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이 이달부터 국내에 들어온다.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국제 백신 공유 프로젝트)를 통해 우선 미국 화이자 백신 약 6만명분이 공급된다. 변이 바이러스라는 위협요인이 남아 있지만 백신 접종 선두 국가인 미국과 이스라엘에서 코로나 감염 추세가 줄어들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다. 백신 접종을 앞둔 우리에게는 고무적일 일이다. 백신은 그 종류 만큼이나 효능이나 접종 방법이 다양하고, 까다로운 보관 조건 등으로 매우 과학적이고 셈세한 접근이 요구된다. 특히 백신 배포 과정은 난이도가 높은 변수들이 도사리고 있다. 정부는 지난 1~3일 인천공항 화물터미널에서 민관군경 합동으로 백신 운송 모의훈련을 실시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참석해 “빈틈없는 대비”를 당부한 정도로 백신 유통 과정은 엄중하다. 인천공항으로 들어오는 백신은 경기도 평택의 물류센터로 운반돼, 다시 서울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접종센터로 옮겨진다. 그리고 지역별 거점접종센터로 배송돼 접종이 이뤄진다. 백신의 효능과 부작용 등 의학적인 문제는 이미 접종이 시작된 외국 사례 등 데이터가 어느 정도 축적돼 있기 때문에 이에 따르면 될 것이다. 관건은 백신이 들어온 이후 접종까지의…
“나는 스물일곱살에 죽지 않았으니, 천재는 아니었군.” 예전 음악하던 동료가 스물여덟살 생일을 맞이하며 했던 말이 생각난다. 장난삼아서 했던 이야기였지만, 당시에는 그 말이 꽤 그럴싸하게 들렸다. 우리가 좋아하던 영웅 같은 뮤지션들이 대부분 그 나이 즈음 요절했기 때문이다. . 동료가 언급했던, 스물일곱 살에 요절한 비운의 천재 뮤지션들이 있다. 아마 음악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3J에 관해서 들어봤을 것이다. 바로 지미 헨드릭스(Jimi Hendrix), 재니스 조플린(Janis Joplin) 그리고 짐 모리슨(Jim Morrison)이다. 이름이 이니셜 제이(J)로 시작하는 세 명 모두, 비슷한 시기에 태어나 불과 같이 살다가, 스물일곱의 어린 나이에 약물 중독으로 세상을 떠났다. 1960년대 중후반 미국을 사회적 문화로 보자면 반체제 평화주의를 부르짖던 히피(Hippie) 그리고 엘에스디(LSD)라는 마약 그리고 사이키델릭(Psychedelic)이라는 키워드가 떠오르는데, 그들 역시 이 연결고리 안에 서 있었다. 여기서 진정한 자신을 찾는 것을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여겼던 히피라는 집단은 그 길에 닿기 위해 마약에 취했고, 또 그런 사회 분위기 속에서
우리는 뉴욕에 있는 브루클린 대교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야기는 188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존 뢰블링이란 뛰어난 영감을 지닌 한 엔지니어 이야기다. 그는 뉴욕과 롱아일랜드 사이에 거대한 다리를 놓는 장대한 꿈을 갖고 있었다. 그는 세계적으로 명망 있는 몇몇 교량전문가에게 이 일에 대한 자문을 구해 보았다. 결론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이 건축가의 가슴에서 다리를 놓는 꿈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는 한 시도 그 꿈에서 벗어나 본 적이 없었다. 언젠가는 그 일이 이뤄질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 그는 또 몇몇 전문가에게 그 일에 대한 자문을 구했다. 긴 과정을 거친 끝에 그는 마침내 한 지원군을 만났다. 바로 젊은 엔지니어인 그의 아들 워싱턴 뢰블링이었다. 그들은 다리건설에 따른 구체적인 콘셉과 장애물 극복을 위한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했다. 이 장대한 꿈의 실현을 위해 먼저 선원들을 모았다. 그리고는 바다 위에 다리건설을 시작했다. 출발은 좋았지만, 건설을 시작한 지 불과 몇 달 만에 비극적인 사고가 일어났다. 그 사고로 아버지 존 뢰블링이 죽었다. 아들 워싱턴은 현장에서 떨어져 장애인이 되었다. 그는 두뇌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었다. 그로 인하여 그는…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거의 예외 없이 등장하는 돌발 변수는 바로 설화(舌禍)다. 이번에도 설화는 여야 가리지 않고 예외 없이 등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설화는 왜 선거 때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것일까? 선거란 권력을 잡기 위해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의례이기 때문이다. 선거란 그런 존재여서 모든 정당들은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인다. 그런데 이렇게 하다보면 오버하게 마련이다. 때로는 방어를 위해, 때로는 상대를 공격하기 위해 오버한다. 설화는 바로 이 과정에서 발생한다. 뿐만 아니라 상대를 공격하기 위해서는 가짜 뉴스도 동원한다. 그렇기 때문에 민주주의가 작동하는 모든 국가의 선거에서는 설화와 가짜 뉴스가 등장하는 것이다. 미국도 선거에서 가짜 뉴스와 설화가 종종 등장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미국은 우리보다 설화나 가짜뉴스의 빈도와 강도가 덜하다. 그 이유는 권력의 통제 가능성과 관련 깊다고 생각한다. 권력 통제가 비교적 원활한 국가의 경우는, 권력 추구의 과정에서도 어느 정도 규칙을 지키는 반면, 권력 통제가 비교적 허술한 국가에서는 선거 과정이 그야말로 무한 경쟁이 되기 때문이다. 권력 통제가 이루어지지 않는 국가의 경우는, 지방 권력
삼수갑산은 량강도 혜산의 서쪽과 동쪽에 각각 위치한다. 압록강, 장진강, 허천강의 세 갈래 물줄기 사이에 있다고 해서 삼수(三水)이고 혜산에서 140리(55km) 들어가면 갑옷 같은 산이 많다고 하여 갑산(甲山)이다. 고려말기 갑주만호부(甲州蔓戶府)가 설치되었는데 1413년 갑산군으로 개편하면서 처음으로 개척한다는 의미의 ‘甲’를 썼다고도 한다. 유배지로 유명한 이곳에 허난설헌은 오빠 허봉에게 ‘갑산으로 귀양 가는 오라버니께’라는 시를 남겼고 김소월은 ‘삼수갑산 왜 왔노 삼수갑산이 어디메뇨 오고나니 기험(寄險)하다 아하 물도 설고 산 첩첩이라’는 시를 썼다. 또한 시대의 한 획을 그었다는 시인 백석은 량강도 삼수군 관평리에서 살았다지 않는가. 산간오지 삼수갑산에서 백석은 ‘갓 나물’이라는 시를 썼다. 그렇게 멀고 먼 길을 동갑내기 친구의 고향이라고 가본 적 있다. 함흥에서 길주, 길주에서 혜산까지 왔으나 아직도 백 여리길이 아득한데 다행이도 그곳으로 가는 자동차가 있어 얻어 타고 그러고도 목적지 도착하지 못해 생전 처음 보는 나귀를 타고 갔다. 친구가 말이라고 하는데 영화에 나오는 말보다는 허리가 낮고 덩치도 작다. 그때 함흥에서 사과를 무겁게 지고 갔는데…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코로나19 검사 키트를 제작하는 사업체로 코로나19 항원·항체 신속진단키트를 개발해 국내외의 관심을 끌고 있다.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신속항원진단키트는 지난해 9월 WHO(세계보건기구)의 긴급사용승인을 받았고, 11월에는 전국 최초로 식품의약품안전처 정식 허가를 받았다. 최근 수원시에 1만 명분의 진단키트를 무상 기부했으며 경기도·강원도·충청북도 등 몇 지역에도 수만 개의 키트를 후원했다. 이 회사의 선행은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해 12월 23일엔 유니세프한국위원회에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지구촌 어린이를 위한 기금 1억 원을 전달했다. 같은 날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도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수원시 취약계층을 위해 써달라며 1억원을 기탁했다. 이에 앞서 9월에도 경기사랑의 열매의 나눔명문기업(1억원 이상 고액 법인 기부자 프로그램)으로 가입, 1억5000만원을 기탁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같은 해 7월엔 세계 공중보건 증진을 위해 보건복지부, SK바이오사이언스, LG화학, GC녹십자, 종근당, 제넥신,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 공동 출자로 2018년 7월 설립한 글로벌 민관협력 연구기금 라이트펀드와 신종 및 풍토성 감염병 R&D 지
도시인의 삶은 하루살이다. 해 뜨면 전쟁하듯 일하고 해 지면 뻗고, 또 해 뜨면 전쟁하듯 일하고 해 지면 뻗는 처참한 삶이 반복된다. 그렇게 사는 데 지쳐서 도시를 떠나 농촌에 안착한 친구가 있다. 도시와 농촌의 가장 큰 차이가 뭐냐 물으니, 그곳의 시간은 천천히 흐른단다. 누구에게나 하루는 24시간 아니냐, 삐딱하게 되받아치는 나에게 친구가 제법 현자처럼 말한다. 도시의 시간은 해가 기준이지만, 농촌의 시간은 달이 기준이라고. 그러고 보니 언제부턴가 친구의 입에서 절기가 술술 흘러나오더라. ‘입춘’이니까 농기구를 손봐야겠다는 둥, ‘우수’니까 고추 모종을 심어야겠다는 둥, ‘경칩’이라 개구리가 운다는 둥. 친구의 시간은 달이 차고 기우는 주기에 따라 보름 단위로 흐르고 있었다. 새삼스러운 얘기지만, 농부의 달력인 음력은 달이 지구 둘레를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을 한 달로 친다. 반면에 도시인의 달력인 양력은 지구가 태양 둘레를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이 한 달이다. 한데 이 당연한 사실이 새빨간 거짓말로 치부되던 시절이 있었다.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며, 달과 해가 그 둘레를 돈다고 믿었던 고·중세다. 이른바 ‘지구중심설’이 진리의 자리를 꿰차고
한국 법원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는 어느 정도나 될까? OECD 국가 중 꼴찌 수준이라는 통계는 널리 알려져 있다. 가장 최근인 지난해 형사사법기관들의 국민 신뢰도 추이에서 법원은 35.3%를 기록했다. 더불어민주당 소병철의원이 형사정책연구원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로 OECD 통계와 맞아 떨어진다. 판결을 톺아보면 밑바닥인 신뢰도 통계수치가 더 떨어져야 하는 것인지, 억울한 것인지 쉽게 가늠할 수 있다. 이즈음 판결 몇 개만 비교해보자. '지난 총선 당시 재산 11억 원을 누락 신고한 국민의힘당 조수진 의원, 벌금 80만 원(의원직 유지) VS 자신의 변호사 사무실에서 인턴한 대학생에게 증명서를 발급해준 열린민주당 최강욱 의원,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의원직 상실)', '86억 원 횡령-배임-뇌물 삼성 이재용 부회장, 징역 2년6개월 VS 회삿돈 10억 원 횡령한 삼성물산 직원, 징역 3년 6개월', '350억 원 은행 잔고증명서 위조한 윤석열 검찰총장 장모, 불구속 기소 VS 증거없이 판사가 표창장 위조했다고 본 정경심 교수, 징역 4년'. 어떤 판단이 서는가? 김두식의 《불멸의 신성가족》(창비) 개정판에 따르면 한국 판사들의 재량권은 외국에 비해 훨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