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지금 금요일 저녁 6시 30분, 퇴근 길 꽉 막힌 2차선 도로에서 운전 중이다. 갑자기 뒤에서 시끄러운 사이렌 소리가 들리고, 번쩍이는 경광등이 보인다. 구급차가 출동 중이다. 과연 이 순간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당연히 비켜줘야 한다고 생각하겠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실제로 필자는 며칠 전 오산시에서 통행량이 많기로 유명한 남촌오거리에서 구급차 출동을 따라가 본 적이 있다. 사이렌 소리를 크게 울리며 구급대원이 마이크로 구급출동임을 알렸지만 앞선 차들은 요지부동이었다. 이렇게 당신이 무심코 흘려들은 구급차 사이렌 소리가 어떤 이에겐 살려달라는 처절한 아우성일 수 있다. ‘환자가 당신의 가족이라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당신의 집이 타고 있다고 해도 비켜주지 않을 건가요?’ 라고 그동안 각종 매체에서 소방차 길 터주기에 대해 많은 홍보를 해왔고, 전국 모든 소방서는 매월 시민들을 대상으로 소방차 길 터주기 홍보 캠페인을 하고 있지만 소방차 길 터주기 생활화는 우리에게 아직도 먼 이야기이다. 앞선 차들이 도로 양쪽으로 비켜주며 소방차 출동로를 만들어주는 영상이 가끔 TV뉴스에 나오면 ‘모세의…
지난해에 이어 올해 3월 기준으로 청년실업률이 10.8%를 기록하는 등 청년실업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사실 청년실업문제는 청년들만의 문제가 아니며 은퇴 후 노후를 준비 중인 기성세대들에게 또 다른 짐을 지워주고 있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문제의식 및 해법을 요구하는 사안이라 하겠다. 청년실업 해소는 청년들이 선호하는 급여 및 복지 수준이 놓은 소위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것이 간단명료하면서도 근본적인 해답일 것이다. 지난 1분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예상을 깨고 -0.3%를 기록하면서 단기간 내에 우리나라의 경제가 가시적으로 반등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회복으로 기업 매출액과 투자가 증가하고 이에 따라 고용이 증가하는 선순환적 해법은 전망이 그리 밝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남은 해법은 무엇이 있을까? 우선 창업을 통해 신규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방법이다. 하지만 말이 쉽지 창업이 그렇게 만만한 것은 아니다. 특히 언론 등을 통해 수시로 보도되고 있는 치킨집이나 빵집 등 소위 생계형 창업의 경우 일종의 다산다사(多産多死)형 창업으로 과당 경쟁에 따른 출혈 등 사회적 비용을 초래함은 물론 실패하면 온가족이 빚더미에 올…
혁신교육운동과 혁신사업의 차이는 무엇일까? 교육운동이란 잘못된 정책을 올바른 방향성으로 제시하고 파이를 넓혀가는 것이다. 운동의 방향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기 위해서는 기존의 정책을 비판도 해야 하고 지지도 함께 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대안 마련에 함께 해야 한다. 편가르기 식의 교육정책은 이제 구퇴한 방식이다. 검증이 안 된 실험적 정책을 위해서 무조건적인 지지를 하고, 사람에 대한 지지를 하지 말아야 한다. 지지를 통해서 사업을 받고 특권층으로 상승하는 것이 교육운동이 아닌 것이다. 작금의 교육운동이 작아지고 있는 이유다. 얼마전 개최된 ‘오늘의 교육 포럼’ 에서 혁신학교 10년 차를 바라보는 다양한 의견들이 나왔다. 일부의 잘된 과거의 사례가 지금의 혁신학교를 정말로 대표할 수 있는가?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특히 혁신학교 학부모조직이 10년 간 혁신정책을 얼마나 이해하고 실천하였을까? 잘된 혁신학교 정책은 관리자 중심의 혁신정책이 성공했기 때문일 것이다. 또 관리자 중심 혁신학교, 학생들이 만들어가는 혁신학교, 교사운동으로 출발한 혁신학교 다양한 고민이 필요하다. 모듬 수업을 이야기해보자. 이 수업은 배움 중심, 체험 중심,…
비행기가 활주로를 떠나 이륙을 시작 할때는 창공을 향한 상쾌함과 미지의 세계에 대한 불안감 그리고 새로운 지평에 대한 히망을 불러일으킨다. 호주는 이민 1세대에게 미지의 대륙이자 희망의 땅이었고 현재 한국인에게는 혈맹이자 각광받는 관광지이다. 바쁜 군정을 잠시 내려놓고 호주군 한국전 참전비 제막식을 위해 멜번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태평양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 멜번 해변의 굽이치는 파도와 하얀 포말, 물비린내 없는 향긋한 바다내음이 내 기분을 상쾌하게 해준다. 호주군과 호주국민들은 대한민국의 가평이라는 지명을 아주 중요시하는데 멜번해변에 우두커니 서서 그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5월 초순 호주 멜번 마리부농시 쿼리파크에서 거행된 호주군 한국참전비 제막식에 참석하였는데 그것은 참전비 건립에 가평석을 지원했기 때문이다. 왜 호주국민과 호주군인들은 가평석에 열광하는가? 호주군 한국전참전용사와 국군 6.25참전유공자, 교민 등 250명의 내빈이 참석한 가운데 본인은 축사를 통해 가평전투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가평전투는 호주군 역사상 가장 대승을 거둔 전투입니다.” 가평전투는 1951년 4월23일부터 25일까지 중공군 춘계 대공…
쇠뜨기는 어디에서나 잘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너무나 흔하기에 사람들은 그 가치를 몰라준다. 포자 줄기는 봄나물로 자란 풀은 약초로 쓰인다. 쇠뜨기는 뿌리가 깊어 뿌리 끝을 찾으려면 지구 반대편을 가야 찾는다는 유머가 있을 만큼 깊고 깊다. 멕시코 인디언들은 뿌리를 보존 식량으로 쓰거나 말려서 약초로 사용하였다. 일본 히로시마에 원자 폭탄이 투하되었을 때에 살아 있는 모든 생물이 사라졌지만 맨 처음 싹을 돋우며 살아난 풀이 쇠뜨기이다. 그만큼 생존력이 강한 풀이다. 요즘 사회는 피로와 스트레스로 모두들이 지쳐있다. 이런 시대에 피곤을 풀어주고 정신을 맑아지게 하는 성분이 쇠뜨기에 함유되어 있다. 쇠뜨기란 이름은 소가 뜯어먹는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나 소가 많이 먹지는 않는다. 많이 먹으면 설사하는 것을 소가 알기 때문이다. 쇠뜨기가 사람에게도 탁월한 효능을 지닌 약초이긴 하나 나름대로 독이 있어 많이 먹을 경우 부작용이 일어난다. 쇠뜨기가 지닌 가장 두드러진 효능이 남성들의 정력을 북돋워 주는 기능과, 암 세포를 억지하는 기능과 당뇨의 혈당을 낮추어 주는 효능 등이다. 농촌에서는 집 밖을 나서면 어느 곳에서나 무성하게 자라는 하찮은 풀처럼 보이는 쇠뜨기 풀이
올해로 경찰이 국민과 함께 해온 지 벌써 74년이다. 현 정부 들어 경찰이 정치 권력으로부터 독립하고 국민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었다고 하나, 부정적인 수식어를 떨쳐버리고 국민으로부터 전폭적인 지지와 사랑을 받으려면 우리가 가야 할 길이 멀고 풀어야 할 과제도 많이 남아있다. ‘시민 중심의 감동치안’ ‘시민과 함께하는 공동체 치안’ 문구는 구리경찰서가 올해 내건 슬로건이다. 어찌 보면 가장 쉬운 일이고 경찰이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이유 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구호로만 외쳐왔지, 직무를 다했는데도 국민이 만족해하지 못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구리경찰서에서는 신고출동 시간 단축은 물론, 각종 사건 사고에 대해 기능간 협업을 위한 운영체계인 ‘지역공동체 치안협의체’를 운영한다. 이는 주요 사건·사고처리 때 미숙한 부분에 대해 경찰서의 베테랑 팀장들이 한자리에 모여, 한 기능에서 놓치기 쉬운 부분까지 세밀하게 들여다보는 회의를 개최하여 사건·사고 처리의 적정성 확인 및 최적의 조치방법을 도출한다. 또 도출된 회의결과는 게시판에 별도의 코너를 신설하여 구리경찰서 직…
광명시가 구로차량기지 이전사업에서 패싱(passing) 당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광명시의 입장을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구로차량기지 이전사업을 강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토부는 광명시와 충분한 협의를 거치지 않고 서울 구로구 구로동에 위치한 구로차량기지를 일방적으로 이전하려는 움직임이다. 국토부는 지난 4월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 공람 공고 절차를 마무리하고 주민설명회를 광명시에서 진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당일 ‘차량기지 밤일마을 대책위원회’와 함께 이전을 반대하는 시민 200여 명이 농성을 벌이면서 결국 설명회가 무산됐다. 지금 광명 지역 곳곳에는 국토부의 일방적인 사업 진행에 반발하면서 이를 규탄하는 각종 단체들의 현수막이 여기저기 걸려 있다. 구로차량기지는 기획재정부가 인정하는 혐오시설이다. 기재부가 지난 2016년 12월 의뢰를 통해 조사한 구로차량기지 이전사업 타당성 보고서에는 ‘차량기지 운영에 따른 소음과 진동 등에 대한 민원이 장기적으로 제기’, ‘도심지 내 민원발생시설을 시 외곽으로 이전함으로써 시민의 생활의 개선’이라고 분명히 명시되어 있다. 기재부의 보고서대로라
최근 캐나다 온타리오주에서 교사들의 대규모 교육정책 반대집회가 열렸다. 이는 정부가 온라인 수업을 통한 학점이수를 의무화하면서다. 이로 인해 선택과목 교사들의 신분이 불안해졌고, 학급당 학생 수가 증가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즉 기존에 고교학점제를 시행했던 외국에서 최근 교육정보화 환경구축으로 온라인 수업이 허용되면서 기존에 많이 채용했던 선택과목 교사들의 신분 문제가 교원노조의 새로운 투쟁 대상이 된 것이다. 고교학점제가 고등학생의 개인적 진로와 삶을 위한 좋은 제도라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국내에서는 이 제도의 추진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한국의 정규직 국가공무원 교원제도에서 다양한 과목의 교원 확보가 어렵고, 충분한 교원 확보는 엄청난 예산 지출을 수반한다고 주장한다. 과거에는 고교학점제 시행시 학생들의 다양한 선택과목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많은 교사가 필요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외국에서는 오래 전부터 고등학교 교원들을 모두 기간제 교원으로 정하여 필요에 따라 수시로 교원을 채용하거나 해고할 수 있는 권한을 학교장에게 부여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부족한 선택과목 교원을 모두 신규 채용하여 보충할 필요가 없다. 우선 가
아스피린의 원료는 버드나무 잎이다. 버드나무 잎의 엑기스를 짜서 아스피린을 만든다. 독일의 바이엘 제약회사는 1세기 전에 아스피린을 발견하여 그 약으로 세계적인 제약회사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아스피린이 처음 발견된 것은 바이엘사의 한 신입사원이 아버지가 신경통으로 고생하는 것을 보고 아버지의 신경통의 통증을 줄여 주기 위하여 아스피린을 개발하였다. 바이엘사가 아스피린으로 그렇게 성공하였기에 전 세계의 버드나무 잎을 채집하여 어느 대륙 어느 나라의 버드나무 잎이 약효가 가장 좋은 지를 연구하였다. 수년에 걸친 연구 결과 우리나라에서 자란 버드나무 잎이 전 세계에서 약효가 가장 뛰어난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한국의 버드나무를 가져다 독일에서 재배하여 엑기스를 추출하여 분석을 해 보았더니 한국에서 자란 잎과는 약성분에 큰 차이가 있었다. 한국의 토양에서 자란 버드나무라야 약효가 높은 것을 알게 되었다. 10여 년 전 북한을 방문하였을 때에 일행 중 송월주 스님을 위시하여 스님이 몇 분 계셔서 평양에서 휴전선으로 가는 중간쯤에 있는 성불사(成佛寺)를 찾았다. 이은상 선생의 ‘성불사 깊은 밤에 그윽한 풍경 소리’로 시작하는 이은상 시인의…
봄을 맞아 공공도서관에서 준비한 다양한 행사가 풍성하다. 각종 공연에서부터 만들기 강좌, 인문학 강좌 등 마음먹고 시간만 낸다면 책과 함께 즐거운 시간 속에 흠뻑 빠져볼 수 있다. 행정 직렬로 공직에 들어와 20여년 넘게 공직생활을 하면서 다양한 부서에서 일해 왔지만, 도서관 근무로만 치자면 이제 갓 7개월을 넘긴 신입직원이다. 사서 직렬인 팀원들이 도서관 업무에서는 한참 선배들이다. 도서관 직원들은 바쁘게 시간을 보낸다. 좀 더 좋은 프로그램을 기획해 제공하고자 하는 욕심 때문이다. 어린이도서관만 보더라도 다문화 북스타트 책놀이와 어린이스토리텔러 양성과정 등 각종 프로그램을 기획, 추진 중이다. 도서관에 근무하게 되면서 두 가지 인상 깊은 일을 경험했다. 먼저, 사서라는 직업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되었다. 내가 생각하는 사서는 책을 대출해 주고, 책꽂이에 꽂고, 도서를 소개해 주는 일을 하는 직업군이었는데, 막상 도서관에 근무해보니 그 일은 사서의 수 많은 일 중에 한가지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도서의 대출, 반납, 관리에 더해 시민들의 요구를 파악, 분석해서 독서진흥을 위한 수준있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하고, 홍보하는 일에 많은 시간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