낡은 권력에 기댄 폐쇄적 리더십에 있다. 가장 먼저 지적되어야 할 대목은 전국의 후보들이 공천 심사 결과에 피가 마르고 선거 전략 수립에 밤잠을 설칠 때 감행된 장 대표의 8박 10일 방미 행보였다. 장 대표 측은 이를 두고 "이재명 정부의 외교 독주를 견제하기 위한 대안 야당의 행보"라고 강변했지만, 그 결과물은 참담하다. 만났다는 주요 인사의 신원은 "보안"을 이유로 베일에 가려져 있고, 남은 것은 현지에서 찍힌 화보 같은 사진들뿐이다. "상주가 상가를 지키지 않고 외유를 떠났다"는 당내 비판은 결코 과하지 않다. 선거라는 전쟁을 앞둔 장수가 전장을 이탈해 개인 정치를 펼친 셈이니, 어느 후보가 지도부를 믿고 따르겠는가.

 

더욱 심각한 지점은 장 대표가 이른바 ‘윤어게인’ 세력과 결탁하여 당의 혁신을 가로막고 있다는 사실이다. 제1야당이 지난 대선과 총선의 패배를 딛고 일어서기 위해서는 과거의 실패한 유산과 과감히 단절해야 함에도, 장 대표는 오히려 그 세력을 공천 과정의 핵심으로 기용하며 당을 과거로 회귀시키고 있다. 이는 변화를 갈망하는 중도층의 이탈을 가속화할 뿐만 아니라, 당의 정체성을 모호하게 만드는 치명적인 실책이다. ‘윤어게인’ 세력과의 단절 없는 혁신은 공염불에 불과하며, 이는 결국 유권자들에게 "국민의힘은 변한 게 없다"는 확신만 심어주고 있다.

 

공천 과정에서 드러난 난맥상은 가히 점입가경이다. 장 대표가 입버릇처럼 강조했던 ‘시스템 공천’과 ‘공정’은 사라진 지 오래다. 실상은 계파 간의 노골적인 나눠먹기와 불투명한 전략 공천으로 점철되었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인재 영입은커녕, 검증되지 않은 인사를 내리꽂거나 쓴소리하는 인사를 배제하는 오만함은 유권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에 충분했다. 특히 원칙 없는 번복 공천과 특정 세력을 챙기기 위한 무리한 경선 배제는 당의 단합을 뿌리째 흔들고 있다. 민심은 차갑게 식어가는데, 지도부만 현실을 외면한 채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방미했다"는 궤변을 늘어놓고 있으니 참으로 목불인견이다.

 

이러한 지도부의 무능과 독선이 극에 달하자, 경기도의 현역 국회의원들을 필두로 한 지역 현장의 반발은 ‘정치적 반란’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경기도는 수도권 승패를 가름하는 핵심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중앙당의 공천 혼선과 장 대표의 리더십 부재로 인해 후보자들조차 각자도생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 ‘독자 선대위’ 구성 주장은 중앙당의 지원을 기대하느니 차라리 우리끼리 싸우겠다는 절규다. 이는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를 비롯해 전국 각지의 주요 광역단체장 후보들이 중앙당과 거리를 두는 ‘심리적 분당’ 상태와 맥을 같이 한다.

 

국민의힘은 지금이라도 정신을 차려야 한다. 이번 지방선거는 단순히 지자체장을 뽑는 자리를 넘어, 제1야당이 수권 정당으로서의 자격이 있는지를 증명하는 마지막 시험대다. 장 대표는 지금의 ‘탈장동혁’ 기류가 왜 생겼는지 처절하게 성찰하고, 과거 세력과의 단절을 통한 진정한 인적 쇄신을 결단해야 한다.

 

시간은 국민의힘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지금 필요한 것은 지도부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책임 있는 리더십의 회복, 그리고 과거와의 단절이다. 제1야당이 국민에게 다시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썩은 환부를 도려내는 고통스러운 결단이 선행되어야 함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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