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두 가지를 못했어요. 앞으로 5년 정도면 가능할 듯합니다.” 대학에서 강의를 시작한 지 어느덧 40여 년, 정년이 됐다. 이 가운데 27년을 꼬박 종교문화학과 연구와 강의만 했으니, 실은 평생을 종교학계에 몸담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 사람. 바로 한신대학교 류성민 교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야 비로소 완성하고 싶었던 걸 시작할 수 있고, 해보고 싶었던 것에 도전해보고자 한다는 류 교수에게 은퇴는 그야말로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신호탄일 뿐이다. 어쩌면 학생들보다 더 열심히 공부하고, 학문에 열중하는 모습을 보였던 류 교수가 아직까지 하지 못한, 그토록 애타게 바라는 일은 무엇일까? “하나는 ‘종교윤리’와 ‘종교의례’와의 관계를 분석하는 것입니다. 박사논문에서 시작된 건데, 학생들에게 강의한 내용과 나름 정리한 자료들을 모아 책으로 내는 일입니다.” 이미 학생들과 약속하고 계획도 다 했었는데, 벌써 정년이라며 특유의 살인미소를 지어 보이는 류 교수다. 자료들은 거의 수집했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하면 아마도 1년 반 정도 소요될 것이란 설명이다. 또 하나는 2008년 중국에서 1년을 거주할 당시부터 차곡차곡 모아온 자료들을
수원화성·화성행궁 복원사업에 대해 알아가다 보면 절대 빼놓고 말할 수 없는 것이 바로 ‘화성성역의궤’이다. 조선시대 화성성곽(華城城郭) 축조에 관한 경위와 제도·의식 등을 기록한 이 책은 문화재 복원에 있어 기초자료로 사용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화성행궁 2단계 복원공사에서도 1단계 복원을 확인해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뿐 아니라 발굴유구와 ‘화성성역의궤’를 기본으로 복원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오선화 수원시화성사업소 학예연구사를 만나 화성축성 당시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화성성역의궤’의 가치 등에 대해 들어봤다. 오선화 학예연구사는 “모든 복원사업과 관련된 내용은 화성성역의궤에 기록돼 있다. 의궤에 대한 분석이 제 1번이고, 원형을 찾고 거기에 따라 복원하는 방법을 규명하는 것이 기록을 토대로 해야만 하는 것들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1820~1830년대로 보이는 다양한 그림들이 남아있다. 이를 통해 변화상을 추정할 수 있고, 일제강점기에 수리했던 문서나 그림, 사진 등 시대별로 많은 자료가 있다”며 “고증해서 연차적으로 분석해야만 지금에 이르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특히 “화성축성 당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화성성역의궤’인데,…
국민의힘 초선의원으로 당당하게 당대표 선거에 출마했던 김은혜(국민의힘·성남시분당구갑) 의원. 목적을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보수적 성향이 강했던 국민의힘 내부에선 신선한 바람이었다. 1993년 MBC 공채 기자로 입사해 2008년 정치에 입문한 김 의원은 그동안의 경험을 살려 지난 총선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 대변인으로서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하며 국민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의 정치 포부를 들어봤다. 지난 달 26일 경기신문사 '김대훈의 뉴스토크'에 출연한 김 의원은 자신의 정치시대적 사명에 대한 물음에 '공정'이라고 얘기했다. 김 의원은 “지역구가 분당갑인데, 전국에서 5~6위를 다툴 정도로 매우 젊은 지역이다. 부동산이나 코인 같은 것을 보면 정부가 청년으로부터 기회의 사다리를 걷어차고 있다”며 “그 사다리를 복원하고 노력한 만큼 보상받는 공정하고 예측 가능한 툴(tool)을 만드는 것이 내가 해야할 역할”이라고 말했다. 대선에 뛰어드는 여야 주자들 모두 '공정'을 화두로 꺼내고 있을 만큼, 시대적 화두는 역시 '공정'이고 김 의원 역시 공정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다. 최근 국민의힘 당대표에 출마했던 이유를 묻자 김 의원은 "매력적인 정당을 만들
“업사이클링은 공장에서 찍어낸 것과 다른 자유로움과 시간의 흔적이 있고 이야기가 묻어있다는 점이 좋습니다. 제가 가진 디자인 능력을 이용해 가치 있는 브랜드를 만들고 더 나아가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돕고 싶어요.” 업사이클링 친환경 브랜드 유리뉴(uuurenew)를 운영 중인 최유리 작가는 자신의 가치관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나다운 것에 대해 ‘정형화되지 않은 자유로움’이라 표현한 그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손수 리폼한 청재킷에 데님백을 멘 모습의 최 작가는 온라인상에서 본 모습 그대로였다. 웃음소리가 호탕한 그녀와 대화를 나눠보니 자신이 하는 일에 있어 무엇보다 사람과 소통, 환경, 나눔을 중요시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최 작가는 “14년 정도 핸드메이드 작가로 일하면서 셀프인테리어도 하고 파워블로거 활동도 했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작품을 만들고 SNS에 올려 소통하곤 했다”며 “그때는 절대 똑같은 작품을 만들지 않는다는 것에 자부심을 가졌고, 굳이 비슷하게 2~3개 만들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소개했다. 여러 개를 만드는 것에 대한 가치를 고민했다는 최유리 작가. 작가로서 활동하며 2~3주 공들여 작품 하나를 만들어도 찾아주는 한 사람이 있
재단법인 포천문화재단(이하 재단)이 출범했다. 지난 24일 포천시청 시정회의실에서 직원 임용장 수여식이 열린 데 이어 28일에는 현판식과 함께 출범 행사가 열렸다. 이렇게 출범한 제갈 현(58) 포천문화재단 대표를 재단 사무실로 사용되는 반월아트홀 3층 대표실에서 만났다. 넓은 대표실에는 명패도 없고 컴퓨터 테이블 위에 모니터만 놓여 있었고, 주변에서는 사무실 인테리어 공사 소음마저 간간히 들려왔다. 재단 대표가 된 과정을 묻자, 제갈 현 대표는 "대구계명대학에서 바이올린을 전공했고, 중앙대 대학원에서 예술경영을 공부했다. 작은 공연 기획사를 운영하다가 재단 대표를 공모한다기에 원서를 제출했다"며 "심사위원들이 좋게 봐 주셔서 재단 대표를 맡게 됐다"며 겸손한 어투로 답했다. 포천지역과의 인연에 대해 제갈 대표는 "이달 26일 공연하는 화적연 실경공연이 경기문화재단 공모 사업이다. 3년 전 저도 그 공모에 지원한 적이 있다. 비록 다른 분이 선정되셨지만, 저에게는 포천이라는 도시를 구석구석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대표 공모 과정에서의 프리젠테이션에 대해서는 "그 때 경험 덕분에 좀 더 세밀한 계획을 짤 수 있었고 심사위원들을
“다치지 않고 몸 관리를 잘해서 오랫동안 운동을 하고 싶다. 특별하지 않아도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 팀을 이끌어나갈 수 있는 선수가 되는 것이 꿈입니다.” 경기도청 체조팀 구래원 선수는 꿈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초등학교 2학년 무렵 처음 운동을 시작한 그녀는 24살인 현재까지 꾸준히 체조계에 몸담고 있다. 당시 체조선수를 찾기 위해 학교를 돌아다니던 체육선생님의 권유로 처음 시작한 체조. 구 선수는 “어린 시절에는 여러 번 체조를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하지만 체조를 하며 진학이나 직업선택 등 이득을 보고 난 후 계속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연습한 기술을 성공했을 때 오는 뿌듯함과 몸을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이 체조의 큰 매력”이라고 덧붙였다. 고등학교 2학년 시절 문체부장관기 4관왕을 기록하는 등 두각을 보인 그는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로 2016년 전국체육대회를 꼽았다. 구래원 선수는 “고등학교 3학년 때 팔꿈치 부상을 입어 전국체전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짧았다. 그러나 대회서 금메달 2개와 동메달 1개를 따내며 좋은 성적을 거뒀다”면서 “고등학생 시절 참가한 대회 중 가장 성적이 좋았다. 마지막 대회였는데 마무리를 잘…
“수원시 청소년들이 안전한 환경 속에서 배우고 도전하며 행복한 미래를 그려나갈 수 있도록 지역사회와 함께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지난 2월 취임한 제8대 송영완 수원시청소년재단 이사장은 4개월이 넘는 시간동안 직원들과는 ‘소통’하고, 팬데믹 상황 속 지역 청소년들이 꿈을 꿀 수 있도록 다양한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며 취임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송영완 이사장은 “직원들과 이야기 나누며 강조했던 부분은 ‘소통을 하자’는 것이다. 청소년과 재단 사업을 이해하고 재임기간동안 나아갈 방향성을 정하기 위해 직원들과 소통하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하는 일에 자부심을 느끼고 근무하고 싶은 직장, 구성원이 행복한 조직문화를 만드는 데 노력한다면 어떤 일이든 함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생님이 행복하면 학생들도 행복하다’는 말이 있듯 청소년들이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도록 균형 있는 성장을 돕는 역할을 하는 재단 직원들이 자부심을 갖고 일하는 환경이 중요하다는 게 송 이사장의 설명이다. 지난 3월 직장 내 괴롭힘과 갑질행위 근절에 관한 노사합의문을 채택하고, 5월에는 재단의 노동조합과 첫 단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는 재단의 비전인 ‘
“‘세헤라자데’는 환상적인 요소가 많은 곡이라 신비로운 분위기를 부각시키고 싶었어요. 더불어 관객들이 정나라의 삶이 담긴 음악을 들어주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오는 25일 경기아트센터 대극장, 26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경기필 헤리티지 시리즈 Ⅲ - 세헤라자데’를 선보인다. 지난해 12월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세로 아쉽게 취소됐던 만큼 이번에 지휘봉을 잡게 된 정나라 경기필 부지휘자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교향적 모음곡 작품 35 ‘세헤라자데’는 ‘아라비안 나이트’로 불리는 천일야화를 소재로 하여 4악장으로 구성한 교향시다. 첫 악장인 ‘바다와 신드바드의 배’와 마지막 악장 ‘바그다드의 축제-바다-난파’까지 전 악장에 걸쳐 바다가 중요한 모티프로 등장한다. 정나라 부지휘자는 “이 곡의 느낌은 환상적이고 동화적인 요소가 깊다. 왕에게 들려주는 재미있는 이야기 같은 부분도 있지만 신비로운 요소를 부각시키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밤마다 아들딸과 ‘세헤라자데’를 함께 들으면서 재미있어하는 모습을 보고 동화적이고 흥미로운 요소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었다는 그는 일상생활에서 영감을 얻는다고 부연
“수원은 정조의 효심이 깃든 효원의 도시라는 걸 잊으면 안됩니다. 유네스코에서 아름다운 성이라고 평가한 것처럼 축성술이 예술의 극치로 우리나라 화성처럼 포근한 곳은 없어요.” 1973년 당시 이병희 제1무임소장관의 수원화성 성곽복원정화사업 종합계획을 수행한 임수복 전 경기도지사 권한대행을 만나 수원에 얽힌 추억과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 성곽복원의 역사와 가치에 대해 들어봤다. 경기도 수원시가 고향인 1943년생 임수복 전 경기도지사 권한대행은 1968년 당시 정무담당 이병희 무임소장관의 비서관으로 특채돼 공직에 입직했다. 민선 1기 제1~2대 경기도 행정부지사를 지낸 그는 1997년 9월 대선 출마를 이유로 자리에서 물러난 이인제 지사를 대신해 경기도지사 대행을 맡았다. 임수복 전 경기도지사 권한대행은 “이병희 장관을 모시고 사무관으로 일할 때 수원화성복원사업 명을 받고 자료를 수집하고 계획서를 만들어 김종필 국무총리와 박정희 대통령 사인을 받았다. 그만큼 어려웠던 일을 함께 해냈다는 게 뿌듯하다”고 호탕한 웃음을 지었다. 1973년 2월 당시 이병희 제1무임소장관은 일제 식민지 후 60년 넘게 방치돼온 ‘수원화성 성곽복원을 위한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이후…
“인천의 정치가 힘을 갖고 중앙에서도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국민의 목소리를 직접 듣기 위해 이달 초 부평역 광장에서 ‘국민소통·민심경청 프로젝트’를 진행한 이성만 의원. 그는 “현장 간담회에서 코로나19로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일반 시민분들을 만나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며 “다양한 민원과 고충이 있었지만 ‘그간 인천 정치의 입김이 약했다’라는 지적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는 인천의 정치적 입지가 약했을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송영길 대표 등 인천을 본거지로 둔 정치인들이 중앙 무대에서 활발하게 뛰고 있지 않은가”라고 강조했다. “GTX-B 노선으로 부평 다시 한 번 도약할 것” 부평은 인천의 대표적인 원도심이면서 서울로 가는 주요 길목이다. 수도권 서쪽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으며 현재도 유동인구가 매우 많은 곳이다. 다만 교통수단의 발달로 과거에 비해 명성이 줄어들었다는 게 이 의원의 설명이다. 이 의원은 “부평이 번성했을 당시 인천시민들이 이동할 때 부평역을 지나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전통시장과 지하상가, 상업시설 등이 한 곳에 밀집한 수도권의 상업판매 중심지였다”고 말했다.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