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진하면 대부분 부서를 이동하여 새로운 마음으로 일을 하게 되고 승진은 아니지만 발전적인 자리바꿈도 당사자에게는 큰 기쁨이기에 동료들이 새로온 직원을 포함하는 송·환영회를 연다. 식사하기 전에 기념품 전달을 하기도 하는데 꽃다발을 주고 Y-셔츠, 벨트, 지갑, 상품권을 전달한다. 현직에 있을 때, 부서직원이 부서를 떠나면 복사지 6장을 연결해 붙인 장문의 소개글을 지루할 정도로 읽었고, 그 두루마리가 나중에는 술잔을 올리는 쟁반이 되기도 했다. 송별회는 함께 근무한 정을 담아 그간의 노고를 자화자찬하는 기회가 되기도 하고 새로운 부서에 가게되는 기대감을 마음껏 발산하는 모임이기도 했다. 아마도 기념품은 막내 후배가 챙겨서 다음날 새로운 부서로 이동할 때 이른바 후행 단원들이 함께 들고 가서 다시한번 전했던 기억도 있다. 이처럼 부서를 이동하는 이에게 함께한 마음을 담아주는 기념품에 대한 파격적인 아이디어를 냈다. 물론 1급 공무원 상사이니 이런저런 고민을 한 바 있다. 그래도 도에서 근무하다가 중앙으로 영전하는 분이니 의미있는 기념품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특히 함께 매주 간부회의를 열고 도정을 함께 고민하고 검토했던 국장들의 주머니돈을 모아서 기념품을…
3주 앞으로 다가온 한가위 명절 귀성풍속과 개천절 집회 문제를 놓고 여론이 분분하다. 국무총리와 여당 대표가 잇달아 나서서 온라인 성묘와 이동자제를 권고하고 나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은 피할 수 없는 과제다. 이 역병을 제대로 다스리지 못하면 세계는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다. 개천절 집회를 벼르고 있는 분들은 대중집회가 아닌 다른 의사표출 방법을 찾아내는 게 맞다. 추석 명절도 ‘비접촉’의 지혜를 발휘해야 마땅할 것이다. 코로나19 재확산 방지를 위해 모두가 노심초사하는 가운데 일부 보수우익 단체들이 다음 달 3일 개천절에 서울 도심 대규모 집회 개최를 신고한 것으로 알려져 걱정거리다. 경찰에 따르면 개천절에 서울 도심에서 집회를 열겠다고 신고한 단체는 7곳으로 4만 명 이상의 참석이 예상된다. 굳이 도심 대중집회를 열겠다고 고집하는 사람들의 열정을 인정한다 해도 이건 아니다. 목적을 달성하기는커녕 더 큰 ‘감염’ 책임논란만 키울 따름인데, 참으로 안타깝다. 지난 8·15 광화문 집회는 성공한 시위가 아니었다. 코로나19라는 재앙의 특수성을 외면한 집회강행 결과, 광화문의 목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고 맹비난만 사지 않았나. 현 상황에서
여름 한가운데를 달리던 무더운 날씨가 백로를 앞두고 선선해졌다. 긴 장마와 태풍의 습하던 날씨도 이젠 상쾌해질 때가 왔다. 어느새 9월이다. 그러고 보니 한여름 나무에서 요란하게 울어대던 매미 울음소리가 많이 잦아들었다. 입추가 지나고 한동안 매미는 더 정열적으로 울어댄다. 빨리 짝을 만나 이승에서의 사랑을 나누고 떠나야 하기 때문이다. 녹음이 짙은 나무에는 여기저기 매미 껍질이 붙어있다. 꿈꾸던 우화를 마친 매미의 남은 흔적이다. 우화를 마친 매미의 빈 껍질을 보며 매미의 일생 중 한 과정이겠지만, 내 삶의 흔적도 이렇게 한 부분으로 남겨질 것이라는 생각에 잠시 젖어본다. 며칠 전 우리 집 아파트 창문 방충망에 매미가 날아왔다. 방충망에 붙어서 꼼짝을 하지 않는다. 어떻게 30층 높은 아파트에까지 날아왔을까? 호기심이 들어 이리저리 살피며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는 매미 울음소리를 기다렸다. 그런데 이 매미는 암컷인 벙어리 매미인 듯 울지 않았다. 하루 반나절을 우리 집 창문에 붙어있다가 어느결에 날아가 버렸다. 어제는 사마귀 한 마리가 창문 방충망에 거꾸로 매달려 있었다. 이 높은 곳까지 어떻게 날아왔나 신기해서 자꾸만 들여다보았다. 그 사마귀도 하루 지나
2005년 8년만에 국내 개인전을 하면서 작가노트에 이렇게 썼다. “黑-black project는 35cm☓50cm의 비단에 신라시대 서수형 토기의 용의 모습을 인간으로 상징하는 의미를 부여해 실크 프린팅하여 그 형태가 사라질때까지 흑색 염색물감으로 수천번의 붓칠로 그렸다. 8년동안 일년에 한번 수원화성에 설치미술을 하는 것을 빼고는 거의 매일 그림을 그리며 살아온 세월이고 지역의 한계를 넘어 세계를 향한 꿈을 키워 온 세월이다. 깊이 있는 사고를 섬세한 감수성과 정확하고 세련된 언어로 그림을 풀고자 했던 그간의 노력들은 그리는 것이 주는 순수한 기쁨과 성취감을 얻었다. 또한 어떠한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나만의 일관된 인생관과 세계관을 갖추게 해주고, 이는 예술관으로 확립되었다. 타협하지 않은 나만의 그림언어로 획득한 자유는 어느 공간에 있든지 세상을 파악하고, 견디고, 인간과 삶을 사랑하게 만든 나의 가장 큰 힘이 되어준 작품이다.” 1998년 경기문화재단 설립 최초로 한국흑색 논문을 쓰는 것을 지원을 받아 일본 쿄토로 향했다. 1997년부터 한국전통 흑색을 염색물감을 혼합하여 그림을 그리면서 한국전통 흑색과 색명 발굴과 그 색을 고서에 의거 하여 재현
정부가 논란이 돼온 부동산 거래 감시기구 ‘부동산거래분석원’을 연내 출범시키기로 했다. 여당은 분석원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보험료·금융자산·신용정보 등 개인정보를 조회할 수 있는 법안까지 밀어붙일 태세다. 정부의 계획대로라면 새로 설치되는 감시기구는 영락없는 ‘부동산 빅 브러더’다. 투기를 차단하고 시장교란 행위를 적발·처벌해야 한다는 명분에는 이의가 있을 수 없다. 그러나 통제만능주의가 빚어낼 더 큰 부작용까지 간과해서는 안 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부동산감독기구’의 필요성을 언급한 데 이어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부동산 불법행위 근절과 국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부동산 시장 교란행위 차단 조직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정부의 구상은 독립 기구가 아니라, 금융정보분석원(FIU)과 자본시장조사단의 사례를 참고해 현재 국토교통부 산하의 ‘부동산불법행위대응반’을 확대·개편한다는 그림이다. 개인 금융·과세 정보 조회 권한을 지닌 부동산거래분석원은 금융회사에 계좌 정보도 요구할 수 있는 조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대로라면 국세청 등 사정 기관과 엇비슷한 힘을 갖춘 ‘부동산 경찰’ 형식이다. 부동산거래분석원은 국민을 감독하는 기구가 아니라 불법을 단속하고 처벌하는…
“신청인이 2017년 벌금형 등 판결을 선고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데, 신청인 개명 전력과 범행 전과·개명신청 경위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면 개명을 허가할 만한 타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이미 2차례 개명을 한데다 벌금형 전력이 있는 사람이 또 개명을 신청하자 부산가정법원이 지난해 6월 이를 불허(항소심 기각)한 판결문이다. 보수야당인 미래통합당이 지난 4·15총선을 2개월여 앞두고 개명한지 반년만에 ‘국민의힘’으로 다시 간판을 달았다. 1987년 개헌 이후 3당합당으로 태어난 민주자유당(1990년)을 시작으로 보수정당은 신한국당(1995년)-한나라당(1997년)-새누리당(2012년)-자유한국당(2017년)-미래통합당(2020년)까지 단명(短名)의 연속이었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당명 역사도 큰 차이가 없다. 정당정치가 오래된 미국 민주당(1828년~)과 공화당(1854년~), 영국 노동당(1900년~)과 보수당(1834년~), 독일 기민당(1945년~)과 사민당(1863년~) 등은 200~70여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과거 ‘3김’(김영삼 김대중 김종필)시대처럼 인물 중심으로 창당·운영되거나, 선거를 앞두고 이합집산 등 임시방편의 실리로…
이름에 돼지가 들어가지만 몸 길이 30센치 정도의 쥐목에 속하는 설치류다. 쥐와 함께 의료 실험체로도 많이 쓰이는데, 최근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을 위해 많은 희생을 하고 있다. 애도를 표한다. 갑자기 웬 기니피그 얘기를 꺼내는지 의아해 할 것 같다. 풀어보자.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내놓은 정책은 무려 20여차례가 넘었다. 역대 이런 정권이 있었을까? 특히 지난 6·17 부동산 대책은 고가주택 보유자와 실거주 1주택자, 무주택자 등 모두로부터 만족할 만한 평가를 받지 못했다. 오히려 '사회주의 국가'라는 비난까지 듣고 있다. 작금의 모습은 일단 해보고 안되면 다른 것으로 해보자는 식이다. 마치 기니피그에게 이것저것 바이러스와 치료제를 주입해 보고 가장 효과적인 약품을 찾는 것과 흡사하다. 그런데 국민들은 기니피그가 아니다. 실험실에서 최적의 치료제나 백신을 찾는 실험체가 아니란 것이다. 수많은 부동산 전문가들과 정책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용해서 정책을 결정한다면, 국민들이 이처럼 정부의 '무능함'을 한탄하지는 않을 것이다. 불도저식 정책 밀어붙이기가 불러온 폐해다. 이런 비난을 알아차린듯 정부는 시각을 코로나19로 돌렸다. 꺼질듯 했
나는 어릴 때부터 약골로 살아왔다. 어디가 크게 아픈 것도 아닌데 심심하면 감기 고뿔이 찾아왔다.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다. 하는 일이라곤 컴퓨터 앞에 앉아서 글을 쓰는 일 뿐이니 병이 안 올 리가 없다. 허리가 아프더니 어깨도 아프다. 몸이 아프면 마음도 아픈 법이다. 시간이 가면 해결되는 일인데도 마음은 늘 초조하고 불안하다. 코로나 19로 인하여 외출을 자제하면서 신경이 예민해졌다. 작은 일에도 짜증이 난다. 그냥 지나가 갈 일도 예사롭게 느껴지지 않는다. 이러다 죽을지도 몰라, 덜컥 겁이 날 때도 있다. 때로는 하늘이 무너질까, 땅이 꺼질까 괜한 걱정도 한다. 잠시 주춤한듯하더니 인터넷이나 텔레비전만 열면 질병 소리다. 핸드폰은 또 어떻고. 종일 삐삐거리며 귀찮게 울려 오는 건 질병 안전 안내 문자뿐이니, 사람마다 마스크를 쓰고 거리 두기를 하며 산다. 종일 집안에만 갇혀 사니 멀쩡한 사람도 병이 들 지경이다.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 하나를 잡지 못하고 아비규환이다. 오늘도 사람들은 코로나 19의 공포에 잠겨 있다. 감염을 막기 위해 직장인도 재택근무를 한다. 소위 언컨텍트 문화에 젖어 산다. 그것도 몇 달째이다. 모두가 바깥에 나가길 바란다. 사람을 만
2~30대의 젊은 자녀와 은퇴를 전후한 평범한 5~60대의 부부가 같은 공간에서 거주한다고 가정하자. 이럴 때 자동차를 사고 외식을 하며 문화생활을 하는 소비 규모는 자녀와 부모 중 누가 많이할까. 일반적인 가정이라면 당연히 젊은 세대쪽일 것이다. 그리고 생산활동에 참여하거나 생산성이 높은 쪽도 노부부 보다는 자녀일 것이다. 개인처럼 국가에도 나이가 있다. 젊은 세대들이 상대적으로 많으면 그 나라의 나이는 낮아지고 젊은층이 적으면 고령사회가 된다. 젊은 국가에서는 생산과 소비가 왕성한 반면 고령사회가 될수록 소비가 급격히 줄어들고 생산성도 떨어져 한 국가의 경제성장에 부담을 주게된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출산율 0.9%대에서 0.8%대 하락, 혼인율 사상 최저(이상 올2분기), 그리고 1인가구중 결혼연령대인 2~30대 비율이 35%나 된다. 2019년 자료에 따르면 평균나이도 전년보다 0.6세나 올라 43.7세가 됐다. 안타깝게도 그 추세가 모두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인구 전문가인 이푸셴 미국 위스콘신-메디슨 대학 교수가 지난해 3월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기고한 글을 보면 중국의 평균연령은 2033년에는 47세,
더불어민주당이 모두 장악한 국회 상임위 재배분 문제를 놓고 여야 정치권에서 새로운 시도가 엿보이기 시작했다. 이유를 불문하고 민주국가에서 집권당이 의회의 상임위원장을 독점하는 것은 창피스러운 일이다. 지금이라도 양보와 배려의 미덕을 발휘하여 행정부 감시라는 국회의 본래 기능을 극대화할 수 있는 구조로 재배분하는 것이 마땅하다. 국민의힘은 이낙연 민주당 대표 취임 및 정기국회 개회를 계기로 ‘18개 상임위원장 독식 체제’에 대한 재논의를 본격 거론하고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나 “관행이 깨져 협치 자체가 이뤄지지 않는다”고 상임위 문제를 지적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와 만나서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며 상임위원장 재배분 논의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김종민 민주당 신임 최고위원은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법사위원장을 전반기, 후반기 나눠서 하자는 것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그러나 “법사위원장을 다시 내놔라, 이렇게 되면 대화는 안 될 것”이라며 “법사위의 체계·자구심사라는 특권과 반칙을 없애자는 것이 동의가 된다면 어떤 식의 논의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해 여지를 남겼다. 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