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평론가 정성일 씨의 잊히지 않는 말이 있다. “ 외계인이 실제 있어 내게 지구를 대표하는 가장 위대한 것 하나만 말하라 한다면 음악을 소개 하겠다” 청중 한 사람이 왜 영화가 아니고 음악인가 물었다. 그의 답 “ 영화는 너무 말이 많아요” 그런데 음악도 소음으로 느껴질 때가 있다. 세상과 인간에 치여 혼자 있고 싶은데 무심코 튼 음악마저 신경을 긁는다. 음악을 끄면 정적이 고통을 새로 부각시킨다. 그럴 때 카를로스 나카이를 찾는다. 아! 그의 플루트 소리. 내 사는 하늘 아래 다른 세상이 있고 문명의 발자국이 닿지 않은 초원이 있어, 새벽이슬 머금은 나뭇가지 하나 뚝 꺾어 피리를 만들어 분다면 그런 소리가 나오지 않을까. 신비로운 주술가가 만든 신기한 진통제가 몸에 듣는 듯 편해진다. 카를로스 나카이의 이름에 붙는 ‘북미 인디언 나바호족 전통 플루트 연주자’라는 소개. 그 한 줄 소개는 아메리카 땅의 피비린내 나는 역사와 원래 그 땅의 주인인 북미 원주민의 참혹했던 고통을 품고 있다. 유럽인이 아메리카 땅에 발을 디디며 퍼뜨린 전염병과 원주민의 땅을 빼앗는 과정에서 자행한 대량 학살은 북남미 원주민 종족의 씨를 말렸다. 미국은 얼마 안 남은 원주민들을…
지난 2월 17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경기도 공공기관 3차 이전 계획’을 발표한 후 수원지역의 여론은 악화됐다. 도는 지난해에도 경기도일자리재단,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 경기도사회서비스원을 이전하고, 경기교통공사, 경기도환경에너지원을 북부에 신설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어 경기신용보증재단,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경기주택도시공사(GH)와 경기농수산진흥원, 경기복지재단, 경기연구원, 경기도여성가족재단 등 7개 기관마저 북·동부로 이전하겠다고 하자 수원시민들이 크게 반발했다. 정치권에서도 강한 유감을 표했다. 다음날 제일 먼저 경기도의회 수원시 지역구 의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도 공공기관 3차 이전 ‘결정과정’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경기도 북동부 지역의 균형발전을 위한 노력에 공감하지만 행정 결정이 이루어지기까지 충분한 소통과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면서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재명 도지사의 일방적 행정에 우려를 표한다면서 경기도의회는 물론이거니와 의회의 관련 상임위, 이전을 해야 하는 해당 기관조차 이번 결정에 대한 어떤 사항도 알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신사옥 활용계획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예산낭비를 우려했다. 이전 대상 공공기관 임직원의 입장 역시 고
마치 항해사가 그 배가 나아가야 할 올바른 진로를 선택하기 위해 연안의 광경을 안내표로 삼을 수 있는 것은, 그것이 그의 눈에 보일 때, 이를테면 강을 지나갈 때뿐이며, 대양을 항해할 때는 나침반에 의지하지 않으면 안 되듯, 종교인들도 일상생활에서는 외면적인 목적에 따라 행동해도 되지만, 보편타당한 인생의 의의를 탐구할 때는, 어김없이 경고하는 양심의 소리에 따라야 한다. (표도르 스트라호프) 사욕을 떠난 행위를 할 때마다 우리가 느끼는 만족감은, 그 행위가 다른 사람의 모습 속에 자기 자신의 존재가 들어있음을 단적으로 인식하는 것에서 생기는 감정이며, 그 때문에 또한 우리의 진정한 ‘나’는 단순히 우리의 자아, 즉 고립된 자기 몸뿐만 아니라, 살아있는 모든 것 안에 존재함을 인정한 것이 옳았음을 뒷받침해 준다. 이기주의자는 적대적인 타자들 사이에 있는 고독한 자신을 느끼고, 오로지 자기 한 사람의 행복을 바라게 된다. 선량한 사람은 우애로 가득한 존재들의 세계에서 살며, 그 모든 존재의 행복이 그 자신의 행복이 된다. (쇼펜하우어) 육체를 위해 사는 사람은 사변적, 또는 감성적인 생활의 복잡한 미로에서 길을 잃는 수가 있지만, 영혼은 언제나 정확하게 진리를
캐시어스 클레이는 미국의 복서였다. 흑인가의 가난한 소년이었던 그는 1960년 로마 올림픽에 라이트 헤비급 미국 대표로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미국의 영웅이 된 줄 알았다. 그러나 햄버거를 사려고 들어간 가게의 백인에게 그는 여전히 흑인일 뿐이었다. “검둥이에게 팔 햄버거는 없다.” 그는 자신이 누구인지 똑똑히 알았고, 금메달을 강물에 던져버렸다. 그는 흑인을 멸시하는 백인들의 미국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위해 싸우는 프로선수가 되기로 했다. 아마추어 전적 100승 5패를 기록한 그는 프로로 전향했다. 프로권투에서도 그의 주먹은 막강했다. 그는 약관 21세에 소니 리스턴을 7회 TKO로 물리치고 WBA와 WBC 헤비급 세계 통합 챔피언에 등극했다. 당대 최고의 복서인 챔피언 소니 리스턴에게 도전했을 때 모든 전문가가 캐시어스 클레이의 패배를 예언했다. 소니 리스턴에게 도전하는 그를 한 마리 파리에 불과하다고 경멸도 서슴지 않았다. 캐시어스 클레이는 경기 전에 이렇게 응수했다. ‘한 마리의 파리가 쇠 쟁기를 끌 수 있다고 / 그대에게 말하는 나는 좋은 사람 / 그게 어떻게 가능하냐고 나에게 묻지 말고 / 파리에게 쟁기를 매라.’ 한 편의 시였다.
1872년 통일 제국을 건설한 프러시아의 재상 오토 폰 비스마르크(1815~1898)는 부국강병에만 힘쓰지 않았다. 그가 의료보험, 보훈 등 사회보장 제도를 세계 최초로 도입한 보수주의자라고 말하면 놀라는 이들이 많다. 보수주의는 프랑스혁명으로 사회질서가 혼란해지자 전통 가치를 지키고자 등장한 이념이다. 기존 체제가 흔들릴 때 애국심과 명예, 민족의 융성, 자유시장 경제 신봉의 기치를 들고 나온 보수는 진보에 맞서 국가 경영의 당당한 이념으로 자리를 잡았다. 비스마르크의 예가 아니더라도 오늘날 서구 보수정당의 이념적 지평은 우리 진보정당보다 오히려 훨씬 좌파적이다. 한반도에는 불행하게도 독일처럼 제대로 된 보수주의가 자리 잡은 적이 없다. 보수를 참칭한 비리세력이 있을 뿐이다. 이들은 역사적으로 그 뿌리를 친일에 두고 있다. 해방 이후 미국의 냉전전략에 편승한 이들은 간판을 친일에서 반공으로 재빨리 바꿔달고 새로운 지배자 편에 붙었다. 그러나 외세를 뒷배로 한 그들의 최우선 작업은 반공이 아니라 자신들의 더러운 전비(前非)를 샅샅이 알고 있을 ‘눈엣가시’ 항일 독립투사들을 제거하는 것이었다. 독립투사들에 대한 고문과 암살이 해방된 조국에서 버젓이 벌어졌던 까
정부와 국민들의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확진자가 진정되지 않고 있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국민연금공단도 코로나19 방역에 지난해부터 정부 정책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오고 있다. 임시생활(치료)센터 시설운영 지원, 유급휴가비용 접수 및 지급, 소득감소자 및 중단자에 대한 국민연금 납부예외 처리, 공단사옥 입주사업주에 대한 임대료 경감 조치 등을 실시하고 있다. 국민 모두가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 두기 등 기초적인 방역수칙 준수와 신속한 백신접종에 적극 동참하여 코로나19 확산세를 하루빨리 진정시켜야 한다. 국민연금공단은 공공기관으로서 국민 눈높이에 맞는 청렴한 기관으로 발돋음하고자 반부패·청렴도 향상 종합계획을 마련해 조직문화혁신과 함께 강력한 쇄신을 추진하고 있다. 내부 공직기강 확립을 통한 국민신뢰제고를 위해 임직원이 지켜야 할 행동지침으로 전 직원의 설문조사를 통해 “청렴한 생활, 10가지 약속”을 제정했다. 그 내용은 성희롱·성추행·성차별 금지, 공정한 업무처리, 알선·청탁 금지, 정보의 유출 및 무단열람 금지, 상호존중하기, 갑질 금지, 부당한 업무지시 금지, 금품 등 수수 금지, 품위손상 금지, 특혜금지를 적극 실천해 나가기로 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재직 당시 검찰이 야당에 여권 인사 등의 고발을 사주했다는 의혹이 지난 2일 제기된 이후 갈수록 파장이 증폭되고 있다. 국민의 피로감도 쌓여가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하루빨리 강제 수사로 전환하는 방법밖에 없다. ‘윤석열 검찰’의 고발 사주 의혹의 키맨인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계속해서 말 바꾸기와 모호한 해명으로 일관하고 있다. 하지만 추가로 사주고발 의혹이 드러나는 등 파문은 확산되고 있다. 지난 4월 총선 직전 김 의원(당시 미래통합당 총선 후보)이 대검찰청 간부한테서 받아 당에 넘겼다는 의혹이 제기된 고발장이 실제 고발장과 상당 부분 일치한다는 새로운 의혹이 제기됐다. 복수의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의혹을 받고 있는 두 개의 고발장 가운데 지난해 8월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법률자문위원이 최강욱 열린민주당 의원 고발장을 작성할 당시, ‘초안’을 법사위 소속 현 국민의힘 의원이 사무처 당무감사실 관계자에 전달했고, 이것을 다시 법률자문위원에 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초안은 지난해 4월 김웅 의원이 대검찰청 간부한테서 받아 당에 넘겼다는 의혹이 제기된 고발장과 판박이라고 한다. 검찰의 사주 의혹이 제기된 ‘4월 고발장’이 당의 공식…
중학교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제일 선망하는 고등학교는 과학고가 아니라 영재학교다. 모두 8개의 고교과정 영재학교가 학교당 평균 100명, 총 800여 명의 신입생을 뽑아 총재학생이 2500명에 달한다. 압도적으로 남학생이 많아서 현재 7대 1이다. 학생 1인당 교육비가 서울대학교의 1인당 교육비보다 많고 명문대 진학실적도 과학고를 능가한다. 당연히 입학경쟁이 뜨겁다. 그동안 평균경쟁률이 10대 1을 넘었으나 금년부터 1인1교만 지원 가능하게 규정을 바꿔서 6대 1로 줄었다. 머지않아 5000명 지원자 중 3단계 선발과정(서류전형-영재성검사-캠프생활)을 모두 통과한 800여 명이 합격의 영예를 얻고 수학과학 영재로 공인될 것이다. 문제는 현실의 영재학교에는 ‘타고난 영재’들이 아니라 ‘만들어진 준재’들이 더 많다는 사실이다. 가장 확실하고도 충격적인 증거는 서울과학고, 경기과학고 등 수도권 3대 영재학교 재학생의 절반이 강남의 특정학원 출신이라는 점이다. 영재학교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4~5년의 치밀한 준비기간과 최소한 7~8000만 원의 사교육비가 필요하다는 게 공공연한 비밀이다. 그만한 시간과 비용을 쓸 수 있고 유명학원에 가까이 사는 수도권, 특히, 서울 강
나는 몰랐다. 민주화가 어쩌고 선진국 진입이 저쩌고 하더니만 대한민국의 검찰행정이 정말 이만큼 진화했는지는.. 일제 강점기부터 지금까지 오로지 국민들 위에 군림하던 검찰이 국민편의를 위해 고발장까지 대신 써주고 “빈칸에 이름만 적어오면 나머진 저희들이 알아서 할께요”하고 고소고발 원스톱서비스로 안내한다는데.. 사실이라면 세상 오래 살고 볼 일이다. 나는 궁금했다. 세상 똑똑한 검사님들이 자기관련 사건만 접하면 기억력이 증발되어 버리는 이유를.. 김웅 의원은 “내가 했을 수도 있고 다른 사람이 한 걸수도 있는데.. 정확히는 기억 안 나지만 분명한 건 제 책임이 아니라는 겁니다”라고 해명했다. 검찰출신은 정의뿐만 아니라 기억력조차 철저하게 선택적인가? 그는 자신의 책 ‘검사내전’에서 "사람들이 인식의 오작동을 낳는 것은 그보다 재빠른 감정, 즉 욕심 때문일지도 모른다"라고 썼다. 검사를 그만두고 정치로 입신양명하고 싶었던 그의 욕심, 그 욕심에 끄달려 ‘아비를 아비라 부르지 못하고’ 말을 뱉었다가 삼키고 뒤집기를 반복하며 작금의 개미지옥 같은 수렁에서 허덕이고 있으니.. 차마 목불인견이다. 나는 무서웠다. 몇 달째 의혹의 중심에 서있는 윤석열 후보는 기자회견에서
사람들은 진리에 가까이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타인의 잘못에 대해 너그러워진다. 그 반대 또한 진리이다. 우리가 결코 잊어서는 안 되는 의심할 여지없는 원칙이 있다. 그것은 만약 어떤 일이 선을 배반하지 않고는 이루어질 수 없다면, 그것은 진짜 선한 일이 아니거나 아직 그 일을 할 시기가 되지 않은 것이다. 신은 양심과 이성의 힘으로 사람들의 마음에 믿음의 불을 켜주고 있다. 폭력으로는 믿음의 불을 켤 수 없다. 폭력과 위협이 가져다주는 것은 믿음이 아니라 공포이다. 그러나 믿음이 없는 사람, 방황하는 사람을 비난하고 나무라서는 안 된다. 그들은 그 미망으로 인해 이미 충분히 불행하기 때문이다. 만약 그것이 그들에게 이익을 가져다주고 있을 때는 그들을 나무라도 상관없지만, 오히려 그것은 대부분의 경우 그들에게 반발심을 일으켜 그들을 더욱 돌아서게 만든다. (파스칼) 우리는 오히려, 과거의 것을 대신할 수 있는 새로운 일치의 기초를 탐구해야 하지 않을까? (마르티노) 신앙은 사랑과 마찬가지로 억지로 불러일으킬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정치적 수단으로 신앙을 도입하고 그것을 보호하려 해도 잘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사랑을 강요하면 오히려 증오를 불러일으키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