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무더웠던 111년만의 폭염이었지만 점차 기온이 내려가면서 인근 공원에서 반려견과 함께 산책을 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얼핏 보면 사랑하는 반려견과 산책을 하는 아름다운 모습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반려견을 입마개와 목줄을 하지 않고 휴식이나 산책을 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반려견에게 물린 경험이 있거나, 유사한 경험으로 반려견에게 위협을 느끼는 사람들, 일명 ‘도그포비아’를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이러한 상황이 두려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전국에서 개에게 물려 병원으로 이송된 피해자는 2015년 1천841명, 2016년 2천111명, 2017년 2천405명으로 매해 증가하는 추세다. 이처럼 개물림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는데도 불구하고 ‘공원에서 반려견이 입마개와 목줄을 하고 있지 않다’는 등의 신고를 접수하고, 현장에 나가 견주를 만나 이야기를 하다 보면 “우리 애는 물지 않는다” “공원에 사람도 없는데 무슨 상관이냐”라는 등의 말을 하면서 개물림 사고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반려동물에 대해 목줄, 입마개 등 안전장구를 하…
지금까지 ‘리벤지 포르노’라고 불리는 불법촬영물은 한 번 유포되면 순식간에 퍼지기 시작하고 영리 목적이나 단순 흥미를 위해 인터넷에 업로드하는 재유포자들 때문에 사설업체에 수백만원을 들여 영상을 삭제해도 끊임없이 복제되고 재유포되어 결국 피해자들은 경제적인 부담과 정신적인 고통을 혼자서 감당해야 했다. 이에 지난 4월부터 여성가족부는 피해자를 지원하기 위해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를 운영하여 심리상담지원, 불법촬영물 삭제지원, 수사지원, 무료법률 및 의료 지원 연계 등 다양한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9월 14일부터는 ‘성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 개정됨에 따라 정부가 인터넷에 유포된 불법촬영물을 먼저 삭제한 뒤 그 비용을 가해자로부터 받아내기로 하였다. 가해자는 불법촬영물 삭제비용에 대한 구상금 납부 통지를 받을 경우 30일 이내에 이를 납부하여야 하고, 이를 기간 내에 납부하지 않으면 강제집행절차가 진행된다. 삭제 지원 기간은 최소 3개월에서 6개월이며, 재유포될 것을 대비하여 최대 3년까지 사후 모니터링을 진행한다. 피해자는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송부파출소를 개소하고 주민곁에 자리 잡은지도 4개월이 넘었다. 치안 사각지였던 이곳은 주민들의 요구에 부응하여 금년 5월 3일 개소한 후 군포시 군포2동 일부(부곡동)와 대야동 일부(도마교동) 지역의 치안을 담당하고 있다. 군포시 전체면적 중 6.12㎢(16.8%)와 인구 1만8천671명(6.6%, 경찰 1인당 1천245명)을 담당하다 보니 어려움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더구나 현재 입주중인 송정 택지개발지구와 첨단 산업단지 조성이 완료되면 치안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지만 전 직원이 혼연일체가 되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모든 경찰활동의 궁극적인 목표는 주민의 안전과 치안 만족도를 높이는 일이다.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이 안전하다고 느낄 때, 경찰이 필요하면 신속히 달려와 최선을 다해줄 때, 주민들은 더욱 더 경찰을 신뢰하고 만족감을 느낀다. 이러한 주민들의 기대를 잘 알기에 책임감은 더욱 무겁다. 최근 경찰의 치안활동은 점차 주민 친화적, 주민 중심적으로 바뀌고 있고대표적인 것이 지역 공동체 치안활동이다. 공동체 치안이란 경찰 단독이 아닌 주민들과 함께하는 치안활동을 말한다. 경찰은 지역의 안전을 위하여 다양한 치안정보를 갖고 있는 주민들과 함께 하…
소방관은 ‘국가’가 아닌 ‘화마’와 싸워야 한다. 2009년 2월 1일 부산 이기대 처마바위 인근 바다에서 한 남자가 물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었다. 구조가 조금만 늦어도 생명이 위태로워질 수 있는 상황. 하지만 파도가 심했던 터라 일반인 누구도 물에 뛰어들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때 때마침 출동한 고 김범석 소방관이 바다로 몸을 던졌다. 파도가 심했지만 그는 헤쳐 나갔고, 결국 한 명의 생명을 살렸다. 그렇게 고 김범석 대원이 구조한 사람만 8년 동안 350명이 넘는다. 그는 조직에서는 베테랑이었고 시민에게는 영웅이었다. 그런 그에게 시련이 닥쳤다. 이름도 생소한 혈관육종암 판정을 받은 것이다. 혈관육종암은 혈관에서 암이 발생해 다른 곳으로 전이되는 암인데, 의학계에서도 그 발병 원인을 밝혀내지 못한 희귀병이다. 그 때문에 고 김범석 대원은 암 판정을 받은 지 7개월 만에 31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문제는 그 다음에 일어났다.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이 김범석 대원의 공무상 사망을 인정할 수 없다고 통보한 것이다. 그 이유로 혈관육종암과 소방관 업무 사이의 인과관계가 없다는 점을 들었다. 유족은 공무원연금관리
생활문화가 유행이다. 엘리트 예술가 양성이 문화정책의 주된 목적이었던 이전과 달리 90년대 후반 들어 모든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누리는 문화권리의 개념으로 문화정책의 패러다임이 바뀌게 된 것이다. 이는 과노동을 정당화해왔던 시대를 지나 삶을 가치 있게 하는 다양한 인간다움을 추구하는 사회적 변화와 맥을 같이 한다.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정책 역시 이에 걸맞는 방법과 적절한 과정을 통해 실현되어야만 의도한 바를 기대할 수 있다. 문화정책은 대체로 공모를 통한 지원이라는 방식이 일반적인데 이 지원의 방식과 구조를 비평하지 않고서는 아무리 좋은 취지의 것이라 하더라도 실제로 그리 되었는가는 요원하다. 경기문화재단은 창생공간 지원사업을 주관하고 있다. 창생공간은 동네의 작은 공간들을 거점삼아 제작문화를 만들 뿐 아니라 지식의 공유를 통해 새로움을 만들어내는 곳이다. 필자는 이 사업에 3년째 참여하면서 문화예술 현장을 지원하는 정책의 경향과 지원제도의 태도와 관련하여 몇 가지 시사점을 발견하였다. 메이커스 활동과 문화지원제도의 태도라는 두 가지 부분에서다. 우리나라에 메이커스가 사회문화 양식의 개념으로 소개되기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그에 비해 많은 문화현장이
2009년 고액권지폐발행과 관련하여 인물선정을 위한 여론조사를 한 적이 있었다. 여기서 백범 김구 선생이 1위, 다산 정약용 선생이 2위를 한 바가 있다. 한평생 나라의 독립을 위해 몸 바친 김구 선생에 대한 국민의 뜨거운 사랑이 경찰관으로 근무하는 본인의 입장에서는 부럽기만 하다. 사실 우리 근현대사를 돌아보면 김구 선생과 경찰과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인연이 있음을 알 수 있다. 현재 ‘경찰의 날’은 10월21일인 데, 이는 1945년 미 군정청 산하기관으로 설치한 경무국 창설일을 따르고 있다. 하지만 경찰의 효시는 1919년 11월5일 중국 상해 임시정부가 임시관제를 선포하면서 내무국에 경무국을 두고 경무국장 산하에 경호부장과 경호원을 둔 것이 효시라는 주장도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당시 김구 선생은 안창호 선생의 주선으로 최초의 임시정부 경무국장(지금의 경찰청장)으로 임명된 바가 있다. 김구 선생은 상해 임시정부시절, 당시 내무총장인 안창호 선생에게 임시정부의 문지기를 시켜달라고 청원을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어느 곳에서 순사 시험과목을 보고 집에 가서 혼자 시험을 쳐서 합격하지 못한 사실이 있다. 그리고 만일 독립정부…
전 세계인의 축제였던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1천218대의 드론들이 비행을 하면서 펼쳤던 오륜기 퍼포먼스는 많은 사람들에게 놀라움을 선사하였다. 하지만 이 같은 드론을 악용하여 테러를 일으킨다면 어떻게 될까? 지난 8월4일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연설을 하던 중 하늘에서 드론을 이용한 폭탄테러가 발생하였다. 다행히 대통령은 무사하였지만 폭발로 인해 군인 등 7명이 부상을 당하였고, 긴박했던 현장상황은 생중계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일반적으로 드론테러는 삼엄한 경계를 뚫기 수월하고, 쉽게 검문검색을 피해 목표물을 공격할 수 있으며, 사전 차단이 어렵다는 점에서 차량테러보다 훨씬 더 위협적이다. 테러단체가 적은 비용으로 전략적 이득을 극대화할 수 있어 일종의 맞춤파괴라는 새로운 테러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많은 국가들은 드론 관련 규제를 강화함으로써 드론의 악용을 막고 있다. 미국은 무게 0.25~25㎏의 모든 드론을 의무적으로 등록하게 하고, 중국과 영국은 250g 이상의 드론에 대해 실명 등록제를 실시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항공안전법에 야간비행금지, 150m 이상의 고도 비행금지, 인구밀집지역 상공에서 비행금지, 비행 중 낙하물 투하…
최근 ‘인구주택 총 조사’에 의하면 “지난해 고령인구는 711만5천명으로 전체 인구의 14.2%를 차지했고, 전년 대비 0.6%p 늘어난 수치이며 전체 인구가 5천127만 명에서 5천142만 명으로 0.3% 증가하는 사이 고령인구는 678만 명에서 712만 명으로 5.0% 증가했다.”는 정말 충격적인 발표가 있었다. 그동안 온 국민이 걱정도 많이 하고 좋은 정책도 만들어 많은 예산을 투입했고 사회적 공감대형성에도 주력했지만 모든 것이 허사인 것 같아 씁쓰름하다. 전체 인구가 증가했는데도 경제활동에 종사할 연령층인 15~64세 생산인구는 오히려 감소했다니 할아버지·할머니 인구가 손자·손녀 보다 더 많은 기이한 구조가 되어가고 있다. 지난달 발표한 인구동향에는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은 지난 2분기 0.97명으로, 올해 처음 1.0명 밑으로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는 여성이 일생 동안 한 명의 아이도 낳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미 오래전부터 세계 최저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태인데 이런 하락 추이가 계속되면 인구 구조 불균형은 불을 보듯…
한 가지 목표를 이루어 내기 위하여 도전하고 기다리고 실패할 때마다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용기는 아무나 지닌 것이 아니다.그런 기백을 지닌 사람들이 신화를 이루고 전설을 남긴다. 지금 우리 사회는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이 쫌스러워져서 웬만한 실패에도 그냥 주저앉고 만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만한 이야깃거리가 생겨나지를 않는다. 미국을 여행하다 보면 그런 전설적인 이야깃거리가 많다. 나라가 커서 그런지 국민들의 기질이 모험과 도전을 좋아해서 그런지 아무튼 그런 이야깃거리를 많이 만나게 된다. 월트 디즈니라면 어린이들까지도 아는 이름이다. 청년 월트 디즈니는 로스앤젤레스 가까운 허허벌판에 어린이들과 가족들이 즐길 수 있는 디즈니랜드를 세울 계획서를 세우고는 그 설계도를 가슴에 품고 은행을 찾아다니며 투자를 설득하였다. 그때가 그의 나이 20대였다. 그의 목표는 오로지 한 가지였다. 어린이들에게 꿈을 심어 주고 상상력을 길러 주는 마을을 세우고픈 마음이었다. 무명 청년 월트의 말을 듣고 거금을 투자할 은행이 없었다. 그러나 월트는 불굴의 투지를 불태우며 은행들을 찾아다니기를 20년을 거듭하였다. 드디어 20년 만에 월트 디즈니의 열정에 감동된 한 은행이…
필자는 학교전담경찰관이다. 과거 사이버상으로 친구를 괴롭힌 경험이 있는 한 학생과 대화를 하던 중, 이번 추석에 무슨 계획이 있는지를 물었다. “그냥 집에 있으려고요. 어차피 부모님은 추석에도 일하신대요”라는 아이의 대답에, 한가위가 모두에게 똑같이 풍성한 날은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오히려 이 학생에게는 평소보다 쓸쓸함이 더 크게 느껴지는 날일 것이다. 실제로 사이버 폭력을 가하는 학생들은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적은 경우가 많다. 대부분 시간을 혼자 지내다 보니 자연스럽게 SNS 등 온라인 소통에 집중한다. 문제는 자극적인 것에 이끌리는 청소년기의 특성상 댓글의 수위가 점점 험해지고, 다른 친구를 모욕하는 게시물도 아무렇지 않게 올리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순식간에 오프라인상 왕따나 집단싸움까지 초래한다. 이처럼 ‘직접 대면하지 않는다’는 SNS의 특장점은 막말과 인신공격을 쉽게 뱉어내게 한다. 군포경찰서 학교전담경찰관들은 최근 학교폭력의 불씨가 대부분 사이버상 언어폭력에서 비롯된다는 점에 착안, 등굣길 학생들을 대상으로 ‘인터넷 세상에서 고운말 쓰기’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