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는 우리의 일상을 변화시키고 있다. 우리가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했던 전염병 대유행은 우리의 사고방식, 나아가 삶의 방식까지 변화시키고 있다. 우리는 뉴스에서 코로나19 확진자수를 체크하고, 우리 동네에 확진자가 있는지, 또한 그들의 동선이 어떻게 되는지 확인하는 일이 일상이 되었고, 마스크를 착용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마트를 이용하는 것이 너무나 불편하지만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다. 불과 몇 개월 남짓한 기간에 코로나19가 가져온 변화는 놀라울 정도다. 우리는 이러한 변화 속에서 모두 힘겹게 코로나19에 맞서 견디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코로나는 우리의 생활 속에서 쉽게 사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확진자들이 꾸준히 늘어나고, 잊을 만하면 한번 씩 대형 감염사태들이 터지면서 우리에게 큰 공포심을 주고 있다. 가까운 사람의 경‧조사에 가는 것도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것이 요즘의 일상이다. 코로나19는 우리에게 언택트(Untack)시대를 살아가도록 강요하는 것 같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한 가지 놀라운 경험을 했다. 올해 아파트 동대표선거를 온라인투표로 한 것이다. 평소 아파트 동대표선거에 전혀 관심이 없고 귀찮아서 투표에 참여해 본 적이 없었는데
길고 긴 어둠 속의 터널을 속절없이 지나는 것 같다. 최근 동향으로 점쳐지고 있는 가을 대유행이 한 발짝 더 현실처럼 느껴진다. 원하지 않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는 일상이 되어버린 코로나19이다. 코로나19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를 송두리째 변화시키고 있다. 관광산업 또한 전 세계가 멈춰있다. 관광과 관련된 경제분야의 손실은 막대하다. 최근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발표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관광업종 30개 상장사(Tourism Stocks-30, 여행, 호텔, 렌터카, 항공, 카지노, 면세점 등 관광 및 연관산업 상장사 30곳)의 주가는 코로나 첫 확진자가 발생하기 직전인 1월(69조806억 원)과 비교해 8월 시가총액은 57조103억 원으로 약 12조703억 원, 17.5%가 감소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하늘길과 바닷길이 끊기면서 국제관광(international tourism)이 막혀 있는 것도 큰 영향요인이다. 대안은 국내관광(intrabound tourism)을 통한 내수시장의 활성화로 귀결되었다. 초기 코로나19의 확산은 국내여행에 대한 심리를 악화시켰다. 코로나19로 제약받은 여가활동은 국내여행 49.6%, 친구
최재형 감사원장에 대한 여당 의원들의 모욕적 발언, 비신사적 공격이 도를 넘고 있다. 최 원장의 개인적 발언을 시비하여 사퇴를 압박하거나 부친의 언사와 언론인인 동서의 논설까지 지적하며 공박에 나선 것은 ‘연좌제’마저 연상케 하는 시대착오적인 행태다. 감사원은 헌법상 독립성이 보장된 국가 최고의 감사기구다. 집권당 정치인들이 정략적 잣대로 독립기구의 수장을 마구 흔들어 대는 모습은 나라는 물론 정권을 위해서도 결코 유익한 장면이 아니다. 지난달 31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민주당 양이원영 의원은 “최 원장의 부친은 ‘문재인 정권은 나쁜 사람들’이라고 인터뷰를 했다”며 “감사원장은 이미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 관련 시비에 휘말린 상태”라고 연결했다. 이어서 일간지 논설위원인 최 원장의 동서가 월성1호기 조기 폐쇄를 비판하는 논설을 썼다는 취지의 질책도 내놨다. 최 원장은 “죄송하지만 제 가족들이 감사원 일을 처리하는 게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민주당의 무차별 공세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민주당 의원들은 최 원장의 과거 발언을 이유로 “대선 불복이나 다름없는 반헌법적 발상”, “원전 마피아”, “선출직도 하기 힘든 발언”이라고 매도하다 못해 일각에서 “대
티비 채널을 돌리다 스스로 ‘비닐바지 입은 딴따라’라 소개하는 가수 박진영이 눈에 들어왔다. 그는 1994년 데뷔 때부터 전성기를 누렸고 현재도 진행형이다. 빨간 구두를 신고 손가락으로 하늘을 찌르는 디스코 춤과 노래도 신났지만 그의 목표는 더 매력적이다. 그는 60세 때 가장 춤을 잘 추는 것이 목표이고 60세 때 환갑콘서트를 여는 것이 꿈이라고 했다. 이 얼마나 멋진가! 며칠 전, 서점에 들렀다가 영국의 디자이너 폴 스미스가 쓴 동화책을 봤다. 클래식에 위트를 가미해 영국 패션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평가받는 그가, 이미 충분하여서 더 이상 이룰 꿈도 없어 보이는 73세 그가 동화책을 썼다. 그의 위트는 여전히 녹슬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더 익어있었다. 이 얼마나 훌륭한 청춘인가! 박진영이 꿈꾸는 60세, 폴 스미스의 반짝반짝 창조적 삶을 사는 73세와 달리 한국고용정보원의 ‘베이비부머의 일자리 퇴직 후 경력발달 이해를 위한 종단연구’에 의하면 베이비부머 세대는 ‘직장이 곧 자신’이라는 가치관을 가지고 있어서 정년퇴직으로 인한 일자리 상실을 곧 인생의 상실로 느낀다고 한다. 또 공통적으로 자신의 삶을 대하는 태도의 전환, 즉 기존의 인식, 타인과의 비교에
60여일(11월3일)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이 공화당 트럼프 현 대통령, 민주당에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각각 전당대회를 통해 공식 후보로 결정되면서 선거전이 공식화됐다. 최근까지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코로나 사망자와 확진자 기록의 불명예를 안고 있는 미국 현직 대통령인 트럼프 후보는 전반적인 여론조사에서 수치의 차이는 있지만 민주당의 바이든 후보에 밀리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승리를 예상하는 측에서는 미국 주식시장이 기술주(나스닥)를 중심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것에서 상징적으로 보여주듯 경제 부문만 놓고보면 선전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미 언론보도 등을 보면 코로나 팬데믹(세계 대유행)이 미국내 실업율을 증가시키며 경제에 타격을 주고 있지만 트럼프 지지층은 상대적으로 적게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가 민주당과 지지층이 겹치는 도시, 흑인, 히스패닉계(라틴계 출신)에 더 많은 타격을 입힌 데 비해 트럼프 주요 지지층인 농촌, 백인쪽은 덜 피해를 받고 있다고 한다. 미국에서는 지난 5월25일 흑인 조지 플로이드(George Perry Floyd)가 경찰에 체포되던 중 질식사한 것을 비롯해 최근 인종차별 항의 시
고교동창 친구의 외동딸 결혼식에 가서 행복하고 아름답게 진행되는 혼례를 보면서 느낀 바를 정리해 보았다. 원고를 친구에게 보냈는데 그의 아내가 신문에 난 글을 보고 싶단다. 인터넷에 이어 지면에 실렸다. 신문을 스크랩하여 스캔을 뜬 후 우선 급한 마음에 SNS로 보냈다. 평소 소통이 빠른 친구이기도 한데 이번 답은 더 빨리 왔다. 고려대학교 회관에서 열린 혼례에서 신랑과 신부가 입장하고, 신랑 아버지가 성혼선언문을 낭독한다. 안경을 벗고 멀리 보이는 글을 읽다가 눈물이 망막을 가려서 더듬거린다. 신부 어머니가 새 출발 부부에게 당부의 말을 한다. 실질적인 주례사다. 아마도 집에서 딸과 남편을 앉혀놓고 몇 번 읽어보는 연습을 하였을 것이다. 하지만 역시 숨소리가 마이크 깊이 빨려 들어간다. 긴장하면 호흡이 겹치고 강한 콧바람이 조절되지 않는다. 보기에는 차분해 보이지만 마음속 애간장의 심정이었을 오늘부터 친정어머니가 된 엄마는 떨리는 손으로 한복 치마를 잡고 무대를 내려와 남편의 손에 의지하여 자리를 찾아 앉는다. 아기를 돌보던 친구가 신랑에게 신부를 소개한다. 신랑의 축가에서도 첫음이 잡히지 않는다. 프로가수도 무대 동선을 연습하고 목을 푸는데 새벽부터 긴장
일본 최장수 내각 총리를 역임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신병으로 인해 전격 퇴진했다. 극우세력의 수장인 아베는 그동안 한일의 국민감정을 악용해 권력을 연장해온 대표적인 인물로서 우리로서는 최악의 파트너였다. 그는 정치적 위기가 닥칠 적마다 한국을 자극하는 침략 근성을 드러내고, 역사 왜곡의 충격요법으로 지지층을 결집해왔다. 그가 집권하는 동안 한일 양국의 선린은 엄청난 퇴보를 거듭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베의 뒤를 이을 정치인들의 면면을 볼 때 한일관계의 냉기류가 금세 해소될 것이라고 보는 것은 아직 지나친 낙관이다. 지금까지 차기 총리감으로 언급되던 모든 이들을 제치고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제1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스가 장관은 일본 정부 대변인이기도 한 관방장관을 맡으면서 아베 총리와 이념을 맞춰왔고 지난 2013년에는 한·중 양국이 안중근 의사 표지석 설치에 대해 논의하는 데 대해 “안중근은 범죄자”라며 유감을 표하기도 했던 이력 때문에 부정적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이제는 한일관계를 정상 궤도에 올려놓을 때가 되었다는 인식에는 오류가 없다. 때마침 우리 집권당 지도부도 이낙연 대표로 바뀌었다. 동아일보 도쿄 특파원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 안에 가시가 돋는다.” 널리 알려진 안중근 의사의 명언이다. 그는 사형 집행 전 마지막 소원으로 읽다만 책을 마저 읽게 해달라고 할 정도로 엄청난 독서가였다. 나는 안중근 선생님처럼 죽기 직전에 읽던 책을 끝까지 읽고 싶은 마음이 드는 사람은 아니다. 다만 틈나면 책을 읽어서 하루에 한 권 이상을 읽는다. 활자 중독처럼 끊임없이 읽으며 마음이 편안해지는 걸 느낀다. 어릴 때부터 이렇게 읽었던 건 아니다. 초등학생 때는 평범하게 학습 만화나 전집류를 읽었다. 그러다 중학교에 가면서 만화책에 빠졌다. 만화책은 너무 강렬하고 중독적이라 걸어다니면서 만화책을 펼쳤다. 한번은 만화를 읽으며 걷다가 노상에서 생선을 파시는 할머니의 바구니를 밟았다. 어찌나 스냅 좋게 밟았던지 바구니가 180도로 뒤집어지며 바닥으로 생선들이 떨어졌다. 할머니는 교복 입은 내가 쩔쩔매며 굽신거리는 걸 보곤 그냥 가라고 하셨다. 그 뒤론 걸어다니며 만화책을 읽지 않았다. 인생에서 꼭 알아야 할 지혜의 팔 할이 만화책에 나와 있었다. 친구 사이의 의리는 ‘원피스’ 속 루피와 해적 친구들을 지켜보며 체득했고, 공부하고 싶은 마음은 ‘그 남자 그 여자’를 읽은 다음
수 평 선 이 승 구 지워질 듯 말 듯 희미한 선 하나 아득한 저곳이 바다끝인가 가까이 다가 갈수록 저만치 또 멀어져 가네 가도 가도 지워지지 않는 꿈처럼 끝이 없네 이승구 1954년 부산 영도출생, 공군사관학교와 서울대 건축과를 나와, 연세대학원을 졸업하고, 국방대학원 안보정책과정을 수료하였고, 대령으로 전역했다. 보국훈장을 수상했으며, 대우건설 상임 고문과 행림건축 전무를 거쳐, 극동크리트 본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홍시 詩作문학회’에서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
가만히 실눈을 뜨고 보았다. 이른 새벽, 그 녀석이 얼핏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잠에서 깬 녀석은 작은 방으로 들어가더니 이곳저곳을 뒤적거리다 나오는 것 같았다. 주방에 들러 물을 먹는가 싶더니 설거지 해 둔 빈 그릇 하나하나 냄새를 맡아 보는가 하더니 화장실에 들러 앙증맞은 자세로 소변을 보았다. 곧이어 안방 침대로 올라 배를 뒤집고 한참을 뒹굴 거리다가 다시 거실로 나왔다. 이제는 공을 물고 소파 계단으로 올라가서는 굴리고 물어오고 굴리고 물어오는 행위를 연거푸 해댔다. 무엇이 그렇게 신이 났는지 중간 중간 기합을 넣기도 하며 엉덩이를 쳐든 그 자세를 보다말고 나도 모르게 푸하하, 웃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아, 우리 집 강아지는 그렇게 혼자놀이를 이미 신나게 하고 있었던 것이다. 나와는 다르게 말이다. 나는 도무지 혼자놀이에 재미를 붙일 수가 없었다. 그저 답답하고 숨이 턱턱 막힐 뿐, 갇혀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분통만 터질 뿐이다. 연이어 쏘아대는 코로나19 확진자들의 순번이 찍힌 안전 안내 문자가 마치 총알처럼 쩌릿쩌릿 와 박혔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돌입으로 출근도 못하는 상황이 되고 보니 지금의 현실이야말로 창살 없는 감옥이 아닐까도 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