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은 제 눈물을 녹이며 혼자서 탄다. 문학적 상상력은 혼자의 외로운 작업이라는 점에서 촛불의 미학과도 같다. 문학만이 그러한가. 미술도, 음악도 무용도 연주도 마찬가지다. 누구도 도울 수 없는 혼자만의 외로운 작업이라는 점에서 촛불과 같다. 혼자 타오른다. 누가 뭐라 해도 굳힘도 없이 꿋꿋이. 혼자만의 절대적인 힘이 있다. 그러나 정말 중요한 것은 그것으로 주변을 밝힌다는 사실이다. 자신을 죽이며 어둠을 밝힌다. 어둠이 없다면 촛불은 초라해진다. 있는지 없는지 그 존재를 알기 힘들다. 소란한 곳에서는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는다. 촛불은 죽음과도 같은 침묵을 지녔다. 빈소에 촛불을 켜는 순간 빈소는 거룩해진다. 망자를 위하여 누구도 험한 말을 하지 않는다. 지나온 날을 반추하며 아름다운 시절을 회상하게 한다. 어디 함부로의 죽음이 있는가. 다 사연이 있고 아픔이 있는 것이 죽음이다. 촛불은 신성한 힘을 지녔다.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놓아라’ 신화시대와 같은 절대 권력을 지녔다. 촛불 앞에서 큰 소리로 말하지 말라. 큰소리를 하는 순간 촛불은 꺼진다. 촛불은 조용하면서도 수직으로 상승하는 힘을 지녔다. 옆으로 눕지 않는다. 빛을 발하며 어둠을 밝힌다. “불꽃
봄날에 연애 양 선 희 봄을 타시나 봐요 당신도 타고 싶어요 사나운 꿈을 연명장치처럼 붙들고 산 날 흔들린다 그가 내 집을 물어뜯는다 구멍을 만든다 새순을 꿈꾸는 나 끄집어낸다 그가 나의 골 깊은 겨울을 벗기고, 씻긴다 내 몸 샅샅이 색들이 살아난다 봄 탄다 양선희 1960년 경남 함양 출생,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학과 졸업, 구름감상협회 회원이며, 사진 찍는 일과 커피, 꽃을 좋아한다. 북카페 ‘봄날에 연애’를 열었다. 시집 ‘일기를 구기다’, ‘그 인연에 울다’, 에세이집 ‘엄마 냄새’, ‘힐링커피’, ‘커피비경’이 있다.
‘후즈유어시티(WHO'S YOUR CITY)’의 저자인 런던대학교 리처드 플로리다 교수는 이 책에서 2만 8000명을 대상으로 한 갤럽 조사 ‘장소와 행복에 대한 조사 survey'에서 입증된 결과에 따르면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장소는 개인의 행복은 물론 직업, 경제력, 인간관계의 향상 등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조사되었다. 우선 치안과 경제적인 안정, 공공 서비스가 원활함, 그 도시 지도자의 자질과 실행력, 도시의 유연성과 개방성, 경관, 쾌적성, 문화적인 환경과 같은 도시의 미적 감각 등이 도시 행복지수로 제시되고 있다. 이러한 것은 전통 경제학에서 토지, 노동, 경제적 자본에서 지식, 교양, 취미, 감성 등 경제력으로 살 수 없는 ’문화적 능력‘인 문화 자본의 개념을 도입한 프랑스 사회학자 피에르 브루디외의 창조계급의 생산력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이것을 지역 문화 자본으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방안으로 지역문화재단이 설립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지자체에서 재단법인 설립을 추진하고자 하는 취지는, 지역 예술을 활성화시키고 지역 소통을 문화를 통해 확대, 발전을 시키겠다는 것이다. 거기에 공공의 영역에서 경영성과 동시에 공공성을 담보한 재단법인은 대안이
참매미가 우는 여름이다. 고추잠자리도 날아다니고, 길가에는 강아지풀이 춤을 추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온라인수업과 등교수업 등 다양한 어려움 속에서도 학생들과 교육공동체 모두가 힘을 합친 덕분에 학생들은 방학을 맞게 되었다. 그러나 방학기간도 짧고, 야외활동 하는 데도 많은 제약이 따라 안타깝다. 설상가상으로 전국적인 호우로 많은 수재민이 발생하여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서로 힘을 합쳐 잘 극복하리라 믿는다. 어린 시절 강아지풀을 갖고 다양한 놀이를 하곤 했다. 강아지풀을 손바닥에 올려놓고 ‘오-요-요’하며 살살 돌리면, 까만 강아지풀 씨앗이 손바닥에 떨어져 강아지가 아장아장 걷는 것을 상상하기도 했다. 또, 강아지풀 줄기를 세로로 쪼개어 살짝 코에 붙이면 코에 붙어있어 코주부아저씨의 수염을 보는 듯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연출해서 웃곤 했고, 강아지풀을 이용해 강아지장난감을 만들어보기도 했다. 들과 산으로 가면, 호기심이 절로 생겨 자연에서 배우는 공부가 참으로 많음을 알게 된다. 자연에 대한 호기심과 궁금함으로 자연을 탐구하게 되고, 과학에 관심을 갖고 과학체험도 하며 산지식을 배우며 즐거워한다. 자연의 동·식물들이 갖는 특출한 능력
장난은 보통 친한 사람들 사이에 재미를 만들기 위하여 한다. 하지만 아무리 친하고 재미를 만들기 위하여 한다고 해도 장난은 무한정 인정이 되는 것은 아니다. 장난에도 한계(限界)가 있는 것이다. 그 한계를 벗어나면 대부분 불상사로 이어지게 마련인 데 그것은 비극이다. 언젠가 어느 지방 도시에서 신랑을 달기 위한 장난이 있었다. 친구들이 신랑을 거꾸로 매달아 놓고 발바닥을 장작개비로 때리는 장난이었다. 당사자인 신랑은 처음에는 아프다고 엄살을 부렸으나 장난이 계속되면서 고통이 심해졌다. 불길한 예감을 감지한 신부가 무릎을 꿇기까지 하면서 극구 말리자 신랑 친구들은 신부에게 여러가지 주문을 했다. 신랑과 끌어안고 진한 입맞춤을 하라는 등등이었다. 장난은 계속 되었고 정말 고통이 심해진 신랑은 ‘그만해’라고 소리를 쳤지만 장난은 계속 되었다. 그 결과 신랑은 목숨을 잃었다. 웃음꽃이 피어야 할 잔치 날에 일어난 눈물의 비극이었다. 그것은 장난의 한계를 넘어선 과실치사행위이다. 물 속에서도 목숨을 위태롭게 한 장난이 자주 있다. 수영을 못하는 친구를 물 속에 던지는 장난인데 역시 모 대학에서 학생이 죽었다. 역시 과실 치사 행위이다. 장난뿐만 아니라 농담에도 한계가
1997년 개봉된 ‘에어포스 원’은 할리우드 스타 해리슨 포드(미국 대통령 역)가 주연을 맡아 공중납치된 대통령 전용기안에서 인질극을 벌이는 테러범들과 사투를 벌인 끝에 자신을 포함한 가족, 미국을 구하는 영화다. 그런데 중간 부분에 들어가면 지상에서는 미국 각료들이, 대통령이 공중 납치돼 직무수행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대통령 직무대행 절차를 밟는다. 그래서 미국 수정헌법(25조)에 따라 대통령 다음 순위인 부통령에게 ‘직무수행불능선언서’(Presidential Incapacity Declaration)가 전달되는 내용이 나온다. 그리고 선언서에 서명을 요구받고 고심하는 여성 부통령(분 글렌 클로즈)이 등장한다. 영화 속이긴 하지만 여성 대통령이 출현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미국 대통령 선거(11월3일)가 얼마 남지 않았다. 민주당의 조 바이든 후보(전 부통령 1942년생)가 공화당의 현직 트럼프 대통령(1946년생)에 앞선다는 여론조사가 이어지며 세계인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런 바이든이 최근 자신의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로 흑인 여성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캘리포니아주)을 선택했다. 바이든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미국 역사상 최초의 여성 부통령
지난 12일 경기도청에서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회복을 위한 좌담회’가 열려 눈길을 끌었다. 비록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무관중으로 진행됐지만 온라인으로 생중계됐기 때문에 오히려 많은 국민들이 편하게 이를 지켜볼 수 있었다. 좌담회에서는 남북교류협력 성과를 진단하고 한반도 평화회복을 위한 지방정부의 역할을 주제로 열띤 논의가 펼쳐졌다. 경기도의 대북전단 살포방지 대책 평가 및 대북전단 살포금지법의 필요성, 남북교류협력에서 경기도의 역할과 성과, 지방정부 차원의 실천방안 등이 중점 의제로 다뤄졌다. 특히 대북전단 살포,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등으로 남북관계가 얼어붙은 가운데 열린 좌담회여서 더욱 관심이 집중됐다. 이 자리에서 이재명 지사는 경기도의 대북정책과 지원 사례를 소개했다. 그동안 경기도는 다양한 대북교류협력사업을 추진해왔다. 지난해 6월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남북 선수단이 참가한 배구대회를 연 데 이어 7월에는 필리핀에서 일제의 강제 동원 문제 등을 주제로 한 '아시아태평양의 평화번영을 위한 국제대회'를 열어 남북 대표단이 만나기도 했다. 11월에는 통일부로부터 ‘대북지원사업자’로 지정 받은 데 이어 지난해 12월 유엔 1718 제재위원회
1995년 지방선거 얘기다. 서울시장 선거 초반 여론조사에서는 민주자유당 당내 경선에서 이명박 후보를 꺾고 본선에 올라온 정원식 전 23대 국무총리와 민주당의 조순 후보의 대결은 크게 기울어진 운동장이었다. 그때만 해도 TV토론이 그렇게 익숙하지 않은 시절이었음에도, 두 후보 간 3회의 맞장 토론이 성사됐다. 명성 높은 경제학자 출신인 조순 후보가 달변가 정원식 후보에게 상대가 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압도적이었다. 첫 번째 TV토론이 시작되자 과연 정원식 후보의 수려한 말솜씨가 토론회장을 압도했다. 그러나 두 번째 토론회가 지나가면서 판세는 요동을 치기 시작했다. 어눌한 듯한데도 왠지 신뢰감이 더 가는 쪽은 조순 후보 쪽이었다. 세 번째 토론회가 펼쳐질 즈음에는 여론이 완전히 뒤집혀 있었다. 물론, 선거가 종합적인 전술 전략이 다 총동원되는 게임인 만큼 TV토론만이 변인(變因)이었다고 말하긴 어려울 것이다. 선거결과는 이솝우화에 나오는 ‘토끼와 거북이’ 종장과 똑같았다. 민주당 조순 후보의 득표율은 무려 42.35%를 찍었고, 민자당 정원식 후보는 20.67%에 그쳐 33.51%를 얻은 무소속 박찬종 후보에게마저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변은 이후…
8·15 광화문 집회에 앞장선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와 그의 부인, 비서까지 모두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은 한편의 코미디다. 그가 평소에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대해서 그 가능성을 과도하게 부정하며 자신만만한 태도를 보였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그러나 그를 중심에 놓고 벌이는 여야 정치권의 공방은 더 웃기는 코미디다. 그야말로 눈 귀 가리고 자기들 하고 싶은 말만 떠들어대고 있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가 방역체계를 뿌리째 뒤흔든 사랑제일교회에 대한 강력한 법적 대응도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강병원 민주당 의원도 “사람이라면 일말의 미안함과 죄책감을 갖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열린민주당 김진애 의원은 “강경 대응이 답”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문제는 민주당이 한사코 정광훈 목사와 8·15 광화문 집회에 대한 미래통합당의 책임을 들고나오는 대목이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과거 광화문 집회에 통합당이 참석한 경우가 많아 이번에도 그럴 가능성을 인식하고 참석 금지 조치를 취해야 했는데 통합당은 어떤 지침도 내리지 않았다”면서 “통합당은 광복절 집회를 사실상 방조한 것에…
화성시 매향리 갯벌에 대한 람사르습지보호지정이 10월로 예상되는 가운데 매향리갯벌의 자연생태계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앞서 시는 이곳에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 조류가 집단 서식하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이곳에 대한 보존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회에 이어 화성 매향리 갯벌이 품고 있는 자연자원에 대해 살펴봤다. <편집자주> [기사 순서] ① 생태적 보존가치 탁월 ② 천혜의 자연자원 ③ 경제적 효과와 관광사업 해양수산부와 해양환경관리공단은 동해·서해·남해·제주 등 국가해양생태계 종합 조사를 지난 2017년 11월 긴급하게 실시한 바 있다. 습지보호지역 후보지 파악을 위한 조사였다. 당시 조사대상은 화성 매향리 갯벌과 사천 광포만 갯벌이었으며, 법정보호종 수를 제외한 나머지 기준에서 최고 점수를 취득한 매향리 갯벌(총 14점)은 Ⅰ등급을 받은 반면 광포만 갯벌은 법종보호종 수와 개체수에서 각 2점과 1점에 해당하면서 총합 3점으로 최고 낮은 등급인 Ⅴ등급을 받았다. 조사 과정에서 매향리 후보지는 갯벌 및 담수호가 모두 존재하는 지역으로 갯벌을 선호하는 도요새·물떼새와 담수호를 선호하는 수금류(오리·기러기류) 등이 모두 확인됐다. 즉 봄·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