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토)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친환경 어벤져스] 대중목욕탕을 동네 에너지 허브로

 

석탄발전소의 문제는 연료가 석탄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석탄 발전소의 진짜 문제는 발전 시스템이 너무 비효율적인데서 비롯된다. 발전 시스템의 속을 들여다 보면 4 단계 에너지 변환 과정을 거쳐 연료인 석탄으로부터 전기가 생산된다.

 

첫 번째는 석탄을 산소와 결합시키는 화학 과정을 거쳐 열을 발생 시키는 화학 에너지 변환이다. 두 번째는 이렇게 만들어진 열을 물에 가열하여 물의 상태를 압력이 높은 증기로 만들어내는 열 에너지 변환이다. 세 번째는 이 고압의 증기를 이용하여 터바인을 돌리게 하는 운동 에너지 변환이다. 네 번째는 터바인에서 생성한 운동 에너지를 전자기 유도 장치를 돌려서 전기를 만들어내는 전기 에너지 변환이다. 연료인 석탄의 고유의 에너지는 최종 생산물인 전기로 변환 되는 과정에서 손실이 발생한다. 대부분은 열에너지에서 운동에너지로 바뀌는 과정에서 손실이 발생하는데 그 양이 약 65%정도이다. 즉, 오직 35%의 석탄의 원래 에너지만이 전기로 변환된다는 것이다. 석탄의 연소과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량의 65%는 어디에도 사용되지 않는 상태의 에너지 때문이라는 것이다.

 

석탄 발전소뿐만 아니라 모든 대형 발전소는 열에너지에서 운동에너지로 바뀔 때 이러한 손실을 감수하게 된다. 이 손실되는 열에너지를 어떻게 사용할 수 없을까? 에너지 엔지니어들의 오랜 숙제는 이 에너지 변환 효율을 높이는데 있었다. 버려지는 열에너지를 다시 활용하여 또 다른 터바인을 돌리게 하던가, 고열의 증기를 산업 생산 공정에 활용하는 방안들이 있어왔다. 버려지는 열에너지를 발전이외의 생산 활동에 사용하기 위해서 수요처의 위치가 근처에 있어야 한다. 열은 전기처럼 원거리를 이동할 수 있는 에너지원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석탄 발전소와 원자력 발전소 근처에 살고 싶은 혹은 일하고 싶은 사람들이 있겠는가?

 

발전소가 사회적인 수용성을 높이려면 연료를 바꾸고 규모를 작게 해야 한다. 우리 동네에 대형 발전소가 입지한다고 하면 시민들의 거부감이 커진다. 친환경 에너지라는 태양광도 동네 공용주차장에 설치한다고 해도 반대를 하는 경우가 많다. 발전소라는 이미지는 크고 미련하며 불친절한 괴물을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발전소가 아니면서 발전하며 버려지는 열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는 곳으로 동네 안에 위치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대중목욕탕.

 

대중목욕탕은 년중 거의 매일 뜨거운 열을 사용하는 곳이다. 대개 도시 가스를 사용하고 있고 목욕탕 운영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에너지 비용이다. 대중목욕탕에 작은 발전기를 설치하여 전기를 팔면서 부수적으로 발생하는 열을 목욕탕 온수로 사용한다면 비용절감을 넘어서 수익을 만들어 낼 수도 있다. 이 작은 발전기는 가스 엔진이어도 되고 최첨단 연료전지여도 상관없다. 투입되는 연료(가스)의 열 손실율 65%를 줄인다면 이산화탄소방출량을 그만큼 줄이는 효과가 있다. 아이디어는 좋은 것 같다고? 실제로 연료전지를 사용하여 사우나탕을 운영하는 곳을 직접 가본 적이 있다. 100 kW 연료전지 두 대를 운영하는 곳인데 투자비가 20억 정도 였는데 전기를 판매하고 열에너지를 사우나탕에 공급하면서 경제성을 확보했다. 경남 거창에 소재한 K 사우나는 실제 사례이다. 조사를 더 해보니 국내 건물에 설치하여 운영하는 소형 연료전지 발전 사례는 대부분이 목욕탕, 사우나였다.

 

대중목욕탕은 마을의 탄소중립형 에너지 허브로서 재탄생할 수 있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