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을 뛰어넘는 코로나19 확산세에 ‘의료 대란’ 우려가 갈수록 커진다. 중앙방역대책 본부에 따르면 전국의 음압병상은 793실에 1천77개뿐이다. 지금까지 발생한 환자 수와 비교해서도 턱없이 모자란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가 발생한 대구는 그 양상이 이미 의료대란 수준이다. 대구의 누적 확진자는 1천17명에 달했지만, 음압병상은 63개에 그친다. 격리병상 역시 넘쳐나는 환자 수를 따라가지 못한다. 대구시가 민간병원까지 끌어들여 급히 마련한 격리병상은 5개 병원에 783개다. 전체 확진자의 80%에도 미치지 못한다. 대구의료원 등지에 입원한 일반 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내보내고 300여 병상을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지만 급증하는 환자 수를 따라잡기 어려운 처지다. 의료인력 역시 태부족이다. 전국에서 지원한 공중보건의 등 250여명이 투입됐지만, 힘에 부치긴 마찬가지다. 신천지 교인에 대한 전수조사 중인 경기도 또한 방심할수 없다. 전문 인력이 부족해 제 속도를 내지 못하는 대구시를 반면교사 삼아 대책마련에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코로나19는 이제 방역상 봉쇄 위주의 초기 대응에서 벗어나 장기전에 대비할 때다. 첫째는 의료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위해 병실 이원
칠흑같은 어둠이 지나면 동트는 신새벽은 반드시 온다. 엄동설한 살을 에이는 삭풍이 물러가면 아지랑이 모락 모락 피어 오르는 따사로운 봄날이오듯 우주 삼라 만상에서 시공의 역사는 끊임 없이 변화하는 변증법적 진리를 벗어날 수 없음이다. 비장하고 엄숙한 테제에서 인간 사유의 길은 곧 이분법적 이었다. 어둠의 세력을 물리치는 빛의 힘 생성과 소멸, 인간과 자연, 주체와 객체, 생과사, 선과 악, 사랑과 증오, 좌와 우 등 수 많은 길이 두 갈래로 나누어 지고 둘 가운데 하나는 다른 하나에 종속되어 버리는 명확한 이치다. 그리하여 이분법은 더욱 선명 해지는 법이며 이분법적 도식은 일직선상의 배율이다. 양극단에는 대립과 투쟁이 있고 이분법적 대립의 종말은 균열과 산산조각남 이었다. 부서져 미세한 원소가 되어 다시 한덩어리가 되는 순환적 질서에는 한량없는 영겁의 시간이 소요 될 뿐이다. 군부 독재 시절 그 시대를 풍미했던 절창 김지하의 ‘타는 목마름으로’의 첫 소절은 이렇게 시작한다. “신새벽 뒷골목에 네 이름을 쓴다 민주주의여” 그러나 이제 군화발의 독재는 물러갔어도 또 다른 개량화된 독재가 자본의 굴레를 앞세워 인민을 압제하고 인민이 그토록 열망했던 어둠은 밀려났지
어느 마을에 큰돈을 번 부자(富者)가 살고 있었다. 그는 외동아들 하나를 두었다. 온실 속 화초처럼 자란 아이는 나이가 듦에 따라 버릇이 고약해졌다. 오직 자기만 알고 한번 고집을 부리면 성질을 꺾을 줄을 몰랐다. 그 위에 가난한 집 아이들을 함부로 때리고 없는 집 자식을 무시하기 일쑤였다. 아이의 나이 열일곱 살이 되었다. 부자는 그렇게 자라는 아들이 심히 염려가 되었다. 그는 어느 날 가까운 산에서 도를 닦고 있는 현자(賢者)를 찾아갔다. 그는 아들 얘기를 하면서 현자에게 당부를 했다. “부디 제 아들의 나쁜 버릇을 고쳐 주십시오.” 잠시 생각에 잠겼던 현자가 부자에게 말했다. “내일 모레 내가 댁을 찾아가리다. 그때 그 아이를 보여주시오.” 부자(富者)는 그날 아이가 바깥에 나가지 못하게 일부러 잡아두었다. 저녁나절 약속했던 현자가 내려왔다. 현자는 아이를 불러 몇 마디 말을 나누더니 뒤뜰 정원으로 데리고 갔다. 현자는 아이에게 지금 막 싹이 튼 한 식물을 가리키며 말했다. “네 손으로 저 나무를 뽑아 보아라.” 아이는 엄지와 검지 하나로 냉큼 어린나무를 뽑아 들었다. 그러자 현자는 조금 큰 나무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럼 저 나무를 뽑아 보렴.” 아이
“오늘날 인류에게 가장 두려운 재난은 핵무기도 기후변화도 아닌, 전염성이 강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다. 핵전쟁이 발발할 확률은 국가 간 정치·외교적 이해관계 때문에 희박하지만, 독감처럼 퍼지는 신종 바이러스는 언제든지 수천만 명을 사망케 할 수 있다.” 빌 게이츠가 2015년부터 전염병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자주 한 말이다. 그런 그가 최근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 전미과학진흥협회 행사에서도 코로나19에 대한 우려를 했다. “코로나19는 세계 보건에 심각한 위협”이라며 “각국 정부와 국제기구가 전염병 확산을 위해 전력을 다해야 한다”고 다시 경고 한 것이다. 스티븐 호킹도 살아생전 인류가 직면한 위협으로 전염병 대유행을 자주 거론했다. 그러면서 “인류가 이를 피해 멸종을 면하려면 100년 내 다른 행성으로 이주해야 한다”는 이색 주장을 펴기도 했다. 의사도, 병리학자도, 경제학자도 아닌 이들이 전염병을 인류 최대의 적으로 꼽는 이유는 치명적이라는 사실이다. 핵무기가 수백만 명을 죽일 수 있지만 바이러스는 상상이 불가해서다. 전염병이 핵 전쟁보다 재앙적이라 부르는 이유다. 실제 새로운 형태의 전염병은 지난 40년 사이 30번 넘게 등장, 우리를 공포와 재앙으로 몰아…
일반 직장과 다르게 학교에 근무하는 교사들은 매년 2월이면 업무분장을 하게 된다. 업무분장이란 학교의 행정 업무를 분담해 운영하는 조직체계를 말한다. 학교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각종 행정업무를 처리해야 하는데 그 많은 행정 업무를 교육행정직원들이 전부 부담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에 따라 교사들 역시 행정업무를 맡을 수밖에 없고, 맡은 업무가 교사들이 멀리하는 기피업무가 되는 경우가 많다. 업무분장 시즌에서 제일로 선택권이 없는 교사는 뭐니해도 기간제 교사, 저경력교사, 미혼교사, 자녀없는 교사 등이다. 지난 11일 서울시교육청은 기간제 교사의 처우개선을 위해 ‘계약제 교원 운영지침’을 개정,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기간제 교사는 책임이 무거운 보직교사 임용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며, 정규직 교사에 비해 불리하게 업무를 배정받지 못하도록 했다. 즉, 서울지역의 기간제 교사는 생활지도 등 정규직 교사들이 기피하는 힘든 업무를 떠맡지 않아도 되며, 담임교사도 정규직 교사에게 우선 배정된다. 2월 초에는 시·도교육청별로 신규임용된 합격자가 대부분 발표된다. 기존 교사들에 대한 전보 내신 발표도 이때쯤에 지역교육청별로 발표된다.
코로나19의 여파로 경제·문화·종교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특히 서민경제가 바닥으로 추락하면서 국민의 삶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 음식점과 유통업, 다중이용시설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싸고 맛있는 국밥집으로 이름난 수원의 어느 작은 식당은 대구에서 온 손님이 코로나19 확진자라는 판정을 받은 후 아무 잘못도 없이 문을 닫아야 했다. 당국의 폐쇄조치가 아니더라도 확진자가 다녀갔다는 소문이 들리면 발길을 돌리게 된다. 골목상권은 이렇게 무너지고 있다.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대기업들이 공장 가동을 중지하면서 영세한 협력업체들이 생사의 기로에 서 있다. 각 지역의 봄 축제와 각종 행사, 졸업식과 개학식도 취소되거나 연기됐다. 가뜩이나 자생력이 약한 문화예술계도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초토화’라는 표현도 나온다. 공연장과 전시관은 잠정 휴관을 결정했고, 공연 취소·연기가 잇따르고 있다. ‘기생충’ 흑백판 개봉도 연기됐다. 한국연극협회는 올해 ‘연극의 해’사업추진이 코로나19 사태로 어렵게 됐다며 예산을 코로나19 피해 연극인을 위해 사용해달라는 입장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맞벌이부부들도 난감한 처지에 놓인 사람들 가운데 포함된다. 코로나19 여
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사회 분위기가 가뜩이나 움츠러든 가운데 세계 곳곳에서 한국인 입국 절차를 강화하는 움직임이 도미노처럼 번지고 있다. 단지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입국을 제한하는 나라도 속출하고 우려가 크다. 해당 국가들의 자국민 안전을 위한 조처라는 측면은 이해 못할 바 아니지만 일부 국가의 행태는 인권침해 논란이 일 정도로 지나친 측면이 있다. 일부에서는 사전예고도 없이 강제 격리하거나 공항에서 곧바로 쫓아내는 일도 있었다. 이런 가운데 이웃 나라 일본까지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한 대구와 경북 청도 체류이력이 있는 외국인의 입국을 거부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상황은 더욱 심각해지는 양상이다. 의료·방역 체계가 허술한 국가는 물론 선진국까지 한국인 입국 거부가 확산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한국의 최고 우호국이라는 베트남조차 한국인 입국자들에게 별도 입국 절차를 거치게 한 뒤 격리하기로 한 것은 국내 코로나 상황에 대한 외국의 냉정한 시선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한국발 여행객의 입국을 제한하는 곳은 25일 기준으로 24개국인데 갈수록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그런 가운데 중국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코
2년 전 105세의 프랑스인 로베르 마르샹은 사이클 고령자 부문 신기록을 연거푸 수립하며 사이클 역사를 새로 썼다. 1시간 동안 22.547㎞를 달려 105세 이상 부문 세계기록을 세웠다. 그는 경기를 마친 뒤 “라이벌이 등장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100세를 맞았던 2012년 처음 100세 이상 부문에서 신기록을 세웠고, 2년 뒤 자신의 기록을 깼다. 그는 ‘챔피언이 되기 위해서 달리는 것이 아니라 105세도 아직 자전거를 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달리는 것’이라고 했다. 4년 전 미국의 해리엇 톰프슨은 92살 나이에 42.195㎞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해 여자로서 최고령 마라톤 완주 기록을 세웠다. 두 번의 암 수술을 받은 톰프슨은 이미 16차례나 로큰롤 마라톤을 완주했다. 그녀는 76살에 마라톤에 입문했다. 이밖에도 100세에 히말라야 등반을 하거나 수영 1500m를 완영하는 기록들을 보면 믿기지 않을 정도다. 일본의 미야자키 히데키지는 92살에 달리기를 시작해 100세에 100m를 30초에 주파했다. 파키스탄계 영국인 파루자 싱은 100세에 마라톤 코스를 완주했다. 이들은 젊은이 못지않은 건강 상태를 100세에도 유지할 수 있음을
감정은 전염성이 크다. 특히 부정적인 감정은 그 전파속도가 훨씬 더 빠르다. 그러다 보니 어느 정도 퍼지고 나면 걷잡을 수 없게 되고 이성적인 판단이 어렵게 된다. 아무리 설명을 하고 이해시키려 해도 집단 공포심은 차단하기 힘들다. 그래서 이런 공포감이 확산되기 전에 정확한 정보와 명확한 설명들로 신뢰감을 형성해야 한다. 조치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감정이 이성을 지배하기 전에 판단할 수 있게 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사실 공포는 불필요한 상상에서 비롯 되는 것이 아니다. 부정확하고 불충분한 정보로 인해 형성되면서 확산된다. 신뢰는 그래서 더욱 중요한 변수가 된다. 더구나 요즘처럼 정보가 넘치는 세상에서라면 더욱 그렇다.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이 상황에서도 우리는 정작 변종 코로나에 대해 거의 모른다. 발생 병원도 모르고 대처 방법도 모르고, 무작정 은둔하며 마스크와 손씻기 등 개인위생을 챙기고 있을 뿐이다. 어찌 안 무서울 수가 있겠나. 심리학자들이 “사람들은 일찍이 경험해 보지 못한 생소한 위협(novel threat)에 훨씬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며 ‘코로나19의 전염’보다 더 무서운 것이 ‘공포의 전염’이라 이야기 하
베풂이란 ‘남에게 돈을 주거나 일을 도와줘서 혜택을 받게 하는 것’으로 정의한다. 그런데 ‘베풂’은 ‘배려와 용서’도 포함이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철학자이자 시인으로 유럽과 미국에서 활동한 레바논의 대표작가인 칼릴 지브란은 ‘당신이 가진 것을 주는 것은 작은 일에 불과하다. 당신 자신을 내어주는 것이 진정한 베풂이다’라고 말했고, 미국의 실존 인물인 ‘우체부 프레드’의 저자인 마크 샌번은 ‘베풂은 기술이다. 그러므로 연습이 필요하다. 다른 사람과 나누지 않는다면 당신이 가진 물질적·정신적 소유물은 아무 소용없다’고 말했다. 유교의 기본 경전인 사서삼경(四書三經) 중 하나인 대학(大學)에서는 돈과 덕(德)의 두 가지 중요성에 대해 강조한다. 그것은 부윤옥 덕윤신(富潤屋 德潤身)인데 부윤옥이란 ‘돈을 많이 벌면 집안을 윤택하게 한다’는 말이며, 덕윤신이란 ‘덕을 많이 베풀면 인생이 윤택하다’는 말이다. 명리학자 조용헌 교수는 팔자(八字)고치는 방법 다섯 가지 ‘첫째 적선(積善: 남을 돕는 것), 둘째 명상, 셋째 명당 잡는 일, 넷째 독서, 다섯째는 지명(知名: 운명을 아는 일)’ 중 적선, 즉 베풂을 으뜸으로 꼽았다. 불가(佛家)에서도 ‘베풂’이나 ‘나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