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는 사철을 대표하는 식물의 색이 있다. 봄에는 유채꽃의 노랑, 여름에는 수국의 분홍, 가을에는 억새의 갈색, 겨울에는 동백의 빨강. 그 중에서 겨울에 피는 동백꽃을 보면 시련 속에서 헤치며 절개를 잃지 않고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동백꽃은 알면 알수록 매력적인 꽃이다. 꽃이 필 때도 아름답지만 질 때 더욱 멋진 꽃이다. 대부분의 꽃들이 팔랑팔랑 꽃잎을 떨어뜨리며 지지만 동백은 꽃송이 째로 뚝 떨어진다. 마치 목이 베어 죽을지언정 절개를 지키겠다는 애국자를 보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동백은 대략 11월부터 꽃이 피기 시작하여 2~3월까지 만발하는 겨울 꽃이다. 추운 환경을 이기는 것도 힘든데 이 시기에는 기온이 낮아서 수정을 해주는 나비나 벌들이 없어서 사실 동백은 생존의 위기에 처해야 맞다. 그런데 나비나 벌 대신 동백의 수정 작업을 돕는 존재가 있는데 그게 바로 동박새이다. 이렇게 새가 수정을 돕는 식물을 조매화라고 한다. 동백꽃은 나비나 벌과 같은 곤충을 불러들이기 위한 향기는 가지고 있지 않지만 동박새가 빨아먹을 만큼 충분한 꿀을 가지고 있다. 먹을 것이 없는 겨울에는 많은 새들이 따뜻한 곳을 찾아 떠나지만 연초록색 자그마한 동박새는…
2024년 12월 3일 밤 10시 28분. 초현실적 상황이 발생했다. 45년 만에 대한민국에서 비상계엄이 선포됐다. 모든 국민이 경악했고, 세계가 놀랐다. 공포된지 150분 만에 국회가 재석의원 만장일치로 비상계엄 해제를 결의하고, 6시간 만에 윤석열 대통령이 이를 수용하면서 일단락 되었지만, 아찔했던 6시간 동안 대한민국이 받은 상처와 전 국민을 짓눌렀던 공포는 국가적 트라우마로 남을 것이다. 대한민국의 수치스러운 역사로 기록될 것이다. 윤 대통령은 12월 3일 밤 대국민담화에서 민주당의 검사, 감사원장 등에 대한 탄핵을 지적하며 “내란을 획책하는 명백한 반국가 행위”라고 주장했다. 또 민주당의 예산 단독처리를 거론하며 “패악질을 일삼은 망국의 원흉 반국가 세력을 반드시 척결하겠다”고도 했다. 그러더니 뜬금없이 “저는 북한 공산 세력의 위협으로부터 자유 대한민국을 수호하고 우리 국민의 자유와 행복을 약탈하고 있는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 세력들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 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는 충격적인 발표를 했다.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는 그 자체가 명백히 위헌적이라는 것이 법조계의 중론이다. 우선 비상계엄의 실질적 요건이 부재하다. 헌
지난 12월 3일 22시 30분경 윤석열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유가 무엇이든, 대통령의 이런 행위는 많은 국민들을 공포 분위기로 몰아넣기에 충분했다.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자, 국회의원들은 국회에 모여들기 시작했고, 결국 4일 새벽 1시경 대한민국 국회는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을 재석 의원의 100% 찬성으로 가결했다. 같은 날 민주당을 비롯한 야 6당은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본회의에 상정했다. 얼마 전까지 정치권에서 주목했던 것은 김 여사 특검법 재표결에서 얼마나 많은 이탈표가 나올 것인가 하는 문제였는데, 이제는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과연 국회를 통과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주목거리다. 4일 오전 국민의힘은 의원 총회를 열고 대통령의 탈당에 대해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내각 총사퇴와 국방장관 해임 그리고 윤 대통령 탈당을 요구했지만, 탈당 문제는 이견이 있어, 현재 한덕수 총리에게 탈당 요구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런데, 대통령 탄핵은 국민의힘 전체가 반대하고 있다. 이렇듯 탈당은 요구하지만, 탄핵에는 반대하는 이유는, 표면적으로는 무정부 상태를 방치할
눈으로 보고 귀로 들어도 믿어지지 않는 일이 벌어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밤 10시 25분에 시작된 긴급 담화에서 ‘뜬금없는’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반국가세력에 맞서 결연한 구국의 의지”라며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지난 1979년 10월 이후 45년 만의 일이다. 야당의 감사원장 탄핵과 예산안 단독 처리 등을 거론하며 “북한 공산세력 위협으로부터 자유 대한민국을 수호하고 우리 국민의 자유와 행복을 약탈하고 있는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세력들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야당의 감사원장·검사 탄핵소추 추진과 감액 예산안 단독 처리 등이 “자유 대한민국의 헌정 질서를 짓밟고 헌법과 법에 의해 세워진 정당한 국가 기관을 교란시키는 것으로서 내란을 획책하는 명백한 반국가 행위”라는 말도 했다. 직후 국방부는 전군 주요지휘관 회의를 개최하고 전군에 비상경계 및 대비태세 강화 지시를 내렸다. 서울 상공엔 헬기가 뜨고 특수부대원들이 국회로 진입했다. 국민들은 불안감에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21세기 민주국가 대한민국에서 계엄령이라니...계엄령은 저개발 후진국가에서나 벌어지는 ‘남의 일’ ‘군사독재 시절의 옛일’
나의 사회적 첫출발은 1996년 곡성군청 건설과다. 출근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늦가을, 점심시간 뒤 의자에 앉아 햇볕사냥을 즐기고 있는데 군수실 이 양이 앞으로 지나가면서 ‘김 주사님 구두 멋있네요.’ 하는 것이었다. 순간, 나는 ‘사람은 안 보이고 구두만 멋있어 보이는가요?’하고 응대했다. 그 농담 같은 유머로 우리는 그날 퇴근 뒤 함께 영화까지 보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외롭지 않게 객지에서 공무원 생활을 할 수 있었다. 어느 날 둘이서 시골에 있는 우리 집을 가기로 하고 가는데 산길을 넘어야 했다. 눈 쌓인 산길 북풍을 정면으로 맞서 돌진하며 힘겹게 걸었다. 동행하던 그녀는 지쳤는지 나에게 노래나 한 곡 불러달라고 했다. 나는 ‘맨발의 청춘’을 불렀고 둘이는 웃으며 산을 넘었다. 소설가 이청준의 『눈길』은 눈(眼) 길이 아닌 겨울에 내리는 『눈길』이다. 서울에서 자리 잡지 못하고 사는 젊은이가 남쪽 고향을 다니러 왔다 하룻밤만 자고 가는데 세상천지가 온통 눈이었다. 그런 산속의 눈길을 어머니와 아들 둘이 걷고 걸어서 차부(정류소)까지 가서 아들은 서울로 가는 차를 겨우 타고 어머니는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 그런데 사지가 말을 들어주지 않았다. 온몸이 마
부모, 형제 등 가까운 가족이 사망하는 경우 슬픔의 감정을 추스르고 장례 등의 절차를 마치고 현실로 돌아오면 유가족들은 망인의 업무를 처리하여야 현실에 직면하게 됩니다. 더욱이 가까운 가족이라고 하지만 망인이 평소 재산관리나 망인의 채권채무 관계 등에 대하여는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필자는 남편이 갑작스럽게 사망을 하였는데 남편이 평소 재산관리를 전적으로 하였기에 망인이 어느 은행이나 증권사에서 거래하고 있는지조차 모르고 있다는 아내를 만난 적도 있습니다. 가까운 가족이 사망하는 경우 특히, 배우자나 부모가 사망하는 경우 제일 먼저 처리해야 하는 문제는 상속문제입니다. 상속이란 사망을 원인으로 피상속인의 재산에 관한 포괄적 권리의무가 상속인에게 승계되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상속인들이 상속재산을 정확하게 알기 위해서는 주민센터에 방문하여 안심상속원스톱 서비스를 신청하여 피상속인의 재산을 조회하여야 합니다. 이를 통해 상속인들은 피상속인의 금융재산, 대출금, 보험, 증권, 부동산, 차량, 미납 세금 등 상속재산에 대하여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절차를 통하더라도 망인이 사적으로 친구들이나 지인들로부터 빌린 대여금과 같은 채무에 대하여는 알…
최근 고령사회로의 진전,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로 산림치유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사전예방적 건강관리로 숲과 자연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며 심신을 치유하는 다양한 야외활동, 즉 ‘산림치유’는 다양한 계층에 맞춤형 산림치유서비스 제공으로 각광받고 있다. 산림치유의 건강증진 효과에 대해서는 이미 국내외 여러 연구결과를 통해 충분히 입증되고 있으며 산림치유 효과에 일찍 눈을 뜬 일부 선진국들은 국민건강 증진을 위한 산림치유 시설과 마을을 조성해 운영하고 있다. 그 사례로 독일은 치유란 뜻의 쿠어(Kur)와 장소란 뜻의 오르트(Ort)의 합성어로 자연치유를 할 수 있는 쿠어오르트(Kurort)를 전국 각지에 조성 운영하고 있고, 가까운 일본 역시 산림치유에 효과가 높은 숲과 길을 삼림테라피기지와 로드로 인증하여 국민 건강증진에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09년 경기도 양평에 위치한 산음 치유의 숲을 시작으로 산림치유를 전문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치유의 숲을 확대 조성하여 2024년 현재 전국 50개소의 치유의 숲에서 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최근 치유의 숲 방문객을 대상으로 하는 설문조사에 따르면 치유의 숲 재방문 의사 89.8%, 치유의 숲을
117년 만의 집중 폭설로 큰 타격을 받은 경기도 내 피해가 심각하다. 반가워야 할 첫눈이 ‘공포의 습설(濕雪)’ 재앙이 돼버린 형국이다. 해수와 대기의 온도 차로 발생한 ‘습설’은 기온이 낮고 건조할 때 오는 ‘건설(乾雪)’보다 훨씬 무거워 피해를 키운다. 문제는 환경오염이 불러오는 기상이변으로 말미암아 이 같은 예측 불가 환경재앙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화석연료 사용 중단, 재생에너지 확대 등 근본적인 대응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 지난 30일 오후 5시 기준 경기도에서는 폭설로 인한 시설물 피해 2930건이 접수됐다. 16개 시·군에 거주하는 459세대, 823명이 대피했고, 이 중 416명은 임시거처 등으로 피신했다. 경기 남부 지역 피해가 두드러졌다. 안성시에서는 이번 폭설로 2명이 사망하고 6명이 다쳤다. 농업·축산시설 등 1000여건의 민간 시설과 15건의 공공시설도 피해를 봤다. 지금까지 집계된 피해액은 352억원에 달하고 더 늘어날 전망이다. 사유 시설의 경우 총 재배면적 1126㏊의 농업시설 중 시설하우스와 인삼재배시설 등 28%에 해당하는 316㏊가 손해를 입었다. 축산농가 1815곳의 30% 이상인 570여 곳도 축사·가축 폐사
[ 경기신문 = 황기홍 기자 ]
지난 한 해 동안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여건은 더욱 험난해졌다. 남북간 교류는 부재하였고 안보환경은 더욱 악화되었다. 북한은 러시아에 파병하여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 참전하고 있다. 한반도의 안보지형은 매우 위태롭다. 한반도가 전쟁을 피하고 평화의 길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은 무엇인가? 한반도의 평화를 추동하게 될 변수는 새해 1월 20일 시작하는 트럼프 제2기 행정부의 출범이 될 것이다. 그가 제1기 행정부를 이끌면서 2018년과 2019년에 걸쳐 모두 3차례 북미회담을 갖고 한반도 평화를 추구하였기 때문이다. 지난 4년간 바이든 행정부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특별한 족적을 남기지 못하였다. 그동안 사정은 많이 달라졌다. 북한은 핵 개발에 주력하여 이미 100여개에 이르는 핵무기와 이의 제조에 필요한 핵 물질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금년 6월 20일 북한과 러시아는 군사동맹(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을 맺고 유사시 자동 개입하게 되었고, 북한은 지금 러시아와 함께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 파병하고 있다. 남북 간에는 직통전화마저 끊겼으며, 북쪽을 향한 전단살포와 남쪽을 향한 쓰레기 투척 등으로 한반도의 긴장은 극도로 고조되고 있다. 북미정상회담 때 중재자 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