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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총선이 29일 앞으로 다가왔다. 최초로 만 19세에서 만 18세로 선거연령이 낮아지고 개정 선거법의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처음 적용되는 역사적인 선거다. 미증유의 현직 대통령 파면 사태 후 첫 총선이기도 하니 이른바 ‘탄핵정치’ 지형의 재편이 주목되는 면이 있다. 뭐니 뭐니 해도 그러나, 집권 후반기에 들어선 문재인 정부에 대한 민심의 소재를 확인하고 차기 대선을 앞둔 정치 환경을 결정한다는 의미가 짙을 것이다. 그것은 격렬한 진영 갈등을 불러일으키며 ‘정권 심판론 대 야당 심판론’ 또는 ‘정부 지원론 대 정부 견제론’이 충돌하는 형태로 구현될 전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이로 인한 전대미문의 민생·경제 쇼크 속에 치르는 선거라는 점도 과거와 뚜렷이 구분되는 특징이어서 결과 예측을 더 어렵게 하고 있다.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더불어민주당의 비례전문 연합정당 합류는 13일 당원들의 압도적 찬성으로 확정됐다. 미래통합당의 비례전문 미래한국당과 대결전을 예고하고 있다. 이로써 양당의 과대대표 구조를 완화하고, 아무리 작은 정당이라도 자기 간판으로 승부를 겨뤄 득표한 만큼 의석을 조금이라도 더 비례하여 받게…
중국 3대 민영항공사인 중국동방항공의 한국인 기간제 승무원 73명이 일방적으로 해고를 당했다. 이들은 정규직이라고 할 수 있는 무기계약직 전환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이 항공사는 통상 2년여 간 계약직으로 근무한 직원들을 무기계약직으로 채용해 왔다. 그런데 같은 해 채용된 일본인이나 이탈리아인 등 외국 승무원들은 해고통지를 받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재계약이 됐다는 얘기여서 형평성 논란까지 불거지는 것은 당연하다. 동방항공 측은 코로나19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조치라고 했다. 그런데 이탈리아나 일본 모두 코로나가 창궐하고 있는 상황, 이 소식을 들은 국민들이 크게 분노하고 있다. 더욱 우리를 화나게 하는 것은 회사가 한국인 승무원들을 코로나19 진원지인 우한 등 중국 내 위험 지역에 집중적으로 배치했다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한국과 중국은 물론 전 세계 항공사가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미국 3대 항공사 중 하나인 델타항공은 신규 채용을 중단하고 자발적 무급휴가를 도입했다. 중국에서도 에어차이나와 동방항공, 남방항공 등은 노선을 줄이고 조종사들을 무급휴직 시키고 있다. 코로나19가 계속 확산할 경우 세계 항공사가 1천130억 달러(약…
프랑스 경제사회학자 ‘기 소르망’은 “문화 없인 훌륭한 국가도 발전도 불가하다는 것을 되새겨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는 문화가 국가 경제에 기여 하는 효과가 지대하다는 뜻이다. 국가 이미지를 변화시키는 것이 이제는 대량생산을 통한 무역의 경쟁이 아니라 영화인, 가수, 작가 미술가들과 같은 예술창작가들이며 이들은 그 어떤 국가의 지도자보다 훌륭하게 한 국가의 대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에서 2004년부터 ‘겨울연가’로 일기 시작한 한류 열풍은 드라마를 비롯해 영화는 물론 심지어 대형서점에 한류스타 코너가 별도로 운영될 정도로 상상 이상의 열풍을 가져 왔다. 지금 동남아를 비롯한 유럽, 미주 등에 있어서 한류 문화 콘텐츠 산업의 수출은 일본을 압도하고 있다. 지난 문화 콘텐츠의 경영 과목 수업을 하면서 중국 7명, 우즈베키스탄 1명 등 8명 유학생에게 설문지를 받아본 결과 거의 다 한류 열풍으로 한국 유학을 결심했다고 했다. 그만큼 한류의 국가 이미지는 실로 지대함을 피부로 느꼈다. 콘텐츠 기획서 발표를 통해 본 그들의 한류 문화 콘텐츠에 대한 교양과 지식은 놀라울 정도였다. 이번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 등 4개 부문
우리에게 뚜렷한 계절이 있다는 것은 대단한 행운이다. 더운 여름에는 눈이 펑펑 오는 겨울을 그리워하고, 겨울에는 꽃이 만발하는 봄을 기다리는 희망이 있다. 그런 봄이 어김없이 찾아왔다. 바람조차 졸고 있는 호수에서 아지랑이가 하늘거린다. 호수 길 따라 산책하는 삽살개가 주인을 앞섰다 되돌아오기를 반복하며 신이 났다. 원앙새 떼도 활기차다. 수컷 원앙의 머리 위로 펼쳐진 청록색 깃털에 윤기가 자르르하다. 지난해 수명을 다해 누운 물풀 사이로 어미 잉어가 천천히 배회하는데 곁에서 어린 물고기는 무리를 지어 노닌다. 저 멀리 물닭은 자맥질이 한창이고. 봄은 사람을 들뜨게 한다. 베란다에 앉아 진한 커피 향에 취했을 때 새눈 돋는 나뭇가지에 훈풍이 스치면 마음은 앞서서 날개를 단다. 그리하여 수취인도 없는 엽서를 산 넘고 강 건너 실체 없는 임에게 띄우는 허황한 꿈을 꾸게 한다. 봄에는 친구가 곁에 없어도 무방하다. 발길 따라 걷다 보면 마주치는 것마다 친구고 말동무다. 그중에서도 흙을 뚫고 머리를 치켜든 새싹은 반가움의 극치다. 새싹 앞에 앉으면 대지에서 울리는 봄의 소리가 쿵쾅쿵쾅 들린다. 그 소리는 희망의 울림이요, 환희의 경적이다. 돌돌돌 시냇물 따라 능수버
재난기본소득 논의 확산 학교와 급식시설을 주 대상으로 식자재 공급을 담당하는 A씨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어린이집, 복지시설 휴원과 학교가 개학을 한달째 연기하면서 막대한 매출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A씨는 “매출이 25%로 급감했다. 버틸 방법이 막막하다”고 하소연한다.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B씨는 이달 초 직원 한명을 해고하고 방학 중인 딸과 식당을 힘겹게 운영하고 있다. B씨는 “가게세도 안나오고 있지만 할 수 없이 가게문을 열고 있다. 빨리 코로나19가 종식되기만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이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세금 감면 등 혜택이 당장 필요할까? 김경수 경남지사가 왜 재난기본소득을 제안했을까. 또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기본소득은 무엇인지 정리했다. <편집자주> 기본소득이 뭐지? 재난과 관련한 우리나라의 정책 방향은 세금 감면에 주된 초첨을 맞춰왔다. 농민이 비료를 살때 세금을 감면해주고, 전기료 등 공공요금에서 혜택을 주는 방식의 간접 지원이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있는 사람에게 유리하고, 서민들은 혜택이 적은” 지
두 손을 가슴 쪽에 맞대며 하는 ‘나마스테’(‘안녕’이란 뜻의 힌디어)는 인도식 인사법이다. 그런가하면 태국 등 동남아 국가들은 두손을 공손히 모으는 와이(Wai·합장)가 보편화 되어있다. 유럽 대부분 국가에선 포옹과 볼 키스가 인사의 기본이다. 특이 인사법도 있다. 뉴질랜드의 마오리족은 코를 서로 비벼대는가 하면 에스키모족은 반갑다는 뜻으로 서로 뺨을 친다. 티베트인은 귀를 잡아당기고 혓바닥을 내민다. 지역과 문화에 따라 전통과 풍속이 다르듯 각 나라의 인사예법도 이처럼 각양각색이다. 우리는 예부터 절과 고개를 숙이는 인사가 보편화 되어있다. 하지만 세계 공통적인 인사법은 뭐니 뭐니 해도 ‘악수’ 아니가 싶다. 나라와 문화를 초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일반적인 인사법이기 때문이다. 악수는 고대 로마에서 부터 전해진 오래된 인사법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 사회학자들은 ‘손에 무기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었다는 사례를 들어 중세이후 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보편화된 인사법이지만 악수는 때론 남자끼리 결의를 다지는 데도 쓰인다. 존중의 의미와 성공의 기원, 격려, 축하, 위로 등등 힘주어서 나누는 악수 속에 담겨진 의미와 뜻 또한 무궁무진하다. 어느 땐 백…
볕 좋은 창가에 앉아 밖을 본다. 노랗게 망울을 터트린 산수유와 매화사이를 노랑나비가 날고 제철을 용케도 아는 파리도 유리문에 붙어 껄떡대고 있다. 분명 봄은 왔는데 현실은 춥기만 하다. 이맘때면 놀이터엔 아이들 재잘거림이 끊이질 않았고 산책 나온 발길들로 분주했는데 가끔 지나치는 행인 말고는 한적하기만 하다. 황사와 미세먼지 없는 청명한 날이지만 주말 나들이는커녕 바이러스를 막기 위해 마스크를 쓰고 마스크를 구하기 위해 한 시간씩 줄을 서다 돌아서기를 반복하는 일상이 야속하기만 하다.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생소한 운동을 하고 누구도 믿지 못해 서로를 의심하게 됐다. 옆에 사람이 가까이 서는 것이 두렵고 음식점에서도 구석진 자리를 찾아 앉게 되고 가급적 사람이 없는 시간대에 움직이거나 물건을 구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엘리베이터보다는 계단을 이용한다. 이렇게 사람을 접하는 일이 두려우니 생계에 관련된 꼭 필요한 소비 말고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 사람 하나 들지 않는 매장을 종일 지키고, 허탕치고 돌아오지만 그래도 날이 밝으면 다시 매장으로 향하며 개점휴업의 시간을 보내다보니 꽃을 봐도 반갑지 않고 나비를 봐도 예쁘지가 않다. 봄이 주는 희망의 메시지는 사라지고 어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11일 코로나19 사태를 ‘감염병 세계적 유행(팬데믹)’으로 선언했는데, 1968년 홍콩독감과 2009년 신종플루에 이어 역대 세 번째다. 이는 WHO가 1948년에 설립되었기 때문일 뿐, 역사상 수많은 감염병 유행이 있었다. 많이 알려진 것은 페스트인데, 기원전 2800년경부터 유행했다는 연구도 있다. 유럽에서는 1347년부터 1351년 사이에 2천만 명이 희생되었고, 창궐과 잠복이 반복되었다. 13세기 유럽은 1억2천300만 명이었는데 14세기에는 6천500만 명만 살아남았다. 원인과 치료법을 몰라 속수무책이었다. 그런데 유대인 동네에는 비교적 덜 발생하자 유대인들이 우물에 독을 타서 퍼뜨렸다는 소문이 퍼졌고, 유대인 혐오와 학살로 이어졌다. 유대인이 공포와 분노를 배출할 공공의 적이 되었다. 그 이면에는 상술이 뛰어난 유대인들에 대한 기독교인들의 질투가 존재한다. 유대인들은 율법의 정결의식에 따라 목욕을 자주하고, 전염병이 걸리면 무조건 격리시키고, 환자들이 쓰던 물건들을 태워버렸던 것이다. 20세기에 독일의 히틀러는 유대인들이 세계지배를 위해 음모를 꾸민다면서 서유럽 금권정치의 주인공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음모론은 기독교인
잊는다고는 말자 /한분옥 잊는다고는 말자 만나자고는 더욱 말자 마음이 흘러간 뒤 정은 흘러 무엇하랴 아, 문득 무너져 내린 산 그림자였다 그러자 이미 한번 울고 나온 목숨의 비탈길에 설움의 돌 수레를 또 어찌 굴릴까 보냐 먼발치 신발을 끄는 다저녁때 쑥부쟁이 출렁이던 그늘마저 앙금으로 앉았던가 휘굽은 밤의 허리 훠이훠이 넘다 말고 긴 울음 가운데 앉아 성긴 모시 올을 센다 ■ 한분옥 1987년 《예술계》 문화예술비평상, 2004년 《시조문학》 신인상, 200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 가람시조문학상 신인상, 연암문학상, 한국문협작가상.한국수필문학상을 수상했다.시조집 『꽃의 약속』. 『바람의 내력』과 산문집 『모란이 지던 날』이 있다.《시조정신》 발행인으로 외솔시조문학상 운영위영장, 울산대학교 행정학과(예술행정) 박사 수료. 한국예총울산광역시연합회회장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