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군 일자리센터를 군청에서 이곳 가평버스터미널로 이전한 지도 10개월이 돼 간다. 생명 하나가 잉태되고 세상을 봤을 시간이다. 지난 시간을 돌아본다는 것은 이렇듯 아련한 감상에 젖게 한다. 그 감상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찾고 싶은 마음에서 연유한다. 그렇다면 나는 이곳에서 어떤 희망을 보고 싶은 것일까? 올해 들어 벌써 3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일자리센터를 통해 취업에 성공했다. 이 숫자 속에는 300가지가 훨씬 넘는 사업이 담겨 있다. 버스시간을 기다리며 편한 마음으로 다녀가는 사람들을 비롯해 당장 내일의 수입이 걱정돼 다급한 마음으로 찾아오는 분, 사람구하기 힘들다고 직접 찾아오는 업체 사장님, 좋은 곳 취업시켜 줘서 고맙다고 들르시는 분, 취업이 되지 않아 몇 번이고 와서 문의하시는 분들로 늘 바쁘다. 이분들을 위해 동행해 면접을 나간 것만도 100번이 넘고 많은 경우 취업에 성공한다. 그래도 가장 반가운 것은 취업한 직장에 만족하여 오래도록 근무한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다. 하지만 몇 번이고 좋은 일자리라 생각해 알선을 했음에도 뜻대로 되지않는 경우도 있다. 또 능력있는 분이 오셔도 마땅히 알선해드릴 일자리가 없을때 너무도 안타깝다. 이를 위해 20
12월 초 포천지역 높은 먼 산에도 하얗게 눈덮인 멋진 설경을 볼 수 있었다. 주변 온산을 물들었던 형형색색에 울긋불긋 단풍은 떨어져 낙옆으로 쌓였고, 본격적으로 눈 덮인 겨울 산행의 시작이다. 하지만 눈이 오면 눈꽃 산행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산을 오르다가 안전사고가 발생한다. 겨울등산은 설경을 즐기며 높은 산을 정복하는 짜릿함을 맛볼 수 있지만, 준비되지 않은 산행은 다른 어느 계절보다 큰 위험에 처해질 수 있다. 그 만큼 자만심은 산행에 있어 사전 준비에 소홀함을 가져올 수 있으며, 등산에 대한 기본 상식이 적어 눈덮인 산행에 아니젠을 챙겨오지 않거나 등산화가 아닌 일반운동화를 착용해 등산을 하거나 구두를 신고 산에 오르는 등산객을 종종 볼 수 있다. 산에 대한 기본적인 등산장비 조차 소홀하게 여긴다면 사고로 이어질 것이 분명하다. 겨울철에는 추위는 물론이고 눈과 얼음이 등산로 곳곳을 덮고 있어 등산하기도 어렵고 준비해야 할 장비도 많다. 아이젠을 비롯 보온성과 활동성을 갖춘 방풍자켓, 다운점퍼, 방수성과 내구성이 좋은 등산화, 하산이 늦어질 경우를 대비해 헤드렌턴, 눈에 반사되는 햇빛으로 인한 시력 손상을 방지하기 위한 시력보호용 고글, 얼굴전체를 감
“선거 때까지만 버티지 뭐” “사면해 줄껀데 왜 지금 내?” 업무를 하다보면 어느 판단이 옳은 지 혼란스러울 때가 적지 않다. 요즘 같이 국민의식이 신장되고 인권 마인드도 정착된 사회풍토에서도 오히려 ‘법을 제대로 지키면 손해 본다’는 인식이 팽배하고 있어 민원을 안내하는 입장에서 곤혹스러울 때가 많다. 대표적인 예로 범칙금 과태료를 체납한 교통위반자들이 하는 말로 “내년엔 총선도 있고 대선도 있어 대대적인 사면이 있을꺼라는데, 구지 지금 내야 되느냐”는 어이없는 내용이다. 우선 소문의 진위를 따지는 건 그만두고 민원인의 편법을 바로잡기보다 사회 전반에 있는 엄연한 법령이 무력화·사문화되고 있는 듯해 힘부터 빠진다. 체납자에게 전화로 납부를 독촉하고 집을 찾아가 압류를 예고한들 어디서 들은 얘긴지 “내년에 큰 선거가 두개나 있어 국민화합차원에서 사면해줄 것”이라며 납부를 거부하는 실정이다. 설령 사면이 있어도 사면대상이 아니라고 설명해도 한번 믿음에는 변함이 없는 듯하다. 현행 법규에는 범칙금을 체납할 경우 납부 통보, 즉결심판 통지서발송 2차례, 면허정지 결정통보 등을 90일내로 통보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범칙금 납부를 기피하는 운전자들은 등기우편물을 못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모든 것은 마음이 만든다고 했던가. 세상사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뜻이다. 이 말은 화엄경에 나오는 말로 신라시대 원효대사가 당나라로 유학길에 올랐다가 겪은 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말이다. 어는 무덤 앞에서 잠을 자다 잠결에 마신물이 다음날 아침 해골에 고인 물임을 알게 된 원효대사는 썩은 물도 사람의 마음에 따라 갈증을 해소하는 시원한 물이 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 이처럼 생각의 차이가 어떤 사건의 해석이나 상황의 결과를 크게 좌우하는 경우를 우리는 주변에서 자주 볼 수 있다. 마음을 밝게 생각하면 밝은 세상이 열리고, 생각을 어둡게 몰고 가면 끝없는 구렁으로 빠지게 된다. 마음은 바람과 같아 멀리 가고 붙잡을 수도 없다. 모양도 없고 보이지도 않는다. 흔히 마음의 등불이라 하지 않던가. 마음은 나를 비추는 거울인 것이다. 우리의 삶이 어렵고 힘들다면 자신의 마음을 한번쯤 돌아보면 어떨까. 어쩌면 그곳에 해답의 실마리가 있을지도 모를 것이다. 어떤 것이 내 마음인가. 러시아 작가 도스토예프스키는 ‘인간의 마음은 신과 악마의 싸움터이다.’ 라고 했다. 우리의 마음속에서 선과 악이 부단히 싸우고 있는 것이다. 내가 악행을 하면 스스로…
CISD : 위기상황 스트레스 관리요원 최근 경기도 소방학교에서 5일간의 CISD리더(위기상황 스트레스 관리 요원)양성과정을 수료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두 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계속 맴돌았다. 첫 번째는 내가 과연 직원들의 위기 상황 스트레스를 조금이나마 해소하기 위한 리더로서의 자질을 갖추고 잘 수 있겠는가 하는 의구심이었고, 다른 하나는 이미 나는 예전에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기본과정 등 여러 차례 교육훈련을 이수한 터라 누구보다도 잘 할 수 있을 거라는 나 자신에 대한 믿음이 생겼다는 생각이었다. 아마도 걸음마 수준이다 보니 혼란스러움이 교차돼 그런 상반된 생각을 하지 않았나 싶다. 소방관들이 현장활동을 하면서 위기 상황에서 겪게 되는 스트레스는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한다. 조금만 지나치면 패닉으로 빠져들기 때문이다. 현장활동의 처음과 끝에서 스트레스란 놈한테 매번 당하기 일쑤지만 몸에 유익한 스트레스도 존재하기에 잘 다스리는 기술 또한 리더로서 겸비해야 긍정의 힘으로, 긍정의 착각 속에 편히 살 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번 교육과정을 통해 필자는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의 예방법과 심리적 위기 상황을 지지해 주는 기술에 대해…
공직비리가 척결돼야 국가기강이 바로 서고 나라가 산다. 공직감찰을 강화하고 공직비리는 감사를 통해 정화하지 않으면 탁한 물이 흐르게 된다. 공직기강을 감찰하고 감시하는 감사원의 기능을 대폭 증설하고 상시감사를 상설화해 시간과 장소에 구분 없는 전천후감사 체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적지 않은 공직자나 선거로 선택받은 단체장들이나 지방의원들이 직위를 이용하거나 직무상 얻은 정보를 이용해 돈벌이나 뒷돈을 챙기는 웃지 못할 일들이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 주고 있다. 자리에 오래 머물다 보면 머문 자리 끝이 깨끗하지 못하고 비리나 이권에 연루되어 자리를 중도에 하차하는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공직사회를 쇄신하고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내부자 고발을 활성화해 나가야 한다. 뒤늦은 감은 있지만 늦게나마 국민권익위원회에서 공직자 비리 수사처 신설을 검토하고 고위 공직자 청렴도를 조사하여 평가한다고 하니 거는 기대가 자못 크다고 본다. 특히 감사원의 직무감찰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본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성역 없는 직무감찰을 통해 강도 높은 감찰활동이 중단되지 않아야 한다. 기왕에 어렵게 하는 만큼 큰 성과가 있기를 기대하며 공직사회와 사회지도층의
통섭의 대가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정약용 선생일 것이다. 오늘날에도 자연과 인문, 예술이 만나서 함께한다면 이들만큼 못 이룰 것 있겠는가? 판단과 결정이 연속되는 현대는 지식과 지혜의 균형이 있어야 참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다. 신문 지면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순으로 돼 있다. 경제는 별지로 만들기도 한다. 필자는 교육, 사회, 문화, 경제, 정치 순으로 지면이 배치되길 희망한다. 국민의 관심이 매우 큰 교육과 국민의 정서에 영향이 큰 사회, 문화, 정치 순으로 돼 있으면 정치가 봉사하는 의미가 강해지지 않을까? 아무튼 생각은 직업에 따라 다르다. 이 다른 생각을 근접시키고 이해시키는 것이 통섭이다. 사회학과 자연학, 예·체능이 통섭될 때 무한한 창의적인 변화가 나오고 인간관계가 훨씬 소통이 잘 되고 공감대가 형성될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 사회와 사회를 형성하는 조직은 어떤가? 같은 직렬과 직류만 연결돼 일을 하고 있다. 영업, 생산, 총무, 인사를 같이 한 팀으로 만들어 근무한다면 생각하는 것부터가 다르기 때문에 업무의 효율이 매우 합리적으로 이루어지며 판단의 착오가 적을 것이며 창의력은 강조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자연학과 인문학이 통섭될 때…
최근 수원시청 주변에서는 도심재개발과 관련한 사업의 철폐를 요구하는 집회가 빈번히 열리고 있다. 이는 부동산 경기침체에 따른 사업성 악화로 사업추진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늘어나면서 주민과 주민간 갈등, 지자체와 주민간의 갈등이 크게 증가되면서 빚어지고 있는 현상이다. 210년 전 조선조 개혁순주이신 제22대 정조대왕께서 계획도시로 조성한 수원은 그동안 역사와 문화를 자랑하며, 구 시가지와 신흥 개발지가 공존하는 속에 전국 228개 기초자치단체 중 인구가 가장 많은 110만 시민이 거주하는 거대도시로 성장했다. 이러한 수원시도 25개 구역이 도심재개발사업지구(주택 재개발 20곳, 주거환경정비 5곳)로 지정돼 현재 세류동과 평동 2개소를 제외하곤 동시에 보상과 공사가 진행되고 있어 주민간의 갈등은 물론 많은 문제점 등이 도출되면서 160여건의 재개발 민원이 시에 접수되는 등 많은 우려를 낳고 있다. 서민들의 생활여건은 어떤 영향을 받을까? 재개발 지역에 사는 80% 세입자들이 갈 데가 없다고 한다. 지금처럼 재개발한다면 40~50%는 관리처분을 받아 서민들의 공간이 없어지게 된다. 보증금 100만원에 월세 7만원부터 수천만원을 내는 세입자들은 어디로 이사가야 할지
지난 11월 23일 국무총리실은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내놓았다. 지난 6월 형사소송법 개정 취지와 달리 경찰 내사 단계부터 검찰의 지휘를 강화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혹자는 “이번 발표 내용은 수사권을 조정하는 것이 아니라 경찰을 검찰의 노예로 만드는 내용이다”라고 평을 한다. 향응, 성접대 의혹 스폰서검사, 금품수수의혹의 대구지검장, 그랜져 검사 사건 등 세간의 이목을 주목시킨 검찰 비위가 드러나지만 어느 누구도 법정에서 처벌받았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검찰은 내부감찰이나 특별검사 등을 통해 수사한다고 법석을 떨지만 결국 그 결과는 하나같이 솜방망이 처벌에만 그칠 뿐이다. 최근에는 벤츠 여검사가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검찰에서는 특임검사까지 선임해 수사한다고 하지만 그 결과는 지켜볼 일이다. 용두사미가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 다른 공직자는 10만원의 뇌물만 받아도 파면당하고 구속되는 세상에 유일한 성역이 바로 검찰인 것이다. 이런 검찰의 노예가 되라는 것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 현재 검찰은 자신들의 성역을 침범당하지 않기 위해 경찰 내사 범위를 축소시켜 경찰의 반발을 유도하고 수사권 조정의 모든 관심을 내사에 집중시키고
며칠 전 내가 근무하고 있는 경찰서 청문감사실에 50대 여성분이 찾아왔다. 그는 “경찰서에 오기 전에는 딱딱한 경찰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부담을 가졌는데, 막상 경찰관과 마주하며 대화를 나누다 보니 편안하게 이야기를 들어줬다. 성의껏 답변을 해줘 고맙다”고 말했다. 내가 근무하는 청문감사실은 경찰관의 잘못을 주로 감찰하는 부서인데도 시민들이 찾아와 경찰관들을 칭찬해 주는 말을 들을 때면 이제는 경찰관도 시민들로부터 칭찬받고 인정받는 직업으로 발전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은 흡족해 진다. 내가 경찰에 처음 몸담았던 2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당시 경찰관의 이미지를 떠올려 보았다. 철망으로 둘러쳐져 있던 삭막한 파출소의 출입문을 열고 들어가면 미간에 11자 주름이 각인된 경찰관의 피곤한 얼굴을 마주하게 되고, “무엇을 도와드릴까요?”라는 말로 응대하기 보단 마치 눈싸움을 하듯이 날카롭게 주시하는 경찰관의 모습이었다. 돌이켜 보면 시민들이 범죄 피해를 당하더라도 이런 경찰관과 마주치는 것이 싫어 신고하지 않고 참으면서 피해를 감수할 것만 같았던 씁쓸한 기억이었다. 시민을 탄압하던 일제 강점기 제국주의 순사가 머릿속에 남아 있던 어른들이 울음을 그치지 않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